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일보 2015년 03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5년 3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리수용 조선외무상은 조선이 억제력과 선제타격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억제력은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사전에 억제할 전략핵무력을 뜻하고, 그가 말한 선제타격력은 전술핵탄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전술핵무력을 뜻한다. © 자주일보 |
어느 쪽의 전법이 더 우세한가?
리수용 조선외무상은 지난 3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이제는 우리도 미국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선제타격할 수 있는 힘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직설적인 발언에서 조선이 생각하는 통일대전의 승산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승산이란 억제력과 선제타격력으로 미국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수용 외무상이 말한 억제력은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억제할 전략핵무력을 뜻하고, 그가 말한 선제타격력은 전술핵탄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戰區)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전술핵무력을 뜻한다. <사진 1>
그런데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가진 조선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말을 믿을 사람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핵전쟁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공멸전쟁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미국과 한국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적 통념은 핵교전 쌍방이 엄청난 참화를 입고 공멸할 것이라는 상상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 그런 상상의 출발점은 1954년 3월 1일 미국이 실시한 15메가톤급 수소탄폭발실험과 1961년 10월 30일 소련이 실시한 50메가톤급 수소탄폭발실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0메가톤급 수소탄은 일본 히로시마를 초토화한 핵폭탄보다 약 1,500배나 더 강한 핵폭발을 일으켰으니, 지구종말의 상상을 불러일으킬 만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수소탄은 너무 크고 무겁고, 폭발력이 너무 강해서 실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핵무기경쟁에 몰두한 소련과 미국이 과시용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소련과 미국의 핵무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전쟁론과 지구종말론을 뒤섞어놓은 상상이 유행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상이 차츰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졌다.
핵전쟁공멸론이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지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개발하기 위한 군사과학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전술핵탄은 이미 냉전시기에 개발되었지만, 원형공산오차(CEP)가 10m 수준으로 크게 축소된 위성유도식 정밀유도장치가 등장한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자기들의 위성항법체계를 각각 완성한 2000년대의 일이다.
전술핵탄을 위성유도식 정밀유도장치와 결합시킨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핵전쟁공멸론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버릴 수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21세기 핵전쟁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20세기식 대량살육전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이다. 21세기 핵전쟁이 대량살육전으로 되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는 까닭은, 그것이 오랜 기간 격렬한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며 대량살육을 불러오는 재래식 전면전과 달리 전쟁의 운명을 한순간에 결정하는 정밀유도전술핵탄 선제타격으로 매우 신속히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개발한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속에 21세기 핵전쟁의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을 알아야 공상적인 핵전쟁공멸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2013년 5월 18일부터 네 차례 신형 전술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여 2014년 8월 14일 마침내 초정밀타격도를 지닌 신형 전술미사일개발을 완성하였다. 이에 관해서는 2014년 8월 25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한반도 군사정세 바꿔놓은 북의 전술로케트탄 18발’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조선과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도 물론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다. (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416)
이처럼 조선과 미국이 각각 서로를 공격할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으므로, 그 두 나라가 전쟁을 하는 경우 승패여부는 정밀유도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전법에 의해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강한 무력이 준비되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무력을 사용하는 전법이다. 사격법을 모르는 사람이 들고 있는 총이 막대기만도 못한 것처럼, 위력적인 전법을 갖지 못한 군대에게는 방대한 무력이 한낱 무용지물로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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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화력집중타격에만 의존하는 것은 미국의 약점
조선과 미국은 자기의 군력을 현대화하고 자기의 전법을 개발, 완성하는 데서도 각자 서로 다른 경로와 방식을 택했다.
미국은 거대기동타격수단들에 전자화, 정보화, 정밀화된 성능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자기의 군력을 현대화하였는데, 배수량 100,000t급 초대형 항공모함, 적재량 120t급 전략폭격기, 배수량 40,000t급 초대형 상륙강습함, 수중배수량 18,000t급 전략잠수함이 그런 식으로 현대화된 거대기동타격수단들이다. <사진 2> 미해군 항모타격단, 미공군 전략폭격비행단, 미해병대 상륙강습단은 그런 식으로 현대화된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갖춘 무장집단들이다.
거대기동타격수단으로 무장한 미해군 항모타격단, 미공군 전략폭격비행단, 미해병대 상륙강습단은 거대한 공룡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중생대에 번성하였으나 자연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진화과정에서 낙오하여 결국 멸종된 공룡처럼, 거대기동타격수단으로 무장한 미국군도 군사정세 및 전쟁방식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정세 및 전쟁방식의 변화라는 것은,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은밀기동력, 불시기습력, 선제타격력이 도입된 무장장비의 전반적 변화를 뜻하는데, 미국의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상륙강습함 같은 거대기동타격수단들은 전자화, 정보화, 정밀화된 성능을 도입하여 현대화되었다고 해도, 선제기습타격이 아니라 대량화력집중타격에 동원되는 것이다.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상륙강습함을 동원하면 적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은 불가능하게 된다. 미국의 주요무장장비들 가운데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에 적합한 것은 잠수함밖에 없는데, 미해군 잠수함은 전시에 독자적으로 작전하지 못하고 반드시 항모타격단에 배속되어 작전하게 되므로 잠수함도 불시기습과 선제타격은 하지 못한다.
대량화력집중타격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군이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2003년에 일어난 이라크전쟁에서 입증된 바 있다. 정찰조 침투, 증원군 투입, 공습, 상륙강습, 수도점령이 순차적으로 진행된 이라크전쟁은 미국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한 20세기형 낡은 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그런 미국군에 맞서는 러시아군과 중국인민해방군도 거대기동타격수단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과 중국인민해방군도 항모타격단, 전략폭격비행단, 상륙강습단을 창설 또는 증강하기 위해 거대기동타격수단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는데, 그런 노력은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가지고 미국의 거대기동타격수단에 맞서려는 대응전법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러시아군이 프랑스에서 강습상륙함을 수입하려는 것이나 중국인민해방군이 항공모함을 건조한 것은 그러한 대응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가지고 미국의 거대기동타격수단에 맞서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전략은 한계를 드러내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식 낡은 전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독자적인 전법을 갖지 못하면, 미국과의 군사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과 정치군사적으로 대결하는 나라는 반드시 독자적인 전법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핵을 보유한 군사강국들 가운데서 미국과 맞설 독자적인 전법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에서는 자기의 독자적인 전법을 ‘주체전법’이라 부른다.
조선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주체전법’을 창시하였고, 6.25전쟁 중에 더욱 발전시켰다고 말하는데, 정전 이후 미국과의 최후결전을 준비하며 군력강화에 힘써온 지난 60여 년 동안 ‘주체전법’은 더욱 심화, 풍부화되어 오늘에는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3차원 기습공격을 핵전법에 도입한 것은 조선의 강점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전법’의 기본내용은 빨찌산전법과 정규군전법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빨찌산전법이란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뜻하고, 정규군전법이란 대량화력집중타격을 뜻한다.
이 글에서 논하는 것은 ‘주체전법’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핵전법이다. 조선의 언론보도나 공개자료에는 핵전법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지만, 핵무력을 가진 조선이 그것을 사용하는 전법을 개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이 글에서는 핵전법이라는 말을 쓴다.
기존 핵강국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은 대량화력집중타격을 각자 자기들의 핵전법에 도입하였지만, 신흥 핵강국인 조선은 대량화력집중타격은 물론이고 무징후선제기습타격까지 자기의 핵전법에 도입하였다. 조선은 무징후선제기습타격과 대량화력집중타격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21세기형 핵전법을 개발한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무징후기습은 미국의 정찰망에 공격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매복하였다가 불시에 적의 급소를 기습한다는 뜻인데,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무징후상태에서 은밀히 기동하여 매복하였다가 불시에 선제타격을 하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인민군의 무징후기습은 지하발사기지에 매복한 전략군, 남진갱도에 매복한 핵배낭특수부대, 적진인근수역에 매복한 잠수함대, 초저공-무전파상태로 매복비행을 하는 요격기편대가 동시다발로 자기의 전투력을 총폭발시키는 지하-수중-공중 3차원 기습공격인 것이다. 그런 3차원 기습공격을 핵전법에 도입하여 완성한 것이 조선의 핵전법이다. 이처럼 정밀유도핵타격, 남진갱도핵타격, 수중매복핵타격, 공중매복핵타격으로 구성되는 조선의 핵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초정밀핵탄미사일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불시에 초토화할 정밀유도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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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초정밀핵탄미사일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불시에 초토화할 정밀유도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둘째,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는 핵배낭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지하핵폭발로 파괴할 남진갱도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사진 3>
셋째, 조선인민군 잠수함대는 수중발사핵탄미사일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미국의 전략거점들을 초토화할 수중매복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넷째,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초저공무전파비행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미국의 항모타격단과 상륙강습단을 격침시킬 공중매복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핵전법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조선의 언론에 공개된 조선인민군의 각종 군사활동을 분석, 고찰하여 <자주민보>에 여러 차례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논증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오늘 조선이 3차원 핵전법을 완성하였고, 그런 핵전법에 사용될 핵탄도 충분히 확보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대평가가 아니다. 그 동안 조선의 언론보도들과 미국의 언론보도들 속에서 내가 찾아낸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들이 조선의 핵전법 개발과 핵탄 보유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다.
조선의 핵전법은 지하-수중-공중 3차원에서 은밀기동, 매복대기, 불시기습, 정밀타격을 배합한 전투조법으로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안에 파괴하려는 전술핵전법이다. 전략핵전법은 따로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전술핵전법의 ‘불벼락’을 맞고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미국이 전의를 상실하여 보복공격을 포기하고 항복한다면, 통일대전은 사실상 30분 만에 끝나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초단기속결전은 바로 그런 핵타격씨나리오에 바탕을 두고 성립된 새로운 전쟁개념이다.
미국의 보복공격기도 억제할 조선의 전략억제력
그런데 문제가 있다. 조선의 핵전법은 조선으로부터 선제타격을 입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하는 조건에서만 전쟁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데,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조선을 선제타격하는 경우 조선이 미국에게 보복타격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를 거론하는데, 조선의 핵전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그들은 상황을 정반대로 오판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날, 조선이 3차원 동시다발 무징후선제기습타격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만에 파괴하더라도, 미국이 조선에게 보복타격을 하면, 통일대전은 미증유의 핵교전으로 전이되어 교전쌍방이 막심한 전쟁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핵전법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할 힘을 갖지 못하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하려면 매우 강한 전략억제력을 가져야 한다.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날, 조선의 전술핵타격을 받고 아시아태평양전구의 군사기지를 잃은 미국이 조선에게 보복핵타격을 할 경우, 조선은 살아남을 수 있으나 미국은 조선의 전략공격을 받고 멸망하게 된다는 것을 미국이 깨달으면, 미국은 조선의 전술핵타격을 받더라도 감히 조선에게 보복핵타격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지난 냉전시기에 양대 핵강국이었던 소련과 미국은 각기 상대를 향해 메가톤급 전략핵탄을 겨누고 있었는데, 그런 핵대치상태를 유지하는 양국 관계에서 ‘상호확증파괴’를 두려워하는 ‘공포의 균형’이 조성되는 바람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공포의 균형’이란 소련공산당 서기장과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할 의지와 담력을 갖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전쟁을 결심하는 국가지도자의 강한 의지와 담력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냉전시기의 ‘공포의 균형’은 그런 의지와 담력이 없는 두 나라 국가지도자의 공포심, 의지박약증, 담력결핍증에 의존하는 심리적 억제력이었으므로 심리현상만큼이나 가변적이고 불안정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핵전법은 조선이 미국과 ‘공포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심리적으로 억제하려는 냉전식 핵전법이 아니라,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전법이다. 조선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물리적으로 억제할 강한 힘을 가졌을까?
이 문제에 대한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는,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할 힘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추정은 미국을 ‘유일초강대국’이라고 믿어온 고정관념에서 흘러나온 의식의 분비물이다. 아래에 서술한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보면,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그런 추정이 빗나간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략억제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머릿속에 떠올리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선이 보유한 네 가지 전략억제수단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조선의 전략억제력은 다음과 같이 다종다양한 전략억제수단들에 의해 세계 최강 수준에 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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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미국의 군사위성체계에 대한 조선의 미사일공격이다. 이것은 조선이 위성요격미사일(ASAT)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미국의 군사위성체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위성이 회전하는 궤도는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극궤도(polar orbit)다. 미국의 군사위성은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800km 떨어진 극궤도 위에서 초속 7.5km로 회전하고 있으므로, 발사시각으로부터 3분 안에 1,350km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조준발사하면 군사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4>
위성요격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한 발 앞섰다. 2007년 1월 11일 중국이 자행발사대(TEL)에서 발사한 위성공격미사일이 지구표면으로부터 865km 떨어진 극궤도를 회전하던 자국의 고장난 기상관측위성을 요격, 파괴하였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미국은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2008년 2월 14일 미사일순향함에서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극궤도를 회전하던 자국의 고장난 정찰위성을 요격, 파괴하였다.
당시 중국과 미국이 각각 발사한 위성요격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km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었는데, 사정권이 1,000~2,750km에 해당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은 조선에 무수히 많다. 중요한 문제는, 조선이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초속 7.5km로 비행하는 조그만 군사위성을 명중시킬 정밀요격능력을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의 외기권 비행속도와 군사위성의 극궤도 회전속도는 서로 같으므로, 탄도미사일을 외기권에서 요격하는 기술을 가졌다면 군사위성을 극궤도에서 요격하는 기술도 가진 것이다. 조선이 2010년 10월 10일 군사행진에서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3축6륜 자행발사대와 위상배열레이더 탑재차량 등으로 구성된 ‘주체식 요격미싸일종합체’를 등장시킨 것은 초속 7.5km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맞추는 정밀요격능력을 가졌음을 과시한 것이다. 또한 조선이 2012년 12월 12일에 발사한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가 극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은, 지상관제소에서 요격미사일을 조종하여 극궤도에 진입시키는 첨단기술을 가졌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조선이 군사위성을 요격하는 능력을 가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의 군사위성체계는 정찰위성, 신호정보위성, 해양정찰위성, 조기경보위성, 미사일발사탐지위성으로 구성되었는데, 이 체계가 파괴되면, 조선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군사위성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의 전쟁수행력이 완전히 마비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국가전산망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조선의 싸이버공격이다. <뉴시스> 2015년 2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1998년 9월 조선이 500명의 전자전 전투원으로 편성된 싸이버전투부대를 창설하였는데,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오늘 조선의 싸이버전투부대는 3,000명으로 증강되었다고 한다. <조선일보> 2014년 1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전략싸이버사령부 창설을 지시하였고, 조선인민군은 그 지시에 따라 6,000명으로 증강된 전략싸이버사령부를 창설하였다고 한다. 전략싸이버사령부 산하에 직속부대병력 1,200명과 기술지원병력 1,800명이 배속되었고, 연관단위들에 3,000명의 병력이 배속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합킨스대학교의 알렉산드르 만수로프(Alexandre Mansourov) 교수는 2014년 12월 2일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조선의 싸이버전투원이 5,900명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은 12,000명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중앙일보> 2014년 12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투부대의 특징은 “창은 날카롭고 방패는 튼튼하다”는 것이다.
2014년 12월 18일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James A. Lewis) 전략기술국장은 조선이 앞으로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싸이버공격인 스턱스넷(Stuxnet)공격을 할 수 있다고 예견하면서, 스턱스넷공격에 대한 방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사전에 억제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전산망과 사회기반시설이 조선의 싸이버공격에 완전히 노출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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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자기파(EMP)공격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울시(James Woolsey)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특별대책국장인 피터 빈슨트 프라이(Peter Vencent Pry)는 2013년 5월 21일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릿저널(WSJ)>에 실은 ‘북조선은 미국에 어떻게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적국의 전자기파공격이 미국의 전력공급체계와 사회기반시설을 파괴하는 경우, 미국 전체 인구의 생존과 현대문명을 유지시켜주는 통신망, 교통망, 금융거래망, 식량 및 식수공급망이 모두 끊어져 대재앙에 빠지게 된다고 크게 우려한 바 있다. 2014년 4월 초 미국 국토안보부가 작성하여 미국 국방부에 제공한 보고서는 미국이 조선의 전자기파공격으로 파괴될 위험을 인정하였다. <사진 5>
넷째,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략핵공격이다. 조선의 전략억제력인 군사위성체계공격, 싸이버공격, 전자기파공격은 직접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공격은 아니지만, 미국에게 치명상을 입힐 공격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런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서도 항복하지 않을 경우, 조선은 인명을 살상하는 전략핵공격을 마지막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략핵공격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각지의 지하발사기지들에서 각개조준다탄두전략핵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들을 향해 쏘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미국 본토 해안에서 가까운 수중매복구역에서 대기하던 조선인민군 잠수함대가 각개조준다탄두전략핵탄을 탑재한 수중발사미사일을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들을 향해 쏘는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3월 29일 자정이 조금 지난 심야에 최고사령부 작전실에서 진행된 작전회의에서 “아군 전략로케트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 남조선주둔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하”였고, “전략로케트들의 기술준비공정계획서에 최종 수표”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그런 지시에 따라 2013년 4월 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아시아태평양전구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전략거점인 괌(Guam)을 타격할 사거리 4,000km의 화성-10호를 동해안으로 이동하고 사격대기태세를 취했다. 하지만 조선의 지하발사기지와 수중매복구역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미국의 정찰위성은 화성-10호 한 발이 특별수송열차에 실려 동해안으로 이동한 ‘빙산의 일각’만 보았을 뿐이다.
지하발사기지와 수중매복구역에서 각종 핵탄미사일들이 사격대기태세를 취하여 초긴장된 시각이 한 초 한 초 흐르던 2013년 4월 4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 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정식으로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하였다.
그런 통고가 나간 이후 지금까지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암시적으로, 명시적으로 언급해왔다. 올해 조선인민군은 지하-수중-공중 3차원에서 은밀기동, 매복대기, 불시기습, 정밀타격을 배합한 전투조법으로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안에 파괴하려는 것인데, 미국이 무슨 수로 그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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