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9년 11월 0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3세대 국방과학자들이 개발한 초강력 방사포
2. 시험사격에서 나타난 방사포의 특징들
3. 사격정확도 높은 방사포를 개발한 이유
4. 해답의 열쇠는 사격시차에 들어있다
5.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 탑재될 핵방사포
1. 3세대 국방과학자들이 개발한 초강력 방사포
2019년 10월 31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당일 오후 4시 35분경과 38분경 평안남도 순천에서 동해 상공으로 발사체 2발이 발사되었다고 한다. 올해 들어 조선에서는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를 이미 11차례나 쏘는 시험사격이 연속 진행되어왔고, 그날에는 12번째 시험사격이 진행되었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12번째 시험사격에 대해서도 이전에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여러 성능지표들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거나 낮게 평가하였다. 하지만 진실은 시간이 좀 늦어지더라도 세상에 알려지기 마련이다.
한국군 합참본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0월 31일 조선에서 발사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370km, 비행고도는 약 90km인 것으로 탐지되었다고 한다. 지난 8월 24일 조선에서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의 비행거리는 약 380km, 비행고도는 약 97km로 탐지되었고, 지난 9월 10일에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의 비행거리는 약 330km, 비행고도는 약 50~60km로 탐지되었다. 이런 사실을 보면, 지난 10월 31일 조선에서 초대형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8월 2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월 24일 초대형 방사포 제1차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정말 대단한 무기라고, 우리의 젊은 국방과학자들이 한번 본적도 없는 무기체계를 순전히 자기 머리로 착상하고 설계하여 단번에 성공시켰는데 총명하다고, 큰일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높이 평가한 것처럼, 조선의 젊은 국방과학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방사포를 자력으로 연구, 개발, 완성하였다. 초대형 방사포를 만들어낸 조선의 젊은 국방과학자들은 누구일까?
2013년 6월 4일 나는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중무장전시실을 참관하면서 조선에서 생산된 각종 방사포들을 살펴보았는데, 조선이 1968년에 자체로 개발한 첫 방사포가 200mm 4관 방사포였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고, 조선이 각종 방사포를 개발해온 역사가 장장 50년에 이른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 조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각종 방사포를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올해 초대형 방사포를 만들어낸 그들은 조선국방과학원에서 근무하는 3세대 국방과학자들인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올해 두 종의 신형 방사포를 각각 성공적으로 시험사격하였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지난 7월 31일에 시험사격한 것은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이고, 지난 8월 24일에 시험사격한 것은 새로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대구경조종방사포는 조선국방과학원 2세대 국방과학자들이 개발한 것이고, 초대형 방사포는 조선국방과학원 3세대 국방과학자들이 개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올해 개발된 대구경조종방사포는 400mm 6관 방사포이고, 올해 개발된 초대형 방사포는 600mm 4관 방사포다. 조선은 2014년에 300mm 8관 방사포를 실전배치하였는데, 그로부터 5년 뒤 300mm 방사포보다 구경이 2배 더 큰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만들어냈다. 이런 사실만 보더라도, 조선국방과학원이 비약적인 속도로 신형 방사포를 개발해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 1>
2013년 6월 4일 내가 참관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중무장전시실에는 지난 시기 조선이 자체로 개발한 8종의 방사포들이 전시되었는데, 거기에 더하여 올해 2종의 신형 방사포가 더 개발되었으니 조선은 모두 10종의 방사포를 보유한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조선이 자체로 개발해온 10종의 방사포를 개발시기순으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968년식 200mm 4관 방사포
1973년식 122mm 30관 방사포
1973년식 122mm 40관 방사포
1984년식 240mm 12관 방사포
1984년식 240mm 18관 방사포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
1990년식 240mm 22관 방사포
2013년식 300mm 8관 방사포
2019년식 400mm 6관 방사포
2019년식 600mm 4관 방사포
위에 열거한 10종의 방사포들 가운데 300mm 8관 방사포, 400mm 6관 방사포, 600mm 4관 방사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개발된 대구경 방사포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방사포개발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올해 개발한 400mm 6관 방사포와 600mm 4관 방사포는, 2016년 5월에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무력건설포병현대화 전략적 방침에 따라” 개발된 초강력한 방사포들이다. 400mm 6관 방사포는 구경이 300mm에서 400mm로 커진 것은 물론이고 저고도수평비행능력, 변칙비행능력, 정밀타격능력을 두루 갖춘 초강력한 방사포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도 조선이 개발한 400mm 6관 방사포의 공격을 방어하지 못한다. 400mm급 대구경 방사포를 보유한 나라는 세계에서 조선, 중국, 파키스탄이다. 그런데 파키스탄이 보유한 400mm 방사포는 발사관이 4문인데, 조선이 올해 개발한 400mm 방사포와 중국이 보유한 406mm 방사포는 발사관이 각각 6문씩이다.
그러면 조선국방과학원 3세대 국방과학자들이 개발한 600mm 4관 방사포는 얼마나 더 위력적인 무기인가?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방사포는 “거대한 전투적 위력”을 가진 무기라고 한다. 600mm 초대형 방사포가 출현한 것으로 하여 방사포와 미사일의 경계가 무너졌다. 그래서 어떤 군사전문가들은 대구경 방사포를 단거리미사일로 분류하기도 한다. 600mm급 초대형 방사포를 보유한 나라는 세계에서 조선과 미국뿐이다. 미국이 보유한 610mm 방사포는 발사관이 2문인데, 조선이 개발한 600mm 방사포는 발사관이 4문이다.
이렇게 비교하면, 조선의 대구경 방사포 및 초대형 방사포가 다른 나라의 대구경 방사포 및 초대형 방사포에 비해 발사관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발사관이 많을수록 파괴력은 더 강해진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개발된 600mm 방사포를 가리켜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 또는 “세상에 없는 주체병기”라고 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8대 방사포강국의 각종 방사포들을 구경이 큰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나라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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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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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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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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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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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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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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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방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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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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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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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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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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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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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M542
토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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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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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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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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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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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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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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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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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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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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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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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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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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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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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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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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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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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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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즈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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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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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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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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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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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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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m
방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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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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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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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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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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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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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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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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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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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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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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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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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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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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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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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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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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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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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140
에이태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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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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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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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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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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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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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방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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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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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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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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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m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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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험사격에서 나타난 방사포의 특징들
방사포의 첫 번째 특징은 빠른 기동력에 있다. 방사포는 구조가 간단하고, 가벼워서 고속기동전에 아주 적합하다. 방사포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에 탑재된 것으로 하여 고속기동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고속기동전을 중시하는 조선인민군은 모든 타격수단들에 엔진과 바퀴를 달아놓고, 전시에 매우 빠른 속도로 진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이것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한미연합군을 고속기동전으로 제압하여 전쟁을 72시간 만에 끝내고 전쟁피해를 극력 줄이려는 초단기속결전략에 따라 각종 신속공격무기체계들을 집중적으로 실전배치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국방과학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초강력한 방사포를 개발하는 사업에 힘을 집중해온 까닭을 알 수 있다.
2019년 8월 2일 새벽에 진행된 400mm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포차의 전투전개시간을 측정하시며 대구경조종방사포체계의 운영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료해하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나타난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사포병들에게 사격명령을 내리고, 그들이 방사포를 사격지점까지 이동시켜 사격준비를 마친 시간을 직접 측정하였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사포의 작전기동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포차라는 것은 무엇인가? 남측에서는 발사차량이라는 말로 통칭하지만, 북측에서는 방사포를 탑재한 차량을 포차라고 부르고,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을 발사대차로 부르면서 양자를 구분한다. 포차에 실린 포대와 발사대차에 실린 발사대는 다른 것이므로, 서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방사포를 탑재한 각종 포차들 가운데는 바퀴가 달린 포차도 있고, 무한궤도가 달린 포차도 있다. 방사포를 탑재한 조선의 포차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을까? 조선에서 그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으므로, 다른 나라의 포차들과 비교하면서 추산하는 수밖에 없다.
로씨야련방군이 운용하는 9A52-4 토르나도 방사포를 탑재한 자국산 4축8륜 KAMAZ-740 포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다.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용하는 웨이쉬-3 방사포를 탑재한 자국산 4축8륜 TAS 포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80km다. 이란혁명수비군이 운용하는 파즈르-5 방사포를 탑재한 도이췰란드산 3축6륜 머씨디즈-벤즈 2631 포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다.
조선이 생산한 각종 포차들 가운데는 300mm 방사포를 탑재한 3축6륜 포차도 있고, 600mm 방사포를 탑재한 4축8륜 포차도 있다. 로씨야련방군, 중국인민해방군, 이란혁명수비군이 각각 운용하는 포차들과 비교하면, 조선에서 생산된 300mm 방사포를 탑재한 3축6륜 포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고, 600mm 방사포를 탑재한 4축8륜 포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8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2>
조선이 생산한 각종 포차들 가운데 400mm 방사포를 탑재한 포차는 무한궤도가 달린 포차다.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것을 보면, 그 무한궤도 포차는 앞쪽에 향도바퀴 1개, 중간에 지탱바퀴 8개, 뒤쪽에 추동바퀴 1개가 달렸는데, 최고속도는 시속 6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각종 전차의 최고속도가 시속 60km다.
400mm 방사포를 탑재한 조선의 무한궤도 포차는 전시에 미국 정찰위성을 피해 산속에 들어가 자신을 은폐할 수도 있고, 전시에 파괴된 잔해들이 널린 도로에서도 기동할 수 있으며, 수심이 얕은 하천에서 도하장비가 없이 수중도하를 할 수 있다.
방사포의 두 번째 특징은 연발사격에 있다. 연발식 방사포는 짧은 시간에 여러 발을 사격할 수 있으므로, 기습타격전과 연속타격전에 아주 적합하다. 연발식 방사포는 단발식 탄도미사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한다. 연발사격이야말로 방사포의 위력을 극대화하는 한다.
2019년 9월 1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월 10일 600mm 방사포 제2차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련발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시였다”고 한다. 그런 평가에 따라 2019년 10월 31일에 진행된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은 포탄 2발을 3분 간격으로 한 발씩 쏜 연발사격시험이었다. 그에 비해, 지난 8월 24일에 진행된 600mm 방사포 제1차 시험사격에서는 포탄 2발을 15분 간격으로 쏘았고, 지난 9월 10일에 진행된 600mm 방사포 제2차 시험사격에서는 포탄 2발을 19분 간격으로 쏘았다.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에서 연발사격성능이 검증되었다. 3차에 걸친 시험사격에서 600mm 방사포의 각종 성능이 전반적으로 검증되었으므로, 앞으로 시험사격은 없을 것이다.
3. 사격정확도 높은 방사포를 개발한 이유
방사포의 세 번째 특징은 밀집사격에 있다. 방사포는 포탄을 쏘아 목표물 한 개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포탄을 연속으로 쏘아 넓은 면적을 초토화한다. 재래식 화력으로 넓은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적인 무기는 방사포밖에 없다. 방사포의 특징은 단발식 조준사격이 아니라 연발식 밀집사격에 있다.
그런데 방사포의 특징이 밀집사격에 있다고 보는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조선에서 벌어졌다. 2019년 9월 1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월 10일 600mm 방사포 제2차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초대형 방사포무기체계는 전투운영상 측면과 비행궤도특성, 정확도와 정밀유도기능이 최종검증되였다”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정확도는 사격정확도를 뜻한다. 정밀유도기능을 가져야 사격정확도가 높아지므로, 정밀유도기능을 가진 방사포는 자연히 사격정확도가 높아져 정밀사격기능을 갖게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국방과학원이 이번에 개발한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연발사격만이 아니라 조준사격도 할 수 있어서 사격정확도가 매우 높은 방사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방사포의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밀집사격이므로, 600mm 방사포는 사격정확도가 높지 않아도 되는데, 왜 사격정확도가 높은 방사포를 만든 것일까?
한반도는 작전반경이 넓지 않기 때문에 군사시설이 비군사시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이 전시에 비군사시설에 부수적 피해를 주지 않고 군사시설만 족집게식으로 선별하여 공격, 파괴하려면 사격정확도가 높은 무기를 가져야 한다. 예컨대,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한 기존 방사포는 밀집사격을 하는 무기이므로, 전시에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서울을 공격할 때 혹심한 부수적 피해가 일어나게 되어 도시공격에 섣불리 사용하기 힘들다. 그러나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신형 방사포는 정밀유도기능을 가졌고, 조준사격을 할 수 있으므로, 전략거점들만 선별하여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고 정밀사격으로 파괴할 수 있다. <사진 3>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1차 공격대상은 주한미국군의 전략거점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전후방에 흩어져있던 주한미국군기지들을 통폐합하여 집결시킨 경기도 평택의 군사기지가 최우선 공격대상으로 될 것이다. 4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택미국군기지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건설한 해외군사기지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므로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평택미국군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전쟁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중대한 요인으로 된다.
그런데 평택미국군기지에는 군사시설만이 아니라, 비군사시설도 있다. 이를테면, 주한미국군 가족들이 생활하는 거주구역이 있고, 주한미국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가 5개소가 있고, 교회가 5개소가 있으며, 병원, 상가건물, 체육시설도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평택미국군기지에 있는 비군사시설들과 기지 밖의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군사시설들만 선별하여 파괴하려면, 조준련발사격으로 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사용해야 한다. 정밀유도기능을 가진 기존 탄도미사일은 조준사격으로 쏠 수 있어도 연발사격으로 쏘지는 못하고, 밀집사격기능을 가진 기존 방사포는 연발사격으로 쏠 수 있어도 조준사격으로 쏘지는 못한다. 조준련발사격을 요구하는 군사작전방침에 따라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신형 무기체계가 바로 400mm 대구경조종방사포와 600mm 초대형 방사포다. 이 신형 방사포들은 정밀사격기능을 지녔다. 이를테면, 300~400km 밖에 주차된 승용차를 조준사격으로 파괴할 수 있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2019년 9월 10일 조선국방과학원이 평안남도 개천비행장에서 진행한 시험사격에서 조준사격으로 쏜 600mm 방사포탄은 동북쪽으로 날아갔는데, 사격지점에서 3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승용차만한 표적을 맞췄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방사포탄은 사격지점에서 330km 떨어진 함경남도 화대군 무수단리 앞바다에 있는 작은 암초인 알섬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600mm 방사포탄은 바로 그 암초에 설치된 승용차만한 표적에 명중한 것이다.
군사시설과 비군사시설이 뒤섞인 방대한 군사기지를 경기도 평택에 건설해놓은 미국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방사포 밀집사격으로 그 기지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조선인민군은 300~400km 밖에 있는 승용차를 조준련발사격으로 파괴할 수 있는 방사포를 보유하였으므로, 평택미국군기지는 더 이상 안전구역이 아니다. 조선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두 종의 신형 방사포로 평택미국군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조준련발사격능력을 검증한 것은 주한미국군에게 그 기지를 버리고 어서 이 땅을 떠나라는 무언의 압박인 것으로 생각된다.
4. 해답의 열쇠는 사격시차에 들어있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 2019년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을 진행하였을 때, 일본 미사와공군기지에서 긴급대피경보가 내려졌다고 한다. 미사와공군기지는 일본 혼슈 아오모리현 최북단 태평양쪽에 있다. 홋까이도에서 가까운 곳이다. 미사와공군기지에는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미공군 제35전투비행대가 주둔하고,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인근의 엘먼도프-리처드슨합동기지에 본부를 둔 미공군 제373정보-감시-정찰단 산하 미사와안전작전쎈터가 있으며, 일본항공자위대 산하 북부항공방위군 본부가 있다.
2019년 10월 31일 조선국방과학원이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을 진행하였을 때 미사와공군기지에서 긴급대피경보가 발령된 까닭은, 미사와안전작전쎈터가 600mm 방사포탄이 자기들이 있는 미사와공군기지까지 날아오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기 때문이다. 순천비행장에서 미사와공군기지까지 직선거리는 1,320km다. 순천비행장에서 발사된 600mm 방사포탄이 조선의 내륙상공을 통과한 비행거리는 약 170km이고, 그 방사포탄이 동해 해상 탄착점까지 날아간 비행거리는 약 370km이므로, 동해 상공에서 날아간 비행거리는 약 200km다. 함경남도 함흥 인근 동해안에서 미사와공군기지까지 거리는 약 1,180km이므로, 미사와안전작전쎈터는 600mm 방사포탄이 미사와공군기지에서 약 1,000km 떨어진 동해 상공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긴급대피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미사와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주일미국군은 조선의 600mm 방사포 시험사격을 보고 겁에 질려 세인의 웃음거리로 되었다.
조선국방과학원이 2019년 9월 10일 개천비행장에서 진행한 600mm 방사포 제2차 시험사격에서는 함경남도 화대군 무수단리 앞바다에 있는 작은 암초인 알섬을 향해 쏘았는데, 2019년 10월 31일 순천비행장에서 진행한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에서는 알섬이 아닌 동해 해상을 향해 쏘았다. 9월 10일에 600mm 방사포를 알섬을 향해 쏜 것은 그곳에 설치된 표적을 향해 조준사격을 하여 정밀사격기능을 검증한 것인데, 10월 31일에는 왜 알섬의 표적을 향해 쏘지 않고 먼바다로 쏜 것일까? <사진 4>
이 물음을 푸는 해답의 열쇠는 사격시차에 들어있다. 지난 10월 31일 제3차 시험사격에서 600mm 방사포를 동해 먼바다로 쏜 것은 연발사격기능을 검증한 것인데, 제1탄을 쏜 때로부터 약 3분 뒤에 제2탄을 쏘았으니, 연발사격시차는 3분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은, 기존 방사포의 연발사격시차는 대체로 30초 안팎인데, 이번에 600mm 방사포의 연발사격시차는 그보다 6배 더 길어졌다는 점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무기를 개발하여 성능검증시험을 진행할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지 저평가하려고 애쓰는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600mm 방사포의 연발사격시차가 기존 방사포보다 6배 더 길어진 것을 두고 그 방사포의 연발사격기능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느니 뭐니 하면서 심중한 결함이 드러난 것처럼 웅성거렸다.
그러나 그들은 600mm 방사포가 조준련발사격기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연발사격기능만 가진 것으로 잘못 알았다. 600mm 방사포의 연발사격시차가 기존 방사포보다 6배 더 길어진 까닭은, 동해 해상에서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향해 조준련발사격으로 쏘았기 때문이다. 600mm 방사포 제2차 시험사격은 알섬에 있는 고정표적을 향해 쏜 조준사격이었고, 제3차 시험사격은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향해 쏜 조준련발사격이었다.
만일 600mm 방사포를 지상에 있는 고정표적을 향해 조준련발사격으로 쏘면 연발사격시차는 약 1분이지만,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향해 조준련발사격으로 쏘면 연발사격시차는 약 3분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까닭은 무인전략정찰기가 탐지한 해상이동표적의 위치정보를 지상통제기지가 수신, 분석한 다음, 사격지점에서 대기하는 600mm 방사포에게 발신하기까지 2분 정도 더 걸리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600mm 방사포 제3차 시험사격에서 조준련발사격으로 쏜 표적이 항공모함이나 상륙강습함을 가상한 해상이동표적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600mm 방사포가 전시에 동해로 들어서는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과 미국 해병대 상륙강습전단을 조준련발사격으로 격침시킬 무기라는 점을 말해준다.
5.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 탑재될 핵방사포
파키스탄군 전략군은 2019년 1월 24일 나스르 방사포 제1차 시험사격을 진행하였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월 31일에는 제2차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 파키스탄이 개발한 나스르 방사포는 포탄길이가 6m, 포탄지름이 400mm이며, 무게가 400kg인 탄두를 탑재하고 70km를 날아간다. 파키스탄의 방사포개발기술은 그리 높지 못해서, 사거리가 그처럼 짧은 방사포밖에 만들지 못한다. 나스르 방사포의 사거리는 원래 60km였는데, 사거리를 10km 더 늘려 2019년 1월에 두 차례 시험사격을 진행한 것이다. 조선이 개발한 40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300km인데, 파키스탄이 개발한 40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70km밖에 되지 않으니, 기술수준차이가 너무 크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파키스탄이 개발한 400mm 나스르 방사포의 전투부에 재래식 탄두만이 아니라 핵탄두도 탑재된다는 사실이다. 파키스탄이 개발한 400mm 나스르 방사포에 탑재되는 핵탄두는 지름이 300mm으로 소형화되고, 무게가 400kg으로 경량화되고, 폭발위력이 0.5~5킬로톤으로 감소된 전술핵탄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파키스탄이 자기의 핵탄제조기술을 소형화, 경량화된 전술핵탄을 만드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08년 미국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조선은 핵탄소형화기술을 20년 전에 파키스탄에 전수해주었다. 조선은 1999년에 조선을 비공개로 방문한 파키스탄 핵개발 총책임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평양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떨어진 어느 지하핵무기고로 안내하여 전술핵탄 실물 3발을 보여주면서 핵탄소형화기술을 가르쳐주었다. 지난 1990년대에 조선은 파키스탄에게 핵탄소형화기술만이 아니라 미사일제조기술도 전수하였다. 만일 조선이 그런 핵심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더라면, 파키스탄은 전술핵탄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고, 그것을 탑재하는 탄도미사일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통신사 <맥클랫취 뉴스페이퍼즈> 2008년 6월 4일 대담기사에서 칸 박사는 자신이 1999년에 조선을 방문하여 목격하였던 조선의 핵탄제조기술에 대해 말하는 중에 “그들은 뛰어난 기술(excellent technology)을 가졌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앞섰다(they are much more advanced than we are). 그들은 매우 정교한 설계(very sophisticated designs)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하였다. <워싱턴포스트> 2008년 6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미국 중앙정보국이 칸 박사와 연계된 스위스 핵기술거래업자 티너에게서 압수한 핵탄설계도는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 핵탄을 만드는 설계도라고 하였는데, 바로 그 핵탄설계도가 칸 박사가 1999년에 조선에서 입수한 핵탄설계도의 복사본이다. 그 핵탄설계도를 보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조선이 파키스탄에게 제조기술을 전수한 핵탄은 탄체지름이 600mm이고, 뇌관 64개가 부착된 소형 전술핵탄이었다. 이 소형 전술핵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한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통해 세상에 실물이 공개되었고, 2017년 12월 12일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진행된 평양 4.25문화회관에 전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탄두를 살펴보는 영상문헌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사진 5>
그런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9년 파키스탄은 탄체지름이 300mm인 소형 전술핵탄을 탑재하는 나스르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런 정황은 파키스탄이 조선에서 전수한 핵탄소형화기술을 지난 20년 동안 더욱 발전시켜 탄체지름을 300mm로 소형화하고, 탄체중량을 400kg으로 경량화하고, 폭발위력을 1킬로톤 이하로 감축한 극소형 전술핵탄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말해준다. 1킬로톤은 TNT폭약 1,000톤에 해당하고, 탄체중량이 400kg인 파키스탄의 극소형 전술핵탄은 4세대 핵탄으로 분류된다.
폭발위력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1킬로톤 이하는 극소형 핵탄이고, 1킬로톤에서 15킬로톤 이하는 소형 핵탄이고, 15킬로톤에서 100킬로톤 이하는 중형 핵탄이고, 100킬로톤에서 1메가톤 이하는 대형 핵탄이고, 1메가톤 이상은 초대형 핵탄이다. 핵탄의 폭발위력을 감축하고, 핵탄체적을 소형화하고, 핵탄중량을 경량화하는 것은 고도로 발전된 핵탄제조기술이다.
20년 전 조선으로부터 핵탄제조기술을 전수한 파키스탄이 오늘날 4세대 극소형 핵탄을 만들었다면, 핵탄제조기술에서 파키스탄보다 20년 이상 앞선 조선은 탄체지름을 300mm로 소형화하고, 탄체중량을 400kg으로 경량화하고, 폭발위력을 1킬로톤 이하로 감축한 4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을 아주 오래 전에 만들었던 것이 분명하다. 일본 <교도통신> 2009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조선은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 전술핵탄을 북부지역에 있는 지하핵무기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10년이 지났으니, 오늘 조선은 탄체중량을 300kg으로 경량화하고, 폭발위력을 1킬로톤 이하로 감축한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을 보유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올해 3차에 걸친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600mm 방사포에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이 탑재된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쏘면 미국 항모타격단과 강습상륙전단을 격상할 수는 있어도 격침할 수는 없고,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을 사용해야 그것들을 바다속으로 격침할 수 있다.
조선에서 올해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 완성된 것은 군사적 의미만이 아니라 정치적 의미도 지닌다. 미국 항모타격단과 강습상륙전단을 향해 조준련발사격으로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을 쏘아 격침할 수 있는 600mm 핵방사포의 출현이 조미협상에 주는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올해 2019년 말까지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여야 조미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한부 통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 이제 그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밖에 없다. 미국이 앞으로 두 달 안에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조선에게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낡은 계산법에 계속 매달리다가 시한을 넘길지 정세분석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글을 집필하는 2019년 11월 초 현재, 미국이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조선에게 제시하려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나는 손익계산에 밝은 트럼프 대통령이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조선에게 제시하는 것으로 미국의 국가안보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견한다.
하지만 조선으로서는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 낡은 계산법에 계속 매달리다가 시한을 넘기는 사태에도 대비하여야 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시한을 넘기면, 지난 2년 동안 중지되었던 조미핵대결이 2020년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해야 할 것은 2020년에 재개될 수 있는 조미핵대결에 대비하는 방책인데, 조미핵대결이 재개되는 경우 미국 항모타격단과 강습상륙전단이 동해에서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그들에게 핵탄피폭위험을 들씌우는, 가공할 접근차단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조선의 2020년도 대비책이다. 핵위협은 오직 핵위협으로만 막을 수 있다.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5세대 극소형 전술핵탄을 탑재하는 600mm 핵방사포를 개발, 완성한 것은 내년에 있을지 모르는 조미핵대결에서 수행할 접근차단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이제껏 언제나 변함없이 그러해왔던 것처럼, 지금 조선은 협상재개에도, 핵대결재개에도 모두 준비되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계산법을 조선에게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시한을 넘겨 핵대결을 불러올 것인지 양자택일의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