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5

화성-14형 출현 이후 돌출된 몇 가지 위험요인들

[한호석의 개벽예감](258)
자주시보 2017년 07월 2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불상용적이며 비타협적인 제2차 핵대결
2.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백악관의 행동
4. 조선이 미국에 보내려는 두 번째 ‘선물보따리’


1. 불상용적이며 비타협적인 제2차 핵대결

조미핵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조선이 만든 강력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하나가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조선은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시킴으로써 조미핵대결을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시킬 최종단계로 끌어갔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화성-14형의 출현으로 조성된 새로운 국면이 양면적이라는 점이다. 양면적이라는 말은, 조선이 화성-14형 시험발사로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끌 국면을 열어놓은 측면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쪽에서는 미국이 조선의 핵타격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압박강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전자가 외교담판으로 나아가는 순리적 요인이라면, 후자는 무력충돌을 불러오는 위험한 요인이다. 나는 이전에 <자주시보>에 발표한 여러 글들에서 긍정적 측면을 논하였는데, 이 글에서는 부정적 측면을 논하려고 한다.

국제정치관점에서 바라보면, 조미핵대결을 발생시킨 요인들 가운데 하나는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적대관계다. 조선은 제국주의국가와 공존할 수 없고, 미국도 역시 사회주의국가와 공존할 수 없다.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끝난 뒤에도 사회주의조선과 아메리카제국의 평화적 공존은 불가능하다. 물론 조미핵대결이 끝나면, 조미관계의 적대성이 일정한 수준으로 완화되겠지만, 적대관계가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쌍방 사이에 그런 적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미핵대결은 운명적이다. 피할 수도 없고, 비길 수도 없고, 중지할 수도 없으므로, 끝까지 싸워 반드시 어느 한 쪽이 이기고, 다른 한 쪽이 질 수밖에 없는 불상용적이며 비타협적인 대결이라는 점에서 운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들은 2017년 7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성대히 진행된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성공 기념 음악무용종합공연 중에 무대 뒤에 설치된 대형 배경화면에 나타난 영상들이다. 위쪽 사진은 구름이 약간 덮힌 하늘 아래에 보이는 미국 본토를 촬영한 위성사진이고, 아래쪽 사진은 미국 본토가 핵타격을 받고 핵화염 속에 완전히 소멸되는 장면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두 가지 연속되는 장면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방영된 것은 조선이 화성-14형으로 미국을 멸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미핵대결은 운명적인 대결이다. 피할 수도 없고, 비길 수도 없으고, 중지할 수도 없으므로, 끝까지 싸워 반드시 어느 한 쪽이 이기고, 다른 한 쪽이 질 수밖에 없는 불상용적이며 비타협적인 대결이다. 위의 영상들은 조미핵대결을 벌이는 조선의 적대감과 결전의지를 형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미핵대결을 발생시킨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적대관계를 역사적 경험에 투영하면, 1962년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지속되었던 쿠바미사일위기가 부각된다. 그것은 사회주의진영과 제국주의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던 냉전시대에 사회주의소련과 아메리카제국이 맞붙은 핵대결이었다.

쿠바미사일위기를 일으킨 도발자는 미국이었다. 1962년 3월 미국은 100발이 넘는 주피터(Jupiter)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을 터키와 이탈리아의 미국군기지들에 전진배치하였다.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하고 2,400km를 날아가는 주피터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터키와 이탈리아에서 쏘면 모스크바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모스크바가 미국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놓인 것이다.  

미국의 핵무력이 소련을 그처럼 직접적으로 위협하게 된 사태의 배경에는 핵무력의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었다. 1962년 당시 소련은 사거리가 10,000km 이상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아직 갖지 못했으나, 미국은 1959년 10월 31일 사거리가 14,000km인 애틀러스(Atlas)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 사거리가 10,000km인 RT-2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소련에 처음 실전배치된 때는 1968년 12월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서 미국보다 10년이나 뒤졌을 뿐 아니라, 자기 수도권이 미국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놓이게 되자, 소련은 화급히 비상대책을 세워야 하였다. 그래서 소련은 1962년 8월에 R-12 중거리탄도미사일 6발과 R-14 중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쿠바에 전진배치하려고 미사일기지건설을 서둘렀다. 사거리가 2,000km인 R-12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사거리가 4,500km인 R-14 중거리탄도미사일에는 각각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한 발씩 장착할 수 있었으므로, 워싱턴이 소련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놓이게 될 판이었고, 그로써 소련은 미국의 핵위협을 상쇄할 핵억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쿠바에서 진행되던 소련의 미사일기지건설공사가 미국의 U-2 고고도정찰기에게 노출되자 미소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존 케네디(John F. Kennedy) 당시 미국 대통령은 긴급히 국가안보회의 집행위원회를 소집했는데, 거기서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선택방안들이 검토되었다.

(1) 미국에 대한 소련의 미사일위협은 새로운 위험이 아니므로 대응하지 않는다.
(2) 소련을 최대로 압박하여 쿠바에 배치한 미사일을 철수하게 만든다.
(3) 쿠바 해상을 봉쇄한다.
(4) 소련이 쿠바에 건설하는 미사일기지들을 공중폭격으로 파괴한다.
(5) 쿠바와 비밀접촉을 하여 소련과 갈라서라는 최후통첩을 보내고, 이를 거부하면 무력침공으로 쿠바정권을 뒤집어엎고 쿠바를 점령한다.

위에 열거한 다섯 가지 선택방안들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검토하였다는 선택방안들과 일치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검토한 전략적 인내, 최대 압박, 해상봉쇄, 선제타격, 무력침공, 정권교체 등은 이미 55년 전에 나왔던 선택방안들이다.

그런데 당시 미국군 합동참모본부와 중앙정보국은 무력침공으로 쿠바를 점령하는 선택방안을 지지하였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 까닭은 당시 혁명정부가 수립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던 쿠바의 군사력을 아주 얕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쿠바혁명군(FAR)에게는 미국의 무력침공을 막아낼 방어수단이 없었다. 또한 소련에서 쿠바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소련군이 쿠바에 도착하기 전에 미국군이 쿠바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무력침공으로 쿠바를 점령하는 경우, 소련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베를린을 침공하여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의 발목을 잡아당겼다. 동유럽전선에 강력한 지상군을 배치해둔 소련은 당시 동독 영토 안에 고립된 섬처럼 갇혀 있던 베를린을 손쉽게 점령할 수 있었다. 만일 미국이 쿠바를 점령하면, 소련은 베를린을 점령하게 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핵전쟁을 동반하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고심을 거듭하던 케네디는 결국 소련과 타협하는 길을 택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당시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려는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핵전쟁을 동반하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쿠바를 감히 침공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소련이 지상군과 전략로케트군을 독일에 가까운 서부전선으로 증파하여 베를린을 점령할 것처럼 강하게 압박하였더라면, 미국은 겁을 먹고 쿠바 해상을 봉쇄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겁쟁이 니키타 후르쇼브(Nikita S. Khrushchev)에게서 그런 담대한 공세전략을 기대할 수 없었고, 더욱이 제국주의와 타협한 변절자로 전락하였다는 비난을 받게 된 그에게는 최후결전도 불사하려는 공격정신이 전혀 없었다. 결국 소련이 미국의 협박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서는 바람에 미소핵대결은 12일 만에 끝났다.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제1차 핵대결에서 사회주의소련이 치욕스런 판정패를 당한 것이다.

55년 전에 벌어졌던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제1차 핵대결은 그처럼 사회주의소련의 판정패로 끝났지만, 오늘 벌어지고 있는 사회주의 대 제국주의의 제2차 핵대결은 반대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회주의조선은 사회주의진영이 사라지는 바람에 전 세계가 아메리카제국의 일극지배체제로 끌려간 최악의 역경 속에서도 물러서거나 주저앉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단독으로 아메리카제국에 맞서 1993년부터 24년 동안 비타협적인 핵대결을 계속해왔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오전 화성-14형을 실은 8축16륜 발사대차가 미사일조립시설을 출발하여 발사지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발사대차 맨 뒤쪽에 있는, 차탄분리식 발사에 사용되는 발사판이 매우 크고 육중해 보인다. 조선은 사회주의진영이 사라지는 바람에 전 세계가 아메리카제국의 일극지배체제로 끌려간 최악의 역경 속에서도 물러서거나 주저앉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단독으로 아메리카제국에 맞서 1993년부터 24년 동안 비타협적인 핵대결을 계속해왔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은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의 승리를 예고하는 결정적인 전환계기로 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소련은 미국과 핵대결을 벌인 지 불과 12일 만에 판정패를 당했으나, 조선은 장장 24년 동안 미국과 치열한 핵대결을 벌이며 최후결전을 준비하였다. 미국과 끝까지 싸우지 못하고 12일 만에 서둘러 타협해버린 소련은 쿠바에 배치하려던 핵타격수단들을 철수하는 것으로 핵대결을 끝냈지만, 미국과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려는 조선은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여 워싱턴을 핵타격사정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55년 전 제1차 핵대결에서 미국은 소련의 핵타격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쿠바 해상을 봉쇄함으로써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는데, 오늘도 그들은 조선의 핵타격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는데, 몇 가지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다.

2017년 6월 29일 미국 재무부는 조선이 핵무기 및 미사일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하면서, 조선과 거래하는 중국 단둥은행, 다롄국제해운, 중국 기업인 2명을 제재하였다. <아사히신붕> 2017년 7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 및 개인들에 대한 독자제재범위를 더 확대하는 방침을 지난 7월 19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중국 포괄적 경제대화 중에 중국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이런 독자제재는 유엔안보리에서 대조선제재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힘들게 되자, 독자제재로 방향을 바꾸면서 대조선경제제재를 중국에까지 확장하여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2017년 7월 21일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인의 조선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서를 결재하였는데, 그 행정명령은 오는 8월 말부터 발효될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의 방문을 전면 금지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그들이 이런 강경조치를 발동한 것은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리면, 그에 맞서 싸우는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전쟁으로 폭발할 위험은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다.  


2.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반도 정치상황에서 조미핵대결을 발생시킨 요인들을 살펴보면, 한국지배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그에 맞서 미국의 ‘남조선 강점’을 끝장내려는 조선 사이에 조성된 적대관계가 드러나 보인다. 한국이 ‘북한’을 자기 영토의 절반이라고 인정하는 것처럼, 조선도 ‘남조선’을 자기 영토의 절반라고 인정하는데, 그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국군이 장기주둔하면서 자기 영토 절반을 점령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따라서 조선이 격렬히 비난하는 ‘미제의 남조선 강점’은 자기 영토의 절반을 아메리카제국에게 빼앗기고, 자기 주권을 심하게 침해당하는 사태로 조선에게 인식되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영토와 주권에 관한 문제는 타협하지 않는 법인데, 그런 점에서 조선도 결코 예외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조선의 어법으로는 ‘미제의 남조선강점’이고, 나의 어법으로는 미국의 한국지배체제인 한미동맹을 강제로 해체하는 것이 조선이 추구하는 최대, 최상의 국가목표인 것이다. 그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선은 희생과 위험을 무릅쓰고 핵무력을 건설해왔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으로 핵무력을 완성한 목적이 거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조선이 말하는 핵무력 완성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 조선이 말하는 핵무력 완성이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공격력을 갖춘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화성-14형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핵공격력을 갖추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둘째, 조선이 말하는 핵무력 완성이란 핵공격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핵방호력을 갖춘 것이다. 6.25전쟁을 끝내지 못한 위태로운 정전상태에서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과 맞서 핵대결을 벌이는 조선에게 핵방호체계는 나라의 생사존망에 직결되는 문제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조선 각지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들여 건설해놓은 깊고, 넓고, 큰 지하방호시설들이 있다. 지하방호시설들을 전국적으로 건설하였을 뿐 아니라, 조선인민군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각계각층 인민들도 핵방호훈련을 전국적 범위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숙달해왔다. 그리하여 조선은 핵공격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고도의 핵방호력을 가진,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로 될 수 있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성대히 진행된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성공 기념 음악무용종합공연 중에서 무대 뒤 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영상들 가운데 하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하미사일기지 차폐문 앞에 세워놓은 6축12륜 발사대차 곁에서 야전지휘관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이 발사대차에는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은폐포에 덮혀 실려있다. 지하미사일기지를 동굴식으로 건설하였고, 입구가 잘 은폐되어 있어서, 적국의 공중정찰에 노출되지 않는다. 조선은 규모와 양식과 사용목적이 다른 각종 핵방호시설들을 전국 도처에 수없이 건설해놓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핵공격력과 핵방호력을 겸비함으로써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에게는 미국의 한국지배체제를 강제로 해체하는 일, 조선의 어법을 빌리면, ‘미제의 남조선강점’을 강제로 해체하는 일만 남았는데, 그것이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한 것은 ‘미제의 남조선강점’을 해체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의미한다.

물론 조선은 핵무력을 보유하기 이전에도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하였지만, 핵무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조국통일대전을 벌이면 미국의 핵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화성-14형이 출현한 이후 조선이 미국의 핵공격을 받을 위험은 사라졌다. 왜냐하면, 미국이 조선에게 핵공격을 감행하는 경우 조선은 미국 본토를 핵공격으로 파괴할 핵억제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도 조선을 건드릴 수 없게 되었으며, 누구도 조선의 조국통일대전을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미국은 핵타격수단을 동원하는 대조선전쟁연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진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한 미국은 오는 8월 하순에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연습을 진행하면서 조선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7월 22일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미국군 합참의장은 국가안보부문 관리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콜로라도주 애스펜(Aspen)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북조선의 핵능력에 대응하여 군사적 선택방안을 가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조선이) 핵무기를 콜로라도 덴버에 떨어뜨리는 능력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 임무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군사적 선택방안들을 개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조선의 미국 본토 핵타격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군사전략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며, 핵무력을 강화하여 조선의 핵무력에 맞서는 핵대결을 계속하겠다는 의사표명으로 해석된다.

던포드 합참의장의 그 발언은 조미핵대결이 더욱 격화되면서 정세가 험악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인데, 정세가 그처럼 험악해지면 폭발임계점에 도달한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백악관의 행동

55년 전 쿠바미사일위기에서 경험한 것처럼, 국가지도자의 전략적 판단이 핵대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오늘 조선과 핵대결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전략적 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워싱턴포스트> 2017년 7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섯 달 동안 거짓말 또는 허튼 소리를 무려 836차례나 늘어놓았다고 한다. 이것은 거짓말 또는 허튼 소리를 매일 4.6차례씩 끊임없이 쏟아낸 것이다. 원래 워싱턴의 정객들은 ‘거짓말선수권대회’에서 상위권에 들어갈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나 망신을 당하는 경우 거짓말을 자제하는데, 유독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나 망신을 당해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이상행동은 그가 측근들의 도움이 없이는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정신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2017년 7월 5일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7월 4일 오전(미국 동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보고를 받고서도 골프장으로 떠났다고 한다.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한 긴급보고를 받은 고위관리들은 화급히 백악관에 모여들어 장시간 대책회의를 네 차례나 연속 진행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은 버지니아주에 있는 골프장에 나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날만 그런 게 아니었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7월 4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한 뒤 164일 동안 무려 35일을 골프장에서 보냈다고 한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골프에 미쳐 허송세월하는 거짓말쟁이 대통령이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전략적 판단을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를 맞으며 골프를 치고 있는 장면이다. 그는 골프에 미친 사람이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뒤 164일 동안 무려 35일을 골프장에서 보냈다.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였던 7월 4일에도 그는 골프장에 나타났다.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한 긴급보고를 받은 고위관리들은 화급히 백악관에 모여들어 장시간 대책회의를 네 차례나 진행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은 버지니아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골프에 미쳐 허송세월하는 거짓말쟁이 대통령이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전략적 판단을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미국에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2017년 6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MSNBC> 단독대담에 출연한 마이크 팜페오(Mike R. Pompeo) 중앙정보국장의 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은 조선의 ‘핵문제’로 가득 차 있으며, 미국의 국가안보위험이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에 자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백악관으로 불러 조선의 동향에 관해 묻고, 미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묻는다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맏사위인 재럿 쿠쉬너(Jared C. Kushner) 백악관 선임고문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정책결정을 내리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쿠쉬너 선임고문의 조언과 막후협상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자신의 사저로 초청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쿠쉬너 선임고문에게 특명을 주고 이라크에 파견하여 중동정책을 결정하게 하였고, 쿠쉬너 선임고문에게 특명을 주어 미국과 러시아의 비밀연락통로를 개설하려고 시도하였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5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2월 초 쿠쉬너 선임고문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트럼프 타워’에서 쎄르게이 키슬략(Sergey Kislyak)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와 만났을 때, 러시아 대사관 또는 러시아 영사관의 통신체계를 이용하여 백악관과 크레믈린을 직접 연결하는 비밀연락통로를 개설하자고 제안하였는데, 그 제안을 받은 키슬략 대사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도청의 본산’으로 악명 높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크레믈린 사이의 통신을 도청하는 바람에 그 제안은 실행되지 못하였지만, 백악관과 크레믈린 사이에 비밀연락통로를 개설하자는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쉬너 선임고문에게 국가안보부문에서 가장 민감한 비밀외교임무까지 맡겼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재럿 쿠쉬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며, 백악관 선임고문이다. 그는 정통파 유대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쿠쉬너 선임고문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정책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는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막후실권자다. 그래서 미국 언론매체는 그를 '만사장관'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장관 중의 장관이라는 뜻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의 협상을 시작한다면, 쿠쉬너 선임고문을 그 협상에 파견할 것으로 예견된다. 쿠쉬너 선임고문은 조선에 대해, 조미핵대결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막후실권자인 그는 언제나 막 뒤에서 조용히 움직이므로, 그의 견해가 언론에 드러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화성-14형이 출현한 이후 백악관이 펼치는 대조선행동은 쿠쉬너 선임고문이 정세를 오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쿠쉬너 선임고문은 대통령을 움직이는 막후실권자다. 그래서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은 2017년 4월 3일 보도기사에서 쿠쉬너 선임고문을 ‘만사장관(Secretary of Everything)’이라고 불렀다. 이 이상한 별칭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장관 중의 장관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언론매체 <인포워즈(INFOWARS)> 2017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을 사실상 좌우하는 쿠쉬너 선임고문의 “독판치기(one-man show)”를 바라보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관리들, 국방부 관리들, 국무부 관리들은 불만과 좌절감을 느낀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판단과 쿠쉬너 선임고문의 조언에 의존하여 조미핵대결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판단이나 쿠쉬너 선임고문의 조언이 정확한가 하는 것이다. 비밀활동을 벌이는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판단이 얼마나 정확한지 알 수 있는 길은 없으며, 쿠쉬너 선임고문도 자기 견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터라, 그의 생각과 행동이 외부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화성-14형이 출현한 이후 백악관의 대조선행동은 그들이 정세를 오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백악관이 압박강도를 최고로 끌어올려 조선을 압박하면 조선이 굴복할지도 모른다는 정세오판에 빠지는 것은 대파국을 자초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자멸요인으로 될 것이다.


4. 조선이 미국에 보내려는 두 번째 ‘선물보따리’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하였을 것이라고, <독립절>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미국에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자주 보낸다는 말은,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동원하는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연발적으로 펼쳐간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그런 핵타격수단들이다.

대조선군사정보를 다루는 미국 정부 관리 두 사람이 전해준 말을 인용한 <CNN> 2017년 7월 19일 보도기사는 조선이 그 3종의 핵타격수단 가운데 어느 한 가지를 앞으로 2주 안에 시험발사할 준비에 착수하였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 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찰위성들은 조선의 미사일발사통제시설들 또는 미사일부품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배치레이더방출(satellite-based radar emissions)”을 탐지하였다고 한다. 위성배치레이더방출이라는 말은 인공위성에 장착된 레이더가 지상으로 전파를 발신한다는 뜻인데, 놀랍게도, 이 짤막한 보도문장은 위성배치레이더, 미사일발사통제소, 미사일을 서로 연결하는 최첨단 미사일체계가 조선에 존재한다는 정보를 전해주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러시아의 위성항법체계인 ‘글로나쓰(GLONASS)’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위성항법장치가 조선의 미사일들에 장착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다. 위의 보도기사를 고찰하면, 조선의 미사일발사통제소는 광명성-3호와 광명성-4호에 각각 장착된 레이더들이 발신하는 전파를 수신하여 비행 중인 미사일을 향해 발신하고, 미사일은 그 전파를 수신하여 자기의 비행방향을 수시로 보정하는 위성항법체계가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위성항법체계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와 연계된 것인데, 그런 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한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2017년 7월 17일 <자주시보>에 실린 ‘화성-14형은 “세계가 알지 못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인가?”’라는 글에서 화성-14형이 초토화타격능력과 초정밀타격능력을 완전무결하게 겸비한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논하였는데, 이번에 미국 언론보도가 그 사실을 뒷받침해줄 증거를 준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평양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에 전시된, 지구궤도를 따라 선회하는 광명성-4호 모형의 우주비행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거기에 전시된 광명성-4호 모형의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광명성-4호는 지구관측위성이라고 하지만, 다목적위성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미국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조선의 미사일발사통제소는 광명성-3호와 광명성-4호에 각각 장착된 레이더들이 발신하는 전파를 수신하여 비행 중인 미사일을 향해 발신하고, 미사일은 그 전파를 수신하여 자기의 비행방향을 수시로 보정하는 위성항법체계가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 위성항법체계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와 연계되는 것이다. 그런 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한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이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최근 그런 자기의 위성항법체계를 시험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가운데 어느 한 가지를 쏘아올리는 시험발사가 임박하였음을 말해준다. 

<CNN> 보도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들은 조선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중요한 부분(critical component)”을 시험하는 정황과 조선의 잠수함 한 척이 동해에서 “평소와 다른 배치활동(unusual deployment activity)”을 전개하는 정황을 각각 순차적으로 탐지하였다는 것이다.

첫째, 그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중요한 부분을 시험했다고 한다. 2017년 7월 20일 <38 노스(North)>에 실린,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기사에 따르면, 신포조선소의 지상사출시험장에서는 2016년 8월 이후 아무런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중요한 부분을 시험했다는 말은 지상사출시험을 하였다는 뜻이 아니다. 그렇다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중요한 부분을 시험했다는 말은 위에서 언급한 위성항법장치를 시험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둘째,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중요한 부분을 시험한 날로부터 며칠 뒤에 로미오급 잠수함 한 척을 동해안에서 약 100km 떨어진 공해로 출동시켰는데, 그 잠수함은 그 해역에서 이틀 동안 머물며 활동하였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아사히신붕> 2017년 7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그 잠수함은 약 1주일 동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였으니, 그 잠수함의 활동이 앞으로 더 계속될 수도 있다. <사진 7>

▲ <사진 7>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1 동체표면을 촬영한 사진을 확대하면, 멀리서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이한 표면처리공법이 시야에 들어온다. 알루미늄 동체표면에 가는 실을 매우 촘촘하게 감아놓은 모양인데, 이것을 섬유강화성형(FRP)라고 하고, 그런 성형공법을 섬유실감기공법(FWM)이라 한다. 미사일동체표면을 섬유강화성형공법으로 처리하는 까닭은, 그렇게 하면 표면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조선이 거기에 사용하는 섬유실이 어떤 소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든 기술을 다 적용하여 탄도미사일을 튼튼하고 우수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나온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조선은 동해에서 북극성-1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매체는 조선이 앞으로 2주 안에 북극성-1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견하였다. 이번에는 어떤 '묘기'를 보일지 기대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 보도에 따르면, 평소에 조선의 잠수함들은 해안에서 가까운 연안수역에 머물며 활동하였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약 100km 떨어진 공해로 나가 활동하였으므로, “평소와 다른 배치활동”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미국 정찰위성은 조선의 잠수함들이 수심 깊은 바다 속으로 내려가 잠항하기 때문에 평소에 어느 해역으로, 몇 척이 출동하는지 탐지하지 못하고, 해수면 위로 떠올라 항해하는 경우에만 탐지할 수 있다. 조선의 잠수함이 잠항하지 않고 1주일 동안이나 해수면 위로 떠올라 활동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다.

신포조선소에서 위성항법체계를 시험한 뒤에, 공해로 출동한 로미오급 잠수함이 1주일 동안 해수면에서 활동하였다고 하니, 북극성-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초정밀타격능력을 판정하는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수중작업을 하였던 것일까? <CNN> 보도기사만 읽어봐서는 구체적인 정황을 알 수 없지만, 조선이 앞으로 2주 안에 북극성-1의 초정밀타격능력을 판정하는 시험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2017년 7월 22일 중국 홍콩의 언론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존 리처드슨(John M. Richardson)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7월 20일 선진룽(沈金龍) 중국 해군 사령원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조선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경우 그에 관한 정보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고 한다. 중국이 받아주지도 않을 요청을 보낸 것을 보면,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견하는 미국이 얼마나 다급한 처지에 빠졌는지 알 수 있다.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며 정세를 악화시키는 백악관의 무분별한 행동에 격분한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연발적으로 단행하면서 백악관을 더 심각한 공포에 몰아넣을 것으로 예견된다. 조미핵대결이 최종단계로 들어선 오늘의 유동적인 정세는 위험계선으로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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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화성-14형은 “세계가 알지 못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한호석의 개벽예감](257)
자주시보 2017년 07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투부 덮개형태는 무엇을 암시하는가?
2.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3. 전혀 새로운 차원의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이 개발되다
4.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날아가는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
5. 화성-14형 모의탄두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1. 전투부 덮개형태는 무엇을 암시하는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맨 앞쪽에 전투부 덮개가 씌워져있고, 그 안에 재돌입체가 들어있다. 전투부 덮개(shroud)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서 상승비행을 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고열, 고압, 진동으로부터 전투부 내부의 여러 장치들을 보호해주는데, 대기마찰이 발생되지 않는 외기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추진체가 상승하면 떨어져 나간다. 재돌입체(reentry vehicle)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돌진낙하비행을 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엄청난 초고열, 초고압, 충격으로부터 핵탄두와 기폭장치 등을 보호해준다. 

여러 가지 형태의 전투부 덮개들을 크게 구별하면, 길고 뾰족한 원뿔꼴과 짧고 뭉뚝한 팽이꼴이다. 그러므로 전투부의 덮개형태를 보고, 그 안에 어떤 형태의 재돌입체가 대략 몇 개 정도 들어있는지 어림잡을 수 있다. 핵강국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세상에 공개하더라도 전투부 덮개를 벗겨놓고 재돌입체까지 공개하지는 않으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성능을 파악하려면, 겉에 보이는 덮개의 길이와 형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4형 시험발사준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던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세워놓은 것이 화성-14형 전투부다.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쪽에 놓인 것은 3개의 추진체들이 전부 조립된 화성-14형인데, 붉은 색으로 칠해진 부위에 길고 두툼한 원뿔꼴 전투부가 조립되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의 성능을 파악하려면, 겉에 보이는 덮개의 길이와 형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미사일전문가 존 쉴링(John Schilling)은 2017년 7월 10일 <38 노스(North>)에 발표한 글에서 화성-14형 전투부의 덮개는 길이가 2.50m, 지름이 1.30m라고 추산하였다. 그 전투부 밑에 붙어있는 것이 3단 추진체인데, 그는 3단 추진체의 길이가 2.05m이고, 지름이 1.30m라고 추산하였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화성-14형은 3단형으로 설계되었다. 지름과 크기가 똑같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서로 붙여놓았기 때문에 2단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4형이 3단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정점고도가 2,802km까지 높아진 것이다. 2단형이라면 그처럼 높은 정점고도에 도달하지 못한다. 화성-14형은 미사일정점고도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화성-14형의 전투부는 3단 추진체보다 45cm 더 길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길이가 긴 전투부 안에 형태가 길쭉한 재돌입체가 들어있음을 말해준다.  
핵탄두가 3개, 또는 핵탄두와 가짜탄두(decoy)가 6~8개, 아주 많게는 12개나 들어가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들이 장착된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대체로 2m 정도이고, 핵탄두 1개가 들어가는 단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대체로 3~4m 정도다.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단발재돌입체보다 길이가 짧은 까닭은, 단발재돌입체에 들어간 핵탄두보다 더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가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 8일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케트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는데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지적한 것은,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에 여러 발 들어가는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가 조선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화성-14형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일반적인 덮개길이와 단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일반적인 덮개길이의 중간쯤 되는 2.50m다. 이것은 화성-14형 전투부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나 단발재돌입체가 아닌 어떤 다른 종류의 재돌입체가 장착되었음을 암시한다. 
화성-14형 전투부 덮개 안에 어떤 종류의 재돌입체가 몇 개나 장착되었을까? 이 문제는 군사비밀이므로, 추정하는 수밖에 없는데, 일반상식만 가지고 추리, 속단할 게 아니라, 미사일공학기술정보를 가지고 추리, 분석해야 한다. 

8축16륜 발사대차에 싣는 조선의 화성 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3종이 공개되었다. 이를테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화성-13,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이다. 미국은 그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KN-14라고 부르는데, 이 글에서도 편의상 그렇게 부른다. 이 3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지 않으며, 액체추진제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3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의 덮개형태가 서로 다르다. 화성-13 전투부 덮개는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이고, KN-14 전투부 덮개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이고, 화성-14형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다. 이처럼 덮개형태가 서로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종류와 개수의 재돌입체가 덮개 안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쪽에 크기가 매우 큰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가 놓인 것을 보면, 이 전투부가 그 대륙간탄도미사일 추진체에 조립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이 공개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모습일부가 이 사진에 나타났는데, 그 전투부의 덮개형태을 보면 다중재돌입체가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골고루 가졌다. 그래서 조선은 스스로를 '주체의 핵강국'이라 부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화성-13 전투부의 원뿔꼴 덮개 안에는 길고 뾰족한 원뿔꼴 단발재돌입체가 1개 장착된다. 이 사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공장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2016년 3월 9일부 언론보도사진에서 확인된 바 있다. 존 쉴링의 추산에 따르면, 화성-13 전투부의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 덮개는 길이가 2.55m이고, 지름이 0.60m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그 공장에 놓여있었던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를 촬영한 것이다. 화성-13 전투부의 덮개형태는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이다. 그 안에는 길고 뾰족한 원뿔꼴 단발재돌입체 1개가 들어가 장착된다. 화성-13 전투부 덮개는 길이가 2.55m이고, 지름이 0.60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조선은 2016년 3월 14일에 진행된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를 선보였다. 이것은 조선이 길고 뾰족한 원뿔꼴 재돌입체 이외에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도 새로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길고 뾰족한 원뿔꼴 재돌입체와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를 모두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재돌입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만든 까닭은, 지난 7월 10일 <자주시보>에 발표된 나의 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 조미협상은 없고 굴복회담만 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 두 유형의 재돌입체가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KN-14 전투부의 덮개형태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이다. 미국의 미사일전문가 찰스 빅(Charles P. Vick)은 KN-14 전투부 덮개의 지름을 1.8m로 추산하였는데, 그처럼 짧고 뭉뚝한 원뿔꼴 덮개 안에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다. KN-14의 출현은 조선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그 공장에 KN-14 대륙간탄도미사일 6발이 주런히 놓여있는 장면이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 덮개가 씌워졌다. 그 덮개 안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적게는 3개, 많게는 6개까지 장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KN-14의 출현은 조선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만일 화성-14형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면, KN-14처럼 전투부 덮개를 짧고 뭉뚝한 원뿔꼴로 설계했어야 한다. 그러나 화성-14형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되었다. 왜 그런 형태로 설계되었을까?  


2.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길고 두툼한 원뿔꼴 전투부 덮개 안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렇게 생긴 화성-14형 전투부 덮개 안에도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조선의 미사일공학기술수준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고도화된 조선의 미사일공학기술을 기성관념이나 기존공식으로 평가하는 경우, 과소평가로 흐르기 쉽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이 성대히 진행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공연수준을 자랑하는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이 총출연한 어마어마한 공연이었는데, 공연 중간쯤에 모란봉악단이 연주하는 경음악 ‘공화국 로케트병 행진곡’이 힘차고 경쾌한 선율로 흐르면서, ‘로케트강국을 일떠세우신 위대한 령도의 나날’이라는 제목의 실록영상화면 190편이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연속 펼쳐졌다. 1964년 이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현지지도에 따라 험로역경을 헤쳐온 미사일개발 대장정이 수록된 그 실록영상은 세계가 알지 못하는, 장장 반세기에 걸친 조선의 미사일개발사를 증언하면서, 조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사일개발기술을 고도로 축적,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을 웅변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일성 주석이 지대공미사일 번개-1을 돌아보는 장면이다. 조선에서 번개-1이 생산된 때가 1968년 10월 20일이었으므로, 이 사진이 촬영된 날짜도 바로 그 무렵이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물체는 조선의 첫 지대공미사일 번개-1의 밑동에 달린 분사구와 그 주위에 설치된 커다란 방향타 4개다. 번개-1은 조선이 소련산 지대공미사일 S-75를 들여와 면허생산한 것인데, 2단형으로 설계되었고, 1단 추진체는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2단 추진체는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번개-1은 비행속도 마하 3, 사거리 45km, 요격고도 25km다. 한국에서 소총도 만들지 못하던 반세기 전에 조선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지대공미사일이었던 번개-1을 만들고 있었다. 조선이 반세기 동안 축적, 개발해온 미사일공학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정세판단의 오류로 흘러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7년 7월 10일 평양에 있는 목란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축하하는 경축연회 연설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과소평가해온 우리의 기성관념을 깨뜨리는 놀라운 발언을 하였다. 그는 화성-14형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하였다. 이 격찬발언은 화성-14형이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들과는 차원이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뜻이다. 

군사과학기술의 최고봉이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중에서도 가장 고난도 기술은 재돌입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재돌입체 제작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정에서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핵강국들이 지난 40년 동안 재돌입체를 만들어온 기술발전단계는 단발재돌입체(reentry vehicle, RV) → 다발재돌입체(multiple reentry vehicles, MRVs) →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multiple independently targeting reentry vehicles, MIRVs) → 조종재돌입체(maneuverable reentry vehicle, MaRV) 순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단발재돌입체, 다발재돌입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는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지만, 조종재돌입체는 사거리 2,000km 미만의 탄도미사일에만 장착된다. 왜 그럴까? 조종재돌입체는 고정타격목표만이 아니라 이동타격목표까지 타격하기 때문이다. 이동타격목표까지 타격하는 조종재돌입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수 없다. 만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면,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돌진낙하하면서 이동타격목표를 추적하기 위해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어야 하는데, 마하 10을 넘어서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velocity)으로 돌진낙하하면서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는 것은 서쪽에서 해가 뜨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미사일공학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핵강국들도 풀지 못한 난제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문제다. 

이런 실태를 알아야, 화성-14형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하였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격찬발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발언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공학기술난제를 풀어내고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는 뜻이 아닐까?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한 순간, 시험발사현장 노천감시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개발사업책임자를 와락 글어안고 기뻐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처럼 크게 기뻐한 것은 조선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단번에 성공하였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축하연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를 만들어 시험발사에서 단번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KN-14를 공개함으로써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기술을 확보하였음을 과시하였는데, 이제 와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또한 미국은 47년 전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미니트맨(Minuteman)-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는데, 미국과 첨예한 핵대결을 벌이는 조선이 47년 전 미국에서 개발된 기술로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또한 조선에서 미사일공학기술을 배워간 이란도 2014년 3월 5일 핵탄두 3발이 들어가는 다발재돌입체 기술로 카드르(Qadr)미사일과 키암(Qiam)미사일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란에게 미사일공학기술을 가르쳐준 조선이 핵탄두가 3발 들어가는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화성-14형은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3. 전혀 새로운 차원의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이 개발되다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은 스크램젯(scramjet)이라고 약칭하는 초음속연소램젯(supersonic combustion ramjet)을 만드는 기술과 조종재돌입체(MaRV)를 만드는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스크램젯 기술도 고난도 기술이고, 조종재돌입체 기술도 고난도 기술인데, 그 두 가지 고난도 기술을 접목시킨 미사일공학기술은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그야말로 ‘신묘한’ 기술이다.  

극소수 기술선진국들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모두 개발하였으면서도, 그 두 가지 기술을 접목시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스크램젯 기술이 도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스크램젯은 대기 중의 산소를 흡입, 연소하는 제트엔진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산소가 없는 외기권으로 올라가 비행하므로, 스크램젯을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에 부착할 수 없는 것이다. 스크램젯 기술과 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키는 기술통합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미사일공학부문에서 공인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조종재돌입체는 사거리가 2,000km 미만인 탄도미사일에만 장착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었다. 불가능하다던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낸 나라가 있으니, 러시아가 그 나라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러시아가 만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흰색 원통형 물체가 스크램젯이고, 왼쪽에 보이는 끝이 매우 뾰족한 원통형 물체가 재돌입체다. 스크램젯과 재돌입체 사이에는 재돌입체의 비행을 조종하는 수많은 전자장치들이 복잡하게 들어가 있다. 러시아는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다. 러시아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신묘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러시아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바로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scramjet-powered ICBM)이다.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로켓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돌입체는 지구인력에 끌려 돌진낙하하지만,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조종재돌입체는 그 재돌입체에 부착된 스크램젯을 가동하여 돌진낙하비행을 한다. 러시아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신묘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출현은 미사일공학기술로 풀지 못한다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공학기술난제가 해결되었음을 의미한다. 단일재돌입체를 장착한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다발재돌입체를 장착한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장착한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뛰어넘어, 스크램젯추진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한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마침내 출현한 것이다.  

러시아가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들어내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개조작업으로 만들어낸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토폴(Topol)-M이다. 재돌입체에 스크램젯을 부착한 조종재돌입체는 크고 무거워서 토폴-M 전투부에 1개밖에 장착될 수 없다. 그래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들어간 토폴-M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되었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러시아의 수직갱에 설치된 고정발사대에서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다. 3단형으로 설계된 토폴-M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기도 하고, 수직갱발사대에 장착되기도 한다. 러시아는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들어내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전투부 개조작업으로 토폴-M을 만들었다. 그래서 토폴-M은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재돌입체에 스크램젯을 부착한 조종재돌입체는 크고 무거워서 토폴-M 전투부에 1개밖에 장착될 수 없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장착된 토폴-M 전투부 덮개가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화성-14형 전투부 덮개형태가 토폴-M처럼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라는 사실이다. 토폴-M 전투부 밑동의 지름은 1.58m이고, 존 쉴링의 추산에 따르면, 화성-14형 전투부 밑동의 지름은 1.30m다. 토폴-M의 전투부 덮개와 마찬가지로,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화성-14형의 전투부 덮개는 그 덮개 안에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들어있음을 말해주는 징표들 가운데 하나다.  


4.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날아가는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

2004년 11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도 맞서지 못하는 능력(unmatched capability)”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러시아군에 실전배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에 그 예고발언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푸틴 대통령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언급한, 누구도 맞서지 못하는 능력을 가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로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한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다시 말해서 전투부에 길고 두툼한 원뿔꼴 덮개를 씌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가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존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서 러시아에 ‘신묘한 비밀무기’가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런데 미국의 장거리탐색레이더가 그 ‘신묘한 비밀무기’의 시험비행을 탐색, 추적하였고, 비행과정을 분석한 정보 중에서 극히 일부내용이 미국 언론에 흘러나오는 바람에 ‘신묘한 비밀무기’의 모습이 살짝 드러났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렇다. 

2001년 7월 30일 <워싱턴타임스>가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기사를 실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들이 흘려준 정보를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2001년 7월 초 어느 날 러시아가 8축16륜 발사대차에서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는데, 뜻밖에도 전혀 본 적이 없는 이상야릇한 비행궤적이 레이더 화면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외기권으로 올라간 토폴-M 재돌입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던 중 낙하속도가 갑자기 떨어지고,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낙하돌진비행을 하더라는 것이다. 
<워싱턴타임스> 2005년 1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11월 중순에 또 다시 토폴-M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그 때도 2001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재돌입체가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탄도학의 법칙을 뒤집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이 아닌가! 

그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은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 기술로만 설명될 수 있는데,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다가 일정한 고도에서 역추진로켓(retro-rocket)을 가동시켜 비행속도를 낮추고, 조종재돌입체에 부착된 스크램젯을 가동시켜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던 것이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펼치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을 도비비행(跳飛飛行, ricocheting flight)이라 한다. 납작한 돌멩이를 잔잔한 수면 위로 스치듯이 힘껏 던지면, 그 돌멩이가 물속에 퐁당 빠지지 않고 수면 위를 여러 차례 통통 튀면서 멀리 날아가 물속에 가라앉는데, 그런 물리운동을 도비라 한다. 도비를 순우리말로 물수제비뜬다고 한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마치 납작한 돌멩이가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통통 튀는 식으로 비행방향을 바꾸며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그런 절묘한 도비비행의 목적은 교전상대의 방공레이더를 교란하면서 미사일방어망을 완벽하게 뚫어버리려는 데 있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의 비행속도를 역추진로켓으로 낮추려면, 말기비행추진체(post-boost vehicle)에 장착된 역추진로켓 4개를 동시에 점화시키면서 같은 양의 역추진력을 균일하게 발생시키는 초고난도 로켓공학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의 구조적 특징은 말기비행추진체에 4개의 역추진로켓이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면 화성-14형의 말기비행추진체에도 4개의 역추진로켓이 달려있을까? 이 문제를 설명하려면, 3단형으로 설계된 화성-14형의 구조적 특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화성-14형은 토폴-M처럼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데, 화성-14형이 촬영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들을 정밀분석하면, 그 미사일이 다음과 같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1) 1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vernier thruster) 4개가 달렸다. 자세제어추진기는 미사일 추진체의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9>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9> 이 사진은 화성-14형이 발사된 직후 상승비행을 시작하는 장면 중에서 1단 추진체 분사구를 확대한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형 1단 추진체 밑부분 중앙에 매우 큰 로켓엔진 분사구 1개가 달려있는 게 보인다. 이것은 조선에서 새로 개발된 고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형에 장착되었음을 보여준다. 분사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색채가 투명한 불줄기는 화성-14형이 고출력 액체추진제를 사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중앙분사구 주위에 설치된 소형 분사구 4개가 보인다. 그 소형 분사구들은 겉에서 보이지 않는 소형 로켓엔진 4개에 달려있는 분사구들인데, 그 소형 로켓엔진들이 바로 자세제어추진기들이다. 자세제어추진기는 미사일 추진체의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연결부위(inter-stages section)에 역추진로켓 8개가 달렸다. 이 역추진로켓은 상승비행 중에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를 2단 추진체에서 분리시키는 장치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10>

▲ <사진 10> 이 사진은 발사지점에 도착한 8축16륜 발사대차가 화성-14형을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장면인데, 1단 추진체 중간쯤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에 아주 작은 분사구 2개가 나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분리시킬 때 사용되는 역추진로켓 분사구다. 상승비행 중에 추진제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가 2단 추진체와 분리될 때, 역추진로켓이 가동되어 추진체를 서로 분리시킨다. 이 사진에는 역추진로켓 분사구가 2개밖에 보이지 않지만, 연결부위에 둘러가면서 2개씩 모두 8개의 소형 역추진로켓이 달렸다. 그렇게 네 방향에서 역추진로켓을 동시에 분사해야 크고 묵직한 추진체를 서로 분리시킬 수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2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렸다. 2단 추진체 엔진 부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4)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 연결부위에 역추진로켓 8개가 달렸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11> 

<사진 11> 위쪽 사진은 화성-14형이 발사직전에 수직으로 들어올려지는 장면인데,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된 것이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 연결부위에 달린 역추진로켓 분사구이다. 사진에서는 역추진로켓 분사구가 2개만 보이지만, 연결부위에 둘러가면서 2개씩 네 방향에 각각 나있으므로 모두 8개의 역추진로켓이 추진체 내부에 장착된 것이다. 그렇게 네 방향에서 역추진로켓을 동시에 분사해야 연소가 끝난 추진체를 분리할 수 있다. 아래쪽 사진 4장은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가 분리되는 장면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3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렸다. 3단 추진체 엔진 부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6) 말기비행추진체 밑동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렸다. 말기비행추진체는 전투부 덮개 안에 들어있으므로, 화성-14형 말기비행추진체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화성-14형 전투부 덮개형태가 토폴-M처럼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것은, 그 덮개 안에 들어있는 말기비행추진체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렸기 때문에 길이와 지름이 그처럼 각각 길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한 화성-14형은 미국과의 최후결전이 벌어지는 경우 열핵탄두(수소탄) 1발로 미국의 심장부 전역을 지도 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초토화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때로는 군사전략적 요구에 따라 전술핵탄두 1발로 미국의 심장부에 있는 어느 하얀색 건물만 족집게식으로 제거하는 초정밀타격도 할 수 있다. 초토화타격능력과 초정밀타격능력을 완전무결하게 겸비하였다는 것, 바로 이것이 화성-14형을 “세계가 알지 못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발언이 조선에서 들리는 이유다. 

스크램젯을 만드는 기술도 극소수 선진국들만 독점하였고, 조종재돌입체를 만드는 기술도 극소수 선진국들만 독점하였는데, 그 두 가지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만든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야말로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런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진 나라는 이제껏 러시아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조선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어냈다. 


5. 화성-14형 모의탄두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을 발표하면서 “러시아미사일경보체계가 4일 오전 3시 46분(평양시간으로는 오전 9시 16분-옮긴이) 조선에서 진행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탐색, 추적하였다. 그 미사일은 535km 고도까지 상승하였고, 약 510km를 비행한 뒤에 일본해(동해라고 표기해야 옳다-옮긴이) 중앙에 낙탄하였다”고 밝혔다. 그와 달리,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평양시간)에 발사된 화성-14형이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하였고, 933km를 비행하였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내용과 너무 큰 편차를 보이는 발사시각, 정점고도, 비행거리를 발표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진행된 미사일시험발사를 관측하는 경우 계산착오가 약간 있을 수 있으나, 이건 너무 큰 편차여서 단순한 계산착오로 볼 수 없다. 
러시아는 그렇게 발표하고서 잠잠할 줄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다. 지난 7월 5일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는 조선의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이 채택되지 못하도록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그래서 유엔안보리 규탄성명이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까닭은, 자기들이 보기에 화성-14형은 분명히 중거리탄도미사일인데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거짓말을 꾸며내고 그것을 구실로 규탄성명을 발표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사진 12>

▲ <사진 12> 이 사진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있는 보로네즈 레이더기지의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2009년에 건설된 그 레이더기지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탐색거리가 10,000km에 이르는 강력한 위상배열레이더가 7대나 배치되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이르쿠츠크에서 평안북도 구성까지 직선거리는 2,100km이므로, 구성 인근에서 발사된 화성-14형의 비행을 탐색, 추적한 보로네즈 레이더기지가 조선국방과학원이 발표한 화성-14형의 발사시각, 정점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과 비교해서 너무 편차가 큰 계산착오를 범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계산착오는 러시아가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 추적하였고,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의 연속비행은 탐색, 추적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은 수 천 km 밖에서 날아가는 농구공만한 비행물체까지 잡아낸다는 장거리탐색레이더망을 무력화시키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러시아의 돌출행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가 2017년 7월 8일 유엔안보리 사무국에 보낸 서한에는 이런 수수께끼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2017년 7월 4일 러시아 이르쿠츠크(Irkutsk)에 있는 보로네즈(Voronezh) 레이더기지에서 화성-14형의 비행을 탐색, 추적하였는데, 비행시간은 14분이었고, 정점고도는 535km이었으며, 비행거리는 510km였다는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이 발표한 화성-14형의 비행시간은 39분인데, 러시아는 14분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왔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보로네즈 레이더기지는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였을 뿐이고,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가 각각 연속적으로 비행한 것을 탐색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7년 7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화성-14형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는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서야 그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슬그머니 인정하였다. 이것은 미국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였을 뿐,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의 연속비행을 탐색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강력한 미사일경보체계를 24시간 가동한다는 미국과 러시아가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고 그 이후의 연속비행을 놓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화성-14형이 통상적인 비행궤도와는 다른 비행궤도로 날아갔다는 것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 화성-14형의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대기권에 재돌입한 이후 물수제비뜨는 식으로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미국과 러시아가 그 비행정황을 탐색하지 못한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도 통상적인 비행궤도와는 다른 비행궤도로 날아간 것으로 생각된다. 

화성-14형이 3단형으로 설계되었으므로,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가 순차적으로 떨어졌을 것이고, 모의탄두가 마지막으로 어딘가 낙탄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가 발사지점에서 510km 거리에 있는 동해 중앙에 떨어진 것밖에 포착하지 못했다. 

조선은 화성-14형 모의탄두가 발사지점으로부터 933km 떨어진 동해에 낙탄하였다고 발표했는데, 미국과 러시아는 그 모의탄두가 떨어진 낙탄점의 좌표를 레이더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화성-14형 모의탄두가 동해에 떨어졌는지 아니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 저멀리 태평양에 떨어졌는지 미국과 러시아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화성-14형이 교전상대의 요격미사일을 간단히 따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교전상대의 장거리탐색레이더도 무력화시킬 만한 경이로운 비행능력을 과시하였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은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미사일방어망을 완벽하게 뚫어버릴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등장한 것이다. 
조선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늦게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반세기 동안 첨단미사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써온 결과 오늘에는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었다. <사진 13> 

<사진 13>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 발사위치에 수직으로 세워진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점화된 순간, 어마어마한 굉음과 화염과 후폭풍이 지축을 흔드는 장면이다. 조선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늦게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첨단미사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써온 결과 오늘에는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었다. 2017년 7월 10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에게 백기투항을 요구하였다. 사회주의조선은 미국 본토를 향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준하며 아메리카제국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것이다. 바야흐로 조미핵대결은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그 대결의 끝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차츰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미국은 2014년 6월 중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던 모든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를 떼어내는 제거작업을 최종적으로 끝마쳤다.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핵감축협정이 미국의 제거작업을 강제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이 실전배치한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는 단발재돌입체만 장착되었는데, 이것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력이 3세대에서 1세대로 크게 퇴보하였음을 말해준다. 물론 미국은 언제든지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를 꺼내 재장착할 수 있으나, 재장착사업에 막대한 경비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사정은 조미핵대결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조선과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미국이 벌이는 운명적인 대결로 전화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의 등장으로 백악관이 핵공포를 느끼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17년 7월 10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연회에서 연설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앞에 흰 기를 들고 항복서를 바칠 때까지 숨돌릴 새 없는 강타를 안기며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 발언에 따르면, 사회주의조선은 미국 본토를 향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준하며 아메리가제국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것이다. 

24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계기로 하여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그 대결의 끝에서 바야흐로 한반도의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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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1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 조미협상은 없고 굴복회담만 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56)
자주시보 2017년 07월 1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언젠가는 오리라고 예상한 그 날은 7월 4일
2. 오전 9시 정각은 1초도 어길 수 없는 발사시각
3. 세계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극강의 전략무기
4. 사거리연장비결은 고효율 로켓추진제와 고출력 로켓엔진
5. 조종전투부에 들어간 모의열핵탄두와 스크램젯
6. 마지막 남은 절차는 조미협상이 아니라 굴복회담

▲ <사진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3형 시험발사 하루 전인 2017년 7월 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올린 보고서 겉표지에 최종결재친필을 남겼다. "당중앙은 대륙간탄토로케트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할 것! 김정은 2017. 7. 3"이라고 쓰여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7월 4일을 화성-14형 시험발사일로 정해준 것이다. 거기에는 깊은 사연이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언젠가는 오리라고 예상한 그 날은 7월 4일

올해가 가기 전에 언젠가는 오리라고 예상한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2017년 7월 4일 화요일, 평양시간으로 오전 9시 조선이 마침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였다. 8축16륜 발사대차에 실려 사격위치로 이동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엄청난 굉음과 불줄기와 후폭풍을 내뿜으며 창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이 사상 처음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대성공이었다.

화성-14형 시험발사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를 뒤흔들던 날, 조선을 반대하는 제국주의진영과 자본주의국가들은 핵공포에 사로잡혀 전율하였고, 조선을 지지하는 반제자주진영과 사회주의국가들은 탄성을 올리며 환호하였다.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choronos)을 깨뜨리는 어떤 결정적인 순간(kairos)이 오면, 사회주의와 그자본주의, 제국주의와 반제자주로 대립하는 적대적 모순관계가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조선이 화성-14형 시험발사로 자기의 핵무장을 완성하였음을 입증한 그 날, 이 행성에서 바로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화성-14형은 2017년 7월 4일에 발사되었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날짜를 직접 정해주었는데, 시험발사날짜가 7월 4일로 지정된 데는 사연이 있다.

미국인들에게 7월 4일은 1776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신대륙에서 벌어진 혁명전쟁에서 영국군을 이긴 독립군이 아메리카합중국의 창건을 선포한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지난 7월 4일은 아메리카합중국 독립 24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아메리카합중국이 독립 214주년을 맞은 바로 그 날, 조선과 미국의 군사전략균형이 와장창 깨져나가면서 조미핵대결의 막판승부가 결정되었다. 독립 241주년을 맞은 날부터 미국 전역은 조선의 핵공격권 안에 놓였고, 그로써 건국 이래 241년 만에 처음으로 숨통이 조여드는 핵공포를 느끼며 전율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지속되어온 지난 24년 동안 미국은 조선의 핵무장을 가로막아보려고 정치력, 군사력, 외교력, 경제력, 정보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으니, 미국 역사에서 2017년 7월 4일은 그런 참담한 실패의 날로 기록되었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 시험발사는 “참으로 절묘한 시점에 거만한 미국놈들의 면상을 후려”친 것이다.  

그와 달리,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에게 7월 4일은 분단역사에서 처음으로 남과 북이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담은 7.4공동성명을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한 통일열망의 날이다. 지난 7월 4일은 7.4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었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4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이끌어온 조선의 핵무력건설을 7.4공동성명에 천명된 조국통일위업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이끌어온 조선의 핵무력건설은, 조선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서술방식을 빌리면, “핵무력을 완성하여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을 철수시키고 자주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용약 일떠선 조선이 산악을 뚫고, 격랑을 헤쳐 넘으며 투쟁해온 험로역경”이었다. 장장 40년에 걸친 험로역경을 뚫고 핵무력 건설을 영도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무장 완성의 날을 보지 못하고 2011년 12월 17일 지병으로 서거하였지만, 그 유업을 계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 후 5년 6개월 동안 ‘국방과학전사들’을 이끌고 그야말로 불철주야 긴장한 전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조선의 핵무장을 완성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고, 그로써 조미핵대결의 막판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업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유업인 핵무장 완성을 7.4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 되는 날에 실현한 것이다. 조선에서 살지 않는 우리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조선에게 지난 7월 4일은 그런 거대한 의미와 깊은 사연과 뜨거운 열망이 파도처럼 한꺼번에 밀려든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 화성-14형이 어느 이름 모를 계곡에서 발사되어 창공으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발사순간, 거대한 굉음과 불줄기와 후폭풍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사격위치는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방현비행기공장 근처의 계곡이다. 사격위치를 개활지가 아닌 계곡에 정한 까닭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감시레이더가 계곡 안에서 움직이는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오전 9시 정각은 1초도 어길 수 없는 발사시각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국방과학원 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은 “우리나라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되었다고 한다. 서북부지대는 어디인가? 미국의 온라인 매체 <38노스(North)> 2017년 7월 6일 분석기사에 따르면, 화성-14형의 사격위치는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방현비행기공장 근처의 어느 이름 모를 계곡이라고 한다. <사진 2>는 화성-14형이 그 계곡에서 발사되는 장면이다. 사격위치를 개활지가 아닌 계곡에 정한 까닭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감시레이더가 계곡 아래서 움직이는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성-14형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에 발사되었다. 평양시간으로 오전 9시는 서울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이다.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정해준 발사시각이므로, 조선의 로켓공학기술자들은 1초도 틀리지 않고 9시 정각에 발사하였다. 그런데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조선이 화성-14형을 오전 9시 40분경(평양시간으로는 오전 9시 10분경) 발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발사시각으로부터 무려 10분이나 지난 뒤에서야 발사사실을 간신히 포착하였음을 말해준다. 초음속 타격수단들이 정신을 차릴 사이 없이 마구 날아다니는 초고속화된 현대전에서 10분 동안이나 적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었다면, 그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전시에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미사일공격을 ‘절대로’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국방과학원 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 간 비행”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조선에서 발사된 화성-14형을 37분 동안 추적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발사시각으로부터 2분이 지난 뒤에서야 발사사실을 포착하였음을 말해준다. 2017년 7월 5일 한국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화성-14형이 “상승단계에서 최대속도 마하 21 이상으로 비행한 것을 제시했다”고 한다. 화성-14형이 초기상승단계에서 마하 10으로 비행하였다고 낮춰 보더라도, 미국은 화성-14형이 발사된 때로부터 2분 뒤에, 그러니까 화성-14형이 대기권을 훌쩍 벗어나 400km 고도에 이르렀을 때 뒤늦게 발사사실을 포착한 것이다. 전시에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조선인민군의 미사일공격을 ‘절대로’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기술자들이 화성-14형 2단 연소제통에 액체연소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천장에 달린 실내조명등이 환한 빛을 뿌리고, 동녘하늘을 어슴푸레 물들인 새벽여명이 유리창마다 비껴있는 것이 보인다. 이런 정황은 탄체조립, 전투부조립, 연소제주입, 산화제주입 등 일련의 준비공정이 이른 새벽부터 미사일조립시설 안에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일반적으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내부의 장치들은 전투부, 2단 산화제통, 2단 연소제통, 2단 로켓엔진, 1단 연소제통, 1단 산화제통, 1단 로켓엔진 순으로 배열된다. <사진 3>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기술자들이 화성-14형 2단 연소제통에 액체연소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그 사진을 보면, 천장에 달린 실내조명등이 환한 빛을 뿌리고, 동녘하늘을 어슴푸레 물들인 새벽여명이 유리창마다 비껴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은 탄체조립, 전투부조립, 연소제주입, 산화제주입 등 일련의 준비공정이 이른 새벽부터 미사일조립시설 안에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4> 이 사진은 화성-14형을 지상에 수직으로 세워놓은 뒤에 발사대차를 분리하여 다른 곳으로 보내는 장면이다. 2017년 5월 14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2형처럼, 화성-14형의 사격법은 차탄분리식이었다.이 사진에 나타난, 탄체가 수직으로 세워진 바닥은 원래 밭으로 보이는데, 며칠 전에 콘크리트로 다져졌다. 지반이 무른 밭에 탄체를 세워놓으면 탄체무게를 이기지 못해 지반이 기울어질 수 있으므로 콘크리트로 다져놓은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미사일기술자들은 화성-14형 발사준비작업을 실내에서 끝낸 뒤에 8축16륜 발사대차에 싣고 사격위치로 이동한 다음,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형 탄체를 지상에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대차를 분리하여 다른 곳으로 보낸 직후에 발사하였다. 2017년 5월 14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2형처럼, 화성-14형의 사격법은 차탄분리식(車彈分離式)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미사일조립시설을 출발한 발사대차가 사격위치까지 이동하고, 사격위치에서 탄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발사대차를 분리시키면, 그것으로 외부에 노출되는 발사준비작업이 모두 끝난다는 점이다. 미사일조립시설을 출발한 발사대차가 사격위치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으로 추정되고, 사격위치에서 탄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발사대차를 분리시키는 시간은 길어야 약 5분이다. 다시 말해서, 화성-14형의 발사징후가 노출되는 시간은 약 15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속도를 전쟁승패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여겨 ‘속도전’이라는 전쟁전략을 매우 중시하는 조선인민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준비에 30~40분씩이나 소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화성-14형 시험발사는 미국 정찰위성이 평소에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방현비행기공장 일대에서 진행되어 미국이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지만, 전시에는 미국 정찰위성 감시망 밖에 있는 지하기지 안에서 발사준비작업이 진행될 것이므로 미국 정찰위성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징후를 약 15분 안에 포착해야 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화성-14형은 교전상대의 감시망에 발사징후를 거의 노출하지 않고 기습적인 선제타격을 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다. 백악관이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듣고 핵공포를 느낀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사진 5> 이 사진은 화성-14형이 발사 직후 상승비행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14형의 사거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점고도를 알면 사거리를 추산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정점고도의 4배에 이른다는 것이 공인된 추산법이므로, 그런 추산법에 따르면, 정점고도가 2,802km인 화성-14형의 사거리를 약 11,200km로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국방과학원이 화성-14형으로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으니, 화성-14형의 사거리는 12,00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워싱턴을 핵공격권 안에 넣으려는 핵무장 완성의 길을 걸어오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 조선은 화성-14형을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만들었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세계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극강의 전략무기

미국, 러시아,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이 아닌 정상각으로 발사하였을 때 정점고도는 대체로 1,200km에 이르고, 비행시간은 30분 정도다. 이것이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일반적인 성능지표다. 지난 5월 14일에 시험발사된, 미국 본토 서북단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의 비행시간도 30분 11초였다.

그런데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국방과학원 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은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하여 933km의 거리를 비행하였다”고 한다. 화성-14형의 정점고도가 다른 나라 대륙간탄도미사일 정점고도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은 화성-14형을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였기 때문인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화성-14형의 비행시간이 다른 나라 대륙간탄도미사일 비행시간보다 9분 정도 더 길다는 사실이다.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9분 동안 비행하는 거리는 엄청나게 길다. 이를테면, 화성-14형이 마하 11의 속도로 9분 동안 비행하는 경우, 그 거리는 2,000km나 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14형의 사거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점고도를 알면 사거리를 추산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정점고도의 4배에 이른다는 것이 미사일전문가들이 공인하는 추산법이므로, 그런 추산법에 따르면, 정점고도가 2,802km인 화성-14형의 사거리는 약 11,200km로 추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사진 5>

그런데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은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로케트”라는 것이다. 강원도 원산에서 미국 워싱턴까지 직선거리는 11,871km이므로, 화성-14형으로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말은 그 사거리가 12,000km에 이른다는 뜻이다. 워싱턴을 핵공격권 안에 넣기 위한 핵무장 완성의 길을 걸어오며 그 목표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 조선은 화성-14형을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만든 것이 분명하다. 조선으로서는 사거리가 12,000km 미만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만들 필요가 없다. 만일 조선에서 유럽쪽으로 화성-14형을 쏘면 광활한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을 넘고 넘어 런던에 도달할 수 있고, 미국쪽으로 화성-14형을 쏘면 광대무변한 태평양과 북미대륙을 넘어 워싱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보도기사에서 화성-14형을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대륙간탄도로케트”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미국은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기를 거부하면서 “대륙간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이라는 괴상망측한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부질없는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


4. 사거리연장비결은 고효율 로켓추진제와 고출력 로켓엔진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구조적 특징은 시험발사장면에서 누구나 육안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 특징을 요약하면, 8축16륜 발사대차에 탑재하는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이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화성-14형의 우수성을 말해주는 것인데, 이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방식에 따라 고정발사식과 이동발사식으로 분류되는데, 탄체가 너무 길고 무거워 발사대차나 핵열차에 싣지 못하는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수직갱 고정발사대에 장착된다. 그러므로 발사대차나 핵열차에 실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수직갱 고정발사대에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당연히 탄체가 작고 가벼운 법이다. 탄체가 작고 가벼운 이동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탄체가 크고 무거운 고정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기술공학적으로 더 진보된 전략무기다.

둘째, 선진적인 로켓공학기술을 가졌다는 러시아와 중국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싣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3단형으로 설계하였지만, 조선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싣는 화성-14형을 2단형으로 설계하였다.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하면 응당 3단형을 생각해오던 기존관념과 도식화된 설계방식을 탈피한 독자적인 설계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형은 “그 누구의 지원이나 기술이전에 의한 모방이 아니라 철두철미 우리의 과학기술에 기초한 개발창조의 길에서 새롭게 탄생한 대륙간탄도로케트”라는 것이다.

조선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 설계법에 따라 만들어진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조선의 로켓공학기술자들이 기존 3단형 설계도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내기까지 2년이 걸렸다.  

독자적인 2단형 설계는 조선의 로켓공학기술자들이 화성-14형을 러시아나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탄체길이를 짧게, 탄체무게를 가볍게 설계하였으면서도 사거리를 12,000km로 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작고 가볍게 설계했으면서도, 사거리를 늘인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 비결은 적은 분량에서 강한 분사력이 나오는 고효율 로켓추진제와 작고 가벼우나 강한 추력을 내는 고출력 로켓엔진을 만드는 최첨단 로켓공학기술에 있었다. 조선이 개발한 고효율 로켓추진제와 고출력 로켓엔진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화성-14형이 상승비행하는 장면이다. 분사구들이 내뿜는 분사화염이 투명하게 보인다. 이것은 화성-14형이 붉은색 분사화염을 내뿜는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쓰지 않고, 사산화이질소를 새로운 산화제로 썼음을 의미한다. 사산화이질소는 자동점화성이 매우 강한 고효율 산화제다. 또한 화성-14형은 비대칭디메틸하이드라진이라는 액체연소제를 썼는데, 이 액체연소제는 고효율 무색화학물질이다. 그러니 화성-14형 분사화염이 투명하게 보인 것이다. 매우 강한 추력을 낸 것은 물론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화성-14형이 상승비행을 하는 장면인데, 분사화염이 투명하게 보인다. 이전에 조선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분사화염은 붉은 색을 띄었으나, 화성-14형의 분사화염은 투명해 보인다. 이것은 화성-14형이 붉은색 분사화염을 내뿜는 적연질산(red fuming nitric acid)을 산화제로 쓰지 않고, 사산화이질소(dinitrogen textroxide)를 새로운 산화제로 썼음을 의미한다. 사산화이질소는 자동점화성이 매우 강한 고효율 산화제다. 또한 화성-14형은 비대칭디메틸하이드라진(unsymmetrical dimethyl hydrazine)이라는 액체연소제를 썼는데, 이 액체연소제는 고효율 무색화학물질이다. 그러니 화성-14형 분사화염이 투명하게 보이면서도 강한 추력을 낸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사산화이질소와 비대칭디메틸하이드라진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화학물질들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화성-14형이 액체추진제를 쓰면서도 마치 고체추진제를 쓰는 미사일처럼 미리 액체추진제를 주입해두었다가 임의의 시각에 즉각 발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화성-14형을 탑재한 발사대차가 사격위치로 이동한 뒤에 액체추진제를 주입할 필요 없이 약 5분 만에 즉각 발사될 수 있었다. 화성-14형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와 달리, 등유를 연소제로 쓰고,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쓰는 탄도미사일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액체산소는 극저온, 초고압에서 액체상태가 되는데, 액체산소를 상온에서 오랜 시간 동안 놓아두면 기화현상이 일어나 모두 날아가 버리므로, 반드시 발사 직전에 주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탄체를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 직전에 산화제를 30~40분 동안 주입하면, 무징후기습발사는 불가능하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새로 개발된 비추진력이 훨씬 높은 2계단 발동기”가 화성-14형에 장착되었다고 한다. 2계단 발동기라는 말은 2단 추진체에 들어가는 로켓엔진이라는 뜻이다. 강력한 2단 로켓엔진을 새로 개발하여 화성-14형에 장착한 것인데, 그 신형 2단 로켓에 관한 설명이 없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연소제와 산화제를 액체상태로 연소하는 게 아니라 가스화하여 기체상태로 연소함으로써 매우 강한 추력을 내는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full-flow staged combustion rocket engine)을 1단 로켓엔진으로만 쓴 것이 아니라, 2단 로켓엔진으로도 쓴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5월 14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2형은 그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을 1단 로켓엔진으로만 썼다. 이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부피가 크므로 커다란 1단 로켓엔진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만, 크기가 작은 2단 로켓엔진으로 쓰려면, 설계를 다시 하여 소형화해야 하는데, 로켓엔진 소형화 설계는 기술공학적으로 매우 힘들다.

적은 분량에서 강한 분사력이 나오는 고효율 로켓추진제와 작고 가벼우면서도 강한 추력을 내는 고출력 로켓엔진을 만드는 최첨단 로켓공학기술을 가진 미사일강국만이 사거리가 12,000km에 이르는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은 바로 그런 최첨단 로켓공학기술로 만든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을 “이 행성 최강의 대륙간탄도로케트보유국으로 되도록 정력적으로 령도”하였다고 한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8축16륜 발사대차에 실려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촬영한 것이다. 당시 나는 이 사진에 나타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4형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화성-14형은 전혀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조선에서 만든 두 종의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면, 첨두가 뭉뚝한 전투부와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를 구별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조종전투부에 들어간 모의열핵탄두와 스크램젯 

이 <사진 7>은 2015년 10월 10일 8축16륜 발사대차 4대에 각각 실려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 가운데 하나다. 당시 나는 이 사진에 나타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4형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화성-14형은 전혀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이번에 시험발사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14형이면, 그 사진에 나타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무엇인가? 조선이 그 사진에 나타난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다.

조선에서 만든 두 종의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면, 첨두가 뭉뚝한 전투부와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를 구별할 수 있다.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8축16륜 발사대차에 실려 등장한 익명의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첨두가 뭉뚝한 전투부를 장착한 것이었고, 이번에 시험발사된 화성-14형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음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를 장착하고 있었다. 이런 첨두모양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사진 8> 이 사진에 나타난 물체는 2016년 3월 14일 조선이 탄도미사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한 재돌입체인데, 첨두가 뭉뚝하다. 이것은 이미 2016년 이전에 조선이 첨두가 뭉뚝한 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에 나타난 것은 2016년 3월 14일 조선이 탄도미사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한 재돌입체인데, 첨두가 뭉뚝하다. <사진 9>는 미사일조립시설을 출발하는 화성-14형 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인데,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가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첨두가 뭉뚝한 재돌입체와 첨두가 뾰족한 재돌입체를 각각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첨두가 뭉뚝한 재돌입체는 익명의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것이고, 첨두가 뾰족한 재돌입체는 화성-14형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것이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아침, 평안북도 구성 인근에 있는 방현비행기공장 부근의 미사일조립시설을 출발하는 8축16륜 발사대차의 이동장면이다. 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4형의 전투부는 첨두가 매우 뾰족하게 생겼다. 이것은 조선이 첨두가 뾰족한 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은 뭉뚝한 첨두와 뾰족한 첨두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를 택하여 재돌입체를 통일적으로 만들지 않고, 왜 두 종류의 첨두를 모두 만드는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은 뭉뚝한 첨두와 뾰족한 첨두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를 택하여 재돌입체를 통일적으로 만들지 않고 왜 두 종류의 첨두를 모두 만드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세 갈래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재돌입체를 뭉뚝한 첨두로 만들면 고극초음속으로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발생하는 초고열이 재돌입체 내부로 전달되지 않아 내부전자장치들의 안전성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지만, 뾰족한 첨두로 만든 재돌입체에 비해 돌진낙하비행속도가 느린 단점도 있다. 그와 달리, 재돌입체를 뾰족한 첨두로 만들면 고극초음속으로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초고열이 재돌입체 내부로 전달되는 단점이 있지만, 뭉뚝한 첨두로 만든 재돌입체에 비해 돌진낙하비행속도가 빠른 장점도 있다.

재돌입체 표면에서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초고열이 재돌입체 내부로 전달되지 않게 차단하려면, 열전도율이 낮은 특수소재로 재돌입체 표면을 만들어야 한다. 2016년 3월 14일 탄도미사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첨두가 뭉뚝한 재돌입체가 사용되었는데,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들어가는 공처럼 생긴 핵탄두 첨두부에 바로 그 뭉뚝한 재돌입체가 장착된다.

첨두가 뭉뚝한 재돌입체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한 뒤로 조선의 로켓공학기술자들은 근 1년 동안 노력하여 열전도율이 낮은 신종 특수소재를 개발하여 첨두가 뾰족한 재돌입체를 새로 만든 것이다. 화성-14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케트 전투부 첨두의 열견딤특성과 구조안정성을” 최종적으로 확증하였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그런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였음을 의미한다. 화성-14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돌입시 전투부에 작용하는 수천℃의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조건에서도 전투부 첨두내부온도는 25~45℃의 범위에서 안정하게 유지되고 핵탄두폭발조종장치는 정상동작하였으며 전투부는 그 어떤 구조적 파괴도 없이 비행하여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 <사진 10> 이 사진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를 촬영한 것인데, 뭉뚝한 전투부 안에 여러 발의 핵탄두가 들어간 모습이 보인다. 첨두가 뭉뚝한 전투부에는 조선이 만든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가 6발이 들어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사진 10>에서 보는 것처럼, 첨두가 뭉뚝한 전투부에는 조선이 만든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가 6발 들어가고, <사진 11>에서 보는 것처럼,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에는 폭발위력이 메가톤급인 열핵탄두(thermonuclear warhead) 1발이 들어간다. 화성-14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는 화성-14형을 “대형 중량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케트”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형 중량핵탄두는 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 조선이 첫 기폭시험을 진행한, 핵탄두를 기폭장치로 사용하는 열핵탄두(수소탄)를 뜻한다.

▲ <사진 11> 이 사진은 첨두가 뾰족한 전투부에 메가톤급 열핵탄두 1발이 들어간 것을 묘사한 컴퓨터합성사진이다. 열핵탄두는 수소탄두를 뜻한다. 화성-14형 전투부가 뾰족하게 생긴 것은, 거기에 메가톤급 열핵탄두 1발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언론매체는 화성-14형 탄두무게를 700kg으로 추산하였는데, 그런 무게를 가진 미국의 열핵탄두는 폭발위력이 1.45메가톤이나 된다. 이것은 상용폭약 145만톤이 폭발하는 엄청난 파괴력이다. 만일 조선이 그런 열핵탄두가 장착된 화성-14형을 쏘면, 미국 본토는 완전히 초토화되고 말 것이다. 화성-14형은 극강의 전략무기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은 화성-14형의 탄두무게를 700kg로 추산하였다. 미국이 만든 열핵탄들 가운데 무게가 700kg인 것은 W-28인데, 그 폭발위력은 1.45메가톤이다. 이것은 상용폭약(TNT) 145만톤이 폭발하는 엄청난 파괴력이다. 만일 조선이 그런 열핵탄두가 장착된 화성-14형을 쏘면, 미국 본토는 완전히 초토화되고 말 것이다. 화성-14형은 극강의 전략무기다.

▲ <사진 12> 이 사진은 사격위치에 도착한 발사대차가 화성-14형 탄체를 들어올려 지상에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이다. 그런데 화성-14형 전투부를 유심히 살펴보면, 길이가 꽤 긴 3중 원뿔형임을 알 수 있다. 전투부에 들어가는 재돌입체를 조종형 재돌입체로 설계하였기 때문에, 전투부가 3중 원뿔형인 것이다. 조종형 재돌입체는 중간비행단계에서 자동항법장치를 작동하여 재돌입체의 비행방향을 전환하고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날아간다. 그렇게 포물선형 궤도에서 이탈하여 수평비행을 하면서 비행방향을 전환하면, 교전상대가 발사한 요격미사일을 피할 수 있고, 미사일방어망을 간단히 뚫고 들어가 초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 조종형 재돌입체가 그처럼 기묘한 비행방향전환능력과 초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초음속연소램젯이라고 부르는 초소형 로켓엔진이 전투부 안에 장착되었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사진 12>에 나타난 화성-14형 전투부를 유심히 살펴보면, 전투부가 길이가 꽤 긴 3중 원뿔형임을 알 수 있다. 화성-14형 전투부는 전형적인 3중 원뿔형이다. 하필이면 왜 3중 원뿔형으로 만들었을까? 전투부에 들어가는 재돌입체를 조종형 재돌입체(maneuverable reentry vehicle)로 설계하였기 때문에, 전투부가 3중 원뿔형인 것이다.

조종형 재돌입체는 중간비행단계에서 자동항법장치를 작동하여 재돌입체의 비행방향을 전환하고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날아간다. 중간비행단계에서 수평비행도 할 수 있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전투부 분리 후 중간구간에서 중량전투부의 자세조종특성을 재확증”하였다고 서술한 것은 화성-14형에 조종형 재돌입체가 들어있었음을 말해준다.

조종형 재돌입체는 중간비행단계에서 포물선형 궤도에서 이탈하여 수평비행을 하면서 비행방향을 전환할 수 있으므로, 교전상대가 발사한 요격미사일을 손쉽게 피할 수 있고, 미사일방어망을 간단히 뚫고 들어가 초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 조선에서는 그런 조종형 재돌입체가 들어간 전투부를 조종전투부라고 부른다.

조종형 재돌입체가 그처럼 기묘한 비행방향전환능력과 초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초음속연소램젯(supersonic combusting ramjet)이라고 부르는 초소형 로켓엔진이 전투부 안에 장착되었기 때문이다. 이 초소형 로켓엔진을 스크램젯(scramjet)이라고 약칭한다. 조선이 지난 6월 21일 평양 룡성구역에 있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 경내에 있는 지상분출시험장에서 진행한 초소형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은 바로 그 스크램젯의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지상분출시험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2017년 6월 26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오리무중에 빠진 미국의 전쟁전략, 막판승부만 남은 조미핵대결’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249)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249)


6. 마지막 남은 절차는 조미협상이 아니라 굴복회담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앞두고 위용을 드러낸 화성-14형을 바라보면서 “미제와의 기나긴 대결이 드디여 마지막 최후계선에 들어섰다”고 말했다고 한다. 무슨 뜻인가? 조미핵대결의 막판승부가 결정되었다는 것, 바로 이것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성공이 주는 정치적 의미다. 미국 본토 전역이 조선의 핵공격권 안으로 들어왔으니, 핵무장 완성의 길을 달려온 조선은 이겼고, 핵무장을 가로막으려던 미국은 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 당선인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막아보려고 온갖 술책을 다 써보았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패인은 조선의 엄중한 경고를 듣고서도 우물쭈물하며 부질없는 ‘압박타령’이나 장황하게 늘어놓은 데 있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준비를 지도하면서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는 미국에 똑똑히 보여줄 때가 왔다고 힘주어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2017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고,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전격적으로 공개되었으며, 5월 14일에는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할 수 있는 화성-12형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으며, 6월 21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조종전투부에 들어가는 ‘스크램젯’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이 진행되는 등 화성-14형 시험발사를 단행하겠다는 사전경고를 여러 차례 보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용단을 내리지 못한 채 우물쭈물하면서 ‘압박타령’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것이다.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으로 조미핵대결의 막판승부가 결정되었으니, 이제는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마지막 절차만 남은 셈이다. 그 마지막 절차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조미협상이 아니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하게 되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조선정책에서 구상하였다는 조미협상은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고, 오직 미국이 조선에게 무릎을 꿇는 굴복회담만 남아있다. 앞으로 조미협상은 없고, 굴복회담만 있을 뿐이다.

미국은 조선과의 적대관계를 해소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라도 무서운 핵공포에 짓눌려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굴복회담에 끌려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조선에게 굴복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어도, 어쩔 수없이 미국은 굴복회담에 끌려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미국에게) 자주 보내주자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미국이 굴복회담에 끌려나올 때까지, 조선이 화성-14형 이외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계속 시험발사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사진 13>

▲ <사진 13> 이 사진은 화성-14형 시험발사가 성공한 직후, 사격위치에서 미사일조립시설로 돌아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에 참가한 군인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가운데 손을 들어 답례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미국에게) 자주 보내주자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에게 무릎을 꿇는 굴복회담에 끌려나올 때까지, 조선이 화성-14형 이외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계속 시험발사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압박타령'을 그만두고, 굴복회담에 끌려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간은 너무도 촉박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물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최대 압박과 제재’로 극도의 좌절감을 표출하면서, 당분간 마지막 저항을 시도하며 정세를 약간 복잡하게 만들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완전패배를 앞두고 나타나는 일시적인 동요현상에 불과하므로, 굴복회담은 불가피한 귀결이다.

미국이 조선에게 무릎을 꿇는 굴복회담은 어떤 회담인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그 굴복회담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는 회담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지난 64년 동안 끈질기게 거부해온 평화협정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주한미국군 철수를 공약하도록 강제함으로써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과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청산하는 역사적인 회담, 바로 그것이 미국이 조선에게 무릎을 꿇는 굴복회담인 것이다.

미국이 무릎을 꿇는 굴복회담이 성사되는 날, 우리 민족에게 통일염원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국면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역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이런 대격변, 대전환은 지난 72년 동안 분단체제 아래서 너무 많은 불행과 고통과 역경을 겪어온 우리 민족 앞에 위대한 통일국가의 미래가 펼쳐지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제 그 불행과 고통과 역경을 한꺼번에 가셔줄 조국통일의 날이 상상을 초월하여 우리 민족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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