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8

작전통제권 영영 갖지 못하게 된 한국군

[한호석의 개벽예감] (135)
자주민보 2014년 10월 2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침략군이 강점하여 저들의 본거지로 사용하였던 용산기지를 8.15 해방 후에는 주한미국군이 자기들의 본거지로 사용하고 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자리잡고 있는 용산기지는 용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건물 1,245동이 들어찬 방대한 규모로 건설되었다. 위의 사진은 미국군이 사용하는 용산기지 건물들 가운데 한 군데를 촬영한 것이다. 용산기지에는 미국군 2,500명, 미국군속민간인 1,000명, 미국군인가족 3,500명을 포함한 미국인 7,000명과 한국군지원단 소속 한국군 1,000명과 한국인 근무자 6,000명을 포함한 한국인 7,000명이 있다.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영구히 위임받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용산기지에 영구히 머물려고 한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집단자위권 틀어쥔 일본자위대와 작전통제권 상실한 한국군의 극적인 대조

국가 또는 교전단체가 폭발적인 형태로 무력을 사용하는 특수상황을 전쟁이라 한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는 흥하고, 전쟁에서 진 나라는 망한다. 동서고금 전쟁사는 전쟁의 승패여부가 국가존망을 결정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 전쟁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특수집단이 바로 군대다.

그러므로 군사력은 강해야 하고, 군대는 강군이어야 한다. 강군을 가진 군사강국은 국가주권을 지키며 안정과 번영의 길을 갈 수 있고, 전쟁이 일어나도 이길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평범한 이치인 것 같지만, 전쟁에서 이길 강한 군대는 처음부터 강군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다. 건군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전투력을 기르고 전법을 연마하는 어렵고 힘든 준비와 단련을 거쳐야 강군으로 장성하는 법이다.

군대를 강군으로 육성하려면 군대를 움직이는 권한 곧 지휘권을 가져야 한다. 지휘권은 전쟁을 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평시에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서도 사용되는 것이다. 지휘권과 강군육성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자국군사령관과 외국군사령관이 지휘권(command authority)을 각각 절반씩 나눠가질 수 없는 것처럼, 한국군 지휘권도 한국군 합참의장과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절반씩 나눠가질 수 없다. 한국군 지휘권은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해야 마땅한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사진 1>

현실이 말해주는 것처럼, 한국군 지휘권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최고위급 지휘관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지휘권의 핵심부분인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 authority)을 완전히 장악, 행사하고 있다. 지휘권에는 작전통제권 이외에 다른 권한도 포함되지만, 작전통제권이 가장 중요한 핵심권한이므로 지휘권과 작전통제권은 사실상 동의어로 사용될 수 있다.

한국군 합참의장은 자신이 주한미국군사령관으로부터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했으나, 전시작전통제권은 아직 환수하지 못했노라고 하면서 전작권 환수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의한 것처럼 말하지만, 그에 관한 진실을 아는 사람에게는 그런 말이 말장난처럼 들린다. 한반도 군사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대북방위태세(DEFCON) 3단계’로 진입하면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해오던 평시작전통제권이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넘어가는데, 그런 준전시상황이 아닌 평시에는 한국군 합참의장이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군 지휘부의 주장이고, 국민들도 그런 주장을 곧이듣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평시에 한국군 합참의장은 이른바 연합작전위임권(Combined Operational Delegated Authority, CODA)이라는 명목으로 자기의 평시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한다. 연합작전위임권이란 말 그대로 한국군과 미국군의 연합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한다는 뜻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당연히 행사하는 미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한다는 말은 형용모순이므로, 연합작전위임권이란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한다는 뜻 이외에 다른 뜻이 아니다. 이처럼 위임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장악한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전시에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평시에도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해야 할 작전통제권을 자신이 행사한다.

원래 평시작전통제권이란 정찰정보체계를 관리하고, 지휘통신체계를 운용하고, 작전계획을 세우고, 실전연습을 실시하는 권한인데, 그런 모든 권한이 평시에도 연합작전위임권을 장악한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넘어가 있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이처럼 평시에 정찰정보관리권, 지휘통신체계운용권, 작전계획권, 실전연습권을 전반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므로, 그런 그가 전시에 한국군을 동원하여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동원권과 전쟁수행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위와 같은 사실을 살펴보면, 한국군 합참의장이 평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작전통제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가주권을 다른 나라에게 넘겨주는 나라도 없고, 국가주권의 핵심인 작전통제권을 다른 나라에게 넘겨주는 나라도 없다. 작전통제권 이양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컨대, 이웃나라 일본에도 주일미국군이 주둔하지만, 일본자위대의 작전통제권은 자위대 통합막료장이 행사한다. 다만 미국군과 일본자위대가 합동훈련을 실시할 때 또는 전시에 미일연합작전을 수행할 때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미국군사령관에게 일본자위대의 작전통제권을 일시적으로 넘겨준다. 일본에는 연합작전위임권이라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땅에서는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연합작전위임권과 전시작전통제권을 모두 장악하고 그 권한을 일시적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행사하게 되어있다. 지난날 건군 당시에는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작전통제권이 있었는데, 6.25전쟁 중에 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한 것이 아니라, 한국군은 건군 당시부터 작전통제권이 없는 ‘기형아’로 태어난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발표된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군과 한국군은 평시에 한미연합참모단을 편성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평시에 한미연합참모단을 통해 한국군을 지휘통제하게 될 것임을 말해준다. 또한 위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한미연합참모단 직속으로 한미연합사단을 편성하여 운영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결정은 평시에나 전시에나 한국군 합참의장이 작전통제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게 만들어놓은 기존 결정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한국군이라는 군대는 있는데 한국군 합참의장은 작전통제권을 갖지 못했고, 작전통제권이 없으니 전쟁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자위대는 작전통제권을 주일미국군사령관에게 위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본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집단자위권까지 틀어쥐는 판인데, 그와는 정반대로 한국군은 작전통제권마저 갖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미일동맹과 근본적으로 다른 한미동맹의 치욕적인 실태다.

북은 작전통제권도 없고 전쟁도 할 수 없는 기형군을 ‘괴뢰군’이라 조롱하고 있으니, 한국군으로서는 치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치욕적인 현실에 무관심한 이 땅의 국민들은 군사권도 없고 전쟁도 하지 못하는 기형군에게 자기의 생명과 재산을 내맡기고도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무지야말로 불행과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라는 말은 그런 사례에서도 진실로 드러난다.

어떤 얼빠진 사람은 한국군이 너무 허약하니까 강대한 미국군에게 작전통제권을 위임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강변하지만, 그런 발상이야말로 상전에게 자기 운명을 내맡기는 하수인의 굴종적 발상이 아닌가. 작전통제권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작전통제권을 가져야 작전계획을 세우고 군력을 기르고 전법을 연마하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강군으로 장성할 수 있는 것이다.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만일 북이 작전통제권을 소련에게 내맡겨, 핵무력을 가진 소련군이 조선인민군의 작전통제권을 장악하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 40년 동안 군사분계선을 지켜주었다면 북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련과 서독의 정치적 흥정물로 전락하는 바람에 소련군이 철군하자마자 망해버린 동독의 비참한 운명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남측 정부가 작전통제권을 미국에게 내맡겨, 핵무력을 가진 미국군이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장악하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60년 동안 군사분계선을 지켜주었으니, 과연 어떤 결말에 이를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북과 미국의 대결에서 패퇴한 미국이 미국군을 철군할 때 남은 동독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사진 2> 2014년 10월 23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를 진행하였다. 그 회의에서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장악, 행사하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반환하는 시점을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것은 무기연기가 아니라 영구위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군사주권 포기로 한국군은 작전통제권을 영영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명목상 군사주권 돌려주겠다는 제안 사절하고 사실상 영구위임 택한 박근혜 대통령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지난 10월 23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된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장악, 행사하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반환하는 시점을 또 다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진 2> 이러한 재연기 사안은 지난 10월 10일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된 한미국방통합협의체(KIDD) 회의에서 이미 합의된 것이다. 매달 한 차례씩 열린 그 회의에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빗 헬비(David Helby)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해왔다.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는 지난 10월 10일에 진행된 한미국방통합협의체 회의의 재연기 합의사항을 양측 국방장관이 공식문건으로 서명하고 외부에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재연기 결정에서 문제로 되는 것은, 한국군 합참의장이 주한미국군사령관으로부터 한국군의 전작권을 환수하는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전작권 환수시점을 명시하였는데, 박근혜 정부는 왜 명시하지 않았을까?

<세계일보> 2014년 5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서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2015년으로 연기해놓았던 전작권 반환환수시기를 또 다시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해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간청을 들어주면서, 오는 2018년에 전작권을 반환해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돌려주겠다는 전작권은 명목뿐인 전작권이지 실질적인 전작권은 아니다. 평시에도 그렇지만 전시에도 한미연합군은 미국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전작권을 돌려받아도 그것은 명목뿐인 전작권인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10일에 진행된 한미국방통합협의체 회의에서는 전작권 반환환수시점을 명시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이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록 명목뿐인 전작권이나마 한국군의 전작권을 어느 특정시점에 반환해주겠다고 하였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그런 제의를 정중히 사절하였음을 말해준다.

대통령 재임 시기에 전작권을 조기환수하려고 애썼던 노무현 대통령은 전작권을 반환환수하는 문제를 2006년 9월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쉬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2007년 2월 23일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양측은 2012년 4월 17일에 전작권을 반환환수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그 반환환수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였고,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은 반환환수시점마저 명시하지 않는 수법으로 전작권을 영구위임한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Chuck Hagel) 국방장관이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전작권 반환환수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에 대해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것이 전작권 반환환수를 무기한 연기하였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였지만, 그것은 무기연기가 아니라 영구위임이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반환하겠다고 하는 전작권을 환수하지 않고 주한미국군사령관에게 현 상태로 영구히 위임한 것이다.

군사주권을 돌려주겠다는 데도 그 제안을 사절하고 영구위임을 택한 박근혜 대통령의 처사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0월 24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원은 전작권 반환환수시점을 명기하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정부가 군사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주권포기행위는 대통령의 사과발언으로 간단히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주권수호책임을 방기한 것은 대통령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며 헌정질서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므로 탄핵을 받아야 할 매우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다른 나라 국회라면 그처럼 헌정질서를 훼손한 무자격 대통령에게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였을 것인데, 기이하게도 이 땅의 국회는 우물쭈물하다가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그렇게 된 까닭은, 언제나 오가는 말이 넘쳐나 말싸움으로 번지는 국회가 정작 한미관계에 관련된 중대현안이 부각되면 미국의 눈치나 살피면서 할 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핑계를 대면서 비난여론을 무마하려고 한다. 그들이 꺼내놓은 핑계는 한국군이 전작권을 환수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어야 전작권을 환수할 수 있을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전작권 환수조건이란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대남공격위험을 사전에 탐지하는 능력, 공격개시가 임박한 조선인민군을 선제타격하는 능력, 조선인민군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내는 방어능력을 한국군이 갖추게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런 사전탐지능력과 선제타격능력을 실체화한 한국군의 작전체계가 대북선제타격체계인 ‘킬 체인(Kill-Chain)’이고, 그런 미사일방어능력을 실체화한 한국군의 작전체계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완료해야 전작권을 환수할 수 있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가 전작권 영구위임을 위해 꺼내놓은 핑계인 것이다.

▲ <사진 3> 한국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 거기에는 북측 전역을 감시할 정찰위성 5기를 보유하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정찰위성이 없으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다. 위의 사진은 미국이 운용하는 정찰위성 라크로스/아닉스(Lacrosse/Onyx) 레이더 정찰위성을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남측의 기술수준으로는 앞으로 10년 안에 정찰위성을 만들지 못한다. 이것은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가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되지 못할 것임을 말해준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한국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탐지능력과 타격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지난 10월 23일에 발표된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따르면, 한민구 국방장관은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2020년대 중반까지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재확인하였다”는 것이다. 그가 그처럼 자신 있게 발언할 수 있었던 까닭은, 미국이 ‘킬 체인’ 및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을 소문 없이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미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해 한국군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술정보를 넘겨주는 한편, 한국군의 ‘킬 체인’ 및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을 통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는 2012년 말에 결성되어 해마다 두 차례씩 진행되어왔다.   2013년 11월 25일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M. Scaparrotti)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서울에서 열린 육군협회 초청강연에 출연하여 북의 미사일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공동으로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를 결성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한민구 국방장관이 자신 있게 말한 것처럼, 한국군은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과연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판단하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킬 체인’의 사전탐지능력을 보유하려면, 북측 전역을 감시할 정찰위성 5기를 쏘아올려야 하며, 미국산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Global Hawk)를 수입해야 하며, 중고도무인정찰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야 한다. 위와 같은 여러 감시수단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찰위성이다. 정찰위성이 없으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다.

그런데 한국군이 정찰위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를테면, 2013년 10월 6일 국회는 국방부가 제출한 예산청구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찰위성 연구개발하기 위한 기본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그 부문에 청구한 예산 20억원을 삭감하였다. 기본계획도 없으면서 예산만 타내려고 하다가 청구예산마저 삭감당한 국방부가 정찰위성 5기를 2020년대 중반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하려는 것은 능력도 없이 의욕만 앞세운 행동이다. 2013년 7월 3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우주개발중장기계획안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위성운반로켓과 고성능 지구관측위성을 자력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미래창조과학부가 국방부보다 더 현실에 가까운 발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사실상 정찰위성으로 기능하는 레이더위성 2기와 광학위성 2기밖에 갖지 못했는데, 위성개발기술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뒤진 남측이 앞으로 10년 안에 정찰위성 5기를 자체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진 3>

심각한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한국군은 지상이동표적을 감시할 최첨단장비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설령 정찰위성을 보유한다고 해도 지상고정표적만 감시할 뿐 지상이동표적은 감시하지 못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 자행발사대를 기동시켜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임의의 방향으로 발사할 전술미사일을 한국군의 ‘킬 체인’이 사전에 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지난 10월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합참본부 국정감사에서 육군대장 출신인 백군기 국회의원은 “이동표적 감시능력이 없는 ‘킬 체인’은 반쪽짜리”라고 비판하였다.

지난 3월 말 한국군은 미국산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4대를 8,890억원에 수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미국은 2012년에 글로벌 호크 4대를 1조3,000억원에 한국군에게 팔겠다고 하였다가, 8,890억원으로 깎아주는 대신 미국군이 사용하는 것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기능삭제형 글로벌 호크를 판매하려는 것이다. 그런 기능삭제형 고고도무인정찰기를 수입하면 북측 전역을 제대로 감시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미국은 한미미사일지침에 따라 한국군이 탑재중량 500kg 이상의 미사일과 무인정찰기를 만들거나 보유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국방과학연구소는 기체무게가 많이 나가는 고고도무인정찰기를 개발하고 싶어도 개발하지 못한다. 그래서 2006년부터 한국국방과학연구소는 기체무게가 500kg 미만인 중고도무인정찰기를 개발하기 시작하였고, 거기에 장착할 적외선영상장비, 합성영상레이더, 통신장비를 한미미사일지침의 중량제한규정에 맞게 개발해왔다. 개발비용으로 1,800억원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 2012년에 미국은 기체무게만이 아니라 비행연료무게까지 포함시켜 500kg 이상의 무인정찰기를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남측 국방부에 통보하였다. 중고도무인정찰기의 비행연료무게는 200kg이나 되는데, 미국의 요구대로 비행연료무게를 제외한 기체무게를 300kg 이하로 줄인 중고도무인정찰기는 미국에서도 만들지 못한다. 명백하게도, 미국은 한미미사일지침에 대한 억지해석을 들이대면서 한국군의 중고도무인정찰기 개발사업을 중도에서 금지시킨 것이다. 미국의 금지에 가로막힌 남측 국방부는 하는 수 없이 미국산 중고도무인정찰기를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은 자국산 중고도무인정찰기를 한국군에게 판매하려고 억지를 부려 한국국방과학연구소의 중고도무인정찰기 개발사업을 중지시킨 것이다.

둘째, ‘킬 체인’의 선제타격능력을 보유하려면, 사거리 500~800km의 지대지탄도미사일을 개발하여야 하며, 수출가격이 한 발에 33억 원이 넘는 사거리 500km의 토러스(Taurus)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을 수입해야 하고, GPS유도폭탄과 중거리공대지유도폭탄을 개발해야 하고, 한국군이 보유한 사거리가 가장 긴 현무-2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해야 한다. 이를테면, 2013년 10월 6일 국회는 국방부가 제출한 예산청구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을 수입하기 위해 청구한 예산 877억원을 400억원으로 삭감하였고, GPS유도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예산에서 103억원, 중거리공대지유도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예산에서 97억원, 현무-2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예산에서 150억원을 각각 삭감하였다. 이처럼 예산을 삭감당하는 처지이므로 ‘킬 체인’의 타격수단들을 수입 또는 개발하는 사업이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2014년 4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사거리가 500km이고 탄두무게가 1t인 신형 탄도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시험발사되었다. 사거리가 300km이고 탄두무게가 500kg인 현무-2의 기존 성능을 개량하여 만든 이 신형 미사일은 현무-3인데, 2017년부터 작전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킬 체인’의 여러 타격수단들 가운데 현무-3 미사일만 계획대로 작전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북의 전승절 군사행진에서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하는 화성-7호를 촬영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핵탄두를 탑재하여 운용하는 화성-7호는 마하 7을 넘어서는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데, 그처럼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물체를 요격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요격미사일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에게도 그런 기술은 없다. 그런데도 한국군은 미국에서 값비싼 군사장비들을 수입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공격을 막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허풍으로 들린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셋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면, 요격고도가 40km인 미국산 미사일요격체계인 페이트리엇(PAC)-3을 수입해야 하고,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고도 60km 이상의 고공에서 비행표적을 요격하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도 개발해야 한다.

지난 4월 28일 한국방위사업청은 미국산 페이트리엇-3을 2016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기간에 수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수입하기로 결정된 페이트리엇-3의 수량은 100발 미만이다. 그런데 페이트리엇-3은 5축10륜 자행발사대에서 쏘는 북의 핵타격미사일 화성-7호를 요격하지 못한다. 지난 6월 19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화성-7호의 비행속도가 마하 7 이상이어서 페이트리엇-3으로는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요격하기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요격하지 못한다. 마하 5부터 마하 10에 이르는 범위의 비행속도는 극초음속(hypersonic)이라 하는데,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물체를 요격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4>

지금 남측의 기술로는 중거리지대공미사일과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남측의 경우 미사일부문의 국산화율은 2012년을 기준으로 77%인데, 나머지 23%에 해당하는 핵심기술을 다른 나라들에서 수입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남측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중거리 및 장거리지대공미사일 기술을 수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자기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한국군을 끌어들이려 애쓰는 미국은 남측이 러시아의 미사일기술을 수입하여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독자적으로 수립하려는 것을 중지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넷째, 남측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17조원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8년 동안 해마다 2조1,250억원씩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무사령관 출신 송영근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합참본부 국정감사에서 합참본부와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이 북의 ‘비대칭위협’에 맞서기 위해 이미 지출한 경비는 14조원을 넘었고, 앞으로도 25조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문제는 한국군이 그처럼 천문학적인 예산을 군비증강사업에 집중투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국정감사에서 송영근 국회의원은 그처럼 막대한 예산을 지출해도 북의 비대칭위협을 “제대로 막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군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2020년대 중반까지 킬 체인과 KAMD를 완성한다는 것은 택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였다. 만일 상상을 초월한 어떤 ‘기적’이 일어나 한국군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한다고 가정해도, 그것은 실전에서 별반 쓸모가 없는 군사장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정찰위성으로는 자행발사대(TEL) 기동상황을 탐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사일을 탑재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자행발사대들이 북측 산악지대 지하갱도기지들에서 불시에 동시다발로 출동하여 임의의 장소로 각각 이동한 뒤에 신속하게 미사일을 발사하는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것은 미국군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군 고위지휘관들은 자기들이 첨단미사일조기경보체계를 가지고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발사징후를 탐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 바 있다. 그런데 미국군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한국군이 해보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으니 황당하게 들린다.

그보다 더 황당하게 들리는 것은, 미사일발사가 임박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킬 체인’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24일 스캐퍼로티 주한미국군사령관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한 사실에서 드러난 것처럼 북이 보유한 핵무력은 매우 강력하다. 그런데 핵무기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한국군이 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공격하겠다고 하니 제 정신으로 하는 소리인지 의심하게 된다. 설령 한국군이 먼저 미사일 몇 발을 쏘았다고 하더라도,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기들을 먼저 공격한 한국군을 전술핵탄으로 몰살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 점에서, ‘킬 체인’은 한국군에게 ‘살상의 사슬(Kill-Chain)’로 되돌아갈 위험이 매우 높다. 한국군의 대북선제타격이 핵재앙을 자초하는 집단자살로 보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따르면, 한국군이 “핵심군사능력을 구비하고, 한반도 및 역내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때 전작권이 대한민국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장한다고 확인하였다”는 것이다. 그 공동성명에서 말하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이란 위에서 언급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뜻한다.

그런데 위의 공동성명에서 주목할 점은, 한반도 및 역내안보환경이 전작권을 안정적으로 반환환수할 수 있을 만큼 변화되었을 때 전작권을 반환환수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전작권을 안정적으로 반환환수할 수 있을 만큼 변화된 한반도 및 역내안보환경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공동성명에서는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 장관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이의 확산활동을 포함한 정책과 도발이 지역안정 및 범세계 안보와 비확산체계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인식을 재강조하였다”고 명시한 것을 보면, 미국이 ‘북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상황, 다시 말해서 미국이 북의 핵무력을 제거하는 상황이 그들이 말하는 전작권을 안정적으로 반환환수할 수 있는 안보환경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이 북의 핵무력을 제거하려면 북을 항복시켜 북의 정권을 무너뜨려야 하는데, 현 시기 북미관계나 북의 내부사정을 각각 살펴보면 그런 일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현실은 미국의 그런 전망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최근 북은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하여 미국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최종준비를 완료하였는데, 이것은 북미관계와 한반도정세가 미국의 전망과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북의 핵무력을 제거하려는 미국은 현실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망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지난 8월 19일에 나온 ‘조선중앙통신사 론평’은 “우리가 때리면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은 구실 없이 얻어맞아야 하며 침략의 크고 작은 본거지들은 불바다가 되고 재더미가 될 것이라는 것과 함께 우리의 자위적 억제력이 그렇게 만들 만단의 준비태세에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내외에 천명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북이 공격징후를 드러내지 않고 불시에 몰아칠 조국통일대전의 거대한 열핵폭풍이 주한미국군기지들을 날려보낼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그런 망상에서 깨어나 가슴을 치며 후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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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사드기동군 대북전진배치로 위험수위 높아진다

<민중의 소리> 2014년 10월 2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미국은 사드기동군을 왜 괌에 긴급배치하였을까?
 
지난 1월 2일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 ‘제2방어선(Second Line of Defense)’에 흥미로운 기사 한 편이 실렸다.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거점인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된 사드기동군(THAAD Task Force) 탤런(Talon)의 야전지휘관 클라이드 카취레인(Clyde Cochrane) 중령과 취재기자가 전화통화로 진행한 대담기사다. 사드는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영어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고유명칭이다. 대담기사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첫째, 카취레인 중령이 지휘하는 1개 사드기동군의 병력은 약 205명인데,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Fort Bliss)육군기지에서 차출된 사드대대 알파 4(Alpha 4), 하와이주 힉컴(Hickam)공군기지에서 차출된 2개의 이동식 통신부대, 알래스카주 포트 웨인롸잇(Fort Wainwright)육군기지에서 차출된 제42헌병중대로 편성되었다. 사드기동군은 도로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 6대와 요격미사일 48기로 무장하였다.
둘째, 사드기동군은 지상에서 단독작전을 전개하지 않고,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대와 통합작전을 전개한다. 사드기동군과 이지스구축함대의 통합작전을 조절하는 것은 하와이주 힉컴공군기지에 주둔하는, 태평양전구(戰區)의 모든 공군무력과 미사일방어체계를 조절하는 제94육군항공 및 미사일방어사령부(AAMDC)와 제613항공우주작전센터(AOC)다. 이런 정보를 살펴보면, 사드체계는 육군의 사드기동군, 해군의 이지스구축함대, 공군의 미사일조기경보망이 단일작전역량으로 연동되는 육해공 3군통합작전체계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셋째, 사드기동군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긴급배치된 때는 지난해 4월이다. 여기서 긴급배치라는 말을 쓰는 까닭은, 사드기동군을 괌에 배치하는 시간이 불과 두 주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공군협회 태평양지역토론회에 강연자로 출연한 호크 칼라일(Hawk Carlisle)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이전에는 사드기동군을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데 여섯 주나 걸렸지만, 2013년 4월에는 불과 두 주 만에 신속하게 배치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드기동군을 그처럼 긴급하게 해외기지에 배치할 수 있었던 요인은,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 장비들은 수송기에 실어 신속하게 운반하였고, 나머지 크고 무거운 장비들은 수송선에 실어 운반한 것이다.
칼라일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지만, 사드기동군 긴급배치는 그처럼 장비수송기간을 단축하는 것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드기동군을 이동배치하려는 지역에 대한 군사적, 자연지리적 사전평가를 실시하면서 그 지역의 작전환경에 맞게 설계된 사드기동군과 이지스구축함대의 통합작전에 관한 컴퓨터모의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므로 장비수송기간보다 사전평가를 실시하고 컴퓨터모의훈련을 실시하는 기간이 훨씬 더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드기동군 이동배치에 관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치적 결정이다. 다시 말해서, 사드기동군을 이동배치하기 위해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치적 결정, 이동배치지역에 대한 사전평가와 컴퓨터모의훈련, 병력차출과 장비수송, 그리고 기지건설, 장비조립 및 설치로 이어지는 길고 복잡한 준비절차를 밟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드기동군을 괌에 이동배치하려면 준비기간이 최소한 4개월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사드기동군을 괌에 배치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치적 결정이 지난해 1월에 내려졌음을 알 수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사드기동군을 괌에 배치하는 결정을 왜 2013년 1월에 내렸던 것일까? 그들의 정치적 결정은 북이 2012년 4월 15일 군사행진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road-mobile ICBM) 화성-13호를 처음 공개한 것, 그리고 같은 해 12월 12일 위성운반로켓 은하-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과 직접 연관된다.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와 3단형 위성운반로켓 은하-3호는 서로 다른 체계로 개발, 완성된 것인데도, 미국은 자기 적국인 북이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우주개발사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미국은 북이 2012년 12월 12일에 위성운반로켓 은하-3호를 쏘아올린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사드기동군을 괌에 배치하는 작업을 서둘렀던 것이다.
사드기동군이 괌에 배치되자, 미국 언론매체들은 괌의 지리적 위치로 봐서 그 섬에 배치된 사드기동군의 작전임무가 중국의 미사일공격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오보였다. 괌에 배치된 사드기동군의 야전지휘관 카취레인 중령은 괌에 배치된 자기 부대의 작전임무가 북의 미사일공격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위에 인용한 대담기사에서 명백히 지적하였다.
미국은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괌과 마리아나제도 일대에서 미국의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가 참가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라는 작전명의 대규모 실전연습을 미국군 단독으로 실시하였는데, 괌에 배치된 사드기동군 작전연습도 거기에 포함되었다. 괌의 사드기동군은 그 섬에 배치된 이후 처음으로 실전연습에 동원된 것이다.
 
사드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사드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미국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
 
미국의 사드기동군 대북전진배치로 남북미중 4각관계 요동친다
위에 서술한 정보들을 살펴보면, 미국이 왜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지, 그리고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한 사드기동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윤곽이 드러난다.
사드기동군을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한 것에 이어서 주한미군기지에도 배치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드러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전략적 목표는 미국이 자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의 미사일공격위험에 대처하려는 것이다.
물론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될 사드기동군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도 있지만, 중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현실을 배반한 공상이다. 명백하게도, 중국과 미국의 전면전 가능성은 영에 가깝고, 북과 미국의 전면전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따라서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될 사드기동군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가상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수위에 이른 북미적대관계가 전면전으로 폭발하는 경우 북이 미국 본토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는 현실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지금 중국은 미국이 주한미군기지에 사드기동군을 배치하려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것은, 사드기동군 배치로 중국을 자극, 위협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이 자기와 적대관계에 있지 않은 중국을 자극, 위협하는 것은 중미관계를 해치게 되어 결국 미국에게 손해만 안겨줄 것이다. 중국과 전쟁을 벌일 생각이 없는 미국이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드기동군을 기어이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것은 북과 미국의 전쟁위험이 그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중국은 미국의 사드기동군이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되면, 한중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발언을 박근혜 정부에게 계속 보내고 있다. 이것은 미국이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함으로써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위험에 대처하는 한편, 박근혜 정부의 친중(親中) 행보도 견제할 수 있으니 미국으로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사드기동군의 대북전진배치로 북측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현실적 위험에 대비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미국은 위성운반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북이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동일하게 대응한다. 그래서 미국은 북이 1998년 8월 31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자 큰 충격을 받았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2년에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관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1998년 8월과 2009년 4월에 북이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각각 발사한 위성운반로켓들은 모두 북극상공궤도를 타고 지구궤도에 진입하였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북극상공궤도를 타고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게 될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알래스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각각 지상배치요격체(Ground-based Interceptors)를 배치했고, 2009년 6월에는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주에 사드기동군을 배치했던 것이다. 당시 미국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지상배치요격체의 작전성능시험이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작전배치하였겠는가.
미국의 작전구상은, 북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극상공궤도를 통과할 때 알래스카주에 배치된 미사일방어체계가 1차로 요격하고, 그것이 실패할 경우 캘리포니아주에 배치된 미사일방어체계가 2차로 요격한다는 2중요격구상인 것이다.
하지만 북과의 적대적 군사상황이 미국의 구상대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북극상공궤도를 향해 2중요격망을 구축하였음을 간파한 북은 임의의 시각에 자유자재로 이동시키면서 북극상공궤도와는 정반대 방향에 있는 남극상공궤도를 향해 쏠 수 있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를 개발하여 작전배치하였다. 2012년 12월 12일 북이 쏘아올린 위성운반로켓 은하-3호가 바로 그 남극상공궤도를 타고 지구궤도에 진입하였는데, 그러한 상승비행궤적은 북이 전시에 발사하는 화성-13호가 남극상공궤도를 타고 미국 본토 상공으로 날아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껏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극상공궤도를 타고 미국 본토에 날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대비하고 있었던 미국은 북이 2012년에 화성-13호를 공개하고 은하-3호를 남극상공궤도로 쏘아올린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왜냐하면, 미국은 남극상공궤도를 타고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013년 초에 부랴부랴 사드기동군을 괌에 긴급배치하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괌은 북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남극상공궤도를 향해 날아가는 도중에 요격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둘째, 미국은 사드기동군을 괌에 배치한 것만으로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았다. 왜냐하면, 북의 전략군이 화성-13호를 임의의 지점에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방향으로 쏘는 경우 괌에 배치된 사드기동군이 그것을 요격할 시간이 매우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새뮤얼 락클리어(Samuel J. Locklear)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9월 25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와 진행한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이) 도로이동식 체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우리가 그에 대처할 시간은 단축된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매우 조심스럽게 (화성-13호를) 감시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우려를 안겨주는 북의 미사일의 상승궤도(upward trajectory)를 감시하는 것이다.”
위의 발언에서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화성-13호가 솟구쳐오를 상승궤도를 집중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시에 북의 전략군이 화성-13호를 남극상공궤도를 향해 발사하면, 그 미사일은 한반도 상공에서 상승궤도를 타고 빠른 속도로 솟구치면서 필리핀해 상공을 향해 날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미국이 화성-13호를 1차로 요격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위치는 괌이 아니라 한반도다. 바로 그런 까닭에, 미국은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것이다.
사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드기동군이 고고도미사일을 방어한다는 말만 듣고, 사드기동군이 낮은 고도에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할 것으로 추측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를테면, 이지스구축함의 미사일요격고도는 250~500km이고, 지상배치요격체(GBI)의 미사일요격고도는 200km인데 비해, 사드기동군의 미사일요격고도는 40~150km다. 사드기동군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중에서 가장 낮은 요격고도를 노리는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의 작전구상은, 북의 전략군이 전시에 남극궤도상공을 향해 발사한 화성-13호를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사드기동군이 상승궤도를 타고 올라가는 그 미사일을 1차로 요격하고, 이미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해놓은 사드기동군이 지구궤도에 진입하기 직전의 그 미사일을 2차로 요격하는 2중요격구상인 것이다.
셋째, 앤더슨공군기지와 주한미군기지를 위성통신망으로 상호연계하는 사드기동군의 2중요격작전은 일본 요코스카해군기지에 배치한 이지스구축함대의 해상요격작전과 통합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과 일본은 이미 지난 2월 23일부터 닷새 동안 하와이주 오하우섬에서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통합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전급 컴퓨터모의훈련을 실시하였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사드기동군은 미일 미사일방어통합체계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지난 10월 17일 미국 해군당국은 미사일방어작전에 동원되는 이지스구축함 두 척을 2017년 여름에 추가로 일본 가나가와(新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해군기지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해군기지에는 미사일방어작전에 동원되는 이지스구축함들이 이미 다섯 척이나 배치되어 대북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미사일조기경계작전에 동원되는 엑스밴드(X-Band)레이더(YPY-2 Radar)를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쓰가루(舞鶴)시에 있는 샤리키(車力)통신기지에 2006년에 이미 설치한 바 있는데, 지난 10월 21일 두 번째 엑스밴드레이더를 교토부(京都府) 교탄고(京丹後)시에 있는 주일미군 교가미사키(經ケ岬)통신기지에 설치한 것이다. 교가미사키통신기지는 샤리키통신기지로부터 서남쪽으로 737km 떨어진 곳에 있다. 두 통신기지의 방위각을 살펴보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의 감시공간이 북극상공궤도로 향하는 공역만이 아니라 남극상공궤도로 향하는 공역까지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드기동군 대북전진배치는 미국의 위험한 폭주
미국은 이미 2011년부터 사드기동군 대북전진배치를 위한 사전연습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 10월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본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철수 육군미사일방어사령관의 답변을 통해 확인된다. 그는 미국군 미사일방어사령관이 지난 2011년에 실시된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에 참가하여 사드기동군의 대북전진배치를 상정한 컴퓨터모의훈련을 실시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이미 2012년 4월, 6월, 12월에 미사일방어체계 다국적 훈련인 ‘님블 타이튼(Nimble Titan)’에 한국군을 비공개로 참가시켰다.
지난 5월 28일 <월스트릿저널>은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이 이미 부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지난 8월 21일 서울을 방문한 로벗 워크(Robert O. Work)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드기동군의 대북전진배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였다.
지난 8월 31일 미국의 외교군사소식통은 <문화일보> 취재기자에게 미국이 사드기동군을 우선적으로 배치할 지역으로 한국을 선정하였고, 사드기동군에게 필요한 엑스밴드레이더를 비롯한 핵심장비들을 미국에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4일 미국 국방부 고위소식통은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전화통화로 대담하면서 미국이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국군기지에 사드기동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30일 로벗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외교관계협의회(CFR)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사드기동군) 1개 포대가 북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배치돼 있다.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 문제에 관해 박근혜 정부와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부장관의 그런 발언이 나온 직후인 지난 10월 초 미국 국방부 고위소식통은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전화통화로 대담하면서 미국이 지난 2년 동안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는 문제를 다양한 급에서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집중검토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7일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가용수단이 제한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사드는 굉장히 방어범위가 넓어서 만일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된다면 주한미군 자산 뿐 아니라 한국 방어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민구 국방장관의 그런 발언은 허구다. 미국이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려는 목적은 한국을 북의 미사일공격으로부터 방어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상공을 넘어 남극상공궤도를 타고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사드기동군이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되는 것이 한국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사드기동군 배치와 관련된 토지제공과 경비부담만 억지로 떠안게 될 것이며, 사드기동군 배치가 북미적대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바람에 안보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미 대사관 향하는 사드 배치 반대 행진
18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동북아 평화 위협 사드 배치 반대 시민평화행동' 참가자들이 미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양지웅기자
 
8.15 해방 이후 근 70년에 이르는 한미관계사를 보면, 미국이 무슨 일을 하자고 한국에 요구하면 한국은 무조건 그 요구를 따라야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것이 한미관계의 불행한 현주소다. 미국이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겠다고 통보하면, 박근혜 정부는 그 통보를 수용해야 한다. 지난 10월 초 미국 국방부 고위소식통은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전화통화로 대담하면서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논의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고 정치적 결정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말한 정치적 결정이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사드기동군의 대북전진배치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그 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시각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동안에 최종결정이 내려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한다고 해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는 그 동안 요격실험에서 여러 차례 실패하여 요격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는 바람에 미국에서 무용론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실전상황에서 미사일방어체계가 요격능력을 과연 얼마나 발휘될 것인지는 당사자인 미국도 어렴풋이 짐작할 뿐 확실하게 예견하지 못한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사드기동군을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기 위해 약 2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경비를 지출하는 것이야말로 재정낭비가 아니냐는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
사드기동군이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되는 경우, 그에 자극을 받은 북은 사드기동군을 지상에서 기습타격하는 새로운 작전을 연구하여 실전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북만 그런 대책을 세우는 게 아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와 정면으로 대치한 러시아도 핵폭격기 편대를 동원하여 미국의 사드기동군을 격파하는 공중타격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도 그렇게 하는 판인데, 북이 사드기동군 공격연습에 무관심할 리 만무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전투종심이 매우 짧은 한반도에 사드기동군을 배치하는 것은 북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려다가 되레 북의 지상기습공격을 받는 위험을 자초할 위험이 커 보인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사드기동군 대북전진배치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른 북미적대관계를 더욱 자극하여 전쟁위험을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반도 평화협정을 끝내 외면하고 끝없는 무력대결로 치닫는 미국의 위험한 폭주가 그 어느 때보다 위험천만하게 보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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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1

녕변핵시설의 핵물질 증산과 전략군의 작전능력 현대화

[한호석의 개벽예감](134)
자주민보 2014년 10월 2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평안북도 녕변에 있는 핵시설단지는 청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류인 구룡강을 끼고 건설되었다. 이 사진은 경수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1년에 촬영된 것이다. 지금 이 핵시설단지에서는 흑연감속로, 경수로, 우라늄농축공장이 모두 가동되고 있는데, 북은 그 세 군데 핵시설에서 생산되는 무기급 핵물질을 가지고 연간 최대 58기의 핵탄을 만들게 된다. 핵탄대량생산의 길이 열린 것이다.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북은 두 종류의 핵탄을 연간 최대 58기씩 대량생산한다
 
지난 10월 5일 미국의 핵문제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8월 27일과 9월 29일에 각각 촬영된 위성사진들에서 녕변원자로의 수증기와 온배수가 배출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런 현상은 녕변원자로가 가동을 중지하였음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녕변원자로는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다. <사진 1>

북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2007년 10월 5일 녕변원자로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하였는데, 미국이 6자회담 합의를 끝내 이행하지 않자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3년 8월 말에 그 원자로를 재가동하였다. 이것은 북이 핵탄제조에 요구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녕변원자로를 재가동하였음을 말해준다. 원래 북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그 원자로를 건설하였다.

2013년 4월 2일 북의 원자력총국은 대변인 발언에서 2013년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전략적 노선”에 따라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 강화하여야 할 중대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우선 현존 핵시설들의 용도를 병진로선에 맞게 조절, 변경해나가기로 하였”고, “우라니움농축공장을 비롯한 녕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함께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하였던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를 “지체 없이 실행에 옮”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에 따라, 원자력총국은 즉시 녕변원자로를 정비, 보수하여 재가동하였고, 그 원자로를 재가동한 때로부터 1년이 되는 지난 8월 말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그 원자로를 중지시켰다. 다시 말해서, 원자력총국은 그 원자로의 연료봉들을 교체하면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가동을 잠시 중지시킨 것이다. 

2004년 1월 8일 녕변핵시설단지를 방문한 미국인 전문가들은 5메가와트급 녕변원자로를 1년 동안 가동하면, 무기급 플루토늄 6kg을 추출할 것으로 추산하였는데, 그런 추산에 따르면, 북은 얼마 전 녕변원자로에서 무기급 플루토늄 6kg을 추출한 것이다. 그러면 북은 이번에 추출한 무기급 플루토늄 6kg을 가지고 핵탄을 몇 기나 만들 수 있을까?

19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미국의 플루토늄탄에는 무기급 플루토늄이 6.1kg 들어갔는데, 핵폭발 당시 실제로는 그 중에서 1.037kg만 핵분열반응을 일으켰다. 핵분열반응이 그처럼 부분적으로 일어난 까닭은 고효율 정밀기폭장치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기급 플루토늄 6kg을 가지고 핵탄 한 기를 만들던 기술은 ‘호랑이가 담배 피던’ 70년 전 옛날에 개발된 원시적인 기술이다. 현존 핵보유국 9개국들 가운데 70년 전의 원시적인 기술로 핵탄을 만드는 나라는 없다. 북은 지난 시기 기폭실험을 140회 이상 계속해오면서 고효율 정밀기폭장치를 만드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그래서 북은 무기급 플루토늄 1kg만 있으면, 핵탄 한 기를 만들 수 있고, 1kg보다 훨씬 더 적은 분량을 가지고서도 초소형 핵탄 한 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은 이번에 추출한 무기급 플루토늄 6kg을 가지고 최소 6기에 이르는 핵탄을 만들게 된 것이다. 녕변원자로가 가동을 중지한 때로부터 두 달이 되는 지금 북은 핵탄제조공정 후반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녕변핵시설단지에서 가동되는 여러 핵시설들 가운데는 5메가와트급 원자로만 있는 게 아니라, 2013년 4월 확장공사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진 우라늄농축공장도 있다. 지난 시기 그 공장을 방문하였던 미국인 전문가들은 북이 독자기술로 만든 최신식 원심분리기 2,000기가 그 공장에 설치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그 우라늄농축공장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고농축우라늄이 생산되는지 외부에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그 공장설비를 가동하면 연간 최대 68kg에 이르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게 된다고 추산하였다. 그렇게 추산한 근거는, 북이 녕변우라늄농축공장을 두 배 규모로 확장하기 이전인 2010년에 그 공장에서 연간 8,000kg-SWU(우라늄농축단위)를 생산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는데, 2013년 4월에 그 공장을 두 배 이상 확장하였으므로 지금은 최소한 연간 16,000kg-SWU를 생산하게 되었고, 그 연간생산량을 무게로 환산하면 68kg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난 1년 동안 녕변우라늄농축공장을 가동한 북은 핵탄을 제조할 고농축우라늄 68kg을 생산하였음을 알 수 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미국의 원시적인 우라늄탄에 들어간 고농축우라늄은 60kg이었는데, 핵폭발 당시 실제로는 7.8kg의 고농축우라늄만 핵분열반응을 일으켰다. 핵분열반응이 그처럼 부분적으로 일어난 까닭은 고효율 정밀기폭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은 지난 시기 기폭실험을 140회 이상 계속해오면서 고효율 정밀기폭장치를 만드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그래서 북은 고농축우라늄 5kg만 있으면, 핵탄 한 기를 만들 수 있고, 5kg보다 훨씬 더 적은 분량을 가지고서도 초소형 핵탄 한 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은 이번에 생산한 고농축우라늄 60kg을 가지고 최소 12기에 이르는 핵탄을 만들게 된 것이다. 녕변우라늄농축공장 확장공사가 완료된 때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북은 우라늄탄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놀라운 이야기는 계속된다. 북이 녕변핵시설단지에 건설한 100메가와트급 경수로도 가동되고 있다. 이전에 미국인 전문가들은 원래 2012년 말에 완공할 목표를 세우고 건설되던 그 경수로의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2013년 말에서 2014년 초 사이에 완공될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그런 전망에 따르면 지금 그 경수로가 가동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2014년 7월 7일 찰스 퍼커슨(Charles D. Ferguson) 미국과학자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 회장은 <연합뉴스>와 대담하면서 북이 100메가와트급 녕변경수로를 가동하면 무기급 플루토늄을 연간 최대 40kg까지 추출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정황은 무기급 플루토늄 1kg만 가지면 핵탄 한 기를 만들 수 있는 북이 녕변경수로에서 추출한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최대 40기에 이르는 핵탄을 만들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2> 녕변핵시설단지에는 2013년 4월에 기존 설비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장된 우라늄농축공장이 있다. 그 공장에는 최신형 원심분리기 약 4,000기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위의 사진은 원심분리기들이 줄지어 설치된 미국의 우라늄농축공장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녕변우라늄농축공장에서는 연간 12기에 이르는 핵탄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북의 핵무력증강사업은 가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자주민보

2004년 1월 21일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북의 무기프로그램들: 총괄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이 연간 13기에 이르는 핵탄을 생산할 능력을 2010년까지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북은 그들이 예견한 핵탄생산량을 훌쩍 뛰어넘어, 플루토늄탄 46기와 우라늄탄 12기를 합해 연간 최대 58기에 이르는 핵탄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북은 핵탄대량생산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사진 2>

위의 서술은 과장이 아니다. 북의 원자력총국은 2013년 4월 1일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반포한 핵무력증강법령인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에 의거하여 핵탄대량생산을 추진하는 것이다. 북의 핵탄대량생산은 북이 핵무력증강법령까지 제정해놓고 가속도로 추진하는 핵무력증강의 놀라운 성과일 뿐 아니라, 핵무력증강에서 파생되는 대미보복조치다. 

북이 지하핵탄저장고에 각종 핵탄을 무더기로 쌓아놓을수록 미국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게 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북이 핵무력증강법령에 의거하여 두 종류의 핵탄을 연간 최대 58기씩 대량생산한다는 충격적인 정보를 파악하였으면서도, 북의 핵무력증강추세에 기가 질려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날마다 속만 태우고 있다. 6자회담에서 공식합의한 공명정대한 한반도비핵화강령과 배치되게 이른바 ‘북의 비핵화’를 강변하며 끝내 고집을 피우다가 결국 6자회담마저 파탄시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자기의 치명적 실책으로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것이다.
 
북이 가속도로 추진하는 핵무력증강사업을 뻔히 바라보며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를 꺼내지 못한다. 말 잘 하기로 소문난 백악관 대변인이 요즈음 북의 핵문제에 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고통스러운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다.
 
 
아메리카 제국의 수도가 지도에서 사라지는 핵종말의 날

미국과학자연맹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450기를 배비하였다고 한다. 그 자료는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서술했지만, 그것은 오류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전쟁이 불가피한 적대관계가 아니므로 그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미국의 견제대상인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주적인 북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이 북침핵전쟁을 준비하였다는 사실은 최근에 출판된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의 저서 ‘훌륭한 전투들: 전쟁과 평화의 지도력에 대한 회상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장과 국방장관을 연달아 지내고 2013년에 퇴임한 그는 회상록에서 자신이 2010년에 서울을 방문하였을 때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이었던 월터 샤프(Walter L. Sharp)와 한반도 전쟁위험에 대해 담화하였던 기억을 더듬어 이런 기록을 남겼다. “북코리아가 국경(군사분계선을 잘못 표기한 것임-옮긴이)을 넘어서는 경우, 우리의 전쟁계획은 한반도에 주재하는 미국군 고위장성들에게 미국군과 한국군 전체를 지휘하여 남코리아를 방어하고, 필요하다면 핵무기도 사용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그와의 회동을 마치고 돌아서면서 나는 한반도전쟁이 가설적인 것도 아니고 먼 훗날의 일도 아니고, 현재적이고 임박했음을 강하게 직감하였다.”

패네타가 서울에 나타나 월터 사프를 만났던 2010년에 패네타는 미국 중앙정보국장이었으므로, 당시 그의 서울방문은 비밀방문이었다. 중앙정보국장이 적진을 지척에 둔 서울을 비밀리에 방문하면서 지역사령관을 만나 북침핵전쟁계획에 관한 밀담을 주고받은 그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미국의 북침핵전쟁준비가 가설이 아니라 임박한 현실임을 직감할 수 있다. 미국은 북침핵전쟁계획을 작성해놓았을 뿐 아니라, 그 계획을 실제작전에 옮길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그처럼 북침핵전쟁준비를 갖추고 있으므로, 그에 대응하여 북도 대미핵전쟁준비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2013년 4월 1일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반포한 핵무력증강법령 제3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중되는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위험의 엄중성에 대비하여 핵억지력과 핵보복타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운다”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실제적인 대책은 원자력총국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고, 핵탄제조기관으로 알려진 131지도국이 그 무기급 핵물질을 가지고 핵탄, 핵어뢰, 핵배낭, 핵기뢰 등을 대량생산하고, 최후 결전의 날 가장 먼저 핵공격전에 돌입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 핵탄을 각종 핵타격미사일들에 장착하고 실전연습을 벌이는 종합적인 대응책인 것이다. 핵탄생산부서로 알려진 131지도국에 대해 외부에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므로, 이 글에서 그 부서의 최근 동향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글의 관심은 최후 결전의 날 가장 먼저 핵공격전에 돌입할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최근 동향에 집중된다. 전략군의 동향은 북의 핵무력증강법령에 따라 추진되는 핵무력증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므로, 우선 북의 핵무력증강법령부터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북의 핵무력증강법령 제2항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무력은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침략과 공격을 억제, 격퇴하고 침략의 본거지들에 대한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하는데 복무한다”는 것이다. 이 법조항은 아래와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첫째, 현존 핵보유국들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포함하는 9개국의 전권대표들이 다자핵군축협상에서 각자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기로 합의할 때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것인데, 한반도의 비핵화도 실현되지 못하는 판이므로 세계의 비핵화는 아득히 먼 훗날에나 논의할 일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의 핵무력증강법령 제2항에 나오는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라는 말은 “아득히 먼 훗날까지”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북은 핵무력을 사실상 영구히 보유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둘째, 핵무력증강법령 제2항은 북의 핵무력이 북에 대한 미국의 침략과 공격을 억제, 격퇴하고 미국 본토에 대한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하는데 복무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핵탄의 3대 역량인 억제력, 공격력, 보복력을 명시하였다.

북에서 핵억제력, 핵공격력, 핵보복력을 지속적으로, 종합적으로 증강시켜온 직접적 담당자는 전략군이다. 원자력총국과 131지도국을 거쳐온 핵무력증강사업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전쟁준비에서 마침내 완성된다.

멀지 않아 최후 결전의 날이 오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조국통일대전을 초단기속결전으로 삽시에 결속할 결정적인 작전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게 전망할 수 있다.

첫째, 최후 결전의 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미사일을 불시에 동시다발로 발사하여 한국군 방어선과 주한미국군기지들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고 남진돌격로를 열어놓을 것이다. 지난 6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술미사일발사훈련을 직접 지도한 것은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전략군의 전술핵탄미사일 작전능력을 최종검열한 것이다.
지금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이 방사포, 대구경장거리포, 전술미사일로 공격해오면 그 발사원점을 찾아내 보복타격을 가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북의 전술핵탄공격으로 한국군 방어선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한국군이 벼르는 그런 식의 보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둘째,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들이 북의 전술핵탄공격을 받아 거대한 구덩이만 남기고 날아가버려도 북에 대해 핵보복공격을 감행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미국이 북에게 핵보복공격을 가하는 경우 북은 전략핵탄공격으로 미국 본토를 소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미사일방어망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것은 시험발사에서 실패를 거듭하였을 뿐 아니라, 실전에서 한 번도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북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극해 상공을 지나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북극항로와 북태평양 상공을 지나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북태평양항로만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북의 핵타격미사일이 그런 특정항로로만 날아갈 것으로 본다면,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다. 최후 결전의 날이 오면, 태평양이나 대서양으로 미리 진출하여 수중매복하던 북의 전략잠수함들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이 지키지 않는 불특정항로로 핵타격미사일을 쏠 것이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북의 핵탄미사일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북이 최후 결전에서 발사한 10킬로톤급 전술핵탄 한 발이 백악관 인근에서 폭발하는 경우, 그 피폭상황에 대한 예상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국토안보부와 국가핵안보국에게 의뢰하여 2011년 11월에 작성한 ‘핵테러여파에 대한 핵심적인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대외비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문서에 따르면, 만일 백악관 인근에서 10킬로톤급 전술핵탄 한 발이 터지는 경우, 폭심지로부터 반경 800m의 지역이 핵폭풍으로 날아가고, 폭심지로부터 반경 5km의 지역이 핵열선으로 전소되고, 폭심지로부터 반경 19km의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핵폭발섬광으로 시력을 잃게 되고, 지표면에서 8km 높이로 솟구치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방사성구름이 워싱턴 상공을 뒤덮게 되고, 핵폭발 후 2시간 동안 800뢴트겐에 이르는 치명적인 방사선이 발산되어 워싱턴 디씨의 모든 생물체가 죽게 된다는 것이다. 

▲<사진 3> 최후 결전의 날 북이 발사한 1메가톤급 전략핵탄 한 발이 미국 본토의 대도시 상공에서 폭발하는 경우, 핵폭풍, 핵열선, 방사선확산으로 37만명이 몰살당하고 46만명이 부상당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워싱턴 디씨 인구는 64만명이므로, 전략핵탄 한 발이면 아메리카 제국의 수도는 지도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최후 결전은 아메리카 제국의 핵종말을 뜻한다.     ©자주민보

그것만이 아니다. 최후 결전의 날에 북이 발사한 1메가톤급 전략핵탄 한 발이 워싱턴 디씨 상공에서 폭발하는 경우, 그 피폭상황에 대한 예상은 일본 외무성이 전문가들에게 외뢰하여 작성한 연구결과를 인용한 2014년 4월 11일 <NHK> 보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10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 상공에서 1메가톤급 전략핵탄 한 발이 터지면, 폭심지로부터 반경 18km의 지역이 핵폭풍으로 날아가고, 폭심지로부터 반경 14km의 지역이 핵열선으로 전소되고, 폭심지로부터 반경 3km의 지역에 치명적인 방사선이 발산되는데, 그로써 37만명이 몰살당하고 46만명이 부상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 디씨의 현재 인구는 64만명이므로, 전략핵탄 한 발이면 아메리카 제국의 수도는 지도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사진 3>

거기에 더하여, 조선인민군 전략군에게는 미국 본토 중앙부 상공에서 전략핵탄 한 발을 터뜨려 미국 본토 전역을 전자기파(EMP)로 황폐화시킬 공격능력도 있다. 북에서 최후 결전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면서 흔히 쓰는 표현을 빌리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핵탄이 폭발하는 피폭지역은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 놈도 없게” 폐허로 남게 될 것이다. 

북은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지하방호시설을 곳곳에 건설하였고, 불시에 경보신호가 울리면 대도시 주민들이 순식간에 지하방호시설로 대피하는 훈련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북은 미국의 핵공격을 받아도 멸망하지 않는다. 최후 결전에서 미국이 북에 핵탄을 발사하면 북이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미국이 멸망하게 된다. 북에서 말하는 최후 결전은 아메리카 제국의 핵종말(nuclear apocalypse)을 뜻하는 것이다.
 
 
최첨단정보기술로 현대화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전쟁능력 

지금 미국은 북과의 전면전 위험이 고조된 급박한 상황을 뻔히 바라보면서도 그에 대해 일언반구 말하지 않으면서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 그런 미국과는 정반대로, 북은 미국과의 전면전 위험이 고조된 상황을 결코 은폐하지 않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25일 ‘선군절’ 경축연회 연설에서 임박한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언명한 바 있다. 그에 따라, 북의 언론매체들은 최후 결전의 불가피성과 임박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임박한 전쟁위험 앞에서 북과 미국이 각각 보여주는 상반된 태도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누가 보더라도, 한 쪽은 주눅이 들어 비겁해 보이는 반면에 다른 한 쪽은 당당하고 용감해 보인다. 전쟁승패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결정되는 법이다. 임박한 전쟁위험 앞에서 주눅이 들어 비겁하게 행동하는 쪽은 당연히 전쟁에서 패퇴하기 마련이고, 당당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쪽은 당연히 전쟁에서 승리하기 마련이다. 지금 미국은 북과의 전쟁에서 패퇴할지 모른다는 우환에 사로잡혔고, 북과의 핵전쟁에서는 아예 미국 자체가 멸망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주눅이 들어 비겁하게 행동하면서 임박한 전쟁위험을 은폐하는 것이다. 

지금 북은 미국의 그런 사상정신적 약점을 꿰뚫어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조국통일대전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확고한 결심에 따라 전쟁준비완성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지난 2년 동안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비상히 확대,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군부대의 명칭이 바뀌고, 편성무력이 확대되고, 훈련방식이 일신되고, 작전체계가 현대화되었으므로, 이전과 비교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3월 1일 전략로케트사령부를 처음 시찰하였는데, 당시에 전략로케트군사령부가 아니라 전략로케트사령부라는 명칭을 쓴 것을 보면, 그때까지만 해도 독자적인 군종으로 확대, 개편되지 못한 특수병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여 2013년 3월 29일 심야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에서 소집한 긴급작전회의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탁자 위에 놓인 지도 위에 그어진 미국 본토를 향한 핵타격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서울시 지도가 게시되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전략군은 최첨단정보기술을 도입하여 자기의 통합지휘능력, 자동발사능력, 정밀타격능력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2013년 말에 완료하고, 21세기형 첨단전략군으로 다시 태어났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전쟁능력을 현대적으로 개조한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최후 결전의 날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자주민보

북의 전략로케트부대를 독자적인 군종으로 확대, 개편하는 작업이 언제 완료되어 전략군이라는 새로운 군종명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13년 3월 29일 심야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한 긴급작전회의를 소집하였을 때, 북측 언론매체들은 전략로케트군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썼다. 이 새로운 명칭은 전략로케트부대라는 기존 특수병종이 전략로케트군이라는 제4군종으로 확대, 개편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진 4>

그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난 2014년 5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술로케트발사훈련을 지도하였을 때 북측 언론매체들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썼다.
로케트병→전략로케트군→전략군으로 바뀌어온 일련의 명칭변경은 로케트부대가 전략로케트군으로 확대, 개편되었고, 전략로케트군이 전략군으로 더욱 확대, 개편되었음을 말해준다. 불과 이태 남짓한 기간에 일어난 커다란 변화다. 그 변화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군사기밀이어서 알 수 없지만, 지난 10월 12일 <연합뉴스> 보도기사를 통해 그와 관련된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남측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첫째, 기존 전략로케트군은 2013년 말에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둘째, 전략군은 단거리미사일부대, 중거리미사일부대, 장거리미사일부대를 통합하여 지휘체계를 일원화하였다.     
셋째, 전략군의 미사일발사체계가 자동화되었다.
넷째, 전략군의 정밀타격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통합지휘능력, 자동발사능력, 정밀타격능력을 포괄하는 핵전쟁능력 전반을 현대화한 막강한 제4군종으로 도약한 것이다. 통합지휘능력, 자동발사능력, 정밀타격능력을 포괄하는 핵전쟁능력 전반을 현대화한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확대개편과정에 최첨단정보기술이 도입되었음을 말해준다.

2009년 2월 2일 중국인민해방군 제2포병 징즈위안(靖志遠) 사령관과 펑샤오펑(彭小楓) 정치위원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구시(求是)>에 발표한 글에서 “제2포병은 21세기 들어 정보기술에 의존하는 전략미사일부대를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우리는 중국 특유의 전략탄도미사일부대로 다시 태어났다”고 썼다. 중국이 최첨단정보기술을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의 현대화사업에 도입하여 작전체계를 현대적으로 개조한 때가 2009년 초였는데, 북은 그와 같은 전략군 현대화사업을 2013년 말에 완료한 것이다. 

최첨단정보기술을 도입하여 21세기형 첨단전략군으로 다시 태어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기의 현대화된 핵전쟁능력을 최근에 검열받았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10월 6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전략군에 대해 “이례적으로 판정검열(전투태세검열-원문표기)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고 하니,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전략군의 현대화된 핵전쟁능력을 최종적으로 검열한 것이다.

위의 사실은 북이 2014년 후반에 이르러 마침내 최후 결전 준비를 모두 끝마쳤음을 말해준다. 이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임의의 시각에 총진격명령을 내리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최첨단정보기술로 현대화된 통합지휘능력, 자동발사능력, 정밀타격능력을 총동원하여 적진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북의 시각에서 되돌아보면,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난 60년 동안 북의 군대와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미제 격멸을 외치며 최후 결전 준비에 간고분투해온 실로 험난한 준비과정이었다. 북에서 말하는 선군혁명은 그런 모습으로 최후 결전의 시각에 다가서고 있다. 누군가 북에서 말하는 선군혁명의 시간대에 시간을 맞춘다면, 그들이 벼르는 최후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는 긴박감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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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통일대전 앞두고 진행된 필승결의대회와 최종검열


[한호석의 개벽예감] (133)
자주민보 2014년 10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지난 10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2014년도 국정감사를 시행하였다. 이 사진은 한민구 국방장관이 국정감사에 앞서 증인선서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그 날 국방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은 2015년을 조국통일대전 완수의 해로 선포하고, 전군이 실전연습을 실시하고 전투력을 증강하면서 전면전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한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국방부 국감자료에서 밝혀진 놀라운 진실
 
지난 10월 7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북은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하고 전체 병종별 실전적 전술훈련과 전력증강을 통해 전면전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1> 보도기사에 실린 이 짤막한 인용문에는 북이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하였다고 서술되었는데, 통일위업을 완성한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쓰지만, 통일대전을 완성한다는 어색한 표현은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문장은 “북이 2015년을 조국통일대전 완수의 해로 선포하였다”는 식으로 바꿔야 올바르게 쓰인 문장으로 된다. 여기서 완수라는 말은 완전히 수행한다는 뜻이다. 또한 국방부 국감자료에서 지금 조선인민군이 “전체 병종별 실전적 전술훈련과 전력증강을 통해 전면전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어색하게 서술된 대목도 “지금 조선인민군 전군이 군종별, 병종별로 실전연습을 실시하고 전투력을 증강하면서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바꿔 읽어야 뜻이 더 명확해진다.

위에 인용한 국방부 국감자료에 들어있는, 북의 조국통일대전 준비에 관한 중대정보는 내가 정치군사정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얻어낸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2012년 8월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선군절’ 경축연회 연설에서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이후 지난 2년 동안 정치군사정세를 분석해오면서 나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하였다. 나의 그런 예감을 짧게 요약하면, 북이 지난 60여 년 동안 “미제 격멸”을 외치며 준비해온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가 2015년 중에 도래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세계전쟁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종전의 전쟁들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미증유의 초단기속결전으로 될 것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국감자료는 떠도는 소문이나 불확실한 첩보를 가지고 작성되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입증될 만큼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방부는 어떤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작성한 자기의 국감자료에서 북이 2015년을 조국통일대전 완수의 해로 선포하였다고 서술한 것이다.

국방부 국감자료의 그러한 서술과 직접 연관되는 또 다른 정보는 미국의 관영선전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의 최근 보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0월 7일 그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은 2015년까지 조국통일위업을 완수하는 것이 인민군대의 목표라는 내용으로 작성된 상부의 지시문을 하달 받았고, 내년에 무조건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 앞서 지난 3월 26일 <TV조선>이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초에 소집된 조선인민군 지휘관 회의에서 “2015년에 공화국 남반부를 통일하기 위한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통일대전을 위해 전략물자를 최대한 마련하고 언제든지 전쟁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명령하였고, 그 명령에 따라 조선인민군은 전면전 작전계획을 확정하였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들을 살펴보면, 북이 지난 60여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부단히 준비해온 조국통일대전이 바로 내년으로 다가왔다는 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북의 군사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미국이 위와 같은 중대정보를 모를 리 만무하다. 지금 미국은 위와 같은 중대정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지만, 조선인민군이 2015년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진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까닭에 지난 3월 13일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T. Odierno)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워싱턴에서 진행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긴급상황들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참석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한반도에서 일어날 전쟁이라고 답변하면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의) 오판이다. 원치 않는 도발을 초래할 수 있는 오판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은 한국을 수호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북이 정세를 오판하여 조국통일대전에 나설 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지만, 정세를 오판하는 쪽은 북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은 2015년까지 반드시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려는 확고한 결심을 지닌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 오판하였고,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진격명령을 기다리는 조선인민군의 전면전 능력에 대해 오판하였다.

한국 국방부는 조선인민군에게는 전면전 능력이 없다느니, 전면전이 일어나면 북은 멸망할 것이라느니 하는 주장을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퍼뜨렸는데, 사실과 다른 그런 주장만 들어온 사람들은 내년에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처럼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승조 전 합참의장이 지난 5월 23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문제연구소(ICAS) 토론회에서 꺼내놓은 발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이 경제력 격차와 장비 노후화를 거론하며 북한군의 전면전 도발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하지만 북한군의 능력과 적화통일의지, 기습공격태세를 감안하면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하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는 북의 조국통일대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하였지만, 그로부터 약 넉 달이 지나면서 이전보다 더 긴박한 상황이 조성된 지금에 와서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2015년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지 모른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북은 2015년에 조국통일대전에 나설 것이고, 위에 인용한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은 2015년에 한국수호전에 나서게 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해방과 분단이 이 민족의 역사에 마침내 70년의 연륜을 새기게 될 2015년에 북의 조국통일대전과 미국의 한국수호전이 마침내 격돌하게 되는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북의 전승절 6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진행된 군사행진에 등장한 화성-13호 탄두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거대한 탄두의 생김새만 봐도 압도감이 느껴진다.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하는 사거리 12,000km의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지구 위에 있는 그 어떤 대상도 불시의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는 엄청난 핵타격력으로 하여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면서 미국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만든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태평양사령관의 이상한 언론대담과 북이 제정한 세계 유일의 특별법
 
지난 8월 19일 새뮤얼 락클리어(Samuel J. Locklear)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군사고문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 출연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세 나라를 북, 러시아, 중국 순으로 열거하면서 “내가 보는 견지에서, 북은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주장하였다. 태평양사령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내고 2013년에 퇴임한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도 그렇게 생각한다. 패네타는 최근에 펴낸 자신의 회고록 ‘훌륭한 싸움’에서 북을 가장 위험한 나라로 지목하면서 미국이 많은 시간과 정력을 북의 잠재적 위험을 예측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고 서술하였다. 

락클리어와 패네타가 공히 인정한 것처럼, 북이 미국에게 가장 위험한 적국이라는 그들의 인식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보가 세상에 알려짐으로써 생겨난 현실인식이다.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면서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하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거대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하는 화성-13호다. <사진 2>

화성-13호를 두려워하는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의 발언은 계속된다. 그는 지난 9월 25일 <블룸벅 뉴스(Bloomberg News)>와 진행한 언론대담에서 “북이 미국을 위협하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는 단계를 밟아가는 중”인데, “이전에 재래식 군사력과 대포동-2호 같은 고정식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두려움을 주었던 북은, 아직 실전배치되지는 않았지만, 도로에서 이동하도록 설계된 미사일로 미국과 북의 관계를 변화시키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같은 그의 발언내용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이미 2011년부터 화성-13호를 실전배치하여 운용해오고 있는 북은 그 전략무기를 2012년 4월 15일과 2013년 7월 27일에 각각 진행된 군사행진들에서 세상에 공개하였으며,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도 영구전시해놓았다. <조선일보> 2014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화성-13호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는 물론이고 지구 상 어느 곳이나 타격할 수 있는 12,000km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알고 있는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북이 화성-13호를 아직 실전배치하는 단계를 밟아가는 중인 것처럼 말했으니, 이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위의 언론대담 중에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북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언제쯤 실전배치될 것인가 하고 물은 대담자의 질문에 “우리가 그에 대해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답변을 피했다. 이미 실전배치된 화성-13호를 두고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은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놓은 그에게 취재기자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자 답변이 궁색해 얼버무린 것이다.

▲ <사진 3> 북과 미국이 전면전을 벌이는 경우, 자기 휘하의 30만 병력을 동원하여 전쟁을 지휘해야 할 사람은 이 사진에 모습을 드러낸 미국 태평양사령관 새뮤얼 락클리어다. 그는 해군 대장이다. 그런데 요즈음 그는 화성-13호와 목성-2호 같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북이 아직 화성-13호를 실전배치하는 중이라는 식의 왜곡발언이나 늘어놓고 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 25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문서에서도 안보환경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을 열거할 때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첫 번째 대상이 북이라고 지적하면서 “북은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3호를 뜻함-옮긴이)을 시험발사한 적이 없지만, 그 미사일의 사거리와 기동력은 미국 본토 전역을 불시에 직접 위협하는 미사일기술의 이론적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서술하였다. 그는 북의 화성-13호가 미국 본토 전역을 불시에 직접 위협하는 미사일이라고 솔직하게 서술하지 못하고, 그 미사일이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이론적으로는 미국 본토 전역을 불시에 직접 위협한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왜곡한 것이다. 북과 미국이 전면전을 벌이는 경우 자기 휘하의 30만 병력을 동원하여 전쟁을 지휘해야 할 태평양사령관이 전쟁상대의 전략무기에 관한 정보를 왜곡하는 발언이나 늘어놓고 있다. <사진 3> 

둘째, 위의 언론대담에서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북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3호 이외에 고정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대포동-2호’도 미국에게 공포를 준다고 말하였는데, 그가 말한 ‘대포동-2호’는 북의 험준한 산악지대에 구축된 지하기지의 수직갱발사관에 들어있는 중량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 북이 화성-13호보다 먼저 실전배치한 수직갱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이름은 미국 군부가 자의적으로 붙여놓은 ‘대포동-2호’라는 별칭이 아니라, 북이 정해놓은 목성-2호라는 고유명칭으로 불러야 한다. 위의 언론대담에서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목성-2호를 ‘대포동-2호’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기는 하였지만, 북이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만이 아니라 수직갱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보유하였다는 사실을 밝혀준 것은 인정할 만하다. 미국의 고위급 군지휘관들 가운데 목성-2호의 존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다.

셋째, 위의 언론대담에서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화성-13호가 북미적대관계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인정하였다. 화성-13호는 불시에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무기인데,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무기가 북미적대관계를 변화시킨다는 그의 지적은 타당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화성-13호와 목성-2호를 비롯한 각종 핵타격수단들로 이루어진 북의 강력한 핵무력에 의해 북미적대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북의 강력한 핵무력이 북미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은 2013년 4월 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가 제정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법에 따르면, 북의 핵무력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침략과 공격을 억제, 격퇴하고 침략의 본거지들에 대한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하는 데 복무”하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침략의 본거지들’이란 미국의 심장부를 뜻한다. 다시 말해서, 북은 미국의 심장부를 섬멸적 타격으로 파괴할 강력한 핵무력의 존재를 법제화한 것이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들이 제각기 각종 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지만, 아메리카 제국의 심장부를 섬멸적 핵타격으로 파괴하려는 공격의지를 특별법에 명시한 나라는 오직 북밖에 없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미국은 자기 심장부를 섬멸적 핵타격으로 파괴하려는 공격의지를 특별법에 명시한 북과 국운을 걸고 전면전을 벌이던가 아니면 북이 자기 영토의 절반으로 인정하는 ‘남조선’에서 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미국에게 멸망의 길이고, 주한미국군을 철군하는 것은 미국에게 전략적 패퇴이므로, 북의 강력한 핵무력은 미국을 멸망과 패퇴의 양자택일로 끌어가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북과 핵을 가지고 대치한 군사전선에서 미국의 양자택일은 자국의 멸망이냐 아니면 전략적 패퇴냐를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하는 고통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런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미국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9월 25일 <블룸벅 뉴스>와 진행한 언론대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미사일 발사와 그 밖의 다른 군사행동으로 도발하는 북의 반복적인 행동에 마비될 만큼 세계는 지쳐있고 기진맥진하다”고 말하였겠는가.

▲ <사진 4> 북의 전승절인 지난 7월 27일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들과 각 군종, 병종을 대표한 장병들이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 집결하여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는데, 이 사진은 결의대회 중에 진행된 분열행진 장면이다. 해마다 '전승절'이 오면 조선인민군 결의대회가 열리지만, 지난 7월 27일의 결의대회는 이전과 달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국통일유훈을 실현하기 위한 2015년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할 것을 맹세한 필승결의대회였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전군 필승결의대회와 핵타격준비태세 최종 검열
 
지난 7월 27일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들과 각 군종, 병종을 대표한 장병들이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 집결하여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다. <사진 4> 7월 27일은 북에서 ‘전승절’로 지키는 날이므로, 해마다 그 날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탑’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다.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은 북측 각지에 있는 혁명유적지들에서 결의대회를 자주 진행하는데, 북에서 ‘주체의 최고성지’로 신성하게 받드는 금수산태양궁전의 광장에서는 매우 특별한 계기에만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그러므로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되는 결의대회는 혁명유적지들에서 진행되는 결의대회와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지난 7월 27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결의대회가 이전에 그곳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결의대회들과 성격이 달랐다는 점이다. 2012년 1월 9일과 12월 17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각각 진행된 두 차례의 결의대회는 조선인민군 륙해공군 장병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결의대회였고, 지난 7월 27일 그곳에서 진행된 결의대회는 조선인민군 륙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장병들이 조국통일대전 승리를 맹세하는 결의대회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난 7월 27일에 진행된 결의대회가 전례 없이 매우 특별한 결의대회였음을 알 수 있다.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7월 27일에 진행된 매우 특별한 결의대회에서 연설하면서 “전체 인민군장병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령도 따라 조국통일대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함으로써 최후 승리자의 긍지 드높이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 떳떳이 들어설 것이라는 것을 위대한 대원수님들께 엄숙히 맹세하였다”고 말하였다.

이 발언은 매우 중요한 발언이다. 왜냐하면, 지난 7월 27일에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전군을 대표하여 위와 같이 맹세한 것은 이제껏 해마다 진행해온 ‘전승절’ 결의대회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발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그 발언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에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조선인민군 전체 장병들은 2015년으로 다가온 조국통일대전에서 ‘미제침략군’을 격퇴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것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엄숙히 맹세한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군의 고위지휘관들과 장병들이 전쟁승리를 맹세하는 결의대회는 아무 때나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출전을 앞두고 진행되는 법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난 7월 27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된 결의대회는 조선인민군 전체 지휘관들과 장병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국통일유훈을 실현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할 것을 맹세하는 필승결의대회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5년으로 다가온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할 것을 맹세한 필승결의대회에 연설자로 나선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그 전쟁에 출전할 “우리 인민군대는 악의 총본산인 백악관과 페타곤을 향하여, 태평양 상에 널려있는 미제의 군사기지들과 미국의 대도시들을 향하여 핵탄두로케트들을 발사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명하였다. 지난 9월 25일 언론대담에서 락클리어 태평양사령관은 “뉴욕과 워싱턴의 상공이 버섯구름으로 뒤덮이는 그림을 그리는 나라가 바로 북”이라고 말했는데, 지난 7월 27일 필승결의대회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조국통일대전에 출전하면 미국의 심장부에 핵탄미사일을 쏘아 미국을 아예 멸망시켜버리겠다고 결의한 것이다.

▲ <사진 5> 지난 7월 27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된 필승결의대회에 토론자로 나선 김략겸 전략군사령관은 조국통일대전에서 "침략의 근원을 초토화해버림으로써 미제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 사진은 "미제의 멸망"을 선언한 조선인민군의 강렬한 징벌의지를 형상한 북의 선전화를 촬영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조국통일대전에서 미국의 심장부를 향해 핵탄미사일을 쏘는 핵타격임무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에게 맡겨질 것이다.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필승결의대회에서 “결전의 시각이 오면 세기를 두고 쌓이고 쌓인 분노를 총폭발시켜 침략의 근원을 초토화해버림으로써 미제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의 전략군사령관은 화성 계열과 목성 계열의 각종 핵탄미사일로 무장한 전략군부대들을 지휘하는데, 그런 그가 조국통일대전 승리를 맹세한 필승결의대회에서 아메리카 제국을 핵타격으로 멸망시키겠다고 결의한 것이다. <사진 5>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전략군사령관이 조국통일대전 승리를 맹세한 필승결의대회에서 아메리카 제국을 핵타격으로 멸망시키겠다고 결의한 때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2014년 9월 말 백악관과 펜타곤을 경악과 충격으로 몰아넣을 놀라운 일이 북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그에 관한 정보는 지난 10월 6일 <아시아경제> 보도를 통해 세상에 전해졌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한 총참모부에서 지난달 말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원문표기)인 KN-08을 포함한 노동미사일부대, 대포동미사일부대에 대해 이례적으로 판정검열(전투태세검열-원문표기)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이다.

이 울퉁불퉁한 문장을 정확한 개념과 용어로 매끈하게 다듬으면, “2014년 9월 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3호를 비롯한 화성 계열의 미사일들과 목성 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전체 부대들의 핵타격준비태세를 이례적으로, 대대적으로 검열하였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위의 짤막한 인용문만 읽어보아서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전략군 전체 부대들의 핵타격준비태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열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례적이고 대대적인 검열이라고 하였으니,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전략군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핵타격수단들이 불시의 공격명령에 따라 신속히 공격대형으로 이동, 배치되는 기동상황과 공격준비상황을 검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더 말해주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당시 전략군 전체 부대들에 대해 실시된 전투태세검열은 “대남도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전략군 예하 미사일부대의 작전수행능력을 검열”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한국군이 말하는 ‘북의 대남도발’은 조선인민군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과 같은 뜻이므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9월 말 조국통일대전 시나리오에 따른 전략군의 핵타격준비태세를 검열한 것이다. 지난 7월 27일에 진행된 필승결의대회에서 조국통일대전 승리를 맹세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그로부터 약 두 달 뒤에 전략군의 핵타격준비태세를 검열한 것은 조국통일대전에 대한 그들의 결의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전략군 전체 부대들의 핵타격준비태세 검열은 2015년으로 다가온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최종적으로 실시된 출전검열이었던 것이다.  

미국은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서태평양에 있는 괌(Guam)과 마리아나제도(Mariana Islands) 인근해역에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014’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핵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방대한 규모의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시계열 순서를 살펴보면, 미국이 ‘용감한 방패 2014’라는 이름의 북침전쟁연습을 먼저 감행하였고, 그 뒤에 북이 전략군 핵타격준비태세를 검열하였다. 그런 까닭에, 북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여 전략군 핵타격준비태세를 검열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만일 북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군 핵타격준비태세를 검열하였다면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렸을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한 것을 보면 대응적 군사활동이 아닌 것이다.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필승결의대회를 진행한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행동에 자기들이 일일이 대응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북은 60년 동안 쌓이고 쌓인 분노를 조국통일대전에서 총폭발시켜 아메리카 제국을 삽시간에 격퇴하고 최후 승리를 이룩할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 열거한 여러 정황들을 종합, 분석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조국통일대전과 관련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9월 4일부터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오늘의 상황에서 긴박감이 느껴지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이 글을 집필하는 중에 서해5도 분쟁수역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남북의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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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7

VS 2014 실전연습은 무엇을 노렸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132)
자주민보 2014년 10월 0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2009년 6월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중국 국방협의회담에서 미셀 플러노이 당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차관과 마샤오텐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위의 두 사람이 만난 공개회담보다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이 더 중요한 것이었다.     © 자주민보

비밀전문에서 드러난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
 
2009년 6월 26일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본국에 전송한 비밀전문이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킬릭스(Wikileaks)’를 통해 실체를 드러낸 그 비밀전문은 2009년 6월 당시 미셀 플러노이(Michele A. Flournoy) 미국 국방차관과 양후이(楊暉)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장의 비공개회담에 관하여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다. <사진 1>

플러노이 당시 국방차관이 베이징에서 중국 국방부문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회담한 때는 2009년 6월 23일과 24일이었는데, 그 회담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과 중국이 첫 번째로 진행한 국방협의회담이었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플러노이 당시 국방차관이 마샤오텐(馬曉天)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과 만나 회담하였다고만 보도하였으나, 플러노이-마샤오텐 회담이 이틀 동안 계속된 것은 아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그래서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비공개회담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조용히 만난 플러노이 국방차관과 양후이 제3부장 사이에서 진행되었다.

미셀 플러노이는 당시 미국 국방부에서 서열 3위의 정책담당차관(Under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이었고, 양후이는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의 책임자였다. 제3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통신감청을 담당한 군사정보기관인데, 근무자가 20,000명이나 되는 방대한 규모로 운영된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 서열 3위의 정책담당차관은 왜 중국인민해방군 통신감청기관 책임자를 만나 비공개회담을 진행하였을까? 60여 년 전 한반도에서 중국인민지원군을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였으며, 지금도 ‘중국위협론’을 꺼내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미국이 중국과 비공개회담을 진행한 것은 자기 속셈을 감춘 응큼한 행동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을 추진한 미국의 속셈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비밀군사정보를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에서 논의된 가장 주된 의제는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였다. 당시 플러노이 국방차관은 국방협의회담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베이징에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파악에 촉수를 집중시켰던 것이다. 당시 미국이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파악에 촉수를 집중시킨 까닭은, 북이 2009년 4월 5일에 인공위성을 탑재한 은하-2호를 쏘아올리고, 곧이어 5월 25일에 제2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이 미국에게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22일 백악관 대변인은 북의 위성발사와 지하핵실험이 연속적으로 진행된 것과 관련하여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예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었던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는 그 직책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2년 5월에 발간된 자신의 저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서 북이 은하-2호를 쏘아올렸을 때 “미국은 (핵)탄두를 장착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영토를 겨냥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했었다”고 회고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북의 위성발사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를 말해준다. 북이 은하-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을 본 미국은 미국 군부가 ‘대포동-2호’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르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충격과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그처럼 긴장된 상황에서 미국은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을 통해 중국이 파악한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시도했지만, 그런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나 똑같이 북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를 갖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위킬릭스’가 폭로한,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2009년 5월 26일에 본국에 전송한 또 다른 비밀전문에 따르면, 당시 리쥔화(李軍華) 중국 외교부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베이징에 주재하는 어느 미국 외교관을 만났을 때 “북은 핵실험을 실시하기 25분 전에 평양에 주재하는 중국대사관에 통보하였다. 북이 일찌감치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암시하였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실시할 줄은 몰랐다. 놀라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의 핵무력에 관해 심층정보를 갖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위에서 인용한 2009년 6월 26일자 비밀전문에 따르면, 플러노이-왕후이 비공개회담에서 플러노이 국방차관은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더 강화할 경우 중국과 미국에게 심각한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북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행하든지, 아니면 모든 관련국들이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더 강화할 경우 주변국들은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동맹 강화, 공격력 강화를 포함하여 자국의 안전을 지키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발언에서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이미 2009년 6월에 자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남측으로 확장하여 북의 미사일 능력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북침공격력을 더욱 강화하는 군사조치들을 취할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 미국은 5년 전에 그녀가 비공개회담에서 예고한 일련의 군사조치들을 실제로 취하는 중이다. 플러노이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은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5년 전에 플러노이가 예고한 대로,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택한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남측에 전진배치하는 문제를 은밀히 추진해오다가 최근 그 문제를 매듭지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최종 결정만 내리면 불과 몇 주 안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미국은 플러노이가 5년 전에 예고한 대로 북침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전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플러노이가 말한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침략군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미국군이 지난 9월에 단독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강행한 북침실전연습을 살펴보려고 한다. 

▲ <사진 2> 미국은 2014년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괌과 마리아나제도 인근해역에서 '용감한 방패 2014'라는 이름의 대규모 실전연습을 강행하였다.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중심으로 편성된 해군, 공군, 해병대, 육군의 방대한 무력을 총동원한 북침전쟁연습이었다. 이 사진은 9월 16일 그 실전연습에 동원된 미국 해군 미사일구축함 듀이호가 수평선 너머 날아가는 무인표적기를 격추하기 위해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 자주민보

북침 노린 전면전 준비에 박차 가하는 미국
 
미국은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아흐레 동안 서태평양에 있는 괌과 마리아나제도 인근해역에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014’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대규모 실전연습을 강행하였다. ‘용감한 방패’는 2006년부터 2년마다 한 차례씩 미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해오는 실전연습인데, 올해는 제5차 연습이었다. <사진 2>

미국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서태평양 작전구역에서 단독으로 실시한 실전연습이어서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에 대해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웹사이트에 몇 차례에 걸쳐 실린 ‘용감한 방패 2014’의 전개과정은 이러하였다.

첫째, 니미츠급 초대형 항공모함들인 조지워싱턴호와 칼빈슨호(USS Carl Vinson)를 주축으로 하고, 순양함, 구축함, 보급함 등 각종 군함 19척과 핵추진잠수함 4척으로 편성된 2개의 항모타격단이 동원되었다.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발진기지로 하는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주축으로 하여 편성된 항모타격단은 제5항모타격단이고, 미국 캘리포니아 남단에 있는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발진기지로 하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하여 편성된 항모타격단은 제1항모타격단이다. 또한 알래스카에 주둔하는 제3비행단 제90전투비행대에 배속된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Raptor)를 비롯한 각종 작전기 300대가 동원되었으며,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육군에 각각 소속된 병력 18,000명이 동원되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이번에 실시된 ‘용감한 방패’가 미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하는 각종 실전연습들 가운데서 규모가 가장 큰 실전연습이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지난 9월 16일 7척의 순양함과 구축함은 수평선 너머 날아가는 무인표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쏘는 공중요격연습을 실시하였다. 보급함 씨저 챠베즈호(USNS Cesar Chavez) 갑판에서 무인표적기들이 이륙하자, 미사일순양함들인 앤티텀호(USS Antietam)와 벙커힐호(USS Bunker Hill), 미사일구축함들인 듀이호(USS Dewey), 머스틴호(USS Mustin), 스테듬호(USS Stethem), 스테럿호(USS Sterett), 그리들리호(USS Gridley)가 이지스방공망에 연동된 SM-2 요격미사일을 각각 발사하여 그 무인표적기들을 격추하였다.

셋째,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에 배속된 군함들과 함재기들은 괌에서 약 350km 떨어진 해상으로 이동하여 배수량 8,500t급 퇴역함 프레스노(USS Fresno)를 격침하는 실탄사격격침연습을 실시하였다.

넷째, 지난 16일과 18일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소속 전투비행단들은 급변사태를 상정한 가상의 작전상황에 돌입하여 공중추격, 지상공격, 정밀폭격, 미사일방어체계 파괴, 해상봉쇄, 공중급유, 지휘통제 등을 연습하였다.

다섯째, 지난 9월 17일과 18일 대잠수함전 연습을 실시하였다. 대잠수함전 연습은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에서 가장 중요한 연습이다. 대잠수함전 연습에서는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미사일순양함들인 앤티텀호와 샤일로호(USS Shiloh), 미사일구축함들인 머스틴호, 스테듬호, 핏저럴드호(USS Fitzgerald), 그리고 그 군함들에서 이륙한 해상작전헬기들이 사전에 설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종 실탄을 사격하였다. 미사일순양함과 미사일구축함은 크기가 중어뢰 만한 훈련용 수중이동표적인 MK 30을 향해 대잠로켓과 어뢰를 발사하였고, 해상작전헬기들에서는 폭뢰를 투하하였다.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는 해상작전헬기인 HSM-77 세이버혹스(Saberhawks)가 탑재되어 있다.

여섯째, 지난 9월 20일 미국 해병대 보병부대는 괌에 주둔하는 방위군 보병부대와 합동으로 티니안섬에서 상륙전과 점령전을 연습하였다.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펠럴루 상륙준비단(Peleliu Amphibious Ready Group)이 거기에 동원되었다. 작전개시 며칠 전에 해병대 정찰부대가 티니안섬 밀림지대에 잠입하여 2박3일 동안 가상의 적정을 정찰하였다. 해병대 병력으로 편성된 제3원정타격단(Expeditionary Strike Group)은 작전개시일에 상륙전 주력함인 상륙공격함 펠럴루호(USS Pelleliu)에 탑승하여 티니안섬 해안에 상륙하고 지정된 공격대상을 점령하는 연습을 실시하였다. 

일곱째, 미국 육군은 괌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가동하는 연습을 실시하였다.
원래 ‘용감한 방패’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되는 실전연습은 공중해상합동전(Air-Sea Battle)이라는 전술교리를 연습하는 것이다. 미국 군부는 공중해상합동전을 전략교리가 아니라 전술교리에 따른 작전개념으로 인식한다. 미국 군부가 2010년에 공식 채택한 공중해상합동전 전술교리는 미국이 적국의 위성통신망과 사이버연락망을 일시에 마비시킨 뒤에 공중과 해상의 공격수단을 총동원해 적국의 지상무력과 해상무력을 동시에 제압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추종국을 끌어들이지 않고 단독으로 공중해상합동전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공중해상합동전은 공격징후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는 선제타격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공중해상합동전에는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육군이 총동원되는데, 거기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쪽은 해군이다. 공중해상합동전이 항모타격단을 중심으로 전개되므로, 작전주도권이 해군 지휘부에게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을 현장에서 지휘한 야전사령관은 해군 소장 러셀 앨런(Russell Allen)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력충돌을 예상하고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서태평양에서 중국과 무력충돌을 하는 경우 미국은 중국을 공격하는 공중해상합동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용감한 방패 2014'에 동원된 두 개의 항모타격단이 서태평양 작전구역에서 공격대형을 갖추고 고속으로 항진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이 실전급 공중해상합동전 연습은 미국이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긴급출동시켜 단독으로 북을 선제타격하려는 침략전쟁연습이다. 적이 칼을 들이대며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사람은 없다. 미국군이 지난 8월 말 북침전쟁연습 준비작업에 돌입하였을 때, 조선인민군 지휘부는 그에 맞서 대응행동에 나서야 하였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의 주적이 한국군이 아니라 미국군인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군의 주적도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이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주적이 아니라 견제대상일 뿐이다. 중국은 이번에 ‘용감한 방패 2014’가 실시된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정보수집함 한 척을 파견하여 전쟁연습과정을 계속 지켜보았는데, 미국은 중국의 정보수집함을 작전구역 밖으로 멀리 내쫓으려고 생각하지 않고 수수방관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중국에게 적대감을 갖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서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실시하는 모든 종류의 전쟁연습은 오로지 북에게만 공격력을 집중시키려는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미국의 공중해상합동전은 북과 미국의 무력충돌이 임박했을 때, 미국이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긴급출동시켜 단독으로 수행하는 선제타격전이다. <사진 3>

그런데 미국은 자기의 주적인 북을 상대로 실전급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하면서도 미국군이 조선인민군과 맞설 전면전을 연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군림하는 ‘초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이 자기보다 국력이 비할 바 없이 약하다고 얕보는 북을 상대로 전면전을 연습하는 것은 자기의 ‘초대국’ 위신에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실전급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할 때는 언제나 마치 중국을 상대로 전쟁연습을 실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자기의 위신을 지키는 것이다.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에서 주목해야 할 점들은 아래와 같다.

첫째, 2012년 9월 11일부터 19일까지 실시된 ‘용감한 방패 2012’ 실전연습과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용감한 방패 2014’를 비교해보면, 후자가 전자보다 더 큰 규모로, 실전상황에 더 가까운 분위기에서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용감한 방패 2014’에서는 이전에 실시하지 않았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하는 미사일방어연습까지 실시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호를 발사하여 괌을 공격하는 긴급상황을 상정하여 실시한 미사일방어연습이었다.

셋째, ‘용감한 방패 2014’에서는 대잠수함전 연습에 특별히 주력하였다. 이것은 북의 막강한 잠수함전력에 대잠수함전력으로 맞서려는 대결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사실은 미국이 전례 없이 북침공격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 <사진 4>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9월 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신작음악회는 괌에 집결한 미국군이 '용감한 방패 2014'라는 이름의 대규모 북침전쟁연습에 돌입하기 직전에 열린 것이다. 신작음악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이 반영된 두 개의 신곡이 연주되었다. 그 신곡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로 창작된 노래들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반미결전을 앞두고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자주민보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비공개활동에 전념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9월 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관람하였다. 부인 리설주 여사와 당과 국가의 책임일군들, 각계층 군중이 함께 보았다. 신작음악회란 신곡들을 공연하는 음악회를 뜻하는데, 북에서 최고영도자가 관람하는 신작음악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4>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오늘까지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어리둥절해진 미국과 남측에서는 온갖 억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하였다. 하지만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10월 4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전격적으로 참석함으로써 미국과 남측에 나돌던 억측과 유언비어는 꼬리를 감추게 되었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9월 4일부터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접고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짐작하는 것처럼,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을 검토하고 그에 따른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북의 최고영도자는 공개활동을 중지하고 자신의 사색을 집중하며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지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사색을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을 검토하는 데 집중시키면서 어떤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비공개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사색을 집중시키는,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에 따른 역사적인 결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 심각한 물음은 독자들의 시야를 아래의 사실에로 이끌어 간다.

지난 8월 24일 미국 해군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은 지난 8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단에 있는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떠나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향했다. 미국이 서태평양 작전구역에서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을 시작한 날은 그로부터 23일이 지난 9월 15일이었는데, 미국은 8월 22일보다 훨씬 앞서 그 전쟁연습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제1항모타격단이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떠나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이동한 것은 그러한 전쟁연습준비의 일환이었다.

미국은 ‘용감한 방패’ 실전연습을 격년제로 실시해오고 있으므로, 북은 2012년 9월에 이어 올해 9월에도 ‘용감한 방패 2014’가 실시되리라고 예상하였다. 그렇게 예상하면서 서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던 북은 제1항모타격단이 지난 8월 25일경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나타나고 방대한 해군무력이 괌으로 집결하는 것을 보고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이 임박하였음을 간파하였다. 이것은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가 지난 8월 말부터 또 다시 긴장 속에 빠져들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방대한 무력을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집결시켜놓고 북을 선제타격으로 침공하기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해상합동전 연습을 준비하던 지난 8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의 그런 대북적대행위를 방관하였을 리 만무하다.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공개활동을 중지하기 직전에 관람하였던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솔악단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의 음악공연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의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음악정치활동인데, 지난 9월 3일에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도 그러하였다. <유투브(You Tube)>에서 신작음악회 실황록화를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신작음악회 실황록화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모란봉악단 가수 전원이 무대에 올라 ‘근위부대자랑가’라는 제목의 신곡과 ‘승리는 대를 이어’라는 제목의 신곡을 연이어 열창하며 공연분위기를 한껏 절정에 끌어올린 마지막 부분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창작된 그 두 신곡은 “용감한 조선인민군이 멋모르고 덤벼든 미제침략군을 일거에 제압하고 반미결전의 최후 승리를 이룩한다는 내용의 노래가사와 그에 걸맞는 약동적인 선율로 당시 공연관람자들을 매혹시킨 바 있다. 요즈음 북에 조성된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그 노래가사 한 대목을 그대로 옮기면, 조선인민군이 “징벌의 포화로 정의의 총칼로 날강도 미제를 무찔러 미제의 성조기를 통쾌히 짓밟으리라”는 것이다. 최고영도자가 직접 참석하여 관람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영되고,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특별한 음악회에서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을 고취하는 노래를 공연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오직 북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이 넘치는 그 두 신곡이 신곡창작을 직접 지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지와 신념을 반영한 노래들이라는 점이다. 분석의 시야를 좀 더 넓히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을 노래한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지금까지 한 달이 넘도록 자신의 공개활동을 중지한 것은, 반미결전을 앞두고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사진 5>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진격명령을 기다리는 조선인민군과 '용감한 방패'라는 이름의 대북전쟁연습을 강행하며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군이 지금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 사진은 2014년 8월 27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병 구분대들의 강하 및 대상물타격실동훈련 중에 항공륙전병들이 어둠이 깔리는 시각에 야간전투출동명령에 대기하여 비행장 활주로에 도열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민보

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한 특별수송열차
 
북이 반미결전을 마지막 단계에서 준비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들은 올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장에 나가 직접 지도한 조선인민군 실전연습들에서 계속 나타났다. <사진 5> 실전연습들에서 나타나던 그 징후는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0월 1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사이트 <38 노스(North)>에 실린 닉 핸슨(Nick Hansen)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북이 지난 2013년 말부터 진행해온 서해위성발사장 개건공사가 최근에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2일 <미국의 소리> 취재기자와 대담한 닉 핸슨은 서해위성발사장에 길이가 각각 23.5m가 되는 수송열차 두 량이 정차해 있는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북이 위성운반로켓을 그 수송열차에 실어 이미 서해위성발사장에 운반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였고, 북에서 상부의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면 2014년 12월 초에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였다.

위성운반로켓을 실은 특별수송열차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하였음을 알려준 닉 핸슨의 분석기사를 읽으면, 북은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준비에 이미 착수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장기간 비공개활동을 계속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검토하는 중대사안들 가운데는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적기를 선택하는 문제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특별수송열차편으로 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한 은하 계열의 위성운반로켓은 길이가 55m이고 지름이 4m인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4년 9월 1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조용한 만탑산 핵실험장, 분주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자세히 논하였다.

그런데 북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면, 미국은 북이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고 걸고들면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이고, 북은 미국의 그런 적대행위에 보복하기 위해 제4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것이고, 미국은 북의 지하핵실험이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펄쩍 뛰면서 또 다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이다. 이런 연쇄폭발반응을 예상하면,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북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그에 대응하여 미국이 적대적인 대북제재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에 보복하기 위한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필연이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위와 같은 연쇄폭발반응이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키면서 북미적대관계를 무력대치의 극한점을 넘어 전면적인 무력충돌로 끌어가게 되리라는 점이다. 북미적대관계에서 일어날 연쇄폭발반응을 중단시키거나 반전시킬 어떤 타협의 방도나 인내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상황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이 지난 60여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준비하며 기다려온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가 2015년 중에 도래하게 될 것임을 예감할 수 있다. 상상초월-동시다발-급소강타-순간충격-선제타격 총공세준비를 완료한 새로운 전쟁, 혹심한 전쟁피해를 가져온 6.25전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대미문의 새로운 전쟁, 민간부문 전쟁피해가 발생할 틈조차 주지 않고 삽시간에 종결될 새로운 전쟁, 북이 준비한 그런 ‘조국통일대전’을 이제 와서 미국군이 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진격명령을 기다리는 조선인민군과 ‘용감한 방패’라는 이름의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며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군, 그 쌍방이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대치하고 있는 오늘의 긴박한 군사상황은 세계전쟁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쟁을 예고하는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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