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4년 10월 0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2009년 6월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중국 국방협의회담에서 미셀 플러노이 당시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차관과 마샤오텐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위의 두 사람이 만난 공개회담보다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이 더 중요한 것이었다. © 자주민보 |
비밀전문에서 드러난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
2009년 6월 26일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본국에 전송한 비밀전문이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킬릭스(Wikileaks)’를 통해 실체를 드러낸 그 비밀전문은 2009년 6월 당시 미셀 플러노이(Michele A. Flournoy) 미국 국방차관과 양후이(楊暉)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장의 비공개회담에 관하여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다. <사진 1>
플러노이 당시 국방차관이 베이징에서 중국 국방부문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회담한 때는 2009년 6월 23일과 24일이었는데, 그 회담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과 중국이 첫 번째로 진행한 국방협의회담이었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플러노이 당시 국방차관이 마샤오텐(馬曉天)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과 만나 회담하였다고만 보도하였으나, 플러노이-마샤오텐 회담이 이틀 동안 계속된 것은 아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그래서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비공개회담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조용히 만난 플러노이 국방차관과 양후이 제3부장 사이에서 진행되었다.
미셀 플러노이는 당시 미국 국방부에서 서열 3위의 정책담당차관(Under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이었고, 양후이는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제3부의 책임자였다. 제3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통신감청을 담당한 군사정보기관인데, 근무자가 20,000명이나 되는 방대한 규모로 운영된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 서열 3위의 정책담당차관은 왜 중국인민해방군 통신감청기관 책임자를 만나 비공개회담을 진행하였을까? 60여 년 전 한반도에서 중국인민지원군을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였으며, 지금도 ‘중국위협론’을 꺼내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미국이 중국과 비공개회담을 진행한 것은 자기 속셈을 감춘 응큼한 행동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을 추진한 미국의 속셈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비밀군사정보를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에서 논의된 가장 주된 의제는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였다. 당시 플러노이 국방차관은 국방협의회담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베이징에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파악에 촉수를 집중시켰던 것이다. 당시 미국이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파악에 촉수를 집중시킨 까닭은, 북이 2009년 4월 5일에 인공위성을 탑재한 은하-2호를 쏘아올리고, 곧이어 5월 25일에 제2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이 미국에게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22일 백악관 대변인은 북의 위성발사와 지하핵실험이 연속적으로 진행된 것과 관련하여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예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었던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는 그 직책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2년 5월에 발간된 자신의 저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서 북이 은하-2호를 쏘아올렸을 때 “미국은 (핵)탄두를 장착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영토를 겨냥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했었다”고 회고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북의 위성발사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를 말해준다. 북이 은하-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을 본 미국은 미국 군부가 ‘대포동-2호’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르는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을 직감하고 충격과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그처럼 긴장된 상황에서 미국은 플러노이-양후이 비공개회담을 통해 중국이 파악한 북의 핵무력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시도했지만, 그런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나 똑같이 북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를 갖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위킬릭스’가 폭로한,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2009년 5월 26일에 본국에 전송한 또 다른 비밀전문에 따르면, 당시 리쥔화(李軍華) 중국 외교부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베이징에 주재하는 어느 미국 외교관을 만났을 때 “북은 핵실험을 실시하기 25분 전에 평양에 주재하는 중국대사관에 통보하였다. 북이 일찌감치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암시하였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실시할 줄은 몰랐다. 놀라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의 핵무력에 관해 심층정보를 갖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위에서 인용한 2009년 6월 26일자 비밀전문에 따르면, 플러노이-왕후이 비공개회담에서 플러노이 국방차관은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더 강화할 경우 중국과 미국에게 심각한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북이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행하든지, 아니면 모든 관련국들이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북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더 강화할 경우 주변국들은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동맹 강화, 공격력 강화를 포함하여 자국의 안전을 지키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발언에서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이미 2009년 6월에 자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남측으로 확장하여 북의 미사일 능력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북침공격력을 더욱 강화하는 군사조치들을 취할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 미국은 5년 전에 그녀가 비공개회담에서 예고한 일련의 군사조치들을 실제로 취하는 중이다. 플러노이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은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5년 전에 플러노이가 예고한 대로,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택한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남측에 전진배치하는 문제를 은밀히 추진해오다가 최근 그 문제를 매듭지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최종 결정만 내리면 불과 몇 주 안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미국은 플러노이가 5년 전에 예고한 대로 북침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전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플러노이가 말한 ‘아무도 바라지 않는 길’을 침략군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미국군이 지난 9월에 단독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강행한 북침실전연습을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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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침 노린 전면전 준비에 박차 가하는 미국
미국은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아흐레 동안 서태평양에 있는 괌과 마리아나제도 인근해역에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2014’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대규모 실전연습을 강행하였다. ‘용감한 방패’는 2006년부터 2년마다 한 차례씩 미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해오는 실전연습인데, 올해는 제5차 연습이었다. <사진 2>
미국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서태평양 작전구역에서 단독으로 실시한 실전연습이어서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에 대해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웹사이트에 몇 차례에 걸쳐 실린 ‘용감한 방패 2014’의 전개과정은 이러하였다.
첫째, 니미츠급 초대형 항공모함들인 조지워싱턴호와 칼빈슨호(USS Carl Vinson)를 주축으로 하고, 순양함, 구축함, 보급함 등 각종 군함 19척과 핵추진잠수함 4척으로 편성된 2개의 항모타격단이 동원되었다.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발진기지로 하는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주축으로 하여 편성된 항모타격단은 제5항모타격단이고, 미국 캘리포니아 남단에 있는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발진기지로 하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하여 편성된 항모타격단은 제1항모타격단이다. 또한 알래스카에 주둔하는 제3비행단 제90전투비행대에 배속된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Raptor)를 비롯한 각종 작전기 300대가 동원되었으며,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육군에 각각 소속된 병력 18,000명이 동원되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이번에 실시된 ‘용감한 방패’가 미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하는 각종 실전연습들 가운데서 규모가 가장 큰 실전연습이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지난 9월 16일 7척의 순양함과 구축함은 수평선 너머 날아가는 무인표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쏘는 공중요격연습을 실시하였다. 보급함 씨저 챠베즈호(USNS Cesar Chavez) 갑판에서 무인표적기들이 이륙하자, 미사일순양함들인 앤티텀호(USS Antietam)와 벙커힐호(USS Bunker Hill), 미사일구축함들인 듀이호(USS Dewey), 머스틴호(USS Mustin), 스테듬호(USS Stethem), 스테럿호(USS Sterett), 그리들리호(USS Gridley)가 이지스방공망에 연동된 SM-2 요격미사일을 각각 발사하여 그 무인표적기들을 격추하였다.
셋째,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에 배속된 군함들과 함재기들은 괌에서 약 350km 떨어진 해상으로 이동하여 배수량 8,500t급 퇴역함 프레스노(USS Fresno)를 격침하는 실탄사격격침연습을 실시하였다.
넷째, 지난 16일과 18일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소속 전투비행단들은 급변사태를 상정한 가상의 작전상황에 돌입하여 공중추격, 지상공격, 정밀폭격, 미사일방어체계 파괴, 해상봉쇄, 공중급유, 지휘통제 등을 연습하였다.
다섯째, 지난 9월 17일과 18일 대잠수함전 연습을 실시하였다. 대잠수함전 연습은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에서 가장 중요한 연습이다. 대잠수함전 연습에서는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미사일순양함들인 앤티텀호와 샤일로호(USS Shiloh), 미사일구축함들인 머스틴호, 스테듬호, 핏저럴드호(USS Fitzgerald), 그리고 그 군함들에서 이륙한 해상작전헬기들이 사전에 설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종 실탄을 사격하였다. 미사일순양함과 미사일구축함은 크기가 중어뢰 만한 훈련용 수중이동표적인 MK 30을 향해 대잠로켓과 어뢰를 발사하였고, 해상작전헬기들에서는 폭뢰를 투하하였다.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는 해상작전헬기인 HSM-77 세이버혹스(Saberhawks)가 탑재되어 있다.
여섯째, 지난 9월 20일 미국 해병대 보병부대는 괌에 주둔하는 방위군 보병부대와 합동으로 티니안섬에서 상륙전과 점령전을 연습하였다.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펠럴루 상륙준비단(Peleliu Amphibious Ready Group)이 거기에 동원되었다. 작전개시 며칠 전에 해병대 정찰부대가 티니안섬 밀림지대에 잠입하여 2박3일 동안 가상의 적정을 정찰하였다. 해병대 병력으로 편성된 제3원정타격단(Expeditionary Strike Group)은 작전개시일에 상륙전 주력함인 상륙공격함 펠럴루호(USS Pelleliu)에 탑승하여 티니안섬 해안에 상륙하고 지정된 공격대상을 점령하는 연습을 실시하였다.
일곱째, 미국 육군은 괌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가동하는 연습을 실시하였다.
원래 ‘용감한 방패’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되는 실전연습은 공중해상합동전(Air-Sea Battle)이라는 전술교리를 연습하는 것이다. 미국 군부는 공중해상합동전을 전략교리가 아니라 전술교리에 따른 작전개념으로 인식한다. 미국 군부가 2010년에 공식 채택한 공중해상합동전 전술교리는 미국이 적국의 위성통신망과 사이버연락망을 일시에 마비시킨 뒤에 공중과 해상의 공격수단을 총동원해 적국의 지상무력과 해상무력을 동시에 제압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추종국을 끌어들이지 않고 단독으로 공중해상합동전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공중해상합동전은 공격징후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는 선제타격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공중해상합동전에는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육군이 총동원되는데, 거기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쪽은 해군이다. 공중해상합동전이 항모타격단을 중심으로 전개되므로, 작전주도권이 해군 지휘부에게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을 현장에서 지휘한 야전사령관은 해군 소장 러셀 앨런(Russell Allen)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력충돌을 예상하고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서태평양에서 중국과 무력충돌을 하는 경우 미국은 중국을 공격하는 공중해상합동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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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민군의 주적이 한국군이 아니라 미국군인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군의 주적도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이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주적이 아니라 견제대상일 뿐이다. 중국은 이번에 ‘용감한 방패 2014’가 실시된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정보수집함 한 척을 파견하여 전쟁연습과정을 계속 지켜보았는데, 미국은 중국의 정보수집함을 작전구역 밖으로 멀리 내쫓으려고 생각하지 않고 수수방관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중국에게 적대감을 갖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서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실시하는 모든 종류의 전쟁연습은 오로지 북에게만 공격력을 집중시키려는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미국의 공중해상합동전은 북과 미국의 무력충돌이 임박했을 때, 미국이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긴급출동시켜 단독으로 수행하는 선제타격전이다. <사진 3>
그런데 미국은 자기의 주적인 북을 상대로 실전급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하면서도 미국군이 조선인민군과 맞설 전면전을 연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군림하는 ‘초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이 자기보다 국력이 비할 바 없이 약하다고 얕보는 북을 상대로 전면전을 연습하는 것은 자기의 ‘초대국’ 위신에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실전급 공중해상합동전을 연습할 때는 언제나 마치 중국을 상대로 전쟁연습을 실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자기의 위신을 지키는 것이다.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에서 주목해야 할 점들은 아래와 같다.
첫째, 2012년 9월 11일부터 19일까지 실시된 ‘용감한 방패 2012’ 실전연습과 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용감한 방패 2014’를 비교해보면, 후자가 전자보다 더 큰 규모로, 실전상황에 더 가까운 분위기에서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용감한 방패 2014’에서는 이전에 실시하지 않았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하는 미사일방어연습까지 실시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호를 발사하여 괌을 공격하는 긴급상황을 상정하여 실시한 미사일방어연습이었다.
셋째, ‘용감한 방패 2014’에서는 대잠수함전 연습에 특별히 주력하였다. 이것은 북의 막강한 잠수함전력에 대잠수함전력으로 맞서려는 대결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사실은 미국이 전례 없이 북침공격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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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비공개활동에 전념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9월 3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관람하였다. 부인 리설주 여사와 당과 국가의 책임일군들, 각계층 군중이 함께 보았다. 신작음악회란 신곡들을 공연하는 음악회를 뜻하는데, 북에서 최고영도자가 관람하는 신작음악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4>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오늘까지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어리둥절해진 미국과 남측에서는 온갖 억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하였다. 하지만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10월 4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전격적으로 참석함으로써 미국과 남측에 나돌던 억측과 유언비어는 꼬리를 감추게 되었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9월 4일부터 한 달이 넘도록 공개활동을 접고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짐작하는 것처럼,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을 검토하고 그에 따른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북의 최고영도자는 공개활동을 중지하고 자신의 사색을 집중하며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지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사색을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을 검토하는 데 집중시키면서 어떤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비공개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사색을 집중시키는, 국가의 최고이익에 직결된 중대사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에 따른 역사적인 결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 심각한 물음은 독자들의 시야를 아래의 사실에로 이끌어 간다.
지난 8월 24일 미국 해군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은 지난 8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단에 있는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떠나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향했다. 미국이 서태평양 작전구역에서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을 시작한 날은 그로부터 23일이 지난 9월 15일이었는데, 미국은 8월 22일보다 훨씬 앞서 그 전쟁연습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제1항모타격단이 샌디에고 해군기지를 떠나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이동한 것은 그러한 전쟁연습준비의 일환이었다.
미국은 ‘용감한 방패’ 실전연습을 격년제로 실시해오고 있으므로, 북은 2012년 9월에 이어 올해 9월에도 ‘용감한 방패 2014’가 실시되리라고 예상하였다. 그렇게 예상하면서 서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던 북은 제1항모타격단이 지난 8월 25일경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나타나고 방대한 해군무력이 괌으로 집결하는 것을 보고 ‘용감한 방패 2014’ 실전연습이 임박하였음을 간파하였다. 이것은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가 지난 8월 말부터 또 다시 긴장 속에 빠져들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방대한 무력을 서태평양 작전구역에 집결시켜놓고 북을 선제타격으로 침공하기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해상합동전 연습을 준비하던 지난 8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의 그런 대북적대행위를 방관하였을 리 만무하다.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공개활동을 중지하기 직전에 관람하였던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솔악단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의 음악공연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의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음악정치활동인데, 지난 9월 3일에 열린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도 그러하였다. <유투브(You Tube)>에서 신작음악회 실황록화를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신작음악회 실황록화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모란봉악단 가수 전원이 무대에 올라 ‘근위부대자랑가’라는 제목의 신곡과 ‘승리는 대를 이어’라는 제목의 신곡을 연이어 열창하며 공연분위기를 한껏 절정에 끌어올린 마지막 부분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창작된 그 두 신곡은 “용감한 조선인민군이 멋모르고 덤벼든 미제침략군을 일거에 제압하고 반미결전의 최후 승리를 이룩한다는 내용의 노래가사와 그에 걸맞는 약동적인 선율로 당시 공연관람자들을 매혹시킨 바 있다. 요즈음 북에 조성된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그 노래가사 한 대목을 그대로 옮기면, 조선인민군이 “징벌의 포화로 정의의 총칼로 날강도 미제를 무찔러 미제의 성조기를 통쾌히 짓밟으리라”는 것이다. 최고영도자가 직접 참석하여 관람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영되고,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특별한 음악회에서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을 고취하는 노래를 공연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오직 북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이 넘치는 그 두 신곡이 신곡창작을 직접 지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지와 신념을 반영한 노래들이라는 점이다. 분석의 시야를 좀 더 넓히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반미결전의 의지와 필승의 신념을 노래한 신작음악회를 관람한 이후 지금까지 한 달이 넘도록 자신의 공개활동을 중지한 것은, 반미결전을 앞두고 비공개활동에 전념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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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한 특별수송열차
북이 반미결전을 마지막 단계에서 준비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들은 올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장에 나가 직접 지도한 조선인민군 실전연습들에서 계속 나타났다. <사진 5> 실전연습들에서 나타나던 그 징후는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0월 1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사이트 <38 노스(North)>에 실린 닉 핸슨(Nick Hansen)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북이 지난 2013년 말부터 진행해온 서해위성발사장 개건공사가 최근에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2일 <미국의 소리> 취재기자와 대담한 닉 핸슨은 서해위성발사장에 길이가 각각 23.5m가 되는 수송열차 두 량이 정차해 있는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북이 위성운반로켓을 그 수송열차에 실어 이미 서해위성발사장에 운반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였고, 북에서 상부의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면 2014년 12월 초에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였다.
위성운반로켓을 실은 특별수송열차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하였음을 알려준 닉 핸슨의 분석기사를 읽으면, 북은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준비에 이미 착수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장기간 비공개활동을 계속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검토하는 중대사안들 가운데는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적기를 선택하는 문제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특별수송열차편으로 서해위성발사장에 도착한 은하 계열의 위성운반로켓은 길이가 55m이고 지름이 4m인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4년 9월 1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조용한 만탑산 핵실험장, 분주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자세히 논하였다.
그런데 북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면, 미국은 북이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고 걸고들면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이고, 북은 미국의 그런 적대행위에 보복하기 위해 제4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것이고, 미국은 북의 지하핵실험이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펄쩍 뛰면서 또 다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이다. 이런 연쇄폭발반응을 예상하면,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북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그에 대응하여 미국이 적대적인 대북제재를 추가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에 보복하기 위한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필연이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위와 같은 연쇄폭발반응이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키면서 북미적대관계를 무력대치의 극한점을 넘어 전면적인 무력충돌로 끌어가게 되리라는 점이다. 북미적대관계에서 일어날 연쇄폭발반응을 중단시키거나 반전시킬 어떤 타협의 방도나 인내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상황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이 지난 60여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준비하며 기다려온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가 2015년 중에 도래하게 될 것임을 예감할 수 있다. 상상초월-동시다발-급소강타-순간충격-선제타격 총공세준비를 완료한 새로운 전쟁, 혹심한 전쟁피해를 가져온 6.25전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대미문의 새로운 전쟁, 민간부문 전쟁피해가 발생할 틈조차 주지 않고 삽시간에 종결될 새로운 전쟁, 북이 준비한 그런 ‘조국통일대전’을 이제 와서 미국군이 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진격명령을 기다리는 조선인민군과 ‘용감한 방패’라는 이름의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며 전면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군, 그 쌍방이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대치하고 있는 오늘의 긴박한 군사상황은 세계전쟁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쟁을 예고하는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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