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6년 03월 2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새벽어둠 속 삿갓몰 뒤흔든 커다란 발사폭음
2. 동해 상공에서 폭발한 탄두의 정체
3. 20만 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비대칭무기
4. 고도폭발식 탄도미사일 화성-9호
5. 전자기파공격대상에 포함된 9개의 항구
6. 화성-7호가 날아간 800km의 특이한 항적
7. 단계적으로 고조되는 화력타격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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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벽어둠 속 삿갓몰 뒤흔든 커다란 발사폭음
2016년 3월 10일 오전 5시 20분 새벽어둠이 깔린 시각, 황해남도 봉천군 황룡리 북쪽에 있는 삿갓몰에서 지축을 흔드는 커다란 발사폭음과 함께 탄도미사일 2발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이것은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직접 현지에서 참관하는 가운데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의 탄도미사일발사훈련장면이다. <사진 1>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위의 소식을 보도하면서 현지 지명을 삭간몰 또는 삿간몰 등으로 잘못 표기하였으나, 삿갓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그곳의 지명은 삿갓몰이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위의 소식을 보도하면서 현지 지명을 삭간몰 또는 삿간몰 등으로 잘못 표기하였으나, 삿갓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그곳의 지명은 삿갓몰이다.
2016년 3월 1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가 삿갓몰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은 미국군과 한국군에게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화력타격시위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이라고 보도하였지만, 군사학의 견지에서 보면, 그것은 발사훈련수준을 넘어선 화력타격시위였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화력타격시위의 진상은 아래와 같다.
첫째, 화력타격시위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 대장이 지휘하는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최고사령부로부터 받은 불의기동명령에 따라 발사구역에로 신속한 기동을 진행하면서 화력타격부대들의 경상적 동원준비태세와 높은 기동능력을 과시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은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들이 최고사령부로부터 불시에 출동명령을 받자마자 발사구역으로 지체 없이 이동하기 위해 24시간 항시적인 출동대기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6년 3월 3일 신형 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실전배비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둘째,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에 참가한 화력타격부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인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서부전선타격부대라고 단수로 표기하지 않고,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라고 복수로 표기한 것은 서부전선에 배치된 화력타격부대들 가운데 2개 단위가 화력타격시위에 참가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화력타격시위에 참가한 2개의 화력타격부대들은 탄도미사일이 탑재된 자행발사대(TEL)를 각각 1대씩 발사구역으로 출동시킨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개의 화력타격부대들은 자행발사대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일한 발사구역으로 신속히 이동시켜 미사일을 발사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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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가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를 지하미사일기지에서 발사구역까지 신속히 이동시킬 때, 자행발사대는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일까? 지하미사일기지에서 나온 자행발사대가 발사구역까지 1~2km 정도 이동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행발사대가 그 정도의 거리를 이동해서는 미국군 고고도정찰기와 정찰위성의 감시를 따돌리기 어렵다. <조선일보> 2014년 7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의 자행발사대는 지하미사일기지에서 무려 20~30km나 떨어진 발사구역까지 먼 거리를 은밀히 이동하기 때문에 발사징후를 포착할 수 없다고 한다. <사진 2>
셋째,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는 미국군 고고도정찰기와 정찰위성의 감시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밤중에 진행된 야간기습발사였다. 전자광학촬영장비를 탑재한 고고도정찰기와 정찰위성은 낮에만 촬영할 수 있으므로, 밤에는 적외선촬영장비를 탑재한 고고도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날아다니는 데, 적외선촬영은 전자광학촬영에 비해 해상도가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미국군에 적외선촬영장비를 탑재한 정찰위성이 몇 대밖에 없어서 그들의 야간위성정찰은 크게 제한된다.
<세계일보> 2014년 7월 13일 보도기사에서 한국군 관계자는 이전에는 한국군이 무선통신감청으로 조선인민군의 미사일발사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지만, 요즈음은 그들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일절 통신을 하지 않는데다가, 미국군의 고고도정찰기와 정찰위성이 감시하기 힘든 오전 1시부터 오전 5시 사이에 자행발사대를 동원하여 “불규칙하게” 쏘는 바람에 발사징후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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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해 상공에서 폭발한 탄두의 정체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에서 어떤 미사일이 발사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사진 3>을 보면 4축8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6월 5일 내가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실을 참관하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배치된 4축8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는 지대지미사일은 단거리탄도미사일들인 화성-5호, 화성-6호, 화성-9호다. 다른 지대지미사일들은 3축6륜 자행발사대나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실린다.
그런데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핵무기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발사훈련을 함께 보았”으며, “핵전투부를 폭발시키는 사격방법으로 진행되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그 화력타격시위에서 모의핵탄두가 장착된 탄도미사일 2발이 발사되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원한 전술핵타격시위였던 것이다.
그 화력타격시위는 화성-5호, 화성-6호, 화성-9호 같은 단거리탄도미사일들의 전투부에 비핵고폭탄두만 장착되는 게 아니라 전술핵탄두도 장착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한 그 화력타격시위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화성-5호, 화성-6호, 화성-9호 단거리탄도미사일들을 각각 탑재하고 24시간 출동대기상태에 있는 4축8륜 자행발사대들이 최고사령부의 명령이 하달되는 즉시 발사구역으로 신속히 이동하게 된다는 사실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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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에 참가한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매우 특별한 화력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화력타격연습은 “해외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한 것인데,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항구를 직격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전투부를 폭발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사진 4>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로 적진을 공격하는 방식들 중에는 직격파괴식과 고도폭발식이 있는데, 2016년 3월 10일 화력타격시위에서는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전투부를 폭발시켰으니 그것은 고도폭발식을 적용한 전술핵타격연습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모의핵탄두(mock nuclear warhead)를 동해로 발사하여 타격대상을 직격파괴하는 연습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모의전자기파핵탄두(mock EMP nuclear warhead)를 동해에 설정된 타격목표 상공의 높은 고도로 쏘아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연습을 진행한 것이다. 놀랍게도, 그것은 핵탄공격연습이 아니라 전자기파공격연습이었다.
핵탄두가 폭발하면 핵섬광, 핵화염, 핵폭풍, 핵방사능과 함께 강력한 전자기파(電磁氣波, electromagnetic pulse)가 발생하므로 전자기파공격에 핵탄두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량파괴효과를 배제하고 전자기파효과만 발생시키려면 핵탄두가 아니라 전자기파핵탄두를 사용해야 한다. 핵탄공격과 전자기파공격은 서로 구분되는 작전개념들이다.
핵탄두와 달리, 전자기파핵탄두는 타격대상을 직접 살상하거나 파괴하지 않고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에 민감한 타격대상의 전자장치와 전기장치만 태워버리기 때문에, 전자기파핵탄두는 그런 장치들로 가동되는 각종 무기체계, 작전지휘체계, 레이더체계, 항공체계, 정보통신체계, 지상교통체계, 해상운수체계, 전력공급체계 등을 1,000분의 1초 만에 모조리 마비시킨다. 그래서 전자기파핵탄두야말로 21세기 현대전에 등장하게 될 최강 무기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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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만 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비대칭무기
전자기파핵탄두의 구조적 특징은 무엇일까? 전자기파핵탄두도 핵탄두의 일종인데, 통상적인 핵탄두와 구별되는 고유한 특징을 지녔다.
핵탄두는 핵폭발에너지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지만, 전자기파핵탄두는 핵폭발에너지를 감마선(gamma ray)으로 변환시켜 전자기파효과를 극대화하여야 하기 때문에 핵폭발력을 억제하도록 설계된다. 이처럼 약한 핵폭발력이 발생하는데다가 지표면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게 되므로, 전자기파핵탄두가 공중에서 폭발해도 지상에서는 핵화염, 핵폭풍, 핵방사능 같은 대량파괴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전자기파방사효과만 발생한다. 전자기파는 빛의 속도로 방사되기 때문에, 전자기파핵탄두가 공중에서 폭발하여 번쩍하는 섬광을 일으키는 찰나 지상, 해상, 공중에 있는 각종 전기-전자기기들은 모조리 타버리게 된다. <사진 5>
또한 전자기파핵탄두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단거리탄도미사일에도 얼마든지 장착하여 쏠 수 있다. 또한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전자기파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는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투부에 장입되는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만들 필요가 없다. 또한 전자기파핵탄두는 타격목표 상공에서 폭발하면 되므로, 정밀타격능력을 가질 필요도 없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특징을 보면, 전자기파핵탄두는 작전종심이 짧고 인구밀도가 높은 한반도 작전환경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공격무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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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타임스> 2012년 1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2004년 여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러시아군 고위지휘관은 전자기파핵탄두에 관한 러시아의 군사기밀자료가 보안실수로 조선에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는데, 당시 유출된 군사기밀자료는 러시아가 개발한 초고성능 전자기파핵탄두(super-EMP nuclear warhead)의 설계도였다고 한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 초 조선이 입수한 설계도에 나오는 초고성능 전자기파핵탄두는 통상적인 전자기파핵탄두가 아니라 1㎡당 무려 20만 볼트(volt)의 초강력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어마어마한 비대칭무기라는 것이다. <사진 6>
일찌감치 1990년대에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였던 조선은 그 기술로 핵탄두는 물론 전자기파핵탄두도 만들었지만,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전자기파핵탄두가 통상적인 전자기파핵탄두가 아니라 초고성능 전자기파핵탄두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조선에서 왜 자기 군대를 ‘백두산혁명강군’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다.
4. 고도폭발식 탄도미사일 화성-9호
24시간 출동대기상태에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들인 화성-5호, 화성-6호, 화성-9호 가운데서 전자기파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탄도미사일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화성-9호다. 화성-5호와 화성-6호가 직격파괴식 탄도미사일들이라면, 화성-9호는 고도폭발식 탄도미사일이다.
지난 시기 조선은 열병행진을 통해 화성-5호와 화성-6호를 몇 차례 공개한 바 있지만, 화성-9호는 공개하지 않았다. 화성-9호는 ‘비장의 무기’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 군부는 화성-5호를 ‘스커드 B’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고, 화성-6호를 ‘스커드 D’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비장의 무기’ 화성-9호에는 자의적 별칭을 붙이지 못했다.
2016년 3월 10일 새벽어둠이 깔린 시각,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모의전자기파핵탄두를 장착한 화성-9호 2발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였다. 미국군과 한국군에게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지하미사일기지에서 발사구역까지 20~30km를 은밀히 이동하여, 기습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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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성-9호 발사현장을 전한 조선의 보도사진들은 야간에 촬영된 데다가 발사현장이 화염과 연기로 뒤덮이는 통에 화성-9호의 모습을 자세히 알아보기 힘들다. 다만 화성-9호 동체에 위장색 얼룩무니가 도색된 것은 식별할 수 있다. <사진 7>
화성-9호는 어떤 미사일일까? 그 동안 내가 수집한 자료들을 뒤져보니, 그 ‘비장의 무기’는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라는 것과 전자기파핵탄두를 장착하고 500km를 날아가는 단거리미사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6년 3월 1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그 ‘비장의 무기’를 꺼내 불시에 기습적인 야간발사연습을 단행한 것이다. 명백하게도, 그것은 선제타격시위였다.
핵강국으로 자처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도 전자기파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겠지만, 그 나라들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선제타격방식으로 전자기파핵탄두를 쏘는 연습을 진행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2016년 봄 한반도 전선에서는 조선인민군의 선제타격시위와 한미연합군의 대북전쟁연습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격렬한 불꽃을 일으키며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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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자기파공격대상에 포함된 9개의 항구
군함과 잠수함만 출입항하는 게 아니라 민간선박들이 더 많이 오가는데다가, 수십만 명 또는 수백만 명의 인구가 밀집한 한국의 큰 항구들이 만일 직격파괴식 탄도미사일로 공격을 받을 경우 민간부문에서 막대한 인명손실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시에 한국의 항구들을 공격할 때, 직격파괴식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고도폭발식 탄도미사일을 사용하려는 것이다. 이번에 그들이 선제타격방식으로 진행한 전자기파공격연습에서 그런 작전방침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항구가 아닌 군사기지를 공격할 때는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탄도미사일을 쏠 것으로 예견된다. 주한미국군 군사기지들과 한국군 군사기지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악지대에 있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군사기지들이 도시 외곽에 또는 도시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예컨대,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1차 타격대상으로 될 것이 분명한 평택미국군기지(Camp Humphreys) 주변의 거주환경을 보면, 그 기지의 중심으로부터 반경 3.8km 안에 1,305세대 2,982명의 지역주민이 살고 있다. 그러므로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민간거주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군사기지만 족집게식으로 직격파괴하는,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탄도미사일을 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8>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은 그 동안 지속적인 개조사업을 거쳐 거듭나게 되었는데, 그 개조과정에서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로 거듭났을 뿐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초정밀타격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액체추진제 탄도미사일을 고체추진제 탄도미사일로 교체하면, 미사일에 액체추진제를 주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발사준비시간이 결정적으로 줄어들고, 따라서 평시에도 24시간 출동대기상태에 있을 수 있다. 또한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면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제작비와 유지비가 줄어들어드는 등 유리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직격파괴식 탄도미사일이라고 해도, 타격대상에 직접 충돌하여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것은 아니고, 극초음속으로 낙하하는 핵탄두가 타격대상으로부터 약 1km 고도에 이르렀을 때 폭발되어 핵폭발효과를 광범위하게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와 달리, 고도폭발식 탄도미사일인 화성-9호는 극초음속으로 낙하하는 전자기파핵탄두가 타격대상으로부터 약 20km 고도에 이르렀을 때 폭발되어 전자기파방사효과를 광범위한 구역에 발생시키는 것이다. 전자기파공격으로 항구도시 1개를 마비시키려면, 반경 10km의 구역에 전자기파가 방사되어야 하는데, 방사구역을 그렇게 넓히려면 전자기파핵탄두를 지표면으로부터 20km 고도에서 폭발시켜야 한다. 전자기파가 방사된 항구도시는 원상복구에 여러 달이 걸릴 만큼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화성-9호 2발을 발사한 소식을 전하면서 “해외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지역의 항구들”을 가상하여 그 미사일 2발을 발사하였다고 하였는데, 조선에서 말하는 해외침략무력이란 미국군을 뜻한다. 전시에 미국군이 들어오게 될 항구들은 남해안의 부산, 진해, 여수광양, 목포, 서귀포와 동해안의 동해, 울산, 그리고 서해안의 평택, 군산 등인데, 그 9개 항구들은 화성-9호의 전자기파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파핵탄두를 장착하고 기습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막아낼 ‘기적의 방어수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1㎡당 20만 볼트(volt)가 방사되는 전자기파를 막아낼 ‘기적의 방호체계’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이번만이 아니라 2014년 7월 13일 새벽에도 개성 북쪽 발사구역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적이 있는데, 그 미사일들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500여 km를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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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부대가 개성 북쪽 발사구역에서 화성-9호를 발사하면, 거기서 남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부산은 화성-9호가 거기까지 날아가는 약 6분 뒤에 전자기파공격을 받아 전신마비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다른 8개 항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진 9>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자기파공격은 한국 전역을 마비시키는 전략적 공격이 아니라 특정항구들만 골라서 국부적으로 마비시키는 전술적 공격이므로, 전술적 수준의 전자기파공격으로 마비된 항구는 인명손실이나 재산피해를 겪지 않고 몇 달 뒤에 원상복구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국부적 전자기파공격은 안전한 작전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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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화성-7호가 날아간 800km의 특이한 항적
이 글을 집필하고 있었던 2016년 3월 18일 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들었다. 그 날 있었던 탄도미사일 발사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은 진상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3월 18일 오전 5시 55분 평안남도 숙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이 내륙상공을 가로질러 동해 한복판까지 약 800km를 비행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사거리가 800km인 탄도미사일은 없으므로, 원래 사거리가 8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km로 줄여서 쏜 것이 분명하다.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사거리를 800km로 줄여서 쏠 수 있는 미사일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7호밖에 없다. 미국 군부는 화성-7호를 ‘노동미사일’이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부른다. 화성-7호의 사거리는 1,500km인데, 발사각을 45도 이상 높여 쏘면 사거리를 800km로 줄일 수 있다. 액체추진제를 정량보다 더 적게 탄도미사일에 주입하여 발사해도 사거리를 줄일 수 있지만,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은 고체추진제가 이미 장입된 미사일들이므로 액체추진제를 주입하지 않는다. <사진 10>
그런데 이번에 화성-7호를 발사한 화력타격시위에서 한국군 당국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특이한 항적이 나타났다. 특이한 항적이란 화성-7호가 약 200km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약 800km를 날아간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성-7호의 그런 특이한 항적은 한국군 감시레이더에 포착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탄도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것이 정상인데, 2016년 3월 18일 새벽 평안남도 숙천에서 발사된 화성-7호는 포물선 궤도로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약 200km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디귿자를 엎어놓은 형태의 궤도로 날아간 것이다. 화성-7호는 순항미사일이 아니므로 그처럼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며 날아갈 수 없는데, 어떻게 200km의 고도를 유지하며 800km나 날아간 것일까?
한국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6년 3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14년 3월 26일에도 화성-7호를 발사하였는데 그 때 비행거리는 약 650km였고, 비행고도는 이번에 비행한 고도인 200km보다 더 높았다고 한다. 사거리가 1,500km인 화성-7호의 사거리를 절반 이상 줄여 650km까지만 날려 보냈으므로, 발사각을 90도에 가깝게 수직으로 높여야 하였고, 발사각을 그렇게 높이는데 따라 비행고도도 높아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가 2년 전처럼 이번에도 화성-7호의 발사각을 높여 쏘았는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포물선 궤도로 날아가지 않고 디귿자형 궤도로 200km의 고도를 유지하며 날아간 것이다.
그런 특이한 항적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7호가 2년 전에 발사된 화성-7호와 다른 개량형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발사된 화성-7호는 비행고도를 조절하는 성능을 가진 개량형인 것이다.
미국이 개발한 미사일방어체계는 교전상대가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포물선 궤도로 날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비행방향과 비행속도를 컴퓨터로 재빨리 계산해내고, 그런 계산결과에 따라 예상한 궤도를 향해 요격미사일을 쏘는 식으로 작동된다. 그런데 만일 탄도미사일이 포물선 궤도로 날아오지 않고, 디귿자를 엎어놓은 형태의 특이한 궤도로 날아오면 미사일방어체계의 기존 컴퓨터계산방식이 통하지 않게 되므로, 요격미사일을 쏘아서 맞출 수 없게 된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7호 개량형은 비행고도를 조절하면서 디귿자를 엎어놓은 형태의 궤도로 날아가 교전상대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어버리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연합뉴스> 2016년 3월 18일 보도기사에서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2년 전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7호의 사거리를 약 650km로 줄여 쏘았을 때 타격목표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켰으므로 이번에도 타격목표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7호 개량형이 동해 상공에 이르러 얼마나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였는가 하는 것인데,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비록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화성-7호 개량형은 200km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동해 상공으로 날아가 타격목표상공 20km 고도에서 폭발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3월 18일에 발사된 화성-7호 개량형 전투부에도 3월 10일에 발사된 화성-9호처럼 모의전자기파핵탄두가 장착되었던 것이다.
화성-7호 개량형에 장착된 모의전자기파핵탄두는 약 800km를 날아가 20km 고도에서 폭발하였으므로, 그 미사일의 해수면탄착점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이번에 화성-7호 개량형을 발사하기 전에 동해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다. 동해 상공 20km 고도에서 모의탄두가 폭발하게 되므로 그런 안전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군 당국의 주장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는 2016년 3월 18일 오전 5시 55분에 탄도미사일 1발을 쏘고 나서 오전 6시 17분에 1발을 더 쏘았는데, 자기들의 감시레이더에 나타난, 두 번째 탄도미사일의 항적이 17km 상공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봐서 오전 6시 17분에 발사한 두 번째 탄도미사일은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한국군 당국은 그렇게 추정하였으면서도, 공중에서 그 미사일이 폭발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탄도미사일이 상승비행 중에 공중에서 폭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노후화된 탄도미사일인 경우 추진제공급장치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공중에서 폭발하는 경우가 간혹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가 그 날 발사한 화성-7호는 액체추진제가 아니라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고, 더욱이 개량형이어서 추진제공급장치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폭발할 가능성은 없다.
탄도미사일 공중폭발현상이 폭발사고가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폭발시킨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한국군 감시레이더에 나타난 공중폭발고도가 지표면으로부터 17km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성-7호에 장착된 모의전자기파핵탄두는 지표면으로부터 20km 고도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 날 첫 번째로 발사한 화성-7호 개량형은 동해안에서 약 500km 떨어진 동해 상공 20km 고도에서 폭발하였는데, 그처럼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상공에서 일어난 공중폭발현상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측하려면 실측장비를 실은 특수선박을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포함되는 해상으로 들여보내야 하지만, 요즈음처럼 미국, 한국, 일본이 조선인민군 군함의 이동상황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긴장된 시기에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 그래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7호 개량형에 장착하는 모의전자기파핵탄두를 발사 직후 17km 상공에서 폭발시켜 그 공중폭발현상을 면밀히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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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화성-7호 개량형 발사연습을 보도하면서 그 미사일의 사거리가 1,300km라고 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화성-7호의 사거리를 1,500km라고 본다. 화성-7호는 주한미국군 군사기지와 한국군 군사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미사일이 아니라 동해 건너 주일미국군 군사기지와 일본자위대 군사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이므로, 그 사거리를 1,500km라고 보아야 옳다. <사진 11>
이를테면, 개성 북쪽 발사구역에서 도꾜(東京)까지 직선거리는 1,200km이고, 미사와(三澤)항공기지까지 직선거리는 1,310km이고, 오끼나와(沖繩) 남단까지 직선거리는 1,350km, 홋까이도(北海道) 최북단에 있는 와까나이(稚內)까지 직선거리는 1,500km다. 홋까이도에서 오끼나와에 이르는 일본 전역이 전자기파핵탄두를 장착한 화성-7호의 사정권 안에 들어있다.
7. 단계적으로 고조되는 화력타격시위
조선은 2016년 3월 3일에 300mm 8관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하였고, 3월 10일에 화성-9호 2발을 발사하였고, 3월 18일에 화성-7호 개량형 1발을 발사하였다. 1주일 간격으로 사거리를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화력타격시위를 계속해온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올봄 조선은 미국과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우는 전면대결을 중도에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3월 10일 화성-9호 발사현장에서 자신의 단호한 결심을 이렇게 표명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듣기에 거북한 특정용어가 들어있지만, 원문을 그대로 옮긴다. “(조선은) 미제와 박근혜역적패당이 북침광기를 부리다 맥이 진하고 김이 빠질 때까지......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이 신형 핵탄두를 만들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히면서 핵시험을 포함한 각종 화력타격시위를 미국과 박근혜 정권이 정치적으로 굴복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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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진행할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조선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되면 언제든지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즉각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조선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사상 처음 단행할 수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남극대륙 북부지역까지 직선거리가 약 12,000km이므로, 사거리가 12,000km인 화성-13호를 광명성-4호가 날아간 궤도를 따라 남극대륙으로 쏘면 되는 것이다. <사진 12>
화력타격시위를 단계적으로 고조시켜나가는 조선의 결심은 매우 단호해 보인다. 그런 화력타격시위를 미국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조선은 경고를 보내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 지금 조선은 미국과 박근혜 정권의 대조선적대행위와 대조선전쟁연습으로 험악해진 전면대결을 끝까지 밀고 나가 미국과 박근혜 정권을 정치적으로 굴복시키던가 아니면 ‘최후결전’까지 벌이려는 최종결심에 따라 각종 화력타격시위를 단계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핵탄과 전자기파핵탄, 증폭분열탄과 수소탄으로 무장하고 ‘최후결전’을 준비한 조선에 대해 전략적 오판을 범한 미국과 박근혜 정권은 조선을 잘못 건드려도 보통 잘못 건드린 게 아니다. 결국 미국과 박근혜 정권에게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최악의 위험이 닥쳐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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