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미, 증원군이 올 수 없는 전쟁

[한호석의 개벽예감](109)
자주민보 2014년 04월 2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2013년 3월 7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미국군은 악몽사격장(Nightmare Range)이라 부르고 한국군은 승진훈련장이라 부르는 공지전합동훈련장에서 당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 공수된 미국군 제3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제2대대 병력이 스트라이커 장갑차에서 내려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에 있는 통합기지에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수송기에 실어 한반도 전선으로 공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96시간이 걸린다. 이것은 미국군의 전시증원군 전선투입속도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2014년 3월 13일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T. Odierno)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강연에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긴급한 상황 가운데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한반도 전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울 것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면 그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미국군이 잠재적 적군으로 규정한 러시아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으면서, 왜 조선인민군에 대해 그처럼 크게 우려한 것일까? 직설적으로 말하면,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을 이길 자신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자기들이 세계 최강 군대를 지휘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고, 미국 언론매체들은 조선인민군의 무기체계가 노후하였다는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발언을 종종 보도하는 판인데, 어째서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을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것일까? 한반도 군사분계선 가까운 곳에서 조선인민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2014년 3월 25일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M. Scaparrotti)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28,500명이 북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보지만, 유사시 증원군 준비태세는 걱정스럽다. 후속부대의 준비태세를 우려한다”고 말하였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 증원군이 신속하게 전선에 투입될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 걱정된다는 말이다.

스캐퍼로티는 주한미국군 28,500명과 한국군 63만3,000명을 합하여 66만명이 넘는 한미연합군 상비군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비군 320만명까지 더하면 386만명 병력을 총지휘하는데, 그처럼 대병력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이 왜 전시증원군 파병문제를 그처럼 걱정하는 것일까? 그 까닭은, 63만3,000명이나 되는 한국군이 전투는 할 수 있어도 전쟁은 하지 못하는 군대라는 사실을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능력을 갖지 못한 군대를 이끌고 전쟁을 준비하는 처지에 있으니, 주한미국군사령관의 고민과 걱정이 이만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이 전쟁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한국군은 독자적인 전쟁계획과 독자적인 군사정보자산을 갖지 못했고, 한국군 지휘부는 전면전을 지휘할 능력을 갖지 못했으며, 전면전에 투입될 주요군사장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도 매우 제한되어 있다. 미국이 창설해주었을 뿐 아니라 창군 이래 지금까지 미국군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오면서 미국군사령관의 지휘를 줄곧 받아온 한국군은, 체격은 성인 수준으로 자라났어도 체력은 아동 수준에 정체된 발달장애로 인해 기형적인 모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충격적인 현실을 간파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에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여 한국군의 ‘발달장애’를 ‘치료’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반대파의 저지에 밀리는 바람에 그런 시도마저 실현하지 못하였다. 한국군의 ‘발달장애’를 ‘치료’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가 걸려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조치는 2010년 6월 이명박 정권이 환수예정시점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데, 이를 또 다시 연기하기로 확정한 박근혜 정권은 2014년 4월 현재 재연기 문제를 미국과 협의하는 중이다. 이처럼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영영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386만명 대병력이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휘하에 있지만, 휘하병력이 아무리 많아도 전시작전통제권과 전쟁능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전시증원군 파병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유사시 최전방에서 전쟁을 지휘해야 할 주한미국군사령관이 그처럼 걱정하는 전시증원군 파병문제는 한반도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중대한 문제이므로, 미국은 해마다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전시증원군 파병연습에 열중하는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전시증원군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을까? 전시증원군 파병연습이 실시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이 막 끝난 오늘,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4일에 시작되어 4월 18일에 끝난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군이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Stryker Brigade Combat Team)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연습을 벌인 것이다. 그것은 유사시 전시증원군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하게 파병하기 위한 대북전쟁연습이었다. <사진 1>은 지난해 3월 7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 투입된 제3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제2대대 병력의 기동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이른바 ‘신속기동군’으로 개편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3개 보병대대, 1개 정찰대대, 1개 포병대대, 1개 공병대대, 1개 지원대대로 구성되었고, 병력은 4,500명이다. 그들의 무장은 에이브럼스 전차 60대,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60대, 장갑차 112대, 155mm 견인포 10문, 105mm 야포 탑재차량, 120mm 박격포 탑재차량, 대전차미사일 탑재차량, 정찰차량, 지휘차량, 화력지원차량, 화생방정찰차량 등이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1개 여단은 지난 3월 중순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수송기편으로 남측에 도착하였다. 경비를 절감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대북합동전쟁연습에서는 1개 여단만 참가하였지만, 전시에는 당연히 더 많은 여단들이 전선에 투입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려면 수송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이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미국군은 군사분계선에서 서울로 직통하는 한반도 서부전선 최전방에 주한미국군 제2보병사단을 전진배치해두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제2보병사단의 전시임무는 증원군이 전선에 투입되기까지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다.
17,000명 병력으로 구성된 제2보병사단은 경기도 의정부에 사령부가 있고, 경기도 동두천에 보병여단과 포병여단으로 편성된 제1여단 전투단이 있고, 경기도 평택에 작전헬기를 운용하는 전투항공여단이 있다.

그런데 17,000명 병력 가운데 한반도 서부전선에 상시 주둔하는 병력은 10,000명뿐이고, 나머지 7,000명은 미국 본토 워싱턴주 타코마 남서쪽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Joint Base Lewis-McChord)에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군 증원군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 전선에 도착할 때까지 주한미국군 제2보병사단 병력 10,000명은 한국군 전방사단과 함께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해야 한다.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를 주목하는 까닭은, 한반도 전쟁에 파병될 증원군이 바로 그 기지에 대거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평시에 그 통합기지에 배치되었다가 전시에는 한반도 전선에 즉각 투입될 제2보병사단 병력 7,000명과  3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병력 13,500명은 전시에 서부전선에서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는 제2보병사단, 한국군 전방사단과 합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전시에 미국군 병력 20,500명과 그들의 무장장비를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서 한반도 서부전선까지 재빨리 수송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서 경기도 오산공군기지로 실어 나르는 장거리 수송수단은 C-130 허큘리스(Hercules) 수송기다. 항속이 시속 540km이고, 항속거리가 3,800km인 이 대형수송기 한 대에는 무장병력 64명, 보병전투차량 3대 또는 장갑차 2대밖에 싣지 못한다. 

20,500명 병력을 무장시킬 전차, 보병전투차량, 장갑차, 견인포, 야포 탑재차량, 박격포 탑재차량, 대전차미사일 탑재차량, 정찰차량, 지휘차량, 화력지원차량, 화생방정찰차량 등을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까지 공수하려면 수많은 C-130 수송기를 동원해야 하며, 너무 긴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증원군을 전선에 투입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각종 중무기를 전선에 미리 배치해두는 것이다. 실제로 전차, 보병전투차량, 장갑차, 견인포 같은 중무기들이 남측에 사전배치되었다. 오랜 수송시간이 걸리는 중무기를 전선에 사전배치하였으므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병력만 재빨리 수송기에 태워 전선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책도 치명적인 약점을 피할 수 없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이 구축한 최전방 방어선을 강력한 화력타격으로 무너뜨릴 것이므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전방에 사전배치해둔 각종 중무기들도 파괴될 것이다. 방어선이 그렇게 무너지면,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사전배치해둔 중무기를 써보지도 못할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한반도 전쟁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격속도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분초를 다투는 초단기속결전을 벌일 것이므로, 미국의 전시증원군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만큼 빠른 초고속으로 전선에 투입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군은 해마다 벌이는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히 투입하는 공수작전연습에 열중한 것이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한반도 전선에 투입될 수 있을까?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6시간(4일)이다. 원래 기존 보병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0시간(5일)이었는데, 기존 보병사단을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으로 개편한 이후 24시간이 줄어들어 96시간 만에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시에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태평양을 건너오는 공수시간은 조선인민군이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남진공격하는 시간보다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72시간(3일) 안에 끝내겠다고 하는데,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전시증원군으로 한반도 전선에 투입되기까지 아무리 서둘러도 96시간(4일)이 걸리게 될 것이므로, 그들은 초단기속결전이 끝나고 하루가 지나서야 한반도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중시하는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의 한반도 전선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 마디로 말해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특수군집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가운데 해마다 3월부터 4월까지 실시되는 대북전쟁연습을 흔히 ‘독수리’라는 우리말 명칭으로 부르지만, 원래 영어명칭은 나귀새끼(foal)와 독수리(eagle)라는 두 낱말을 합성한 ‘폴 이글(Foal Eagle)’이다. 나귀새끼는 미국군 제1공수특전단의 별칭이고, 독수리는 한국군 제1공수특전여단의 별칭인데, 두 부대가 합동으로 전개하는 대북전쟁연습이므로 두 별칭을 합쳐 ‘나귀새끼-독수리’라는 명칭을 달아놓은 것이다.

미국군 제1공수특전단 별칭과 한국군 제1공수특전여단 별칭을 합성하여 ‘폴 이글’이라는 대북전쟁연습 명칭을 지은 것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대북침투 특수전연습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극비상황에서 작전기동을 벌이는 특수전부대의 은밀한 침투전연습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므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대북침투전연습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미국 육군은 자기의 교범에서 특수전 개념을 언급하면서 “적지에서 지하작전, 지원작전, 유격전을 수행함으로써 집권세력이나 정부를 강제하고, 붕괴시키고, 전복시키는 저항운동 또는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해놓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특수전연습은 특수전부대가 북에 침투하여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급변사태를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군이 작성한 ‘작전계획 5029’가 바로 그런 급변사태를 일으키려는 대북특수전계획이다.

미국 특전사령부(Special Operations Command)의 지휘 아래 전선에 투입되는 특수전부대의 공식명칭은 특수군집단(Special Forces Group)이다. 미국 특전사령부는 미국 본토 플로리다주 탬파 인근 맥딜공군기지(MacDill Air Force Base)에 있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 특수군집단은 반미성향의 약소국에 은밀히 침입하여 납치, 고문, 학살, 파괴를 자행하면서 그 나라 정권을 전복시키는 국가테러집단이다. 그들은 비정규전이라는 명목으로 살육과 파괴를 자행하면서 유엔헌장과 국제법이 보장하는 자주권과 인권을 유린한다.

그런데 그런 잔인무도한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미국 특수군집단이 ‘폴 이글’이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특수전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전선이 바로 한반도이고, 대북특수전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 용산기지 안에 설치된 거점이 바로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SOCKOR)다. 이 특전사령부는 미국 영토 밖에 항시적으로 설치된 유일한 특전사령부다. 미국군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반도에 자기의 특전사령부를 항시적으로 설치한 것은, 대북특수전으로 급변사태를 유발하여 북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의 핵무기를 탈취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는가 하는 것은, 북의 정권붕괴 및 핵무기 탈취를 노리는 미국 특수군집단과 한국 특전여단이 합동으로 대북침투 특수전을 집중 연습하는 대북적대행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로 미국군은 2013년 3월에 있었던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밸런스 나이프(Balance Knife)’라는 명칭의 한미합동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을 처음으로 실시한 바 있다. 이것은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과 ‘맞춤형 핵억제전략’ 연습이 2013년 대북전쟁연습에서 처음으로 실시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특전사령부 산하 존 에프 케네디 특수전 훈련소(John F. Kennedy Special Warfare Center and School)가 2014년 1월에 펴낸 ‘특수전(Special Warfare)’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실린 글 ‘2013년도 독수리 훈련: 합동 비정규전’은 지난해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실시된 특수전연습에 관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첫째, 2013년 3월부터 4월까지 기간에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 특수전 기동대-13 (Special Operation Task Force-13)에 소속된 병력 253명은 한국군 특전사령부 예하 제7여단 및 제11여단 소속 병력 800명과 함께 합동으로 특수전연습을 실시하였다.
둘째, 2013년도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실시한 특수전연습은 ‘급변사태계획(CONPLAN)’에 따라 남측의 다섯 개 지역에서 대북침투 특수전을 연습한 것이다.
셋째, 특수전연습은 “적지에 신중하게 침투하는 능력, 적지에서 작전환경을 조성하는 능력, 한국군 특전부대 또는 북측 내부의 무장세력으로부터 받은 보고를 통해 작전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넷째, 특수전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특수전 기동대-13은 적지에 침투하여 제한적인 지원만 받으며 수행하는 실전연습을 아홉 달 동안 준비하였다.
다섯째, 특수전 기동대 연합작전센터를 군산공군기지에 설치하여 특수전연습을 지휘하였다. 
여섯째, 적지침투연습은 병력 55명을 태우고 시속 315km의 속도로 날아가는 MH-47 특수전헬기를 이용한 공중침투, 한반도 중부지방의 산악지대에서 약 150km를 행군하는 산악침투로 실시되었다.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앞둔 2014년 2월 4일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을 방어할 수 있는 준비와 한반도의 안정유지를 위해 두 나라의 특수전 합동교환훈련(JCETs)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용산기지에 있는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 휘하에는 특수군집단이 배치되지 않았고, 미국 특전사령부와 한국군 특전사 사이의 연락임무를 맡은 특수군 분견대-39(Special Forces Detachment-39)만 배치되었다. 따라서 미국 특전사령부가 북에 특수군집단을 침투시켜 특수전을 벌이려면, 미국 본토에서 특수군집단을 오산공군기지로 공수하여야 한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09년 3월 20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현장에 공수된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 제1특수군집단 소속 병사가 한국군 병사에게 M-9 권총 사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에 있는 통합기지에서 특수군집단을 수송기에 실어 한반도 전선으로 공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96시간이 걸린다.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배치한 제1특수군집단 1개 대대는 48시간만에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수 있지만, 나머지 3개 대대의 전선투입속도는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보다 늦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에는 7개 특수군집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한반도 전선에 가장 먼저 투입되는 부대는 제1특수군집단이다. 특수군집단은 4개 대대로 편성되었다. <사진 2>는 제1특수군집단 병사가 한국군 병사에게 M-9 권총 사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제1특수군집단을 구성하는 4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는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배치되었고, 나머지 3개 대대는 미국 본토 워싱턴주 타코마 남서쪽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미국 특전사령부는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오키나와와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있는 특수군집단들을 수송기로 공수하여 한반도 전선에 투입해야 한다. 오키나와에 있는 1개 대대는 48시간(2일) 만에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3개 대대가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려면 96시간(4일)이 걸리게 된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3일 안에 끝내겠다는 것인데, 미군 특수군집단 증원군은 초단기속결전이 끝난 뒤에야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게 되므로, 특수군집단의 전선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특수군집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에서 벌어진 '쌍룡훈련'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상륙전연습에 동원된 미국군 제3해병원정단의 상륙전연습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이들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상륙강습함을 타고 한반도 전선에 투입되는데, 해상수송에 72시간이나 걸린다. 제3해병원정단의 전선투입속도는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해병원정타격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과 특수군집단만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게 아니다. 해병원정타격단(Marine Expeditionary Strike Group)도 당연히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해병사령부는 해마다 벌이는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해병원정타격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상륙전연습을 실시해오고 있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 3월 하순 미국군 제3해병원정단(3rd Marine Expeditionary Unit)과 해군기동대(CTF-76)가 남측에 도착하여 3월 27일부터 4월 7일까지 ‘쌍룡훈련’이라는 이름의 상륙전연습을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에서 실시한 것이다.

올해 ‘쌍룡훈련’에는 미국 해병원정타격단 병력 7,500명과 한국 해병대 병력 3,500명, 그리고 미국 해군 병력 2,000명과 한국 해군 병력 1,000명을 포함하여 총병력 14,000명이 투입되었는데, 이것은 이제껏 실시한 대북상륙전연습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쌍룡훈련’도 한미연합특수전연습인 ‘밸런스 나이프’와 마찬가지로 북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난 상황을 가정하고 실시하는 상륙전연습이라는 점이다. 북에 은밀히 침투한 미국 특수군집단이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의 정권을 무너뜨리면,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원산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하고 특수군집단은 핵무기를 탈취한다는 것이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하는 대북전쟁연습의 핵심내용이다. 

그러나 미국군 야전사령관들이 말하는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의 실제모습은 의외로 허술해 보인다. ‘쌍룡훈련’이 실시되기 이틀 전인 2014년 3월 25일 쌔뮤얼 락클리어(Samuel J. Locklear)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최우선 목표는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고 북의 정권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 해병대와 해군은 상륙전에 필요한 충분한 무장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2009년 6월 11일 제임스 콘웨이(James T. Conway) 당시 미국 해병대사령관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국기자협회(NPC)에서 연설하면서 전시에는 한반도 전선에 미국 해병대 2개 해병원정단 병력 30,000명이 파병되어야 하는데, 지금 한반도 상륙전연습을 실시하는 해병대 병력은 2개 연대밖에 되지 않아 전시동원병력의 10∼1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반도 상륙전에 대비한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의 무장장비부족과 훈련부족이 그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되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선투입시간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선에 투입될 수 있을까? 2011년 3월 11일 초대형 지진해일이 일본 후쿠시마현을 강타했을 때, 캄보디아에서 상륙전연습을 마친 미국 제31해병원정단(31rd Marine Expeditionary Unit)은 상륙강습함 에섹스호(USS Essex)에 탑승하고 인도네시아에 방금 도착하던 길이었다. 당시 미국 해병대는 ‘도모다치 작전(Operation Tomodachi)’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재난구호작전에 투입되었는데, 제31해병원정단이 인도네시아를 떠나 일본 후쿠시마현 재난현장에 도착한 날은 3월 17일이었다. 당시 제31해병원정단은 전쟁연습을 끝낸 직후였기 때문에 출동준비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이 즉각 출동하였는데도,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6일이나 걸린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오키나와에 배치된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시속 33km로 항해하는 만재배수량 40,500t급 상륙강습함 반홈 리처드호(USS Bonhomme Richard)를 타고 한반도 전선에 투입될 것이다. 이 대형 상륙강습함은 해병대 병력 1,9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오키나와 남부에 있는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White Beach Naval Base)로부터 강원도 강릉 앞바다까지 거리는 약 1,500km인데, 대형 상륙강습함이 그 거리를 시속 33km로 항해하면 48시간(2일)이 걸린다.
그런데 반홈 리처드호의 모항(home port)은 오키나와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가 아니라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다. 그래서 반홈 리처드호는 항상 동중국해에서 대기하고 있다. 반홈 리처드호가 출전명령을 받는 경우, 대기 중이던 동중국해에서 남하하여 오키나와 남부에 있는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로 가서 해병원정타격단이 출전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려 그들을 싣고 다시 북상하여 동해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서둘러도 72시간(3일)이 걸리게 된다.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72시간 안에 끝내려고 한다는데,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전쟁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게 되므로, 미국이 중시하는 해병원정타격단 전선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해병원정타격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위에서 논증한 것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의 전시증원군이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조선인민군은 전쟁을 신속히 끝낼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에 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몇 차례 논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은 전시증원군 파병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해마다 두 차례씩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며 감행할 뿐 아니라,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확대하였다. 한반도 전쟁은 미국의 전시증원군이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기 전에 초단기속결전으로 끝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미국은 전시증원군을 파병하는 전쟁연습에 왜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그 까닭은 미국이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군 지휘부는 자기의 전시증원군 파병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쟁을 속결할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는다.

미국군 지휘부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건 믿지 않건 그에 대한 판단은 미국군의 정보판단력에 달린 것이지만, 조선인민군에 대한 정보부족이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게 만든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여섯 번째로 방북하여 북측 당과 국가의 고위급 지도간부들을 만난 도널드 그레그 (Donald P. Gregg) 전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중앙일보>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꺼내놓은 솔직한 지적은 미국군 지휘부에게 주는 경고로 들린다. 지난 시기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백악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을 가진 것으로 하여 ‘대북정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레그는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 사례다. 위성으로 북한을 손바닥처럼 관찰하고 정밀감청을 해도 우리는 그들의 내부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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