2015/05/12

정지통신위성은 은하-3호에 싣지 못한다

[한호석의 개벽예감](158)
자주시보 2015년 05월 1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왜 평양 도심에 신축하였을까?
2. 2년 동안의 분사시험을 거쳐 신형 로켓엔진을 만들다
3. 은하-3호에 싣지 못하는 정지통신위성
4. 우주환경시험기지 건설하고 우주선 만든다

▲ <사진 1>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연혁실을 돌아보고 있다. 거기에는 지난 시기 조선이 쏘아올린 3기의 운반로켓과 거기에 각각 탑재된 3기의 위성을 축약, 모사한 모형들이 전시되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감회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것은, 이 사진에서 보이지 않지만, 1998년 8월 31일 농구공처럼 생긴 첫 시험위성 광명성-1호를 싣고 발사된 조선의 첫 운반로켓이 솟구쳐오르는 사진이다.     © 자주시보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왜 평양 도심에 신축하였을까?

2015년 5월 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한 소식을 보도하였다. <사진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국가우주개발국 산하에 있고, 국가우주개발국은 우주공간기술위원회 산하에 있다. 2014년 4월 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결정에 의해 신설된 국가우주개발국은 조선의 우주개발계획을 작성하고 실행하며, 우주개발사업을 감독하고 통제한다. 

▲ <사진 2> 이것은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주건물을 정면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곡선과 직선을 비반복적으로 배치한 현대적 건축양식이 건축미학을 한껏 뽐내고 있는데, 건물 전체가 마치 소나무가 빽빽히 들어찬 산자락에 건물이 안겨있는 것처럼 보인다. 표지석에는 우리말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라고 써넣었고, 그 밑에 영국식 영어로 쌔들라잇 컨트롤 센터라고 써넣었다. 조선에서는 미국식 영어가 아니라 영국식 영어를 쓴다.     © 자주시보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제963군부대 군인건설자들이 착공의 첫 삽을 뜬 날로부터 불과 8개월 만에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완공하였다고 한다.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기본건물, 보조건물, 측정소들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위성발사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주현시실, 위성을 관제하는 조종실 및 보조현시실, 궤도회전 중인 위성을 관측하는 광학관측실, 위성발사를 지켜보는 참관자들을 위한 관람실,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의 연구활동과 생활편의를 위한 전자도서실, 휴게실, 회의실, 사무실, 식사실, 침실 등이 있다.

▲ <사진 3> 평양의 도심은 8개 행정구역으로 구성되었고, 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부심은 11개 행정구역으로 구성되었다. 부심을 구성한 11개 행정구역 면적이 엄청나게 넓은 까닭은, 300만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협동농장들이 거기에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평양 도심의 8개 행정구역 가운데 5개 행정구역은 서평양에 속하고, 3개 행정구역은 동평양에 속한다. 서울의 한강은 강북과 강남 사이로 흐르는데 비해, 평양의 대동강은 동평양과 서평양 사이로 흐른다. 평양의 주요기관들은 동평양에 거의 집중되어 있는데, 위성관제종합지휘소도 동평양에 속하는 보통강구역에 건설되었다.     © 자주시보

상업위성사진을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미국 회사 ‘구글 어스(Google Earth)’로부터 제공받은 평양지역 위성사진을 분석한 <연합뉴스> 2015년 5월 5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평양 보통강구역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사진 3>에 나온 평양시 약도에서 보는 것처럼, 보통강구역은 평양 도심의 6개 행정구역 가운데 하나다. 105층 류경호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이 보통강구역에 있다.

▲ <사진 4> 상업위성사진에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위치를 찾아보았더니, 놀랍게도 배산림수형 명당자리에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앞에 보통강이 흐르고, 뒷쪽에는 수림이 울창한 야산이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감싸안고 있다. 이 위성사진은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완공되기 전에 촬영된 것이다.     © 자주시보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야산 앞자락에 건설되었다. 위성에서 촬영된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야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앞에 보통강이 흐른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자연환경친화사상인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자리를 잡은 터야말로 배산림수(背山臨水)형 명당자리인데, 우리 조상들은 집터를 그런 명당자리에 잡으면 모든 일이 잘 되고 흥한다고 믿었다.

평양의 중심에 있는 김일성광장에서 위성관제종합지휘소까지 직선거리는 4km밖에 되지 않는다. 위성관제시설을 수도 한 복판에 건설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거주인구가 300만 명인 수도 한 복판에 위성관제시설을 건설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파격적인 발상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런 파격적인 발상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주강국건설구상에 따른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위성관제종합지휘소 건설을 직접 발기하시고 명당자리에 위치도 잡아주시였”으며,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일떠선 곳의 해발고는 비록 높지 않지만 이곳은 우리 민족의 존엄이 응축되여 있는 것으로 하여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고 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왜 평양 도심에 건설하도록 지시한 것일까? 

첫째, 우주개발은 현대과학기술이 집대성된 최첨단분야다. 국력강화와 사회발전에 필수불가결한 통신, 교통, 산업, 환경, 국방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우주개발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주과학기술을 선점한 몇몇 강국들이 21세기 과학기술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오늘 ‘천하제일강국’을 건설하는 시대적 요구를 자임한 조선에게 우주개발은 그 요구를 실현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의 국가발전을 추진하는 주요거점들 가운데 하나인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조선의 심장부인 평양에 건설하도록 지시한 의도를 알 수 있다. 평양 도심에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건설됨으로써 조선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주개발을 정력적으로 이끄는 최고영도자의 세심한 지도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받으며 최첨단돌파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진 5> 이것은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내부시설의 일부를 촬영한 사진들이다. 위쪽 사진은 회의실이고, 아랫쪽 사진은 위성발사를 지켜보는 참관자들을 위한 관람실이다. 앞으로 조선이 위성을 발사하는 날, 그 관람실에는 조선의 위성발사를 지켜볼 세계 각국 인사들이 가득차게 될 것이다.     © 자주시보

둘째, 우주개발에 필요한 설비들은 하나같이 최첨단설비들이다. 그런 최첨단설비를 마련하려면 국가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야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최첨단설비들을 더 보강해주”어야 한다고 지시하였는데, 그 지시는 조선의 국가자원이 우주개발에 필요한 최첨단설비를 마련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평양 도심에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건설됨으로써 조선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 기술자들은 최상의 연구조건에서 최첨단설비를 사용하며 우주개발사업을 더 빠른 속도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5>

셋째, 우주개발의 직접적인 담당자는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인데, 그들의 생활조건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해주어야 우주개발사업이 더욱 빠른 속도로 추진될 것이다. 평양 도심에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건설됨으로써 조선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 기술자들은 최상의 생활환경에서 최첨단돌파전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진 6> 이 사진은 로켓엔진을 시험분사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시험대에 수평으로 설치되어 거대한 화염을 내뿜는 이 로켓엔진은 2002년 6월 미국에 설립된 민간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 익스플러레이션 테크놀로지스에서 개발한 팰컨로켓엔진이다.     © 자주시보


2. 2년 동안의 분사시험을 거쳐 신형 로켓엔진을 만들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다. 로켓엔진분사시험은 로켓엔진 시제품을 시험대에 수평으로 놓고 연소, 분사하면서 추력발생, 연소시간 등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 2014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2013년 12월 25일 여섯 번째로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2013년 한 해 동안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여섯 차례나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평균 두 달에 한 차례씩 계속 실시한 것이다. 
미국의 국제안보협력센터(CISAS) 소속 위성사진분석가 닉 핸슨(Nick Hansen)은 2014년 7월 29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싸이트 <38 노스(North)>에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을 분석한 논문을 실었는데, 그 논문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2014년 3월 22일부터 5월 21일까지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집중적으로 실시되었고, 6월 10일부터 준비되어온 로켓엔진분사시험이 8월 초부터 또 다시 실시될 것으로 예견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우주개발국이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사진 6>
올해 2015년에 들어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재개되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2013년 초에 시작된 로켓엔진분사시험은 2014년 말에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로켓엔진분사시험에서 매우 오래고 풍부한 경험을 축적하였는데,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에 그러한 것처럼 로켓엔진분사시험에 집중한 적은 없었다. 로켓엔진제작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조선이 로켓엔진분사시험을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을 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이제껏 조선에서 만든 적이 없는 고성능 로켓엔진을 만들기 위해 그처럼 많은 노력을 집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완성한 신형 로켓엔진은 얼마나 강력한 것일까?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4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을 시험분사할 때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그을음, 연소시간, 동체크기를 보면, 분사시험에 사용된 로켓엔진은 “대포동 계열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대포동 계열’이란 2012년 4월과 12월에 조선이 쏘아올린 운반로켓 은하-3호를 뜻한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그가 “대포동 계열”이라고 부른 은하-3호에 장착된 로켓엔진이 2014년에 시험분사된 것처럼 보았으나, 그런 관측은 빗나간 것이다. 과거에 사용했던 로켓엔진을 시험분사에 다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분사시험은 신형 로켓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므로, 분사시험에는 새로 만든 로켓엔진 시제품이 사용되는 것이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은하-3호 로켓엔진보다 더 강력한 신형 로켓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로켓엔진 시제품을 시험분사한 것이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2년 동안 노력을 집중하여 새로 개발한 신형 로켓엔진은 은하-3호 1단 로켓엔진보다 더 강력한 것이 분명한데, 신형 로켓엔진의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 이 흥미로운 물음에 답하려면, 아래의 정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2년 4월 서해위성발사장 조립건물 안에서 은하-3호를 수평으로 놓고 조립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얼마 전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이 운반로켓의 1단 로켓보다 2.2m 더 긴 신형 1단 로켓을 제작하였다. 신형 1단 로켓엔진의 추력은 1,200kN으로 추정된다.     © 자주시보

첫째, 2014년 10월 2일 미국의 위성사진분석가 닉 핸슨이 미국의 관영라디오방송 ‘미국의소리(VOA)’와 진행한 대담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실시될 때, 차량길이가 23.5m가 되는 수송열차가 그 시험장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체길이가 20m 정도인 1단 로켓 시제품을 시험분사하였음을 말해준다. 은하-3호 1단 로켓의 동체길이가 17.8m이었으므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은하-3호 1단 로켓보다 동체길이가 2.2m 정도 더 긴 신형 1단 로켓을 제작한 것이다. <사진 7> 

둘째,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에 현시된 자료에 따르면, 은하-3호 1단 로켓엔진의 추력은 1,050kN이다. 1N(뉴튼)은 질량 1kg의 물체를 1초 동안 1m 이동시키는 운동력(추력)을 표시한 측정단위인데, 1kN(킬로뉴튼)은 1N의 1,000배다. 미사일, 운반로켓, 항공기 등에 장착된 각종 엔진의 추력은 kN이라는 국제공용측정단위로 표시된다. 
은하-3호 1단 로켓엔진의 추력이 1,050kN이었으므로, 그 1단 로켓보다 동체길이가 2.2m 정도 더 긴 신형 1단 로켓의 엔진추력은 1,200kN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1,200kN의 추력을 내는 신형 1단 로켓엔진을 제작한 것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2012년 4월 13일 은하-3호에 실려 발사된 광명성-3호 1호기가 발사 직전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촬영된 것이다. 당시 은하-3호는 발사 직후 서해에 추락하는 바람에 광명성-3호 1호기도 소실되었다. 광명성-3호 1호기는 광명성-3호 2호기와 똑같이 제작된 것이다. 우주선진국들은 위성발사에 실패할 것에 대비해 위성과 운반로켓을 2기씩 만든다. 2012년에 조선도 그렇게 하였다.   © 자주시보

▲ <사진 9> 이것은 광명성-3호 1호기 윗부분을 확대한 사진이다. 사진의 오른쪽에 옆으로 누운 원통형 물체에는 감지기가 들어있고, 왼쪽에 세워진 원통형 물체에는 지구를 촬영하는 촬영기의 렌즈가 들어있다. 거기에 둥그렇게 설치된 전선은 촬영기가 그 렌즈를 통해 촬영한 영상자료를 X-밴드 안테나로 보내주는 연결전선이다. X-밴드 안테나는 촬영기가 촬영한 지구관측영상자료를 지상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로 송신한다.     ©자주시보


3. 은하-3호에 싣지 못하는 정지통신위성

러시아 언론매체 <스뿌뜨니끄> 2015년 4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박경수 부위원장은 러시아 통신사 <이따르-따스>와 진행한 회견에서 “현재 조선의 기술연구집단이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을 제작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구자원탐사, 기상관측, 국가경제발전, 인민생활향상 등을 위해 령도자의 위대한 구상을 받들고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우주정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담에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의 기술연구집단이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을 제작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그 발언은 신형 1단 로켓엔진을 제작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그 신형 로켓에 실어 쏘아올릴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을 만드는 제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2015년 5월 8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지고 있는 각종 위성들도 그 누가 미싸일이라고 하여 그대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며 그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더욱 아니”라고 언명하였다. 이 문장에 따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각종 위성을 이미 만들어놓은 것이다.

자국산 인공위성을 자국산 운반로켓에 실어 쏘아올리는 우주개발선진국들은 발사에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똑같은 위성을 2기씩 만들어놓는다. 조선도 2012년에 광명성-3호를 은하-3호에 실어 쏘아올릴 때 그렇게 하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위에 인용한 조선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 담화에 나온 문장은 조선이 쏘아올릴 각종 위성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정은 조선이 당창건 70주년을 맞는 오는 10월 10일 이전에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릴 것임을 예고해준다.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의 연속발사는, 조선의 표현을 빌리면, “조선로동당 창건 70돐에 드리는 가장 훌륭한 선물”로 될 것이다.

둘째, <사진 8>에서 보는 것처럼, 2012년 12월 12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조선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3호 2호기는 지구관측위성이었다. 그런데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지구관측위성을 왜 또 다시 만드는 것일까? 질량이 100kg인 광명성-3호 2호기는 고성능 지구관측위성이 아니다. 광명성-3호 2호기 윗부분을 확대한 <사진 9>를 보면, 그 위성에 간단한 장비들이 설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광명성-3호 2호기보다 성능이 더 좋은 고성능 지구관측위성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고성능 지구관측위성만이 아니라 정지통신위성도 만들고 있다. 조선에서 정지통신위성이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지통신위성이란 정지궤도(geosynchonous orbit)에 진입하여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의 자전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지구 주위를 원형으로 회전하는 위성이다. 정지통신위성의 비행속도 및 비행방향이 지구의 자전속도 및 자전방향과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 바라보면 그 위성은 정지궤도를 따라 회전하지 않고 어느 위치에 정지된 것처럼 보인다.

광명성-3호 2호기가 진입한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는 지구 해수면으로부터 160~2,000km 떨어진 낮은 우주공간에 자리잡고 있는데 비해, 정지궤도는 지구 해수면으로부터 35,786km나 떨어진 매우 높은 우주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지구관측위성이나 우주정거장은 저지구궤도에 쏘아올려야 하고, 정지통신위성은 정지궤도에 쏘아올려야 한다.
그런데 은하-3호에는 부피와 질량이 큰 정지통신위성을 실을 수도 없고, 정지궤도까지 먼 거리를 날아갈 수도 없다. 은하-3호는 길이 32m, 지름 2.4m, 질량 91t, 추력 1,354kN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려면 은하-3호보다 훨씬 더 큰 운반로켓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매우 강력한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이 글의 집필시점인 2015년 5월 초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은하-3호보다 더 크고 강력한 신형 운반로켓을 이미 만들었는지 아니면 아직 만드는 중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위에서 언급한 <스뿌뜨니끄> 보도기사에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박경수 부위원장이 신형 운반로켓을 제작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신형 위성을 제작하는 문제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을 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신형 운반로켓을 이미 만들었고, 지금은 그 로켓에 실을 신형 위성을 만드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 <사진 10> 이것은 중국이 1990년부터 1995년까지 기간에 정지통신위성을 실어 쏘아올린 창정-2E를 촬영한 사진이다. 조선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려면 창정-2E와 같은 급의 운반로켓을 만들어야 한다.     © 자주시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만든 신형 운반로켓은 어떤 것일까?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중국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해 만든 운반로켓을 비교대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쏘아올린 정지통신위성의 질량은 3.3t이었는데, 중국이 그 위성을 정지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사용한 운반로켓은 창정(長征)-2E다. 3단으로 제작된 창정-2E는 길이 49.7m, 지름 3.35m, 질량 460t, 추력 5,923kN이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려면 창정-2E와 같은 급의 운반로켓을 만들어야 한다. <사진 10>

독일의 로켓전문가 노르베르트 브뤼게(Norbert Brűgge)는 자기의 웹싸이트에 현시한 서해위성발사장 분석기사에서 그 발사장에 있는 46m 높이의 9층 발사대가 60m 높이의 12층 발사대로 증축되었는데, 그렇게 증축된 발사대에서는 신형 엔진을 장착한, 지름 3m의 신형 운반로켓이 발사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브뤼게는 그 증축된 발사대에서 발사될 신형 운반로켓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창정-2E처럼 길이가 50m 정도, 지름이 3m 정도, 질량이 450t 정도인 신형 운반로켓이 멀지 않아 그 증축된 발사대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데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신형 운반로켓을 개발하는 데서 결정적인 문제는 창정-2E만큼 강한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을 만드는 것이다. 만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창정-2E처럼 6,000kN의 추력을 내는 강력한 로켓엔진을 만든다면, 그 신형 로켓엔진을 장착한 운반로켓의 동체길이와 동체지름은 50m 정도, 3m 정도로 각각 길어질 것이고, 그 로켓의 동체질량도 450t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 <사진 11> 이것은 러시아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사용하는 운반로켓 소유즈에 장착된 부착식 보조엔진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부착식 보조엔진은 러시아가 2001년에 개발한 RD-117 로켓엔진 5기를 한 다발로 묶어 강력한 추력을 내도록 설계되었다. 이 로켓엔진 1기의 추력은 1,021kN이므로, 1단 로켓의 추력총량은 5,105kN이다. 러시아가 최근에 소유즈 로켓을 쏘아올린 때는 2014년 12월 26일이다.     © 자주시보

1,354kN의 추력을 내는 은하-3호를 만든 경험밖에 없는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6,000kN의 추력을 내는 엄청나게 강력한 신형 운반로켓을 은하-3호 발사 이후 불과 3년 만에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은하-3호의 추력과 창정-2E의 추력 사이에 너무 큰 격차가 있기 때문에,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창정-2E만큼 강력한 신형 운반로켓을 그처럼 짧은 기간에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위에서 논한 것처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2013년부터 2014년 까지 2년 동안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1,200kN의 추력을 내는 신형 1단 로켓엔진을 이미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 신형 로켓엔진 4개를 한 다발로 묶은 부착식 보조엔진(strap-on booster)을 만들면, 4,800kN의 추력을 낼 수 있다. 4,800kN의 추력을 내는 부착식 보조엔진을 1단 로켓으로 사용하면 추력총량이 6,000KN에 이르는 3단형 운반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나 중국도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해 운반로켓 1단에 4개의 로켓엔진을 한 다발로 묶은 부착식 보조엔진을 장착하였다. <사진 11> 세계적 수준의 로켓제작기술을 가진 조선이 그런 부착식 보조엔진을 만드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즈음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것처럼, 오는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을 “정치적 열의와 로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전투적 구호를 들고 노력하는 조선에서는 비약과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주개발분야도 예외로 될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조선의 우주개발사업이야말로 당창건 70주년을 맞이하여 자기의 국력을 세상에 과시할 중대사이므로, 조선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 기술자들은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릴 추력 6,000kN급 신형 운반로켓을 만들기 위한 투쟁에서 “불타는 애국심과 창조적 열정을 남김없이 발휘”해왔던 것이다.

▲ <사진 12> 이 사진은 2011년 11월 17일 우주비행을 마치고 중국의 내몽골자치주에 착륙한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8호를 촬영한 것이다. 중국의 우주선은 공처럼 생겼다.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자기들이 처음 보는 첨단설비라도 그 모습이 촬영된 사진 한 장만 보여주면 자기 식으로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이 사진에 나온 공처럼 생긴 우주선을 만들려는 것일까?     © 자주시보


4. 우주환경시험기지 건설하고 우주선 만든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2015년 5월 8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에게는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각종 실용위성을 계속 쏘아올리는 것을 예견한 종합적인 국가우주개발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조선신보> 2012년 1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국가우주개발계획은 2012년에 시작되어 2016년에 끝나는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인데, 고성능 지구관측위성과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개발사업이 그 계획에 들어있다.

2014년 12월 10일 조선의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진행한 우주과학기술토론회에서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의 또 다른 측면을 볼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토론회는 “인공지구위성과 운반로케트의 제작 및 발사기술을 비롯한 우주과학기술과 관련한 기초리론, 응용부문의 론문발표와 학술교류를 통하여 나라의 우주과학기술을 빠른 기간에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우주비행체의 체계공학적 설계방법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이 그 토론회에서 발표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논문제목만 보고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이제껏 인공지구위성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오던 조선의 우주과학자들이 우주비행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주비행체란 우주선을 뜻하는 말이다. 조선의 우주과학자들이 연구토론회에서 우주비행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은, 우주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조선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 12>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제시한 몇 가지 과업들 가운데는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하는 과업도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주와 꼭 같은 환경 속에서 위성시험을 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해주”어야 한다고 지시하였다. 우주환경시험기지라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인데, 우주와 똑같은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시험을 하는 특수시설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13> 이 사진은 러시아 우주인들이 우주와 똑같은 환경에서 적응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된 원통형 특수시설 KS-5411을 촬영한 것이다. 우주정거장에 체류한 러시아 우주인들이 이 특수시설에서 적응훈련을 하였다.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건설과업으로 제시한 우주환경시험기지는 그런 특수시설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은 우주개발 1차 5개년 계획을 완수한 뒤에 우주선을 쏘아올릴 준비에 착수할 것이다.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 자주시보

그런데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만드는 지구관측위성이나 정지통신위성은 우주와 똑같은 환경에서 시험할 필요가 없다. 우주와 똑같은 환경의 특수시설에서는 우주선을 시험한다. <사진 13>에서 보는 것처럼, 러시아 우주인들은 우주환경과 똑같이 제작된 특수시설에 들어가 적응훈련을 받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에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할 과업을 제시한 것은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만이 아니라 우주선도 만들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림으로써 우주개발 1차 5개년 계획을 완수한 뒤에는 우주선을 개발하는 우주개발 2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우주개발선진국들의 경험을 보면, 정지통신위성을 쏘아올린 다음에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발전경로를 밟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중국은 1990년 7월 16일에 정지통신위성을 실은 창정-2E를 처음으로 쏘아올렸고, 1995년 12월 28일에 그 운반로켓을 마지막으로 쏘아올렸는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난 1999년 11월 19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만든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중국의 첫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1호는 지구궤도를 14바퀴 회전한 뒤 21시간 11분 만에 내몽골자치주에 착륙하였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을 태우고 1961년 4월 12일에 저지구궤도에 진입한 소련의 유인우주선 보스또크(Vostok)-1호의 1단 로켓으로 사용된 부착식 보조엔진의 추력은 3,8884kN이었고, 그 운반로켓의 추력총량은 4,850.5kN이었다. 그런데 위에서 논한 것처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4,800kN의 추력을 내는 부착식 보조엔진을 1단 로켓으로 사용하여 추력총량이 6,000KN에 이르는 강력한 운반로켓을 새로 만들었으니, 우주선을 실을 운반로켓은 이미 해결된 것이고, 우주선 제작기술만 개발하면 되는 것이다.

2015년 4월 17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박경수 부위원장은 러시아 통신사 <이따르-따스>와 진행한 회견에서 “평화적인 우주개발사업에서 앞서가는 러시아가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며, 올해 조로친선의 해를 계기로 우주연구분야에서 조선과 로씨야 간의 협력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는 대로 조선과 러시아가 우주과학기술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면, 조선은 자기의 첫 우주선을 개발하는 일정을 더 앞당길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평화적인 우주개발은 우리 당과 인민이 선택한 길, 선군조선의 합법적인 권리”라고 지적하였고,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걸고 진행하는 중대사인 우주개발분야에서도 최첨단을 돌파하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이므로 “주체조선의 위성은 앞으로도 당중앙이 결심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련이어 우주를 향하여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하였다. 우주정복을 향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확고한 결심과 강렬한 의지를 따르는 조선의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의 최첨단돌파전에 의해 ‘천하제일강국’ 건설을 향한 조선의 우주개발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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