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6년 01월 0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에 접근한 3t급 쾌속정
2. 쎄라즈-1 쾌속정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
3. 미해군 제5함대는 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가?
4. 남포 앞바다에서 고속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
5.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의 출현
6.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불소나기 화력’
1.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에 접근한 3t급 쾌속정
2. 쎄라즈-1 쾌속정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
3. 미해군 제5함대는 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가?
4. 남포 앞바다에서 고속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
5.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의 출현
6.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불소나기 화력’
1.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에 접근한 3t급 쾌속정
지난해 한반도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분단과 정전이 산생시킨 정치군사대결과 전쟁재발위험이다. 한반도의 분단과 정전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군사대결과 전쟁재발위험이 일상사처럼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람에 이제는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들었지만, 그런 대결과 위험 이상으로 나라의 현실과 민족의 운명을 옥죄는 긴박한 요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극도의 전쟁재발위험이 몰아쳤던 8월위기사태에 다시 눈길이 멎는다. 나는 8월위기사태의 진상을 논하는 두 편의 글을 2015년 8월 31일과 9월 7일에 각각 <자주시보>에 실었으므로 그에 대해 재론하지 않지만, 심각하기 이를 데 없었던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어떤 군사활동이 벌어졌는가 하는 문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어떤 군사활동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은,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의 현 정세를 인식하는데서 중요한 문제로 된다.
*참조: 2015년 8월 위기사태 관련 한호석 소장 글 2편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414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414
8월위기사태의 충격이 사라지기 전에 조선이 진행한 대규모 군사활동들 가운데는 언론에 보도하지 않고 진행한 비공개 군사활동도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으니, 조선에서 그런 대규모 군사활동이 진행되었는지를 외부에서 알 수 없었고, 조선을 24시간 감시하는 미국만 정찰위성망을 통해 그 군사활동을 지켜보았을 뿐이다.
이 글에서 나는 한반도처럼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호르무즈해협에서 2015년 말에 일어난 사건을 살펴보면서,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진행된 대규모 군사활동에 대해 서술하려고 한다. 경험은 비교분석방법이 현상을 넘어 본질을 만나는 지름길들 가운데 하나임을 가르쳐주는데, 이란혁명수비군과 미해군 제5함대가 대치한 호르무즈해협의 형세와 조선인민군과 미해군 제7함대가 대치한 한반도 동서해의 형세를 비교하면, 국제사회에 ‘무적함대’로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미해군 함대의 치명적 허점을 엿볼 수 있다.
2015년 12월 29일 미국 텔레비전방송매체 <NBC>가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의 발언과 미해군 제5함대의 성명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5년 12월 26일 미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USS Harry S. Truman)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버클리호(USS Bulkeley), 프랑스 해군 호위함 프로방스호(FS Provence)로 편성된 미국-프랑스 연합함대가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지날 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연합함대 쪽으로 접근하여 불과 1.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에서 느닷없이 방사포 2발을 쏘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은 미국-프랑스 연합함대를 향해 방사포를 쏜 것은 아니었지만, 해상기동훈련 도중 근거리에서 방사포를 발사하였다는 것이다.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의 그런 행동이 “매우 도발적”이라고 비난하였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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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NBC>가 위와 같은 방송보도를 내보낸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5년 12월 31일 이란혁명수비군 대변인은 그 보도내용을 전면 부정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중부사령부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의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이 있었다고 주장한 그 주간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혁명수비군은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란혁명수비군 대변인은 미국이 있지도 않은 사건을 날조하여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미국중부사령부는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이란수비혁명군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하였으니,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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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쎄라즈-1 쾌속정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
상충되는 양측의 주장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히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인도양과 페르시아만이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은 기역자로 꺾어지는 매우 비좁은 해협인데, 그 해협에서 가장 비좁은 수역은 폭이 33.8km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폭이 3.2km인 충돌방지수역까지 양쪽 해안지대에 각각 설정되었다. 그래서 그 해협의 국제통행수역은 폭이 3.2km로 축소되었다. 그처럼 비좁은 통행수역에서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과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조우하는 경우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둘째,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이 호르무즈해협의 비좁은 통행수역을 통과할 때마다 이란혁명수비군은 경계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그 해협을 지키는 이란혁명수비군 해군은 그 해협을 통과하는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에 대한 해상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다. 2015년 12월 26일 해리 트루먼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프랑스 연합함대가 그 해협을 통과할 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그 연합함대에 접근한 것은 실탄사격연습을 동반한 해상기동훈련이 아니라 단순한 해상경계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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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가 미국-프랑스 연합함대에게 “매우 도발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은 <사진 3>에 보이는 쎄라즈(Seraj)-1 쾌속정이다. 이란은 영국이 첨단엔진제작기술로 만들어낸 칼날주자(Bladerunner) 51이라는 비군사용 쾌속정을 수입하여 역설계공정을 거친 끝에 자체 기술로 무장쾌속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쎄라즈-1 쾌속정이다. 쎄라즈-1 쾌속정에는 107mm 11관 방사포 1문과 12.7mm 중기관총 1정이 장착되었는데, 2011년부터 그 무장쾌속정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이란은 그 무장쾌속정들로 편성된 쾌속정대(speedboat fleet)를 창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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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쎄라즈-1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는 1발씩 수동으로 쏘는 게 아니라 11발이 자동으로 연속발사되는 것이다. 2발만 쏘는 2관 방사포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는 사건현장에 있었던 쎄라즈-1 쾌속정의 107mm 11관 방사포에서 2발만 발사되었다고 주장하였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사건현장에 있었던 쎄라즈-1 괘속정들은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이 그 수역을 지날 때마다 언제나 그러해왔듯이 해상경계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 방사포를 발사하며 상대를 위협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가 사건현장에서 방사포를 전혀 발사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는 방사포 2발이 발사되었다고 우기면서 이란이 도발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얼토당토하지 않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가 방사포를 발사하지 않았는데도 발사하였다고 우기면서 도발행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의 억지주장은, 그들이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얼마나 경계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을 내세우며 이른바 ‘무적함대’라고 자처해오는 미해군 제5함대가 무장장비라고 해야 방사포와 중기관총밖에 없는 쾌속정대를 그처럼 극도로 경계하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3. 미해군 제5함대는 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가?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날 사건현장에서 해리 트루먼호에 접근한 쎄라즈-1 쾌속정들은 “몇 척 되지 않는다(handful)”고 하였으니, 해상경계활동에 나섰던 쎄라즈-1 쾌속정은 불과 4~5척에 지나지 않았다.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9,200t급 구축함, 6,000t급 호위함으로 편성된 거대한 연합함대와 3t급 쾌속정 4~5척으로 편성된 소규모 쾌속정대는 무장력에서 서로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그런 까닭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거대한 연합함대가 소형 쾌속정 몇 척이 옆에서 따라오는 것을 그냥 무시해버리고 제 갈 길이나 가면 되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 미해군 제5함대의 사정은 전연 딴판이다. 미해군 제5함대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의 밑바닥에는 주목할 만한 사연들이 깔려있다.
첫째, 쎄라즈-1 쾌속정은 최고항속이 시속 137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쾌속정이다. 미해군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연안전투함에 장착된 미사일, 함포, 속사포는 시속 137km로 돌진해오는 아주 작은 해상이동표적을 격침시키지 못한다. 미해군 제5함대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돌진해오는 쎄라즈-1 쾌속정을 격침시키려면 해상작전헬기를 출동시켜 로켓포 공격을 들이대야 하는데, 비좁은 호르무즈해협 상공에 해상작전헬기를 띄우는 것은 이란혁명수비군의 대공미사일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는 꼴이므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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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란혁명수비군이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무기를 갖지 못했던 지난 시기에 그들은 기뢰를 실은 쾌속정을 몰고 항공모함으로 돌진하는 자폭공격을 연습하였지만, 지금 그들의 항모공격전술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교전상대의 감시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는 1인승 바바르(Bavar)-2 비행정(flying boat) 20척으로 편성된 비행정대가 돌진하면서 20발의 미사일을 초저공에서 발사하고,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쎄라즈-1 쾌속정 60척이 초고속으로 돌진하며 107mm 방사포 660발을 해상에서 발사하여 항공모함의 방어망을 교란시키는 사이에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쾌속정대 바로 뒤에서 나타난 졸파가르(Zolfaghar) 미사일쾌속정 10척이 20발의 대함미사일을 발사하고, <사진 8>에서 보는 것처럼 수중에서 접근한 가디르급(Ghadir-class) 잠수정 5척이 533mm 중어뢰 10발을 발사하여 미해군 항모강습단을 완파, 격침하는 놀라운 공중-해상-수중 3차원 공격전술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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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포 앞바다에서 고속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
매우 특이한 장면이 나타난 <사진 9>에 문득 눈길이 멎는다.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이 사진은 2015년 12월 7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싸이트 <엔케이 뉴스(NK News)>에 실린 것이다. 그 위성사진은 호르무즈해협에서 돌진하는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에서 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를 촬영한 것이다. 이 위성사진이 실린 글을 공동집필한 네덜란드 군사전문가 두 사람은 위성사진에 나타난 32개의 해상이동물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는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고속공격정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 보이고, 이란혁명수비군이 보유한 쎄라즈-1 쾌속정보다도 조금 더 작아 보인다. 3t급 쾌속정보다 더 작은 초소형 해상이동물체는 무엇일까? 네덜란드 군사전문가 두 사람은 그 초소형 해상이동물체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나머지, 1인승 제트스키(jet ski)라고 추측하였다. 하지만 1인승 제트스키는 한여름 피서지에서 타는 해상오락기구이므로, 무기화할 수 있는 기동수단으로 변신되지 않는다.
위성사진에 나타난 그 해상이동물체는 조선이 첨단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낸 무인쾌속정이다. 심각하기 이를 데 없었던 8월위기사태가 아슬아슬하게 평정된 때로부터 약 한 달 남짓 지난 2015년 10월 5일 조선인민군은 자기가 보유한 ‘비장의 해상공격무기’를 사상 처음으로 남포 앞바다에 내보냈으니, 그것이 바로 무인쾌속정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은 2인승 쎄라즈-1 쾌속정 60척과 2인승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 10척으로 편성된 70척의 쾌속정대를 운용하지만, 조선인민군은 무인쾌속정 32척으로 편성된 자폭쾌속정대를 운용한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돌격대형은 세 개의 일렬횡대가 돌진하는 것 같이 보이는 30-30-10형인데,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대의 돌격대형은 3개 대오의 앞장에 각각 무인쾌속정을 1척씩 앞세워 마치 기러기떼가 세 개의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10-10-12형이다.
미해군 제5함대와 맞서는 이란혁명수비군의 쎄라즈-1 쾌속정 60척과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 10척은 107mm 방사포 60문과 코싸르(Kowsar) 미사일 20발로 무장하였는데, 미해군 제7함대와 맞서는 조선인민군의 무인쾌속정 32척에는 어떤 타격수단이 장착된 것일까? 해상도가 낮은 상업위성사진을 판독해서는 그 무인쾌속정에 장착된 타격수단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방사포도 아니고 미사일도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포나 미사일보다 파괴력이 훨씬 더 강한 타격수단은 장갑관통고폭탄(APHE, armor-piercing high explosive)이다. 원격조종으로 기동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적함에 고속돌진하는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에 장갑관통고폭탄이 실린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 자체가 자폭형 장갑관통고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혁명수비군의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에 장착된 코싸르 미사일의 장갑관통탄두는 무게가 29kg밖에 되지 않는데 비해,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에 장착된 장갑관통고폭탄의 무게는 300kg 정도로 보인다. 대함미사일보다 10배나 더 강력한 고폭탄을 장착한 무인쾌속정이 고속돌진하여 자폭하면 미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그 자리에서 침몰한다. 그런 무인쾌속정 32척이 기러기떼가 날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10-10-12 돌격대형을 갖추고 고속돌진하여 자폭하면 장갑관통고폭탄 9,600t이 폭발하게 되므로,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으로 편성된 항모강습단을 단숨에 격파할 수 있다. 더욱이 무인화된 자폭쾌속정으로 공격하니까 아군의 인명손실이 전혀 없는 완승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해군무장장비의 현대화 수준에서 조선인민군은 이란혁명수비군보다 한 세대 앞서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의 출현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 상공을 지나던 미국 상업위성이 우연히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대의 10-10-12 돌격대형만 나타난 게 아니다. 모두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 기동하는 놀라운 장면이 그 위성사진에 나타났다.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 남포 앞바다에 출동하였으니, 그 앞바다가 각종 함선들로 가득 찬 셈이다.
2015년 8월위기사태 당시 동해에 출동한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는 잠수함과 잠수정, 122mm 40관 방사포를 장착한 방사포고속정, 76mm 함포를 장착한 파도관통형 스텔스고속공격정, 사거리 260km의 금성-3호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쌍동선체 스텔스고속공격정, 해상작전헬기 1대를 실은 호위함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었는데, 그로부터 약 한 달 남짓 지난 2015년 10월 5일 서해 남포 앞바다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조선인민군 연합함대는 아래와 같은 각종 함선들로 편성되었다.
무인쾌속정 - 32척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 5척
청진급 경비정 - 5척
파도관통형 스텔스고속공격정 - 1척
초도급 초계정 - 1척
어뢰고속정 - 13척 (신흥급 5척, P-6 4척, 티르급 4척)
미사일고속정 - 5척 (오사-1급 3척, 서주급 2척)
로미오급 잠수함 - 1척
잠수정 - 8척 (상어-1급 4척, 상어-2급 4척)
남포급 상륙정 - 5척
공기부양정 - 10척 (공방-2급 5척, 공방-3급 5척)
무인타격기 발진선 – 1척
위에 열거한 각종 함선들의 특징은 선체 크기가 작고(소형화), 기동속도가 매우 빠르고 민첩하며(고속화, 민첩화), 타격력이 강하고(화력강화), 그 가운데 일부는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무인화) 것이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해상작전헬기를 1대씩 탑재한 1,850t급 쌍동선체 호위함과 스텔스호위함, 그리고 해상작전헬기 2대를 탑재한 4,000t급 쌍동선체 구축함을 각각 1척씩 보유하였지만, 그런 호위함과 구축함은 주력이 아니다. 조선인민군 해군의 주력은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각종 고속공격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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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사진 10>에서 보는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는 122mm 40관 방사포 1문이 장착되었고, <사진 11>에서 보는 오사-1급 미사일고속정과 서주급 미사일고속정에는 대함미사일이 각각 4발씩 장착되었고, <사진 12>에서 보는 신흥급 어뢰고속정, P-6 어뢰고속정, 티르급 어뢰고속정에는 533mm 중어뢰발사관이 각각 2문씩 장착되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남포 앞바다에 출동한 함선집단에 무인타격기 발진선 1척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무인타격기 발진선이란 <사진 13>에서 보는 무인타격기를 싣고 다니다가 발진시키는 고속공격정의 일종이다. 이 무인타격기는 초정밀타격기능, 매우 강력한 파괴력, 유도비행기능을 가진 우수한 타격수단이다.
위에 열거한 각종 해군무장장비들의 화력을 종합하면,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에 출동한 조선인민군 연합함대의 ‘불소나기 화력’은 122mm 방사포 200발, 대함미사일 20발, 533mm 중어뢰 26발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무인쾌속정 32척에 실린 장갑관통고폭탄 9,600t, 무인타격기 발진선에 실린 무인타격기 1대, 잠수함 1척과 잠수정 8척에 각각 탑재된 533mm 중어뢰들, 그리고 경비정, 초계정, 스텔스고속공격정 7척에 각각 장착된 76mm 함포들과 대공속사포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함선편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동해함대와 달리 서해함대는 잠수함과 잠수정보다는 쾌속정과 고속정을 중심으로 하여 함선집단을 편성하였고, 상륙전을 전개하기 위한 상륙정과 공기부양정을 15척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서해함대가 미해군 제7함대와 한국 해군 서해함대를 수상무력 62척과 수중무력 9척으로 격파하고, 상륙무력 15척으로 고속상륙전을 전개하는 전술을 연습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6.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불소나기 화력’
2014년 7월 27일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장병 결의대회에 연설자로 나선 조선인민군 해군사령관은 “해군용사들은 조국통일을 위한 원쑤격멸의 의지로 가슴 끓이고 있으며 미제의 의해 우리 민족이 흘린 피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복수심으로 만장약되여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놈들이 끌고다니는 초대형 핵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따위들이 우리 해병들에게는 60여 년 전에 바다송장이 되여버린 <볼티모>호나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묶여있는 <푸에블로>호의 몰골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남해를 적들의 검붉은 피가 흐르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기염을 토하였다. 그의 결의발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해군은 동해나 서해가 아니라 남해에서 미해군을 격멸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 동해나 서해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놀라운 발언이다. 결의발언이니까 좀 과장된 어법을 사용한 것일까? 아래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가 과장어법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지금 미국은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앞세운 항모강습단과 40,000t급 상륙강습함을 앞세운 해병대 상륙강습단을 동원하여 조선을 침공하려는 작전계획을 연습하고 있지만, 그들이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 국방부와 합참본부가 2002년 7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기간에 ‘천년도전(Millenium Challenge) 2002’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진행했던 사상 최대의 가상해전이다. 그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은 항공모함 1척, 순양함 10척, 상륙강습함 5척이 격침당하고, 20,000명 이상의 해군, 해병대 병력이 전멸하는 너무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이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 주된 원인은 <사진 14>에서 보는 것처럼, 기뢰를 싣고 고속으로 돌진하는 쾌속정들의 기습적인 자폭공격으로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에게 치욕의 참패를 안긴 쾌속정들의 기습적인 자폭공격은 13년 전 당시 수준의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자폭공격을 가상한 씨나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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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에서 논한 것처럼, 그로부터 13년이 지나는 동안 이란혁명수비군의 항모공격력은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 더욱이 그들보다 한 세대 앞선 조선인민군은 소형화, 고속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미해군이 상상하기 힘든 ‘불소나기 화력’으로 자기의 항모공격력을 강화, 발전시켰다. <사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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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들이 공히 인정하는 것처럼, 조선은 각종 고속공격정과 각종 잠수함, 잠수정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오늘 조선인민군은 400여 척에 이르는 고속공격정과 100여 척에 이르는 잠수함, 잠수정을 보유하였다. 400여 척의 고속공격정들과 100여 척의 잠수함, 잠수정들은 기동속도가 매우 빠르고 민첩할 뿐 아니라, 강력한 화력타격수단을 갖추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해군이 400여 척의 고속공격정과 100여 척의 잠수함, 잠수정을 총동원하여 ‘불소나기 화력’을 집중적으로 내뿜으면, 미해군 제7함대, 일본해상자위대, 한국 해군으로 구성된 연합함대는 교전 1시간 만에 격파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2002년에 진행된 가상해전에서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 기억을 아직 잊지 않았다면, 위에 인용한 “남해를 적들의 검붉은 피가 흐르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기염을 토한 조선인민군 해군사령관의 강력한 경고발언을 결코 빈말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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