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6년 06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의 갈림길,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2.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
3. 핵대국 지위를 충족시킨 몇 가지 조건들
4. 동방의 핵대국 등장과 제3핵시대의 도래
|
1. 미국의 갈림길,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6월 14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진행한 한국신문방송편집인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태평양연단(Pacoific Forum) 담당자 칼 베이커(Carl W. Baker)가 중요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미국 공군 출신으로 아시아태평양 안보문제전문가인 칼 베이커는 자신이 얼마 전 조선측 인사를 네 차례 만났는데, 조선의 대화상대자들은 지난날 조미협상과정 중에 동시행동원칙을 저버린 미국을 상대하여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동반적으로 추진하자는 중국의 제안에는 관심이 없고, 비핵화문제가 아니라 비확산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화하는 것에는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한 조선은 핵무기개발을 계속 추진하여 핵무력을 증강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칼 베이커가 전해준 내용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요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6년 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6일 조선과 미국이 비공식대화를 진행하였다고 하는데, 칼 베이커는 그 비공식대화에 참석한 조선측 인사들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말을 들은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비공식대화라는 것은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적인 회담이 아니라, 비정부기관 인사들의 토론회를 뜻한다. <사진 1>
둘째, 2016년 1월 6일 조미비공식대화에서 미국측 참석자들은 선비핵화-후평화협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또 다시 밝혔고, 조선측 참석자들은 비핵화문제를 배제하고 평화협정문제만 논의하자고 하면서, 미국과 비확산문제를 논의하는 핵군축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과 미국이 그처럼 서로 상충되는 입장을 또 다시 재확인하는 바람에 비공식대화는 아무런 성과를 내오지 못한 채 끝났다.
셋째, 당시 한국 언론매체들은 비공식대화가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기 전에 진행되었다고 하면서 조선이 비공식대화가 성과 없이 끝나자마자 수소탄시험을 단행한 것처럼 보도하였지만, 정작 비공식대화를 단독보도한 <월스트릿저널>은 그 대화가 수소탄시험이 진행된 1월 6일 당일에 진행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시각이 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였으므로, 조미비공식대화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에 조선은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조선이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고, 조미협상을 배제한 일방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미평화협정 체결은 곧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하는 것이므로, 조선이 대미협상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미국에게 정치적으로 굴복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넷째, 조선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까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여 핵무력을 증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것은 조선이 미국의 정치적 굴복을 받을 때까지 자기의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조선은 조미협상에 관심이 없으며, 미국의 정치적 굴복, 조미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국군 철수만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만일 미국이 정치적으로 굴복하지 않으면 핵무기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해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조미협상의 여지가 소멸된 오늘 미국은 조선에게 정치적으로 굴복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는가 아니면 핵무력을 증강하는 조선에게 압도당하여 핵공황에 빠져버리는가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떠밀려간 것이다. 지난 시기의 조미관계는 비핵화냐 평화협정 체결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놓여있었지만, 오늘의 조미관계는 미국이 정치적으로 굴복하는가 아니면 핵공황에 빠져버리는가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떠밀려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조미관계의 현주소다.
그러므로 미국이 대조선제재조치를 확대하면서 조선의 국제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등 대조선압박을 전례 없이 강화하고 있다고 보는 인식은 진실을 배반한 허구적 인식이다. 얼마 전 미국과 한국의 언론에 보도된 대조선제재조치 확대는,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곤경에 빠진 미국의 궁여지책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2016년 5월 24일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존 케리(John F. Kerry) 미국 국무장관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조선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가장 첫 번째 위협, 주되는 위협(primary threat, lead threat)”으로 지적한 것이나, 2016년 6월 16일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존 브레넌(John O. Brennan) 중앙정보국 국장이 싸이버안보문제, 국제테러문제와 함께 조선의 핵문제를 미국이 직면한 3대 안보현안으로 지적한 것은, 지금 미국이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곤경에 빠졌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핵무기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겠다는 조선의 결심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그런 결심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천명한 경핵병진노선에 따라 내려진 것이다. <사진 2>
2016년 1월 6일 미국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소식을 듣고 핵공황에 빠졌을 때,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우리의 수소탄시험은 병진로선을 관철하기 위한 정상적인 공정을 거친 것일 뿐이다.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들이 <일상화>되였듯이 그에 대처한 우리의 자위적인 병진로선관철사업도 일상화되었다. 이제는 미국이 좋든 싫든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도 습관되여야 할 것”이라고 일갈하였다.
|
2.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
2016년 1월 6일 조선과 미국이 비공식대화를 진행하였을 때, 미국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미국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은, 올해 2016년이 조선의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이 되는 연대라는 사실이다.
조선의 핵문제에 관한 허위선전, 폄하선전, 왜곡선전만 들리는 미국과 한국에서 조선의 핵탄생산시점이 언제인지 자신 있게 답변할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다. 이것은 조선의 핵문제에 대한 심각한 오류와 오판에 빠진 전문가들이 허상을 어루만지며 횡설수설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진실은 이렇다. 이미 1990년에 시험용 핵기폭장치를 완성한 조선은 1996년부터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1998년 5월 30일 파키스탄의 차가이핵시험장 수직갱을 빌려 15킬로톤급 플루토늄핵탄을 기폭시킨 비공식 핵시험을 진행하였고, 1998년 8월 31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1호를 탑재한 첫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제작능력을 과시하였다.
진실은 이렇다. 이미 1990년에 시험용 핵기폭장치를 완성한 조선은 1996년부터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1998년 5월 30일 파키스탄의 차가이핵시험장 수직갱을 빌려 15킬로톤급 플루토늄핵탄을 기폭시킨 비공식 핵시험을 진행하였고, 1998년 8월 31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1호를 탑재한 첫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제작능력을 과시하였다.
조선이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어언 20년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조선이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핵보유국이 20년 동안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면, 그 동안 핵탄을 얼마나 많이 생산했으며, 핵무력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일까? <사진 3>
조선과 옛 소련은 서로 다른 핵공학기술발전경로를 거쳐왔으나, 지난날 소련의 핵탄보유추세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 조선의 핵탄보유추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국산 첫 핵탄을 완성한 시점으로부터 1970년까지 20년 동안 소련의 핵탄생산량은 연간 평균 약 1,250발이었으며, 1970년 당시 소련의 핵탄보유량은 약 12,000발에 이르렀다. 그런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2016년 현재 조선의 핵탄보유량을 약 20발로 추산하였고, 중국의 전문가들은 약 40발로 추산하였다.
소련이 1950년부터 20년 동안 핵탄생산에 사용하였던 구식 핵공학기술보다 우수한 최신 핵공학기술을 보유한 조선이 20년 동안 생산한 핵탄이 겨우 20~40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산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아둔한 짓이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2016년 현재 파키스탄의 핵탄보유량을 100~120발로 추산하였는데, 핵공학기술수준에서 파키스탄보다 한참 앞서 나간 조선이 20년 동안 생산한 핵탄이 겨우 20~40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산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도 역시 아둔한 짓이다.
더 이상 논박할 필요도 없이, 조선의 핵탄보유량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과 중국 전문가들의 엉터리 추산은 조선의 핵탄개발사를 공부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억측한 것이다.
물론 조선은 지난 냉전기의 소련처럼 핵탄을 10,000발 이상 과잉생산할 필요가 전혀 없다. 냉전기의 과열된 군비경쟁이 촉발시킨 소련의 핵탄과잉생산은 핵무력증강이 아니라 핵자원낭비에 가깝다. 그와 대조적으로, 오늘 조선의 핵탄생산은 자기의 주적인 미국을 정치적으로 굴복시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는데 요구되는 분량, 그리고 전면전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데 요구되는 분량에 한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을 맞은 올해 2016년 6월 12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국방종합대학을 현지지도하면서 “동방의 핵대국, 군사최강국인 선군조선의 지위”를 언급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진 4>
핵대국이란 핵보유국을 능가하는 초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나라를 뜻하는 말이며, 동방의 핵대국이란 서방의 핵대국에 대비되는 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서방의 핵대국은 러시아와 미국이다. 현재 러시아의 핵탄보유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13,000발에 이르며, 그 뒤를 이은 미국의 핵탄보유량은 9,400발에 이른다. 그에 비해, 프랑스의 핵탄보유량은 300발이고, 영국의 핵탄보유량은 185발이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는 핵보유국이기는 하지만 핵대국은 아니다. 명백하게도, 서방에서 핵대국은 러시아와 미국밖에 없다.
그렇다면 동방의 핵보유국들인 중국, 인도, 파키스탄은 핵대국들인가? 핵탄보유량이 프랑스보다 적은 240발밖에 되지 않는 중국을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할 수 없으며, 핵무력 수준에서 중국보다 한참 뒤진 인도와 파키스탄을 동방의 핵대국들이라고 할 수 없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이 동방의 핵대국들이 아니므로,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그러므로 문맥을 정확히 읽으면, 김정은 당위원장이 조선을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부른 것은 오늘날 조선의 핵무력이 프랑스나 중국의 핵무력을 능가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 동방의 핵대국 지위를 충족시킨 몇 가지 조건들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에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이라는 말을 터무니없이 과장된 언사로 여기겠지만,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조선의 핵무력에 대한 허위선전, 폄하선전, 왜곡선전에 가로막힌 몰이해의 탓으로 돌려야 한다. 아래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언사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첫째, 핵대국이라는 말은 핵분열탄(핵탄), 증폭분열탄, 열핵융합탄(수소탄)을 고루 가졌다는 뜻이다. 핵분열탄만 가진 핵보유국은 핵대국 지위에 올라서지 못하며, 핵분열탄은 물론이고 증폭분열탄과 열핵융합탄까지 가져야 핵대국 지위에 올라설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조선은 핵분열탄, 증폭분열탄, 열핵융합탄을 고루 가졌으니,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부합하는 1차적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핵대국이라는 말은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가졌다는 뜻이다. 프랑스와 중국은 핵탄두와 핵폭탄 같은 몇몇 핵타격수단만 보유하였고,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갖추지 못했다. 그에 비해 조선은 프랑스와 중국을 능가하는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을 갖추었다. 조선의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열거하면, 핵탄두와 핵폭탄은 기본이고,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핵배낭, 무인핵공격기도 있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고루 갖추었다.
|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3월 11일 김정은 당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주체적 핵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하여 당에서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핵무기개발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핵탄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하여야 한다”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사진 5>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관한 <조선중앙통신사> 2016년 1월 12일 논평은 “이로써 우리는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까지 완전무결하게 장비하게 되였으며 다종의 핵탄들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제한 없이 운반할 수 있는 최첨단타격수단들을 그쯘히(빠짐없이-옮긴이) 갖추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을 보면, 오늘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부합하는 2차적 조건을 충족시켰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보유한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외부에 실물이 공개된 것은 핵탄두와 핵배낭이다. 조선의 핵폭탄,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무인핵공격기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선에 그런 핵타격수단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언론보도들을 통해 확인된다. 글의 길이가 제약되어 있는 조건에서, 이 글에서는 조선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핵타격수단들에 대한 긴 설명은 생략하고, 핵폭탄을 탑재하는 작전기종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한다.
|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작전기종들 가운데는 중량이 500kg 정도 되는 핵폭탄을 탑재하는 작전기가 있다. 지상공격기 수호이(SU)-25와 폭격기 일류신(IL)-28에는 핵폭탄이 6발씩 실린다. 조선이 핵폭격기를 보유하였다는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시에 조선에서 ‘밀대사격’식으로 집중발사된 미사일들이 교전상대의 방공망을 선제기습타격으로 파괴하면, 핵폭탄을 실은 핵폭격기들이 교전상대의 군사전략거점을 완전히 초토화하여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일류신-28은 조선에서 이륙하여 일본까지 날아가는 핵폭격기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500kg짜리 핵폭탄을 대당 6발씩 싣는 수호이-25를 36대, 일류신-28을 80대 보유하였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조선이 보유한 항공핵폭탄은 약 2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6>
조선이 핵배낭,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무인핵공격기를 각각 얼마나 많이 보유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다섯 종의 핵타격수단들에는 전술핵탄 약 200발이 장착된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의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핵탄두다. 핵탄두는 미사일에 장착하는 핵무기의 일종인데, 미사일이 많을수록 거기에 장착되는 핵탄두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위원장은 2016년 3월 11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 해나갈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주시였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조선이 미사일에 장착하는 최신형 핵탄두를 최근에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보유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화성-7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의 기간에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는 화성-7을 배치한 5개 미사일사단과 화성-10을 배치한 3개 미사일사단이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 미사일사단의 편제를 보면, 1개 사단에는 3개 여단이 있고, 1개 여단에는 5개 대대가 있는데, 1개 대대마다 화성-7 또는 화성-10이 3기씩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배치된 화성-7은 총 225기로 추산되고, 화성-10은 총 135기로 추산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조선이 화성-7을 약 350기, 화성-10을 약 200기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였다. <사진 7>
중국의 언론매체 <환구망> 2013년 6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9개 여단이 있다고 한다. 이 9개 여단들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과 화성-14가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환구망>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1개 여단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3개 영(營), 미사일연료를 공급하는 1개 영, 경계임무를 맡은 1개 영으로 편성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화성-13과 화성-14를 배치한 27개 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개 영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3기씩 배치되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총 81기에 이르는 화성-13과 화성-14가 배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화성-7 300기, 화성-10 135기, 화성-13과 화성-14 81기에 장착되는 핵탄두는 약 6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종합하면, 조선은 핵탄두 약 600발, 핵폭탄 약 200발, 그 밖의 전술핵탄 약 200발을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의 핵탄보유량은 약 1,0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20~40발에 이른다는 언론보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1,000발에 이른다고 하면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1960년대에 소련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100발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2000년대에 조선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4발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일이 아니다.
|
조선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4발에 이르려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데, 외부에 알려진 조선의 핵물질생산공장은 녕변핵시설단지가 전부다. 하지만 조선은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를 따돌린 소규모 핵물질생산공장들을 각지에 위장, 분산배치해놓고, 거기서 무기급 핵물질을 대량생산해온 것이다. 소규모 우라늄농축시설은 웬만한 건물 안에 얼마든지 들어간다. <사진 8>
만일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중국이나 프랑스처럼 200~300발 수준에 머물렀다면, 핵탄을 9,400발이나 가진 미국과 핵군축회담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당당하게 표명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미국은 조선의 핵군축회담 제의를 외면하였지만, 조선은 동방의 핵대국이 서방의 핵대국을 상대하는 세기적인 핵군축회담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4. 동방의 핵대국 등장과 제3핵시대의 도래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올라섰음을 말해주는 가장 유력한 물적 증거는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다. 미국 군부는 화성-14를 ‘KN-14’라는 자의적인 별칭으로 부른다.
미국의 안보전문매체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화성-14 분석자료를 지난 3월 중순 두 주간에 걸쳐 회람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자기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분석자료를 열람하였다는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 한 사람이 언론에 넌지시 흘려준 정보가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부에 실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안보전문매체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화성-14 분석자료를 지난 3월 중순 두 주간에 걸쳐 회람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자기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분석자료를 열람하였다는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 한 사람이 언론에 넌지시 흘려준 정보가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부에 실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첫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성-14는 화성-13보다 사거리가 더 길다고 한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화성-14 길이가 화성-13 길이보다 약 1m 짧다고 지적하면서, 화성-14 사거리를 9,000km로 추산하였는데,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화성-14 사거리가 화성-13보다 더 길다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린 것이다.
미사일동체의 길이가 짧아지면, 동체 내부에 장입된 연료와 산화제의 양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사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도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화성-14 사거리가 더 길어졌다고 분석한 까닭은 그들이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 9>
첫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화성-14에는 화성-13보다 훨씬 더 강력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내장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2016년 3월 23일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화성-14에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내장되었음을 과시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화성-13 로켓엔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에 장착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2016년 4월 8일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함으로써 대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에 장착되었음을 과시한 바 있다.
|
|
|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8237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의 화성-14 분석자료에 나오는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가벼우면서도 충격과 열에 강한 새로운 합금소재로 미사일동체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2016년 3월 18일 새벽 조선이 진행한 화성-7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시험발사된 화성-7 탄두는 800여 km를 날아가 동해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에 탄착하였는데, 바로 그 탄두부 덮개 잔해가 시험발사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6년 6월 16일 일본 돗또리현 유리하마초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행진 사진에 나타난 화성-7 탄두부와 이번에 일본 돗또리현 해안에서 발견된 탄두부 덮개 잔해를 비교해보면, 그 형태가 서로 일치한다. <사진 10>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화성-7 탄두부 덮개 잔해가 바닷물에 가라앉지 않고 수 백 km를 3개월 동안 둥둥 떠다녔다는 점이다. 150~200km 고도에서 초고속으로 강하돌진하면서 해수면에 충돌한 탄두부 덮개 잔해가 어떻게 바닷물 속에 쳐박히지 않고 파도 위를 둥둥 떠다녔을까? 길이 1.8m, 폭 1.2m의 금속물체인 그 잔해가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닌 것은 그것이 매우 가벼운 합금소재로 만들어졌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화성-14가 화성-13보다 더 우수한 신형 고출력 고체추진제와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을 내장, 장착하였고, 미사일동체도 매우 가벼운 신소재로 만들어졌으니, 비록 미사일동체의 길이는 조금 짧아졌어도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화성-13 사거리를 12,000km로 추산한 바 있는데, 화성-14 사거리가 그보다 더 길어졌으므로 그 사거리는 13,000~14,000km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화성-13 사거리를 12,000km로 추산한 바 있는데, 화성-14 사거리가 그보다 더 길어졌으므로 그 사거리는 13,000~14,000km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다.
|
둘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성-14는 “근육강화제(steroid)를 복용한” 화성-13이라는 것이다. 근육강화제를 복용하였다는 비유적 표현은 탄두폭발력이 강해졌다는 뜻이므로, 화성-14의 탄두폭발력은 화성-13에 비할 바 없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화성-13은 1발만 장착하는 단탄두미사일인데 비해, 화성-14는 여러 발 장착하는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이므로, 탄두폭발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것이 분명하다. <사진 11>
러시아의 경험을 보면, 그 나라는 단탄두를 장착한 토폴(Topol)-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뒤 약 10년이 지나서야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RS-24 야르스(Yars)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단탄두를 장착한 화성-13과 단탄두를 장착한 토폴-M이 동급이므로,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화성-14와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RS-24 야르스도 역시 동급이다.
영국의 조선문제전문지 <NK 뉴스(News)>는 2015년 10월 15일 보도기사에서 화성-14 탄두부가 러시아의 잠대지탄도미사일 R-24R 씨네바(Sineva) 탄두부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고 지적하였다. 사거리가 11,500km인 R-24R 씨네바의 탄두부에는 각개발사식 탄두 4~8발이 들어가므로, 그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화성-14 탄두부에도 각개발사식 탄두 4~8발이 장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단탄두를 장착한 화성-13을 2012년 4월 15일에 세상에 공개한 뒤, 불과 3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5년 10월 10일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화성-14를 공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는 점이다. 개발완료시점과 공개시점이 나라마다 똑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조선이 단탄두에서 각개발사식 다탄두로 상향발전한 기술개발속도가 러시아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아래의 비교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셋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았지만, 화성-13처럼 화성-14도 이미 개발단계에서 “모든 부분(all aspects)의” 성능평가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이 정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조선이 화성-13과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아직 만들지 못해서 시험발사를 하지 못한 것처럼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조선이 화성-13과 화성-14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모든 부분의 성능평가시험을 이미 거쳤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주었다. 영토가 넓지 않아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많은 제약을 받는 조선은 영토가 넓은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 천 km 밖으로 멀리 쏘는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성능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 각 부분별로 성능평가시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전반적인 기술지표를 확증한다는 것이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단계에서 진행하는 각 부분별 성능평가시험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이다. 미사일생산국이라고 해도 최첨단 공학기술을 가져야 재진입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의 결과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탄도탄 전투부 첨두의 대기권재돌입 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재진입체를 만드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음을 과시하였다.
|
그런데 그날 진행된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에 등장한, 조선이 만든 재진입체는 고깔모자처럼 끝이 뾰족하게 생긴 원뿔형 첨두 재진입체가 아니라 금잔디 깔린 우리식 무덤처럼 앞부분이 둥글게 생긴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였다.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 탄두부에 장착된 재진입체가 바로 그런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다.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고서도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을 통해 화성-14의 대기권 재진입능력을 확증한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을 살펴보면, 조선의 화성-14는 그와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러시아의 RS-24 야르스나 미국의 LGM-30 미니트맨(Minuteman)보다 더 우수하다. 이것은 오늘 조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함으로써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올라섰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1945년에 제1핵시대(First Nuclear Age)가 도래하였고, 인도가 5대 핵강국 이외의 나라들 가운데 처음으로 핵시험을 진행한 1974년에 제2핵시대(Second Nuclear Age)가 도래하였다면, 올해 2016년에는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으로 등장함으로써 제3핵시대(Third Nuclear Age)가 도래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알림]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와 모바일 뷰
위의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QR Code )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보세요.
스마트폰 사용자는 웹버전과 같은 주소 www.changesk.blogspot.com 에서 자동으로 모바일 뷰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