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9

북에 비공개 극강 미사일 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 (50)
자주민보 2013년 02월 1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탄두 없는 이상한 모습으로 전시된 화성-13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관람한 방문자들이 전한 말에 따르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모형은 탄두가 없는 이상한 모습으로 전시되었다고 한다. 미사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탄두인데, 왜 탄두를 떼어내고 동체만 전시하였을까? 무장장비관 해설원의 말에 따르면, 반구형 덮개지붕(dome) 전시관의 천장높이보다 화성-13 길이가 더 길어서 탄두를 떼어내고 동체만 전시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반구형 덮개지붕 전시관이 무장장비관 옆에 붙어있는 별관처럼 건설된 까닭은, 각종 미사일을 전시관에 곧추 세워 전시할 때 길이가 긴 대형 미사일은 웬만큼 높은 천장 아래에는 전시할 수 없어서 천장을 높이 올린 반구형 덮개지붕 전시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원래 전시관 설계는 전시공간에 들여놓을 전시물들의 규모를 미리 측정하고 그에 맞춰 설계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측 설계사들이 북에서 최상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무장장비관을 설계할 때, 화성-13 모형이 들어갈 천장높이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무장장비관 관람자들이 전해준 해설원의 해설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무장장비관 건설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히 지도하였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무장장비관 설계도면을 직접 검토하였을 뿐 아니라 거기에 전시할 각종 미사일들 가운데 화성-13 모형도 포함시키도록 지시하였다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화성-13 탄두는 길이가 약 3m밖에 되지 않는데, 반구형 덮개지붕 높이를 현재 높이보다 3m 더 높이지 못해서 탄두를 떼어놓은 이상한 모습으로 전시해야 하였다는 말인가? 만일 북측 설계사들이 화성-13 전시문제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전시관 설계도면을 작성하였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화성-13 모형을 전시할 수 있게 설계를 변경하라고 지시하였을 것이다.

위와 같은 점을 생각하면, 화성-13 모형을 전시할 때 탄두를 떼어놓은 이유는 전시관 설계착오가 아니라 다른 데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시 말해서, 북은 화성-13 탄두모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북이 화성-13 탄두모형을 전시할 경우 북의 전략미사일 기술수준이 너무 많이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탄두모형을 떼어놓은 이상한 모습으로 전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예컨대, 기존 5대 핵강국들도 자기들의 최신 군사기술수준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군사전략적 가치가 큰 무기는 절대로 전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은 분명히 탄두가 제자리에 장착된 정상적인 모습이었고, 세계 각국은 텔레비전 방영화면을 통해 화성-13 탄두부를 당시에 목격한 바 있다. 화성-13 탄두부가 그처럼 전 세계에 이미 공개되었는데, 북은 왜 탄두를 떼어놓은 화성-13 모형을 무장장비관에 전시한 것일까?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화성-13 탄두부가 촬영된 인민군 열병행진 보도사진을 다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의 탄두부 외형은 길이가 3m이고 매우 길쭉한 원뿔형이며, 탄두부 꼭지점 부위를 흰색으로 조금 칠해놓은 것이었다. 또한 다른 추진체 표면은 매끄럽게 보이는데 비해, 탄두부 표면은 매끄럽게 보이지 않고, 세로 평행선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약간 도드라지게 그어놓은 것 같이 보였다.

화성-13의 탄두부 외형을 중국이 실전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31의 탄두부 외형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차이가 보인다. 둥펑-31의 탄두부는 두툼한 원뿔형인데 비해, 화성-13의 탄두부는 홀쭉한 원뿔형이다. 둥펑-31 탄두부가 두툼한 원뿔형으로 된 까닭은, 핵탄두 3기가 탄두부에 들어가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둥펑-31은 폭발력이 최저 20킬로톤에서 최고 150킬로톤까지 이르는 핵탄두 3기를 탑재하고 11,200km를 날아가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multi-warhead ICBM)이다. 그에 비해,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의 홀쭉한 원뿔형 탄두부에는 40킬로톤급 핵탄두가 1기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2012년 4월 26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화성 13호의 존재를 부인하려는 궤변들’에서 나는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 탄두부에 대해 논한 바 있다. 원래 그 글은 화성-13이 실존하지 않는 ‘가짜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궤변가들을 논박하기 위해 쓴 것인데, 궤변가들은 북이 화성-13이라는 ‘가짜 미사일’을 만들 때, 긴 나무보(stringer)를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 붙여 원뿔형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얇은 철판을 덧씌우는 식으로 탄두부를 만들었기 때문에 탄두부 표면에 세로 평행선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나는 그 글에서 그들의 그런 주장을 논박하면서, 화성-13의 탄두부 표면에 세로 평행선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약간 도드라지게 만들어놓은 것을 가리켜 견인계수(drag coefficient)를 높여주기 위한 탄두부 표면처리기술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북이 탄두를 떼어놓은 화성-13 모형을 무장장비관에 전시한 것을 보면, 위와 같은 나의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에 실물탄두부와 전혀 다르게 생긴 모형탄두부가 장착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북은 실물탄두부를 떼어내고 그것과 전혀 다르게 생긴 모형탄두부로 교체한 화성-13을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탄두부를 교체한 까닭은, 화성-13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외부에 자기의 전력을 지나치게 노출할 수 없는 북은 인민군 열병행진에 화성-13을 등장시킬 때 다탄두 실물탄두부를 단탄두 모형탄두부로 교체하였고, 또한 무장장비관에 화성-13 모형을 전시할 때는 아예 탄두를 떼어놓았던 것이다.

둥펑-31은 무게가 46t이고 길이가 13m인데, 화성-13은 무게가 80t(추정치)이고 길이는 26m다. 이처럼 북이 둥펑-31보다 거의 두 배가 큰 화성-13을 만들면서, 그것을 다탄두 미사일로 만들지 않고 단탄두 미사일로 만들었을 리는 만무하다.

화성-13의 실물탄두부에는 3기의 핵탄두가 들어있으므로, 탄두부 외형이 홀쭉한 원뿔형이 아니라 두툼한 원뿔형으로 생겼을 것이다. 또한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의 모형탄두부 꼭지점 부위에는 흰색이 조금 칠해져 있었지만, 공개되지 않은 실물탄두부 꼭지점 부위에는 화성-10 탄두부처럼 핵탄두임을 표시하는 붉은 색이 크게 칠해져 있을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다탄두를 탑재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적에게 섬멸적 타격을 가할 강력한 미사일이다. 탄두가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최상급 극강 미사일이 북에 있는 것이다.

화성-11과 화성-12는 어디 있을까?

2012년 4월 15일에 진행된 인민군 열병행진 중에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등장한, 탄두부가 우유병 꼭지처럼 뭉툭하게 생긴 화성-10은 사거리가 4,000km로 추정되는 잠수함 발사 중거리미사일이다. 화성-10 탄두부가 우유병 꼭지처럼 뭉툭하게 생긴 까닭은, 그 중거리미사일이 다탄두 중거리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중거리미사일인 화성-10이 이처럼 다탄두를 탑재했는데, 그보다 한 급 높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3에 다탄두가 아니라 핵탄두 1기만 탑재하였다고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그런데 북은 화성-10과 화성-13을 열병행진에서 공개하였으면서도, 일련번호로 보면 화성-13보다 먼저 공개했을 것 같은 화성-11과 화성-12는 공개하지 않았다. 왜 화성-11과 화성-12를 공개하지 않고, 공개순서를 화성-13으로 뛰어넘은 것일까?

북이 잠수함 발사 중거리미사일 화성-10과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을 공개한 뒤에도 아직 공개하지 않은 미사일이 있다면, 그것은 잠수함 발사 중거리미사일보다 군사전략적 가치가 더 크고,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군사전략적 가치가 더 큰 또 다른 극강 미사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화성-13보다 더 큰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닌 극강의 전략무기는 무엇일까? 오늘날 5대 핵강국들이 운용하는 최상급 전략무기는 두 종류인데,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이 그것이다. 수직갱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한 세대 전의 전략무기다.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외부에 공개한 북이 미국에게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공개하지 않는 비장의 전략무기가 있다면, 그것은 사거리가 5,500km 이상이 되는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밖에 없다.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이 특히 중시되는 까닭은, 장거리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하는 전략잠수함까지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가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을 보유하였다면, 그것을 탑재한 전략잠수함도 당연히 보유한 것이다.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북에게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이 필요한 까닭은, 미국이 말하는 ‘즉시적인 지구적 타격(Prompt Global Strike)’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즉시적인 지구적 타격’에 따르면, 미국군이 전략미사일을 발사하여 타격목표를 파괴하기까지 타격시간은 25분 이내로 정해졌으므로, 그에 맞선 인민군도 미국의 타격목표를 파괴하는 타격시간을 25분 이내로 줄여야 하는데, 함경북도 수림지대에서 화성-13을 미국 본토를 향해 쏘면 워싱턴 디씨까지 날아가는데 32분이 걸린다. 파괴시간이 7분 이상 더 걸리는 것이다. 1초 사이에 운명이 엇갈릴 수 있는 ‘최후 결전’에서 7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래서 북은 타격시간을 25분 이내로 줄인 새로운 종류의 신속타격수단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과 그것을 탑재한 전략잠수함이다. 미국 본토에 접근한 전략잠수함이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신속히 발사하는 타격방식만이 타격시간을 25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제작하는 것보다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잠수함을 제작하는 것이 기술공학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어렵다. 그러므로 장거리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운용하는 것보다 군사기술적 측면에서 더 우월한 무기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이 공개하지 않은 화성-11과 화성-12는 인민군 열병행진 중에 공개한 화성-10보다 군사기술적으로 더 우월한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정이 너무 확대해석한 게 아니냐고 반문할 독자도 있겠지만, 아래 정보를 살펴보면 그런 반문은 무색해질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은 1단 추진체 지름과 2단 추진체의 지름이 똑같기 때문에, 외견상 그 두 추진체의 연결부(inter-stage)가 보이지 않는다. 그와 달리, 위성운반로켓 은하-3 추진체 외형은 전혀 다르게 생겼다. 은하-3의 1단 추진체 지름은 길고, 2단 추진체 지름은 그보다 훨씬 짧아서 외견상 그 두 추진체의 굵기가 서로 다른 것을 금방 알 수 있고, 따라서 두 추진체의 연결부도 분명히 드러나 보인다.

그렇다면, 북이 화성-13의 1단 추진체 지름과 2단 추진체 지름을 똑같이 만든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1단 추진체 지름과 2단 추진체 지름이 똑같이 설계된 어떤 미사일을 개발한 뒤에 거기에 고체연료를 쓰는 3단 추진체를 추가로 장착함으로써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였음을 말해준다.

1단 추진체 지름과 2단 추진체 지름이 똑같이 설계된 어떤 미사일은 무엇일까? 독일의 우주공학전문가 노베르트 브뤼게(Norbert Brűgge)는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을 촬영한 사진자료를 분석하고, 화성-13의 1단 및 2단 추진체가 러시아군의 장거리미사일 R-29와 흡사하다고 보았다. 러시아군의 장거리미사일 R-29는 델타(Delta)급 전략잠수함에 탑재하는 2단형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다.

R-29는 무게 32.8t, 길이 13.2m, 지름 1.8m, 사거리 7,700km, 탄두무게 1.1t이고, 서방세계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화성-10은 무게 12t, 길이 12m, 지름 1.5m, 사거리 4,000km, 탄두무게 1t이다. 화성-10이 R-29보다 작으므로, 화성 10보다 성능이 개량된 화성-11은 R-29보다 성능이 개량된 R-29L과 유사한 급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의 R-29L은 450킬로톤급 핵탄두 1기를 싣고 9,000km를 날아가는 잠수함 발사 단탄두 장거리미사일이므로, 화성-11도 그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녔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11이 R-29L과 유사한 급의 잠수함 발사 장거리미사일이라면, 화성-12는 R-29L보다 한 급 높은 R-29RMU와 유사한 급의 잠수함 발사 다탄두 장거리미사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종류의 다탄두 장거리미사일에는 탄두와 교란탄두(decoy)가 함께 탑재되므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든다. 북이 이번에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미국 군부는 핵실험 이튿날인 2013년 2월 13일 태평양에서 중거리미사일을 공중에서 파괴하는 요격미사일 발사시험을 부랴부랴 실시하였지만, 그런 발사시험으로는 북의 다탄두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으므로 ‘헛발질’이나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가 아직 모르는 무서운 타격수단이 북에 있다

화성-11이나 화성-12를 탑재하고 바다 속 깊이 잠항하려면, 북은 당연히 전략잠수함을 보유하여야 한다. 물론 그런 전략잠수함은 예외 없이 소형 우라늄 원자로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이다. 2012년 9월 16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제4핵강국의 조용한 등장 알려주는 사진’에서 나는 북이 실전배치한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논한 바 있다. 미국의 대북 군사정보는 정찰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미국군 정찰위성은 지하해군기지에서 바다 속으로 드나드는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을 촬영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인민군이 화성-11과 화성-12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북이 공개하지 않은 화성-11과 화성-12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은, <로동신문> 2013년 2월 14일 기사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세계가 아직 모르고 있는 무서운 타격수단”인 것이다.

화성-11이나 화성-12를 탑재하고 태평양 바다 속을 은밀히 잠항하는 핵추진 잠수함은, 화성-13을 탑재하고 한반도 북부 수림지대를 은밀히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보다 더 압도적이고 위력적인 무기체계다.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이 연습해온 ‘단숨에 타격방식’은 신속타격, 기습타격, 정밀타격, 집중타격, 섬멸타격이다.

2012년 12월 10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북이 미사일을 초고속으로 만들어낸 비결’에서 나는 1993년 5월 30일 북이 사거리 2,000km의 준중거리미사일 화성-8과 사거리 4,000km의 중거리미사일 화성-9를 연속 발사하였을 때, 미국은 경악과 충격에 휩싸여 사상 처음으로 북미양자회담에 끌려나갔다고 썼다. 그런데 화성-8이나 화성-9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잠수함 발사 미사일들인 화성-11과 화성-12가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에 실려 있는 것이다. 만일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이 화성-11과 화성-12를 미국의 심장부에 발사한다면, 그것은 <로동신문> 2013년 2월 14일 기사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타격”이 될 것이다.

북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2013년 2월 12일 북측 외무성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 이런 구절이 있다. “원래 우리에게는 핵시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 우리의 핵억제력은 이미부터 지구상 그 어느 곳에 있든 침략의 본거지를 정밀타격하여 일거에 소멸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 동안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한 것처럼, 북의 핵무장력이 세계 정상급에 도달하였으므로, 위의 인용문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화성-11과 화성-12를 탑재한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이 바다 속에서 미국의 심장부를 24시간 상시적으로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군 핵추진 잠수함이 무게가 1t에 이르는 탄두를 장착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2,500km 떨어진 거리에서 발사하여 15분 만에 타격목표를 파괴하는 타격시나리오를 연습하고 있으므로, 그에 맞선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도 화성-11과 화성-12를 발사하여 15분 안에 타격목표를 파괴하는 타격시나리오를 당연히 연습하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과 ‘최후 결전’을 벌여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결심을 표명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전투동원태세에 돌입한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도 지하해군기지에서 출동하여 미국 본토로부터 2,500km 정도 떨어진 태평양 바다 속에서 공격명령을 대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북이 실시한 핵실험의 목적을 생각하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개발하려고 핵실험을 실시한 게 아니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이미 다탄두 미사일까지 실전배치한 북에게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아직 없어서 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면, 북에게는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과 추종국들은 그런 헛소리를 마치 진실인양 서로 주고받으며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북에게 더 강한 추가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북측 인민군으로부터 ‘최후 일격’을 받으면 항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도, 북의 비공개 극강 미사일에 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처럼 목청을 높이는 것이다. 아마도 미국과 추종국들은 북이 말하는 신속타격, 기습타격, 정밀타격, 집중타격, 섬멸타격을 받을 ‘응징대상’에 자기들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대북 추가제재에 목청을 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르는 게 치명적 독약’이라는 말은 그런 그들에게 잘 어울린다.(2013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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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2

양자택일 가능성마저 박탈당한 미국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47)
통일뉴스 2013년 02월 11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국방위원회 담화 발표에서 제4차 세포비서대회까지 26일

“전쟁도, 평화도 아닌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시켜버리자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립장이다.”
2013년 1월 2일 북측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시켜버린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북측 국방위원회가 언급한 정전상태 완전종식이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한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것도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시키는 한 가지 방도지만,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정전상태 완전종식이라는 말은, 미국과 맞붙는 전면전쟁으로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시킨다는 뜻이다. 북은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시키는 전면전쟁을 ‘조국통일대전’, ‘전면대결전’, ‘최후 결전’, ‘판가리 결전’ 등으로 부른다.

북측 국방위원회 담화에 나온 정전상태 완전종식이라는 말을 그렇게 해석하는 까닭은, 담화가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정치협상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맞붙는 전면전쟁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화는 지금 북측 인민군 동향을 이렇게 전했다. “전선군 대련합부대들을 비롯한 우리 혁명무력은 존엄 높은 최고사령부가 이미 최종 비준한 작전계획들을 받아 안은 상태에 있다. 륙, 해, 공군부대들은 명령만 내리면 즉시에 폭풍쳐 출전하게 되어 있고 발사단추를 누르면 순간에 멸적의 불바다전을 펴게 되어있다.” 위의 인용문은 북측 인민군이 종래의 전쟁준비태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전돌입태세를 이미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정치협상이 아니라 전쟁승리를 통한 정전상태 완전종식을 언급한 북측 국방위원회 담화가 1월 2일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3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였는데, 바로 그 다음날 북측 국방위원회가 미국과 전면전쟁을 벌여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하겠다고 언급한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북측 국방위원회가 정전상태를 완전히 종식하기 위한 개전의사를 언급한 담화를 2013년 새해 벽두에 발표한 것은 무슨 뜻일까?

북측 인민군은 2013년 1월 5일부터 각종 무기를 동원한 전군기동훈련을 북측 전역에서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뉴욕 타임스> 2013년 1월 17일 보도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전 세계에서 북, 러시아, 중국 세 나라만 보유한 최강의 전략무기인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road-mobile ICBM) ‘화성-13’이 전군기동훈련에 동원되었다. 북측 국방위원회가 1월 2일 인민군의 개전의사를 언급한 담화를 발표하고, 인민군이 그로부터 사흘 뒤 전략무기를 동원하여 전군기동훈련을 실시한 것은, 그 담화에서 언급한 개전의사가 구두발표를 넘어 실제행동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2013년 1월 24일 북측 국방위원회가 이번에는 대변인 담화보다 격이 한 급 더 높은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에 들어 있는 두 문장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불순세력들의 대조선 적대시책동을 짓부시고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면대결전에 진입할 것”이라는 문장과 “약육강식을 생존법칙으로 삼고 있는 미국과는 말로써가 아니라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는 문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3년 1월 5일 북에서 시작된 전군기동훈련은, 위에 인용한 성명에 나오는 ‘전면대결전’ 실전연습이고, “미국과는 말로써가 아니라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는 문장에 나오는 ‘말’은 미국을 상대하는 정치협상을 뜻하고, ‘총대’는 미국과 맞붙는 전면전쟁을 뜻한다. 그러므로 “미국과는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는 말은 북이 자기 주적인 미국에게 1월 2일 담화에서 밝힌 것보다 더 분명하게 ‘전면대결전’ 개전의사를 밝힌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에게 개전의사를 밝힌 북측 국방위원회 성명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각종 전략무기를 동원한 전군기동훈련이 맹렬히 전개되는 중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북측 국방위원회가 미국에게 ‘전면대결전’ 개전의사를 밝힌 성명을 발표한 뒤 이틀이 지난 2013년 1월 26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성된 정세와 관련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를 소집하였다는 사실이다. 북에서 이런 협의회가 소집된 것은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다른 나라들에서는 국가수반이 비상상황에 대처하여 비상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는 게 일반적인데, 북에서는 그런 회의가 아직 한 번도 소집된 적이 없어서 “조성된 정세와 관련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라는 식으로 회의성격을 설명해주는 긴 명칭을 붙였기 때문이다.

북의 최고국정운영기관인 국방위원회가 미국에게 개전의사를 표명하고, 이틀 뒤에 북의 최고영도자가 다른 나라의 경우 비상국가안보회의에 해당하는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를 소집한 것은, 북이 ‘전면대결전’을 개전하기 위한 실전준비단계에 들어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에서 “최근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에 대처하여 실제적이며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하실 단호한 결심을 표명하시고 해당부문 일군들에게 구체적인 과업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북측 국방위원회가 미국에게 개전의사를 표명한 지 이틀 뒤에 최고영도자가 내린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은, 개전의사를 실행에 옮길 결심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북의 국가체제를 움직이는 힘은 당과 군대에서 나오므로, 북이 ‘전면대결전’을 개전하려면 군대는 물론이고 당도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는 게 당연하다. 2013년 1월 5일부터 인민군 전군기동훈련이 계속 실시되는 가운데, 북측 각지에서 선발된 10,000명에 이르는 당세포비서들이 참가한 조선로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가 1월 28일 평양에서 개막되었다. 이것은 ‘전면대결전’에 돌입하기 위한 당의 ‘비상정치사업’이 수 십 만개에 이르는 ‘당세포’들 속에서 개시되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4차 세포비서대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어머니당의 사랑과 믿음이 낳는 위대한 힘으로 모든 사람들을 사상과 신념의 강자로 키워 당중앙위원회 두리에 천겹만겹의 성새를 쌓아야 합니다... 그래야 판가리 결전의 시기에 모든 사람들이 당과 혁명, 조국을 위하여 사선의 고비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전면대결전’을 앞둔 북의 시각에서 위의 연설문 인용구절을 다시 읽으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당의 수십만 명 세포비서들이 인민대중 전체를 전쟁지휘부를 결사옹위하는 강력한 역량으로 조직하여야 전면대결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의 최고영도자, 2013년 2월 2일 최종 결정 내렸다

이처럼 전당과 전군이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2월 2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하였다.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전쟁결정권을 행사하는 최고위급 기구인데, 이번에 소집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인민군 전군 주요지휘관들이 함께 참석하여 진행한 회의다. 전당과 전군이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전쟁결정권을 행사하는 최고위급 기구가 전쟁수행책임을 맡은 전군 주요지휘관들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 것이야말로 ‘전면대결전’ 개전을 위한 최종 결정이 내려졌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대를 무적필승의 백두산 혁명강군으로 더욱 강화하고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는 데서 강령적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하시였다”고 한다.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는 데서 강력적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이란 ‘전면대결전’ 개전에 관한 최고영도자의 최종 결정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이 미국과 맞붙는 ‘전면대결전’을 개전하기로 결정하였다는 것은 나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다. 위에 열거한 대로, 2013년 1월 2일부터 2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북측 국방위원회가 개전의사를 표명하고, 인민군이 전략무기를 동원한 전군기동훈련를 실시하고, 사상 처음으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가 소집되고, 10,000만 명 세포비서들이 참가한 당세포비서대회가 개최되고, 전쟁결정권을 행사하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소집되는 것으로 이어진 일련의 정치군사활동은 북이 ‘전면대결전’ 개전문제를 결정하였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객관적 사실이다.

나는 지금 북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제멋대로 확대해석하여 독자들에게 전쟁공포심을 주려는 게 아니라, 민족의 운명을 결정할 사상 최대의 사변이 차츰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다.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민족성원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독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그런데 정보부족으로 정세판단이 좀 헷갈리는 일부 사람들은 북이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을 정치협상에 다시 끌어내기 위해 강경하게 압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열거한 대로, 지난 1월 2일부터 2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북이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준비태세를 갖추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도 그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관성적 사고가 빚어낸 판단착오다.

또 다른 일부 사람들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평화협정이냐 아니면 ‘전면대결전’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관성적 사고가 빚어낸 판단착오다. 북이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준비태세를 갖춘 것은, 미국과 진행하는 그 어떤 정치협상도 배제한다는 뜻이다. 북의 최고영도자가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면대결전’ 개전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렸는데, 얼마 뒤에 그 최종 결정을 번복하여 미국에게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정치협상을 제안하는 ‘상황반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의 최고영도자가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내린 최종 결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면대결전’ 개전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렸으므로, 개전은 앞으로 몇 해 뒤에나 일어날 미래의 사변이 아니다. 왜냐하면, 전쟁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려진 뒤에 무한정 시간을 끄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개전이 임박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공격징후를 사전에 전혀 노출하지 않는 인민군은 미국이 방심하고 있는 시각에 미국의 ‘급소’를 치명적인 기습타격으로 찌르는 ‘전면대결전’을 개시할 것이므로, 개전시기는 오직 김정은 제1위원장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개전시기를 굳이 예상한다면, 올해 안에 아주 형식적인 대화국면이 잠시 조성되어 미국이 방심할 때, 또는 올해 안에 미국이 ‘재정절벽(Fiscal Cliff)’에서 굴러 떨어져 전 세계 자본주의시장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때, 또는 올해 안에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어 동중국해에서 국지전이 터졌을 때, 또는 올해 안에 이스라엘의 이란 무력침공으로 중동전이 터졌을 때, 바로 그런 몇 가지 불가피한 요인들이 상호조합되며 북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개전상황을 조성해주었을 때, 바로 그럴 때 북은 미국의 ‘급소’를 치명적인 기습타격으로 찔러 ‘전면대결전’을 단숨에 끝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양자택일 가능성은 2012년과 함께 사라졌다

2013년 2월 4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글 ‘최종 선택은 미국이 해야 한다’에서 나는 미국이 한반도 정전상태를 평화협정 체결로 종식해야 하는 ‘최종 선택’의 막판에 내몰렸다고 지적하고, “최종 선택은 이제 미국이 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지만, 그런 결론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 견해다. 평화협정이냐 아니면 ‘전면대결전’이냐 하는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은, 객관적 현실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미국에게 제기하는 정치적 요구인 것이다.

지금 남측 진보세력이 미국에게 그런 정치적 요구를 제기하고 있지만, 북은 미국에게 그런 정치적 요구를 제기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연도 많고 굴곡도 많았던 북미관계 과거경험을 뒤돌아보면, 1993년 6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사상 처음 북미공동성명이 채택된 날로부터 오늘까지 20년 동안 북은 미국에게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지속적으로 제안해왔지만, 미국은 한 차례도 응답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을 점령하려는 무력침공연습만 강행해왔다. 북이 지난 20년 동안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제안했는데도 미국이 전혀 응답조차 하지 않고 무력침공연습만 계속 강행해온 것은, 앞으로 100년이 지난다고 해도 평화협정 체결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무력침공연습만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미국에게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미국이 그런 태도로 20년 동안 일관해온 정치협상에 대해 북이 무슨 미련을 두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북도 아니고 미국도 아닌 어떤 제3자가 지금 북이 평화협정과 ‘전면대결전’의 양자택일을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북의 ‘전면대결전’ 개전의사와 제3자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혼동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2012년 8월 31일 북측 외무성은 비망록을 발표하고, “미국이 끝내 옳은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 우리의 핵보유는 부득불 장기화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며 우리의 핵억제력은 미국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화되고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고, 곧이어 9월 7일에는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이 지역 인민들의 한결같은 념원에 배치되게 남조선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려면 우리의 전면전쟁맛을 한 번 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미국에게 평화와 전쟁의 양자택일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해가 바뀐 2013년 1월 2일 북측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담화는 북이 지난 날 미국에게 제기해온 그러한 양자택일 요구를 철회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2013년 1월 1일부터 북은 “미국과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할 전면대결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북이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게 제안해왔으나 아무런 응답도 듣지 못하고 무력침공위협만 받아온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또 다시 제기하는 일은 앞으로 영원히 없을 것이며, 그로써 미국은 평화와 전쟁의 양자택일 가능성마저 완전히 박탈당한 셈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북이 평화와 전쟁의 양자택일 가능성마저 박탈하고, ‘전면대결전’ 개전의사를 표명한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북이 공식표명한 ‘전면대결전’ 개전의사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요즈음 이례적으로 침묵하는 것은, 긴박하고 엄중한 상황에 휘감겨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실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임박한 ‘전면대결전’에 관한 정보를 파악했으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언론에 밝히지 못한다. 왜냐하면, 만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의 ‘전면대결전’에 관한 정보를 언론에 알려주면, 그 순간부터 미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공포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를 지배하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졌다는 미국이 설마 전쟁에서 패하여 북에게 항복하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북이 ‘전면대결전’을 벌이면 되레 북이 미국에게 항복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북과 미국의 전쟁수행력을 각각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인데, 이제껏 북의 군사력에 관한 미국의 정보은폐와 정보조작으로 북의 전쟁수행력에 대해서 저평가와 편견이 지배적이다. 그런 저평가와 편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북이 ‘전면대결전’을 벌여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려 한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선동적 언사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정전협정 체결 이후 60년 동안 미국의 끊임없는 핵타격위협을 받아온 북은 ‘전면대결전’에서 미국을 이기기 위해 군사력 강화에 국력을 집중해왔다. 언젠가는 반드시 미국과 한 번 맞붙을 “전면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위해 북이 허리띠를 조이며 간고분투해온 지난 60년 역사를 모르면, 그들의 군사력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

<통일뉴스>에 매주 한 차례씩 글을 써온 지난 5년 동안, 나는 미국의 정보은폐와 정보조작이 빚어낸 북의 군사력에 대한 저평가와 편견을 걷어내고,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다각적인 분석을 지속해왔다. 이 글의 주제가 북의 군사력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더 이상 상론하지 못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북의 군사력에 대한 나의 분석에서 얻어낸 총적 결론은 북이 미국과 맞붙을 ‘전면대결전’에서 이길 승산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물량적으로 비교하면 미국이 북보다 500배나 더 크지만, 북은 그런 강적과 맞붙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세계 전쟁사가 알지 못하는 기습적인 ‘급소타격전법’을 연구하였고, 무기체계도 그런 전법에 맞게 개발하고 배치하였다. 비유를 들면,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에 사는, 몸길이가 20cm밖에 되지 않는 황제전갈(Emperor Scorpion)의 치명적인 독침에 찔린 사자가 전신마비로 쓰려져 버둥거리다가 죽는 것처럼, 기존 5대 핵강국과 어깨를 겨룰 강력한 핵무장력을 갖춘 북이 치명적인 전략무기로 미국의 ‘급소’를 기습타격하면 미국은 자기보다 물량적으로 500배나 작은 북에게 항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북의 시각에서 보면, 북이 ‘전면대결전’에 돌입할 준비태세를 갖춘 것은, 미국이 북과 협상하여 평화협정문에 조인하게 될 가능성이 사라지고, 그 대신 북과 맞붙은 ‘전면대결전’에서 패하여 항복서에 조인하게 될 가능성만 남는다는 뜻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2년 3월 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판문점 시찰 중에 정전협정 조인장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싸움이 일어나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원쑤들이 무릎을 꿇고 정전협정 조인이 아니라 항복서에 도장을 찍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한반도 평화협정이 없으면 한반도 비핵화도 없게 되고, 한반도 비핵화가 없으면 북미관계개선도 없게 된다. 북에서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사탕 없이는 살아도 총알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외치며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를 격멸할 복수의 일념으로” 1953년 7월 27일 이후 장장 60년 동안 “백두산 혁명강군의 무진막강한 타격력”을 계속 비축해온 북의 시야에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전면대결전”만 보인다. 그래서 북은 북미관계개선은 없고, 미국의 항복만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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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1

화성-13은 왜 흰옷으로 갈아입었을까?

[한호석의 개벽예감] (49)
자주민보 2013년 02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반구형 덮개지붕 아래 곧추 서 있는 화성-13

일본의 일간지 <아사히신붕> 2013년 2월 4일부에 주목할 만한 기사 한 편이 실렸다. 그 일간지 서울지국 특파원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3에 관해 쓴 기사다. 일본어를 알지 못하는 나는 <아사히신붕> 온라인 영어판 기사를 읽었다.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관람한 ‘소식통들(sources)’이 전해준 말을 인용한 그 보도기사는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3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지난해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대로, 태양절 100주년에 즈음하여 2012년 4월 14일에 개관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기와 지도로 건립된 기념비적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현대식 전시관 안에는 12개에 이르는 대형 전시실이 있고, 넓은 야외전시장도 있으며, 3,300평방미터의 면적에 건설된 현대식 전자도서관까지 갖추었다. 관람자들의 견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에서 자립적 국방공업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각종 무기들과 군사장비들이 방대한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맨 끝에는 다른 군사강국들이 생산한 무장장비들까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관람자들이 전해준 현장 해설원의 설명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방력 강화 업적과 국방공업건설 업적을 후대에 전해주기 위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건설공사 중에 60여 차례나 공사현장을 돌아보며 열정적으로 지도하였다고 하니, 관람자들이 경탄할 만큼 전시규모가 방대하고, 전시방식이 현대적이며, 수 천 점을 헤아리는 각종 전시물들이 알차게 진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의 군사문제에 관해 꽤 많은 글을 써오는 나는 무장장비관을 아직 관람하지 못했다. 내가 무장장비관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몇몇 해외동포 관람자들이 남긴 짤막한 견문기록을 읽어본 게 전부다. 내가 무장장비관을 관람하게 된다면, 그 동안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궁금증만 더해온 여러 수수께끼들을 풀고, 북의 군사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담은 글을 써서 억측과 폄하로 범벅된 ‘쓰레기 정보’를 말끔히 청소할 수 있으련만, 그렇지 못해 아쉬운 심정으로 이 글을 집필하였다. 앞으로 언젠가 무장장비관을 관람하고 이 글을 보완할 집필기회가 나에게 오리라고 생각한다.

현장사진을 보면, 무장장비관을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에 있는 거대한 반구형 덮개지붕(dome) 전시관에 눈길이 쏠린다. 지붕 전체가 은회색을 띈 것으로 봐서, 수많은 알루미늄판을 조립하는 공법으로 반구형 덮개지붕을 건설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의 주제로 등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전시모형은 바로 그 반구형 덮개지붕 전시관 안에 들어 있다. 화성-13 전시모형에 관한 아래와 같은 정보를 위에서 언급한 보도기사에서 읽을 수 있다.

첫째, 무장장비관을 관람한 ‘소식통들’은 동체가 흰색으로 도색되고, 그 동체 위에 ‘화성-13’이라고 쓰인 거대한 미사일 모형(model)이 반구형 덮개지붕 전시관 한 복판에 곧추세워져 전시된 것을 목격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거기에 전시된 화성-13 주위에는 북이 1980년대부터 개발한 각종 탄도미사일의 실물 또는 모형이 전시되었다고 한다.

둘째, 무장장비관 해설원은 거기에 전시된 화성-13을 가리키며 이것은 2012년 4월과 12월에 발사한 위성운반로켓 은하-3과 같은 모형이라고 설명해주었다는 것이다.

셋째, 무장장비관 해설원은 화성-13의 지름이 2.4m이고, 길이가 26m라고 설명하면서, 곧추세워 전시한 화성-13 모형의 높이가 반구형 덮개지붕 천장높이보다 더 높아서 화성-13의 최상단(uppermost stage)을 떼어내고 동체만 전시하였다고 한다.

풀기 어려운 두 가지 수수께끼

위의 보도기사를 읽다보면, 아래와 같은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발견하게 된다.

첫째,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13 모형은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경축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선 동체도색부터 다르다.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3 실물동체는 얼룩덜룩한 위장무늬로 도색되었는데, 그와 달리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13 모형동체는 흰색으로 도색되었다.

또한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실물동체에는 화성-13이라는 미사일 명칭이 적혀있지 않았고, 동체마다 각기 다른 미사일 고유번호들이 흰색 큰 글자로 적혀있었는데, 그와 달리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모형동체에는 미사일 고유번호가 아니라 화성-13이라는 미사일 명칭이 큰 글자로 적혀있다.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13이 실물이 아니라 모형이므로, 실물과 다르게 도색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모형이라 하더라도 실물과 완전히 다르게 도색한 것은 어쩐지 이해하기 힘들다. 현장을 둘러본 관람자들이 거기에 전시된 다른 미사일 모형동체들도 화성-13처럼 실물동체와 다르게 도색되었는지를 알아보았더라면 좋았겠는데, 그에 관해 알지 못해서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화성-13 모형을 전시할 때 왜 ‘흰옷’으로 갈아입혔을까 하는 의문은 무장장비관 현장에 가서 직접 물어보아야 풀릴 수수께끼다.

둘째, 남측 언론에서는 위의 <아사히신붕> 보도기사를 인용보도하면서, 북이 화성-13과 은하-3이 똑같다고 인정한 것처럼 기사화하였다. 무장장비관 해설원이 그렇게 해설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 보도기사에 나온 ‘해설’을 믿을 수 없는 까닭은 두 가지다.

우선,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북의 위성운반로켓 은하-3을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우겨대면서 유엔안보리를 동원하여 대북제재를 결의하여 북미적대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판인데, 무장장비관 해설원이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주장을 따라 설명했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

위성운반로켓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는 우주강국들은 예외 없이 자국의 기존 미사일 기술을 이용하여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하였다. 우주강국들이 장거리 미사일 제작기술을 위성운반로켓 개발에 이용한 이중용도 기술(dual-use technology)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합법적인 기술이다. 그런데 자기들은 이중용도 기술로 위성운반로켓을 개발했으면서, 유독 북만은 이중용도 기술로 위성운반로켓을 만들면 안 된다고 우기는 것은 철부지 아이들에게도 통하지 않을 생억지다. 북은 그런 생억지를 당연히 전면 배격하였는데, 무장장비관 해설원이 그런 생억지를 해설하였다는 보도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있을까? 무장장비관 해설원은 자기 개인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관람자들 앞에 나서는 게 아니라, 상부에서 작성한 표준화된 해설내용을 숙지한 다음, 현장에 배치되어 그 내용대로 해설한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화성-13과 은하-3은 동체도색도 서로 다르고, 동체크기도 서로 다르고, 동체모양도 서로 다르다. 특히 화성- 13은 1단 추진체 지름과 2단 추진체 지름이 각각 2.4m로 똑같아서 외형상 1단과 2단을 구분하기 힘든데 비해, 은하-3은 1단 추진체 지름이 2.4m(실측치)이고, 2단 추진체 지름이 1.5m(추정치)여서 얼핏 보기에도 화성-13과 아주 다르게 생겼다. 화성-13과 은하-3에게 유일하게 같은 점이 있다면, 1단 추진체 지름이 각각 2.4m로 같다는 것뿐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과 위성운반로켓 은하-3이 그처럼 서로 다른 데, 무장장비관 해설원이 그 둘이 똑같다고 해설하였다는 보도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있을까?

오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 길이 추산에 있었다

2012년 4월 23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갱도기지 밖으로 나온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나는 화성-13의 길이를 20.7m라고 추산하였다. 서방세계에서 미사일 전문가라고 자처하면서 북의 미사일 개발기술을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 화성-13의 길이를 20m 이상으로 추산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예컨대, 미국의 조지 마셜 앤드 클레어몬트 연구원(George C. Marshall and Claremont Institute)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미사일 위협(Missile Threat)’에 실린 자료에서는 화성-13의 길이를 17.5m에서 19.75m 정도로 추산하였고, 1단 추진체 지름을 1.5m에서 2.0m로 추산하였다.

그런데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13의 길이가 무려 26m나 되고, 1단 추진체 지름이 2.4m나 된다니, 세계 각국 군사전문가들의 추산을 너무 큰 격차로 뛰어넘는 충격적인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까닭은,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self-propelled launcher)에는 길이가 26m나 되는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을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도저히 실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26m 길이의 화성-13을 싣고 인민군 열병행진에 나왔으니, 도대체 어찌된 일이었을까? 일반 상식으로는 풀기 힘든 이 수수께끼를 풀려면, 아래의 정보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가 2012년 4월 23일에 발표한 글 ‘갱도기지에서 밖으로 나온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화성-13의 길이를 20.7m라고 잘못 추산한 까닭은, 화성-13을 싣고 이동하는 자행발사대 차체의 길이를 잘못 추산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글을 집필할 때, 화성-13을 싣고 열병행진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길이가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길이와 거의 같은 것으로 보았다.

2010년 5월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열병행진에 등장한 러시아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을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보면, 원통형 발사관(launch canister)이 자행발사대 앞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모습이다. 토폴-M을 싣고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고유명칭은 MZKT-79221인데, 그 차체의 길이는 21.6m이고, 그 차체 위에 장착된 원통형 발사관은 길이가 24m, 지름이 2m다. MZKT라는 네 개의 머리글자는 러시아에 인접한 벨로루시 공화국 수도 민스크(Minsk)에 있는 민스크 궤도차량공장의 러시아어 머리글자를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타이탄 중앙설계국(Titan Central Design Bureau)이 개발한 MZKT-79221은 그 공장에서 1980년대 중반에 생산한 7축14륜 자행발사대 MAZ-7917을 개량한 것이다.

위에 언급한 나의 글을 집필할 때, 나는 러시아군의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 길이가 21.6m이므로, 인민군의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차체 길이도 그와 비슷한 것으로 보았고, 그런 자행발사대에 실린 화성-13의 길이를 20.7m로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나의 추산은 크게 빗나간 것이었다. 만일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 길이가 21.6m밖에 되지 않는다면, 길이가 26m나 되는 화성-13을 거기에 싣지 못한다. 화성-13의 실제 길이가 26m이므로, 화성-13을 싣고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 길이는 26m보다 더 길어야 하는 것이다. 인민군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의 길이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보도사진들에 나타난 인민군 8축16륜 자행발사대와 러시아군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비교해보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차이가 시야에 들어온다. 러시아군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8개 바퀴는 앞쪽에서부터 제1바퀴와 제2바퀴가 서로 바짝 붙어있고, 거기서 간격을 조금 띄워놓고 제3바퀴와 제4바퀴가 서로 바짝 붙어있고, 거기서 또 다시 간격을 조금 띄워놓고 나머지 4개 바퀴들이 서로 바짝 붙어있는 모습이다. 그와 달리, 인민군 8축 16륜 자행발사대는 8개 바퀴들이 균일한 간격에 따라 서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또한 인민군 8축16륜 자행발사대는 러시아군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비해 차체 맨 뒷부분이 훨씬 더 길다. 이러한 바퀴간격 차이와 차체 맨 뒷부분 길이의 차이는 인민군 자행발사대 전장(全長)이 러시아군 자행발사대보다 훨씬 더 길다는 점을 말해준다.

인민군 8축16륜 자행발사대는 차체 앞부분에서부터 제1바퀴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4m이고, 각 바퀴 중심부들 사이의 거리가 3m씩(3m X 7 = 21m)이고, 제8바퀴 중심부에서부터 차체 맨 뒷부분까지의 거리가 3m이므로, 자행발사대 전장은 28m인 것이다.

그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화성-13을 싣고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의 길이를 28m로 바로잡은 새로운 정보는, 그 자행발사대를 중국산 수입차량이라고 추정한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튼 소리였는지를 말해준다.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은 화성-13을 싣고 열병행진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 차체 앞부분이 중국산 8축16륜 화물차 WS51200 차체 앞부분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북이 중국에서 그 초대형 화물차를 수입하여 화성-13 자행발사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허튼 소리를 늘어놓았다.

중국산 8축16륜 화물차 WS51200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 아니라,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 MZKT-79221을 역설계하여 모방생산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민간차량회사가 생산한 8축16륜 화물차는 러시아군의 MZKT-79221을 역설계하여 모방생산한 것이지만, 중국인민해방군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을 싣고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는 러시아군의 MZKT-79221과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 이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MZKT-79221를 모방하여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생산한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 북에게 전략무기를 수출하는 경우도 없을 뿐 아니라, 북에서 전략무기를 만들 때는 다른 나라에서 그 어떤 완제품도 수입하여 그대로 배치하지 않고 자체로 만든다. 북이 지켜온 국가적 자존심과 자력갱생 정신과 자립적 국방공업 노선이 그처럼 남에게 의존하는 비굴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화성-13을 싣고 이동하는 8축16륜 자행발사대는 북이 러시아군의 MZKT-79221보다 차체를 6.4m 더 길게 독자적으로 설계하여 개발한 것이지, 중국에서 수입한 초대형 화물차가 아니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북이 독자적으로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개발한 것은, 철공소에서 노동자들이 쇠망치로 뚝딱거려서 만들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 초대형 특수차량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생산시설이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북은 독자적인 8축16륜 자행발사대 설계능력과 생산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북에 26m 길이의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없는데, 그것을 싣고 이동할 자행발사대만 생산할 리는 없으므로, 8축16륜 자행발사대 생산시설이 돌아간다는 말은 화성-13 생산시설도 함께 돌아간다는 뜻이다.

화성-13보다 더 최신형인 화성-14가 실전배치되었을까?

전 세계에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나라는 북, 러시아, 중국밖에 없다. 다른 핵강국들인 미국, 영국, 프랑스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대신에 잠수함 발사 장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 그러므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문에서는 북의 화성-13, 러시아의 토폴-M, 중국의 둥펑-41이 삼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북은 국제사회에서 제6핵강국으로 인정받을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기존 5대 핵강국들이 왜 제6핵강국의 출현에 그토록 긴장하는지 알만하고, 화성-13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궤변을 누가 왜 퍼뜨렸는지 알만하다.

러시아군의 토폴-M은 1997년부터 수직발사갱(silo)에 배치되기 시작하였고, 2006년부터 도로이동식 자행발사대에 배치되기 시작하였다. 실전배치가 그처럼 느린 속도로 진행된 까닭은, 1998년 8월 17일 러시아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는 바람에, 전략무기부문에 배정된 국가재정이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2011년 1월 현재 토폴-M을 약 70기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한다. 실전배치한 토폴-M 70기 가운데 52기는 수직발사갱에 배치되었고, 나머지 18기는 자행발사대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최대 500기의 토폴-M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군에 비해, 중국인민해방군은 2000년대 후반에 가서야 둥펑-41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는데,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인민해방군이 둥펑-41을 약 30기 실전배치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북은 화성-13을 언제부터 생산하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인민해방군이 둥펑-41을 생산하기 시작한 시기보다 더 이른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화성-13은 2000년대 중반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추정하는 근거는, 화성-13이 무장장비관에 전시되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최신형 전략무기를 군사박물관에 전시하는 나라는 없다. 이를테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중앙군사박물관에는 토폴-M이 전시되지 않았고,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러시아군 전략로켓군 훈련기지 영내에 있는 미사일전시관에 토폴-M보다 한 세대 전에 생산된 토폴이 전시되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는 1960년대에 생산된 둥펑-1만 전시되었고, 둥펑-41은 전시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북이 화성-13을 무장장비관에 전시한 것은, 그것이 최신형 전략무기가 아니고 화성-13보다 더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가 이미 실전배치되었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다. 화성-13이 둥펑-41보다 이른 시기에 생산되기 시작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2013년 2월 현재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화성-13 약 50기를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러시아군의 토폴-M은 길이가 22.7m이고 지름이 1.9m이며, 중국인민해방군의 둥펑-41은 길이가 21m이고 지름이 2.25m다. 그런데 인민군의 화성-13은 길이가 26m이고 지름이 2.4m다. 이런 비교지표는, 북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긴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음을 말해준다.

토폴-M은 고체연료를 쓰는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데, 무게가 1t이며 폭발력이 550킬로톤급인 핵탄두 1기를 싣고 시속 17,400km의 속도로 10,500km를 날아갈 수 있다. 명중률을 나타내는 원형공산오차(CEP)는 200m다.

러시아가 토폴-M을 자국의 대표적인 전략무기로 여기는 까닭은 1단 추진체가 강력한 추력을 내기 때문이다. 토폴-M 1단 추진체에는 소유즈 이중용도기술 연방센터(Soyuz Federal Center for Dual-Use Technologies)가 개발한 강력한 로켓엔진 2기가 장착되어 있다. 10,000km까지 평연궤도(flatter trajectory)를 타고 초속 7.3km로 비행하는 1단 추진체의 엄청난 추력이 바로 그 강력한 로켓엔진에서 분출된다. 상승곡선궤도가 아니라 평연궤도(平延軌道)를 타고 초고속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어버린다. 토폴-M이 발휘하는 그런 첨단성능을 보면, 러시아가 그 미사일을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할 만도 하다.

그러면 북의 화성-13도 토폴-M만큼 강력한 전략무기인가? 북이 화성-13의 성능지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다. 더욱이 북의 미사일 개발능력에 관한 왜곡선전이 너무 심해서 국제사회에서 화성-13의 성능이 터무니없이 저평가되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화성-13이 토폴-M보다 길이가 3.3m 더 길고, 1단 추진체 지름이 0.5m 더 길다는 점이다. 화성-13은 1단과 2단 추진체가 액체연료를 쓰고 3단 추진체만 고체연료를 쓰는 데 비해, 토폴-M은 3단 모두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양자의 추력을 단순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화성-13의 동체가 크고 길다는 것은 그만큼 강력한 추력을 낸다는 뜻이다.

화성-13 추진체에 들어가는 액체연료는 위성운반로켓 추진체에 들어가는 액체연료와 다른 보관용 액체연료(storable liquid fuel)다. 보관용 액체연료는 미사일 동체에 주입한 상태로 5년 동안 대기시켜놓을 수 있다. 그래서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화성-13에 보관용 액체연료를 주입하고 24시간 대기 중이다. 그들은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이 떨어지면 불과 몇 분 만에 즉각 화성-13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다.

만일 북이 화성-13을 무더기로 발사하면 미국 본토가 거대한 핵폭풍으로 날아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가 깨지고 말 것이다. 2013년 1월 1일 0시에 막이 오른 모란봉악단 신년경축공연 중에 은하-3 발사장면이 초대형 배경화면에 비춰지다가, 지구가 화염폭풍 속에 깨져나가며 완전히 사라지는 장면이 나왔다. 그로부터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화성-13을 싣고 이동하는 대규모 실전연습을 시작하였다. 그러한 일련의 행동은, 지구를 깨뜨릴 만한 강대한 힘을 비축한 북이 ‘최후 결전’을 결심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요즈음 북에서는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구호가 널리 제창된다는데, 미국이 그 구호소리를 들으면 공포에 떨 만도 하다.(2013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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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최종 선택은 미국이 해야 한다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46)
통일뉴스 2013년 02월 0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뎀프시 합참의장이 말한 ‘전략적 변곡점’은 무슨 뜻일까?

<뉴욕타임스> 2012년 9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합참본부 지휘관들과 각 지역 야전사령관들이 워싱턴 디씨 남쪽 버지니아주에 있는 콴티코(Quantico) 해병대 기지에서 “전략토론회(Strategic Seminar)”를 가졌다. 2012년에 세 번째로 열린 전략토론회였다. 미국군 수뇌부 전원이 모여 하루 종일 전쟁전략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그 토론회장에는 농구장보다 더 큰 초대형 세계지도가 바닥에 설치되었고, 합참본부 지휘관들과 야전사령관들이 그 세계지도 위에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 전쟁시나리오를 검토하였다고 한다. 오늘 미국군은 스스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에 직면하였다”고 말한 마틴 뎀프시(Martin E. Dempsey) 합참의장의 발언은 전략토론회가 왜 열렸는지를 잘 말해준다.

전략토론회에서 어떤 전쟁시나리오가 검토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 담긴 중요한 정보에 눈길이 쏠린다. 그것은 앞으로 2017년까지 5년 안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군이 해외 어느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느냐 하는 문제와 상관없이, 미국 본토가 적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략토론회에서 뎀프시 합참의장은 “장차 우리 국토는 이전처럼 불가침영역(sanctuary)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였고, “우리는 미국 본토가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전략토론회에 참석한 익명의 미국군 지휘관은 “앞으로 5년 안에 일어날 미래의 전쟁에서 미국군이 어떻게 공격에 취약한지에 관한 불편한 문제들을 (전략토론회에서) 다루었다”고 말했다.

위의 정보가 말해주는 중요한 사실은, 미국 본토가 적의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미국군 수뇌부가 2012년 중반에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그에 대응한 전쟁전략을 토론하였다는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미국 본토가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왜 2012년 중반에 세 차례나 검토하였을까?

마틴 뎀프시가 제37대 합참의장에 취임한 때는 2011년 4월 11일이었으므로, 신임 합참의장이 미국군 전투준비태세를 혁신하려는 목적으로 2012년에 그처럼 강도 높은 전략토론회를 연이어 소집하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신임 합참의장의 군부혁신조치라고 보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심각하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미국군이 ‘전략적 변곡점’에 직면하였다고 말했는데, 변곡점이란 곡선이 올라가다가 갑자기 하락하는 점 또는 곡선이 내려가다가 갑자기 상승하는 점을 뜻하는 말이므로, 그가 언급한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말은 어떤 중대한 요인 때문에 미국의 전쟁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의 전쟁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킨 중대한 요인이란 무엇일까? 뎀프시 합참의장의 지적에 따르면, 그것은 미국 본토가 적의 공격을 받을 수 있게 된 위험한 상황을 뜻한다. 냉전체제가 해체된 이후에 그 어떤 나라도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난 20여 년은 이른바 ‘미국의 평화(Pax Americana)’가 실현된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평화’는 미국의 세계지배체제가 확립되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에서 그 체제에 감히 도전하는 반미세력과 반미정권을 압도적인 침공무력으로 짓밟아 체제안정을 유지해온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뎀프시 합참의장의 정세인식에 따르면, 미국 본토가 적의 공격위험에 노출되는 ‘전략적 변곡점’에 직면한 오늘 ‘미국의 평화’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 정세변화를 생각한다면, 미국군 수뇌부가 강도 높은 전략토론회를 세 차례 소집하여 새로운 전쟁시나리오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만도 하다.

지금 미국에 맞서 무력대치상태에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과 이란뿐인데, 이란의 공격목표는 미국 본토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페르시아만에 전진배치된 미국 해군 제5함대다. 이란이 유럽대륙과 대서양을 건너 미국 북동부 지역을 타격할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려면, 앞으로 상당한 개발기간이 요구된다. 이런 정황을 생각하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밖에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따라서 미국군 수뇌부가 세 차례 전략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올 인민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어떻게 막아내고, 북에게 어떤 보복공격을 가할 것인가 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100주년 인민군 열병행진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화성 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 6기가 8축16륜 초대형 자행발사대 6대에 각각 실려 등장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군 수뇌부가 전략토론회를 소집하였다는 사실이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그런데 이전에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몇 차례 논증한 것처럼, 미국 본토가 북의 전략적 타격을 받을 경우 미국은 그것으로 끝장이며, 따라서 무슨 전쟁시나리오 같은 것은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뎀프시 합참의장은 미국 본토가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고 말했으니, 어찌된 일일까?

미국군 수뇌부가 검토한 새로운 전쟁시나리오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아 그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뎀프시 합참의장이 전략토론회 결론에서 언급한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미국 본토 방어를 담당한 미국군 북부사령부(Northern Command)가 국토안전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연방수사국(F.B.I.), 그리고 다른 정부기관들과 함께, 해외주둔 미국군의 잠재적인 요구(potential demands)가 미국 국토안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부족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뎀프시 합참의장이 전략토론회 결론에서 언급한 북부사령부는, 미국 본토가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다른 연방정부기관들과 협력하여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습, 복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피해복구 지휘부’다.

적의 대량파괴무기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지키는 방어임무는 북부사령부가 아니라 전략사령부(Strategic Command)가 수행한다. 이를테면, 북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30여 분 안에, 치명적인 위험상황을 재빨리 포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가동하는 임무, 그리고 북에게 전략적 보복공격을 가하는 임무는 전략사령부가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미전쟁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사령부와 미국군 전략사령부의 운명적 대결이 될 것이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뎀프시 합참의장이 전략토론회 결론에서 북부사령부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정작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전략사령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전략토론회에서 검토한 새로운 전쟁시나리오에 관해 언론에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아서 그런 식의 보도기사가 나온 것일 뿐이지, 전략토론회의 실제 분위기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가 소집한 세 차례 전략토론회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은, 전략사령부의 역할과 임무를 어떻게 하면 더욱 강화하여 북미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이 북미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도는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된 인민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길밖에 없다. 만일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된 인민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여 단 한 번이라도 뚫리는 경우, 미국은 멸망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판이니, 전략토론회에서 미국군 지휘부가 미사일방어망에 의거한 새로운 전쟁시나리오를 집중적으로 검토하였으리라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외기권 요격체는 화성 13호 탄두를 격파할 수 있을까?

 미국은 미사일방어망을 가동하여 인민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북미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북미전쟁 분위기가 전례 없이 고조되고 있는 오늘, 극도로 예민한 이 물음의 답을 찾으려면, 미국이 실전배치한 미사일방어망의 요격능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다행하게도, 미사일방어망의 요격능력을 말해주는 중요한 정보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 뉴스>가 2013년 1월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비교적 상세히 알려주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이 개량형 외기권 요격체(Exoatmospheric Kill Vehicle)를 쏘아올리는 시험발사를 지난 1월 26일에 성공적으로 실시하였다고 한다.

외기권 요격체(EKV)란 적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격파미사일이다. 미국 레이시온(Raytheon)사가 개발하고 있는 외기권 요격체는, 미국 보잉(Boeing)사가 개발하고 있는 350억 달러짜리 지상배치 중고도 방어 프로그램(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Program)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그런데 미사일방어국이 지난 1월 26일 성공하였다고 밝힌 외기권 요격체 시험발사는, 미국 본토를 향해 초고속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모의탄두를 요격체를 발사하여 외기권에서 명중시킨 격파시험이 아니었다. 그 날 실시한 시험발사는 외기권 요격체가 대기권 밖으로 발사되어 미리 정해진 방향과 고도에 따라 궤도비행을 한 것뿐이었다. 미사일방어국이 2010년 12월에 실시했던 외기권 요격체 시험발사는 실패하였는데, 실패 여파 때문에 2년 동안 잠잠하다가 이번에 북이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서둘러 시험발사를 재개한 것이다.

그러나 외기권 요격체 시험발사 성공률은 이제껏 53%에 머물러 있다. 이것은 미사일방어국이 외기권 요격체 10기를 발사해도, 그 가운데 5기만 외기권에서 정해진 궤도를 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격체가 외기권에 올라가 정해진 궤도를 비행한다고 해서, 날아오는 미사일 탄두를 요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사일방어국이 시험발사한 외기권 요격체가 미사일 모의탄두를 외기권에서 격파한 성공사례는 없다.

위에서 언급한 <블룸버그 뉴스>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사일방어국은 지난 1월 26일에 발사한 것과 똑같은 개량형 외기권 요격체 10기를 알래스카주에 있는 포트 그릴리(Fort Greely) 기지에 실전배치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시험발사 성공률이 53%밖에 되지 않는 미완성 외기권 요격체 10기를 배치해두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미국이 얼마나 심한 공포를 느꼈으면, 그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요격체를 서둘러 배치해두고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 하였을까.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이 도달한 군사과학기술수준을 따져보면, 미사일방어국이 발사한 외기권 요격체 10기 가운데 한 발도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를 격파하지 못한다. 외기권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초속 7km 이상의 초고속으로 내리꽂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를 무슨 수로 격파할 수 있겠는가. 만일 ‘최후 결전’에서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사령부와 미국군 전략사령부의 운명적 대결이 벌어지는 경우,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사령부가 이길 것이라는 점은 그로써 자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2012년 9월 11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미국의 과학자들, 군사전문가들로 구성된 전국조사협의회(National Research Council)가 2년 동안 미사일방어망을 정밀검증한 239쪽 분량의 보고서에 관한 보도기사다. 그 보고서는 북이 서태평양에 있는 미국군 전략거점인 괌(Guam)을 타격할 중거리미사일밖에 실전배치하지 못하였다고 보는 오판을 전제로 하여 작성된 것인데도, 그 보고서의 결론은 미사일방어망을 가지고서는 북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를 요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사의 미사일 및 우주개발사업 부문 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전국조사협의회 공동의장인 데이빗 몬터그(L. David Montague)는 “미국이 경비문제와 실용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막대한 경비가 드는 미사일방어전략에 너무 오랫동안 힘써왔다”고 그 보고서에서 지적하였다.

북의 표현을 빌리면, ‘최후 결전’에서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철천지 원쑤 미제의 머리 우에 들씌울 멸적탄두”는 전략 핵탄두 아니면 초전자기파 탄두(super-EMP warhead)일 것이므로, 미국이 쏘아올린 요격체가 그 탄두를 미국 본토 상공에서 격파하는 순간 강력한 전자기파 폭풍이 미국 본토를 덮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미국 본토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대기권 밖의 우주공간으로 외기권 요격체를 쏘아올려 북의 탄두를 격파하려는 것이지만, 외기권에서 격파한다고 가정해도 전자기파 폭풍이 미국의 위성체계를 파괴할 치명적 위험이 있으므로, 미국이 북의 ‘최후 일격’을 피할 가능성은 그 어떤 경우에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외기권 요격체를 발사해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밖에 다른 방어책이 없으므로 외기권 요격체 개발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 뎀프시 합참의장이 전략토론회에서 말한 ‘전략적 변곡점’이란, ‘세계 최강’의 상승곡선을 타던 미국의 군사력이 2012년 4월에 북이 공개한 화성 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직격위험 앞에서 갑자기 하강곡선을 타게 된 변화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척 헤이글이 인준 청문회에서 꺼내놓은 세 마디 말

2013년 1월 31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진행된 국방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척 헤이글(Chuck T. Hagel)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에 관해 발언하였다. 연방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에 관해 발언한 것은 무심히 스쳐지나갈 일이 아니다. 그런데 척 헤이글 지명자의 대북관련 발언을 보도한 <AP통신> 기사에 따르면, 그는 이란의 핵개발 문제에 관해 답변하는 중에 대북관련 발언을 “덧붙였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보충설명이 요구된다.

중동의 깡패국가 이스라엘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미국 연방의회에 팽배한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바 있는데, 바로 그런 친이스라엘 분위기 때문에 연방의회의 시선은 언제나 이란-이스라엘 적대관계에 집중되고,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악의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척 헤이글 지명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진행된 그 날의 인준 청문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준 청문회에 나온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척 헤이글 지명자가 이란을 은근히 두둔하고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는듯한 인상을 풍겼던 그의 과거 발언을 들춰내어 물고 늘어졌다. 척 헤이글 지명자가 자신의 국방장관 자격문제를 검증하던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말싸움’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대북관련 발언을 불쑥 꺼내놓은 것은, 그가 국방장관에 임명되는 경우 미국의 친이스라엘-반이란 정책에서 혼선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의혹을 품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질문공세에 답변하던 중에 있었던 일이었다.

척 헤이글 지명자는 이란의 핵문제에 관해 답변하던 중에 왜 대북관련 발언을 불쑥 꺼내놓았을까? 지금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험은 이란-이스라엘 적대관계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 북측-미국 적대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 일깨워주기 위해 그가 대북관련 발언을 불쑥 꺼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척 헤이글 지명자가 그 자리에서 불쑥 꺼내놓은 대북관련 발언은 <AP통신> 보도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는데, “북이 위협을 넘어섰다. 북은 실질적인 핵강국이며, 아주 예측 불가능하다(North Korea is beyond a threat. It's a real nuclear power and quite unpredictable)”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험이 짤막한 세 마디 말 속에 압축되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정보자문이사회(Intelligence Advisory Board) 공동의장이며, 미국 국방부의 국방정책이사회 자문위원회(Defense Policy Board Advisory Committee) 위원인 척 헤이글이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상원의원들보다 대북정보에 더 정통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그가 세 마디 말로 압축한,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험을 풀어서 다시 서술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북이 위협을 넘어섰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미국이 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단계를 넘어서, 북의 공격을 받게 된 매우 위태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역대 미국 국방장관들 가운데 북의 위협에 대해 언급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북이 위협을 넘어섰다는 긴박한 사정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 이것은 척 헤이글 지명자가 북이 ‘대미 최후 결전’을 선포하고 개전준비를 완료한 오늘의 긴박한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임박한 북의 제3차 핵실험은 미국을 겨냥한 북의 위협이 아니라, 그런 위협수준을 넘어서 ‘대미 최후 결전’을 개시하기 위한 대외적 ‘명분쌓기’라는 사실을 그가 간파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북의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를 범죄시하면서 유엔안보리를 동원해 대북제재를 추가하는 결의를 채택한 미국의 적대행위는 ‘대미 최후 결전’ 준비를 완료한 북을 제3차 핵실험으로 떠밀었고, 북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면, 미국은 그것을 또 다시 걸고 들면서 적대행위를 추가할 것이 분명하다. 북미적대관계가 그렇게 단계적으로 악화되면, 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맞서 ‘최후 결전’을 벌일 대외적 명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그런 식으로 개전에 다가서는 중이다. 그러므로 “북이 위협을 넘어섰다”는 척 헤이글 지명자의 발언은, 지금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조국통일대전’ 개전 분위기를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둘째, “북은 실질적인 핵강국”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남측 수구언론매체들은 이 영어문장을 번역할 때 누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는 영어단어를 핵보유국이라고 번역해 기사화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척 헤이글 지명자가 사용한 누클리어 파워라는 영어단어는 핵강국으로 번역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국제사회에서는 핵보유국(state with nuclear weapons) 또는 핵무장국(nuclear-armed state)이라는 개념과 핵강국(nuclear power)이라는 개념을 엄격히 구별하여 쓴다. 예컨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핵보유국 또는 핵무장국이지만, 핵강국은 아니다.

그런데 척 헤이글 지명자는 북을 가리켜 왜 핵보유국 또는 핵무장국이라 하지 않고 핵강국이라고 하였을까? 그 날 인준 청문회에 앉아있었던 군사위원회 소속 상원의원들보다 군사정보에 훨씬 더 정통한 그가 이란의 핵개발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놓고 ‘말싸움’이 벌어진 자리에서 핵강국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해 헷갈려 썼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척 헤이글 지명자는 북을 가리켜 그냥 핵강국이라고 하지 않고, “실질적인(real) 핵강국”이라고 한층 더 명료하게 언명하였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가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5대 핵강국이라면, 북은 국제사회에서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핵강국이라는 사실이 그 발언에 담긴 뜻이다. 오늘 국제사회에서 북이 차지하고 있는 제6핵강국 지위를 정확하게 지적한 발언으로 들린다.

기존 5대 핵강국과 어깨를 겨루며 세계무대에 등장한 제6핵강국이 ‘대미 최후 결전’을 선포하고, 결전실행단계에 다가서고 있으니, 척 헤이글 지명자가 어찌 “북이 위협을 넘어섰다”는 긴박한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셋째, “북은 아주 예측불가능하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미국이 대북군사정보에서 무력하다는 뜻이다. 대비하여 말하자면, 이스라엘과 미국을 겨냥한 이란의 군사행동은 미국이 사전에 예측할 수 있지만,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북의 군사행동은 미국이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척 헤이글 지명자가 공식석상에서 인정한 것이다.

미국이 자기를 겨냥한 북의 군사행동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척 헤이글 지명자의 말은, 인민군의 군사적 기만전술과 은폐전술이 뛰어나고, 기습타격력과 전쟁수행력이 강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산악지대에 은폐된 작전갱도에서 불시에 밖으로 튀어나온 자행발사대가 미국 본토를 향해 화성 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지, 아니면 해안에 은폐된 갱도기지에서 불시에 바다로 나온 전략잠수함이 미국 본토에 은밀히 접근하여 화성 10호 수중발사 전략미사일을 발사할지 미국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 그것만이 아니라, 인민군이 미국 본토를 기습공격으로 들이치게 될지 아니면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의 기지를 기습공격으로 들이치게 될지 미국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민군이 사전공격징후를 적국에 전혀 노출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한 인민군의 공격이 적을 혼란에 빠뜨릴 만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척 헤이글 지명자가 인준 청문회에서 “북은 아주 예측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그가 북의 전쟁전략을 알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의 ‘최후 결전’, 미국의 ‘최종 선택’

2012년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세 차례 소집된 전략토론회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2015년까지 5년 안에 미국의 본토가 공격을 받는 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전쟁시나리오를 검토하였지만, 북의 ‘대미 최후 결전’ 선포는 미국군 수뇌부의 전쟁시기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만일 미국이 상황을 오판하여 북의 ‘최후 결전’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경우, 미국이 입게 될 전쟁참화는 척 헤이글 지명자의 표현대로 “아주 예측불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최후 결전’ 준비를 완료한 제6핵강국과 전쟁을 벌였다가는, 미국이 멸망의 길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북미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도 전쟁피해를 피할 수 없지만, 미국이 입게 될 전쟁참화는 북이 입게 될 전쟁피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고 참혹할 것이다. 북은 전쟁피해를 복구할 수 있지만, 미국이 전쟁참화를 입으면 미국의 국운은 그것으로 끝난다.

이처럼 긴박해진 현재 상황은 미국에게 한 가지 ‘최종 선택’밖에 주어지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지금 미국이 북의 ‘최후 결전’을 앞두고 직면한 ‘최종 선택’이란 다른 게 아니라 종전이다. 전쟁도 아니고 종전도 아닌, 제3상태 곧 정전은 더 이상 미국의 선택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북의 ‘최후 결전’이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미국은 60년 묵은 한반도 정전상태를 평화협정 체결로 종식해야 하는 ‘최종 선택’의 막판에 내몰린 것이다. 그 ‘최종 선택’의 막판은 237년을 헤아리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심중한 판단과 결정을 요구하는 초긴장 상황이기도 하다.

북은 이미 ‘대미 최후 결전의 문지방’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2013년 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월 29일 북에서는 전시작전갱도를 임의의 시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쟁준비를 완료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고, 당과 국가의 고위급 간부들이 집무실에서 숙식하며 24시간 최고사령관 명령을 대기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북이 지난 1월 29일부터 이미 전투동원태세에 돌입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2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하였다. 회의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케트군을 비롯한 대련합부대의 지휘성원들이 참가하였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회의에서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는 데서 강령적 지침으로 되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투동원태세를 명령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그 회의에서 ‘중요한 결론’을 내린 것은, 60년 묵은 미국과의 악연을 이번에 기어이 끊어버릴 ‘최후 결전’ 결심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을 압박하려는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위해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소집되었다는 <연합뉴스> 추측보도는, 북의 ‘대미 최후 결전’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가 빚어낸 오보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상황은 긴박하다. 60년 묵은 한반도 정전상태를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최종 선택은 이제 미국이 해야 한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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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3

500배 더 큰 강적과 맞붙을 '최후 결전'

[한호석의 개벽예감] (48)
자주민보 2013년 02월 0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인구대국, 영토대국, 경제대국, 기술강국, 핵강국에 단독으로 맞서다

지구 위에 수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없다. 만일 어떤 나라가 미국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미국의 군사적 보복을 받고 멸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감히 미국과 맞설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제사회에 퍼져있는 ‘불문율’이며, 바로 그 ‘불문율’ 위에 미국의 세계지배체제가 존립하는 것이다.

지난날 소련이나 중국이 각각 미국과 정면으로 맞선 ‘냉전’이라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런 시기는 지나간 지 오래되었다. 오늘 러시아나 중국은 미국과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미국과 상호의존도를 높이고 있으며, 미국도 그 두 대국과 전쟁을 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과 전쟁을 벌여 반드시 결판을 지으려는 나라가 지구 위에 있으니, 북이 바로 그런 전쟁결심을 가진 나라다. 북이 미국과 전쟁을 벌여 결판을 짓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무심히 대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게 공언한 것만으로도 북은 국제사회의 ‘불문율’을 깨뜨리고 미국이 지배해온 ‘세계질서’를 용납하지 않는 특별한 나라라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만일 북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날에는 미국을 이기기는커녕 되레 화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우려할 만도 하다. 왜냐하면, 물량적으로 비교해보면 북의 국력과 미국의 국력이 너무 큰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북의 국력과 미국의 국력을 물량적 측면에서 대비하면, 미국은 북을 완전히 압도한다.

인구수를 대비하면, 2012년 7월 현재 북측 인구는 2,458만 명이고 미국 인구는 3억1,384만 명이므로, 미국은 북보다 13배나 더 많은 인구를 가진 인구대국이다. 영토 넓이를 대비하면, 북은 12만 평방미터이고 미국은 982만 평방미터이므로 미국은 북보다 82배가 넓은 영토대국이다.

또한 국가경제규모를 대비하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대폭 줄여서 추산한 대로라면 2011년도 북의 국내총생산(GDP)은 400억 달러이고,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15조 달러이므로, 미국은 경제규모에서 북보다 무려 375배나 큰 경제대국이다.

비교해야 할 부문이 더 있다. 과학기술 발전수준을 보여주는 우주개발부문을 대비하면, 북은 2012년 12월 12일 첫 자국산 실용위성을 발사하였고, 미국은 1958년 1월 31일 첫 자국산 실용위성을 발사하였으니, 미국은 우주개발부문에서 북보다 무려 54년이나 앞선 기술강국이다. 게다가 2013년 1월 현재 미국의 위성은 1,110기이고, 북의 위성은 1기뿐이니, 위성보유수량에서는 북이 미국의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또한 군사부문에서 결정적인 요소인 핵무장력을 대비해도 북은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다. 북은 1998년 5월 30일에 처음으로 파키스탄에서 비공식 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은 1945년 7월 16일에 첫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니, 핵무기 개발 부문에서 미국은 북보다 무려 53년이나 앞섰다. 북이 실시한 핵실험은 비공식 1회, 공식 2회를 합해 3회 뿐인데, 미국이 실시한 핵실험은 1,054회나 되므로, 미국은 북보다 351배나 더 많이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5,113기이고 북측이 보유한 핵탄두는, 실제로는 훨씬 더 많겠지만 미국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약 10기밖에 되지 않는다니, 이런 추산대로라면 미국은 북보다 511배나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핵강국이다.

위에 열거한 각종 비교지표들이 말해주는 대로, 어떤 부문을 대비해 봐도 북은 미국과 도저히 전쟁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북은 미국과 전쟁을 벌여 반드시 결판을 지으려 하고 있으니, ‘초강대국’과 단독으로 맞붙어 최후 결전을 벌이려는 북의 배짱과 용맹이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경이적이다. 자기보다 500배나 더 큰 강적과 최후 결전을 벌이려는 북의 전쟁결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전쟁결심은 아무 때나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더욱이 ‘최강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과 전쟁을 하려는 결심을 내리는 경우에는 더욱 더 그렇다.

주목하는 것은, 전쟁결심이란 전쟁에서 이길 승산을 면밀히 따져보고 나서 승산이 확실하다고 판단할 때 그럴 때 비로소 내릴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으로 미국과 결판을 지으려는 전쟁결심을 표명한 것은, 북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승산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승산도 없는데, 전쟁결심을 내릴 리는 만무하다.

그런데 대북정보를 심층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엉터리 언론보도만 들어온 사람들은 거꾸로 생각하기 쉽다. 그들은 북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가망이 없다고 단정하면서, 북이 미국과 결판을 지으려는 전쟁결심을 표명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여 북미양자협상에 끌어내려는 의도에서 전보다 좀 더 강경한 어조로 표명한 대미압박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중에 어떤 사람은 북이 전략적 오판으로 미국과 전쟁을 벌여 화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북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힌 나머지 북미적대관계의 현실을 거꾸로 바라보는 오판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을 결심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북미군사상황을 전략적으로 오판한 것은 더욱 아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결심은 북이 미국과 싸워서 이길 확실한 승산을 따져보고 내린 확고한 결심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북이 자기보다 500배나 더 큰 강적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이길 것으로 믿는 확실한 승산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북이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이길 승산은 이런 것이다

전쟁관과 전쟁전략에 관해 북이 서술한 보도기사들을 분석하면, 북이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이길 승산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사실에서 돋보인다.

첫째, 북은 사상전에서 미국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사상전에서 이겼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2012년 1월 19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미국군 자살률은 10만 명 중에 24.1명인데, 이것은 미국군이 하루에 1명씩 자살한 충격적인 자살률이다. 또한 2010년에 미국군이 저지른 성범죄는 1,313건이었고, 흉악범죄는 28,289건이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2011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에 미국 공군에 복무 중인 여군 가운데 18.9%가 성폭행을 당했다.

2011년 1월 25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에 미국군의 마취제 처방건수는 370만 건이고, 진통제 처방건수는 350만 건이고, 2005년부터 2009년 사이에 약물남용장애에 걸린 미국군은 40,000명이고, 약물남용으로 군복무가 불가능한 미국군이 매월 평균 250명씩 병원에 들어간다.

<AP통신> 2010년 8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인격장애에 걸려 퇴역한 미국군은 매년 평균 1,000명에 이르렀고, 외상후 장애증후군(PTSD)에 걸려 퇴역한 미국군은 2008년에 14,000명에 이르렀고 2009년에는 17,000명으로 늘었다. 에릭 슈메이커(Eric B. Schoomaker) 당시 미국 육군 의무감은 “2005년부터 정신질환으로 입원하는 미국군이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2010년 9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동원된 미국군 가운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66%, 외상후 장애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13%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10년 3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미국군이 2007년 현재 1개 여단(3,500명)마다 391명(11%) 씩이나 나왔는데, 2009년에는 567명(16%)으로 늘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2011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07년의 경우, 미국군 4,698명이 탈영하였는데, 이것은 전체 군병력 가운데 1%가 탈영한 것이다. 그 가운데 캐나다로 탈출한 미국군 탈영병은 2008년 현재 약 200명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만 보더라도, 미국군의 사상정신에서는 악취가 풍겨나고 있으며, 그런 썩은 사상정신이 그들의 신체도 약체화시킨 것은 당연한 결과다. <뉴욕타임스> 2010년 8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미국 육군 훈련소의 경우, 기초체력에 미달한 훈련병 비율이 20%에 이르렀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2009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비만과 과체중에 걸린 미국군은 68,786명이다. <텔레그래프> 2010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은 기초체력이 떨어진 허약한 신입병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체력단련에서 8km 구보와 총검술을 제외시키는 대신 근육강화훈련과 민첩행동강화훈련을 도입하였다. 이처럼 사상정신적으로 썩고, 기초체력마저 허약해진 한심한 군대가 어떻게 북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북에서 말하는 ‘주체의 군사사상’에 따르면, 전쟁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은 군대의 사상정신인데, 북은 사상전에서 미국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북에서 말하는 사상전 측면을 대비하면, 미국군은 위에 열거한 자료들이 말해주는 대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사상전의 ‘오합지졸’이므로, 인민군은 그런 미국군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둘째, 북은 두뇌전에서 미국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두뇌전에서 이겼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여기서 말하는 두뇌전이란, 야전지휘관들이 적군을 제압할 기발한 전법을 많이 개발하여 이를 실전에 정확히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 두뇌전을 잘 하려면 야전지휘관들이 평시에 머리를 써서 자기들의 전투환경에 맞는 다양한 전법을 개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미국군 야전지휘관들은 두뇌전 준비는 고사하고 줄줄이 지위강등이나 불명예 퇴역을 당하는 한심한 처지에 있다. <AP통신> 2013년 1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년 동안 미국군 장성급 지휘관들 가운데 “적어도 30%”가 성희롱, 간통, 부적절한 성관계 등으로 지위강등조치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 2011년 6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성희롱이나 부적절한 성관계로 불명예 퇴역을 당한 미국 해군 함장은 9명, 알코올 중독으로 불명예 퇴역을 당한 함장은 3명, 그 밖의 다른 위법행위로 불명예 퇴역을 당한 함장은 2명이다. 같은 기간에 정식으로 퇴역한 함장은 29명이었는데, 불명예 퇴역을 당한 함장이 14명이나 된 것이다. 미국 육군과 공군에서 불명예 퇴역을 당한 야전지휘관들이 얼마나 많은지 공개되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해군에서 불명예 퇴역을 당한 야전지휘관이 그처럼 많다면, 육군이나 공군도 그와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미국군은 야전지휘관들만이 아니라 사병들도 지능수준이 낮아서 설령 두뇌전에 의거한 전투명령을 내려도 그런 명령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할 한심한 처지에 있다. <AP통신> 2010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입대를 앞두고 실시되는 입대 필기시험에서 고교졸업생 25%가 해마다 낙방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군 입대 필기시험이란 “2 더하기 X가 4라면, X는 얼마인가?” 하는 식의 초등학교 저학년 산수문제들과 아주 간단한 독해능력을 측정하는 것인데, 3시간 동안 99개 문제 가운데 31개만 맞추면 통과하는 저급한 지능측정시험이다. 그런 지능측정시험에서도 떨어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런 저급한 지능측정시험을 통과하여 입대한 사병들의 지능수준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미국군 사병들의 저급한 지능은 평소에 그들의 무기관리업무에서 심각한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2008년 6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미국군의 핵무기 관리상황을 점검했더니 핵무기 부품 수 백 개를 잃어버리고 찾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외부에 밝혀지지 않은 분실수량까지 가산하면, 사라진 핵무기 부품이 1,000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능이 낮은 미국군 사병들이 국가안보를 좌우할 전략무기인 핵무기의 부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그처럼 무수히 잃어버리고 있으니, 다른 전술무기들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관리상황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미국군 야전지휘관들이 두뇌전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휘하의 사병들마저 그처럼 낮은 지능을 가졌으므로, 미국군이 두뇌전에서 인민군을 당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셋째, 북은 담력전에서 미국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담력전에서 이겼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제아무리 강력한 전략무기를 배치하였어도, 막상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야전지휘관들이 그 전략무기를 쓸 만한 담력을 갖지 못했다면, 그들의 전략무기는 적국을 위협하는 용도 이외에 쓸모가 없다.

그러면, 전 세계에서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군 야전지휘관들의 담력은 얼마나 강할까? 그들의 담력을 측정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군 소식지 <성조> 2013년 1월 25일 보도에 나온 주한미국군사령관 제임스 서먼(James Thurman)의 발언을 들어보면 미국군 야전지휘관들의 담력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그는 2013년 1월 23일 서울 용산기지에서 진행된 기지주둔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미국군은 (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시기(period of high vulnerability)에 있다. 나는 누구에게 공포감을 주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12월 12일에 일어난 일은 여기 상황을 바꿔놓았다. (줄임) 나는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지만, 다시 지적할 것은 저기 군사분계선 북쪽에 위험한 사람(a dangerous man)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정말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서먼 사령관이 말한 ‘12월 12일에 일어난 일’이란 북이 광명성 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을 뜻하고, ‘군사분계선 북쪽에 있는 위험한 사람’이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뜻한다. 인민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미국의 대장급 야전사령관이 북의 인공위성 발사소식을 듣고 놀라 그처럼 겁을 집어먹고 공식석상에서 나약한 소리를 늘어놓았으니, 미국군이 인민군과의 담력전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전투현장에서 발휘되는 용맹은 전투주체의 담력에서 나오는 것이며, 담력은 적과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는 사생결단을 각오하였을 때 생기는 법이다. 그러므로 담력전이란 사생결단의 전략무기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전쟁개념이다.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북은 오래 전부터 담력전이라는 독특한 전쟁개념을 내오고, 담력전을 위한 실전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북은 사생결단의 전략무기를 대미위협용으로 배치해둔 게 아니라, 미국과의 ‘최후 결전’에 쓰기 위해 실전배치해두었다. 다시 말해서, 북이 말하는 ‘최후 결전’이란 미국을 단숨에 굴복시키기 위해 사생결단의 전략무기로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하는 담력전의 총공격인 것이다.

미국이 북보다 511배나 많은 핵무기를 쌓아놓고 있어도, 미국의 전쟁지휘부가 북의 전쟁지휘부와 맞붙은 담력전에서 지면 그 많은 핵무기들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미국이 담력전에서 패하면, 북의 기습적인 전략타격을 받고 결국 굴복하게 될 것이다.

북의 ‘최후 결전’에 등장할 강력한 전략공격무기가 있다

위에서 논한 사실을 생각하면, 미국군에게는 자기들의 우수한 전략무기밖에 믿을 만한 게 없다는 점이 자연히 드러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오로지 전략무기에만 의존하여 북과 맞붙어야 할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이 과도한 군사비 지출로 국가재정이 파산당할 위태로운 ‘재정절벽’에 밀려갔는데도 전략무기 유지와 개발에 무조건 매달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미국이 전략무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만일 북이 미국의 전략무기에 맞설 강력한 전략무기를 만들어내는 경우 북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능히 이길 수 있다는 점이 자명해진다.

미국에 맞설 북의 강력한 전략공격무기란 어떤 것인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두 가지 전략공격무기는, 적이 방어하기 힘든 전략미사일과 전략잠수함이다. 북의 군사정보에 정통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북은 전략미사일과 전략잠수함을 자력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군사강국들이 보유한 전략미사일과 전략잠수함과 똑같은 전략미사일과 전략잠수함을 북이 그대로 실전배치하였다면, 그것으로는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이다. 북이 물량적으로 자기보다 500배나 큰 강적을 꺾어야 할 ‘최후 결전’에서 필요한 것은, 다른 군사강국들이 갖지 못한 특수한 전략미사일과 강력한 전략잠수함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과 맞붙을 ‘최후 결전’을 앞둔 북에게는 초전자기파 탄두(super-EMP warhead)를 장착한 특수한 전략미사일, 그리고 적진에 은밀히 접근하여 그런 가공할 전략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전략잠수함이 필요하다. 북이 초전자기파 탄두를 장착한 특수한 전략미사일과 그 미사일을 발사할 강력한 전략잠수함을 실전배치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으므로, 재론을 피한다.

싸움을 해본 사람이 싸움이 무엇인지 안다는 말이 있듯이, 전쟁을 해본 나라가 전쟁이 무엇인지 아는 법이다. 북은 60여 년 전 미국과 격렬한 전쟁을 벌인 경험을 가진 나라다. 당시 미사일은 한 발도 없었고, 미사일이라는 말조차 알지 못했던 북은 ‘세계 최강 무력’이라고 자처하던 미국군과 3년 동안 결사전을 벌여 그들의 북진을 저지하였다.

그런 결사전 경험을 가진 북은 60년이 지나도록 미국의 반평화적 책동으로 종전에 이르지 못한 그 전쟁을 기어이 승리로 끝낼 ‘최후 결전’을 준비하고 대기하는 중이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사상전, 두뇌전, 담력전에서 이미 미국군을 압도적으로 이긴 인민군은 미국군을 단숨에 굴복시킬 위력적인 전략공격무기들을 실전배치해놓고 최고사령관의 총돌격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북이 말하는 ‘승전사상’을 단지 선전구호로 오인하거나, 인민군이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했다는 말을 빈말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북의 역사가들은 앞으로 100년 뒤 세계사의 첫 갈피에 이런 역사적 사실이 쓰여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조선이라는 동방의 사회주의나라가 자기보다 500배나 더 강한 국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던 제국주의초강국 미국에 맞서 기상천외한 전법으로 전쟁을 벌여 미국을 단숨에 굴복시키고, 21세기 세계질서를 바꿔놓았다. 이런 세계사적인 변혁은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2013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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