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

트럼프의 친서외교, 씁쓸한 종말

[한호석의 개벽예감](388)
자주시보 2020년 03월 3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의 친서내용이 공개되었다
2. 트럼프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
3. 담화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
4. 비일상적인 용어에 들어있는 몇 가지 의미 


1. 트럼프의 친서내용이 공개되었다

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하면서, 친서의 요점적 내용을 공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분석, 고찰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담화발표의 주체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조선의 담화는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명의로 발표되었다. 이를테면,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019년 9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명한 선택과 용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고, 2019년 10월 24일 조미수뇌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담화를 발표했고, 2019년 1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는 결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으며, 2020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축하인사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했다. 대미외교활동에서 풍부한 경험과 관록을 지닌 김계관 고문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담화를 전담하여 발표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관례를 뛰어넘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담화가 아니라, 그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이기 때문에 김계관 고문이 발표하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직접 대변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발표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였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로 답신을 대체한 것은 조미관계가 얼마나 경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둘째, 2020년 1월 11일에 발표된 담화에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당시 백악관을 방문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인사를 전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탁을 청와대가 긴급통지문을 통해 북에 긴급히 전달한 것을 두고 “아마도 남조선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련락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었는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도 그 특별한 연락통로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진 것이 분명하다.   

셋째, 외부에 국가원수의 친서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외교관례다. 조미관계에서도 그런 외교관례가 통용되었다. 지난 2018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몇 차례 받았으나, 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담긴 내용을 공개하였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홀시하였음을 말해준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중시하였다면, 2018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친서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친서의 내용을 분석, 고찰할 필요가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한 친서의 내용을 읽어보면, 조미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는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하면서, 친서의 요점적 내용을 공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발표는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대변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로 답신을 대체한 것은 조미관계가 얼마나 경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원수의 친서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외교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담긴 내용이 공개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홀시하였음을 말해준다.  

1)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친서에서 지난번 위원장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보낸 자기의 축하의 인사가 위원장 동지에게 정확히 전달된 소식에 기뻤다는 소감을 전”해왔으며, “위원장 동지 가족과 우리 인민의 안녕을 바라는 따뜻한 인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의례적인 인사를 전한 것이 아니라, 정중한 인사를 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정중한 인사를 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에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대하여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련계해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이 인용문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자기 의사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2)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조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관계와 관련된 구상을 담은 친서를 보낸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친서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관계를 추동한다”는 비일상적인 용어를 썼다. 관계를 개선한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이지만, 관계를 추동한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왜 그런 비일상적인 용어를 택했을까?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관계개선과는 다른 구상을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언급한, 조미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 문제는 오늘 조미관계동향을 파악하는 데서 중요하므로,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3)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하면서 비루스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하였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던 바로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 앞에서 만일 조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헛소리다. 왜냐하면,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확산은 미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에 빠뜨렸고, 미국이 보유한 의료시설 및 검진장비로는 막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환자가 한 명도 없는 조선에게 검진장비를 지원해주겠다니, 길을 지나던 소가 들어도 껄껄 웃을 일이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초기방역에서 실패하여 미국을 사상 최악의 재앙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2020년 3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한국산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처럼 곤경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검진장비를 보내주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잠꼬대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잠꼬대 같은 발언을 최대한 좋게 해석하면, 검진장비지원을 전환계기로 삼아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 트럼프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

누구나 직감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이따금 기이한 행실로 세계를 놀라게 하였지만,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그의 행동에는 기이한 행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사연이 얽혀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요즈음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 3일에 시행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분주하기 때문에, 그의 관심은 조미대화에서 멀리 떠났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20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외교정책보좌관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코로나바이러스확산에 대응하는 국가방역사업에 집중되었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환자는 시시각각 폭증하였고, 미국인들은 혹독한 괴질재앙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괴질확산추세를 억제하지 못하면,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확진자수는 앞으로 한 달 안에 100만명 선으로 폭증하여 국가체제가 완전히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미증유의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처럼 대선문제에 몰두하면서 국가방역사업에 골머리를 앓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조미대화를 재개하는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그간 정세분석가들의 일반적인 판단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반적인 판단이 뒤집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외교를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대선문제에 몰두하면서 국가방역사업에 골머리를 앓는 트럼프 대통령이 뜻밖에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것은 그의 생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가 어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련계해나가기” 위한 친서외교를 재개할 의사를 표명하였겠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에, 그의 관심이 조미대화에로 기울어진 것일까?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2020년 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로벗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월 10일 <악시오스>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조미협상을 재개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여러 통로를 통해” 조선에 전달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축하친서도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여러 통로들 가운데 어느 한 통로로 전달되었던 것이 확실하다. 

지난 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다른 나라 국가원수들의 생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축하친서를 보내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동맹국 국가원수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더욱이 조선과 가까운 동맹국 국가원수들이나 우호국 국가원수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사례도 아직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냈으니, 백악관 외교사에서 처음 있는 특별한 일로 기억될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외교관례를 뛰어넘어 각별한 성의를 보이며 생일축하친서를 보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든 냉담한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가 그런 냉담한 반응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친서에 답신을 보내는 것 대신,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게 하였다. 김계관 고문은 담화에서 조선이 미국과 협상하면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개탄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고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내는 것으로 친서외교를 재개하려고 시도했지만, 그 시도가 실패하는 바람에 실망했다. 다혈질인 그로서는 실망만 느낀 게 아니라, 기분도 언짢았을 것이다. 콧대 높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국 국가원수로부터 그런 무시를 당한 이후 그의 입에서 친서외교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던 바로 그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만일 조선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헛소리다. 코로나바이러스확산을 막는데 실패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에 빠진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침습을 가장 성공적으로 차단하여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조선에게 검진장비를 지원해주겠다니,길을 기나던 소가 들어도 껄껄 웃을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 까닭은,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해보려고 기회를 엿보던 중 미국의 대조선방역지원에서 그 기회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답지 않은 별난 행동을 하였다. 그는 감정을 누르고,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하기 위한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할 방도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500km에 이르는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조선과 인접한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었으니, 그 괴질이 국경을 넘어 조선에로 침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사람들은 우려하였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 조선은 선제적이고, 강력하고, 신속한 국가방역사업을 단행하였다. 괴질침습을 차단하기 위해 조선은 2020년 1월 20일 국경을 전면봉쇄하는 비상조치를 취했고, 국가방역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조선의 국가방역력량을 더욱 강화하면서, 방역수단, 방역체계, 방역법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되어,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재앙을 겪게 된 오늘, 유독 조선에서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해보려고 기회를 엿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조선방역지원에서 그 기회를 찾게 되었다. 2020년 2월 13일 미국 국무부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첫 번째 시도였다. 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조선에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 외무성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성명을 무시해버렸다. 조선으로부터 그처럼 계속 무시를 당하면서도 미국은 조미대화를 재개하려는 시도를 그만두지 않았다. 팜페오 국무장관은 2020년 3월 18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뉴스>와 대담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방역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이 조선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에 방역사업을 지원해주는 것을 구실로 조미대화를 재개하려는 생각을 가졌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선 외무성은 미국 국무부의 제안을 또 다시 무시해버렸다. 미국 국무부의 접근시도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자,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것이 그가 2020년 3월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뜻밖의 친서를 보낸 내막이다. 


3. 담화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1)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특별한 개인적 친분관계에 대하여 다시금 확언하시면서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시하시였다”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은 다른 나라 국가원수들의 친서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외교관례이므로, 어떤 특별한 의미는 없다. 

2)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조미 사이의 관계와 발전은 두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서뿔리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관계와 조미관계를 철저히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9년 2월 28일 윁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 중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왼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회담장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다.조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조중정상회담, 조로정상회담이 진행될 때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곁에서 진행일정을 점검하고 업무를 보좌하였다. 그런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친서외교가 종말을 맞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3)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미국이)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지금 조미관계가 파탄상태에 빠진 것은 미국이 조미관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보장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조미협상과정 중에 조선은 녕변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제안하였지만, 미국은 녕변핵시설 폐기에 상응하는 등가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조선이 핵무기를 먼저 포기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요구를 꺼내놓았다. 조선은 미국이 제기한 일방적인 핵포기 요구를 가리켜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난하였다.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미국이 제기한 그런 강도적인 요구는 조미협상을 완전히 중단시켰고, 조미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난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하면서 비판수위를 좀 낮추면서도,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를 거두지 않으면 조미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였다.   

4)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두 수뇌들 사이의 친서가 아니라 두 나라 사이에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여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것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외교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조미관계에서 평형과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조미대화를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나 보낼 생각은 하지 말고, 조미관계의 평형을 유지하고 공정성을 보장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 것이다. 


4. 비일상적인 용어에 들어있는 몇 가지 의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조미관계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으나, 조미관계에서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듣기 힘들다. 이 특이한 어법에 대한 분석적 고찰이 요구된다.  

첫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역학적 평형이라는 말은 힘의 균형을 뜻이므로, 조미관계에서 역학적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조미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적대적인 조미관계에서 유지되는 힘의 균형은 무력균형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더욱이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유지되는 무력균형은 핵무력의 균형이므로, 조미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말은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신흥 핵보유국인 조선과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이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은 조선이 미국의 핵무기보유량에 버금갈 만큼 엄청나게 많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조선은 대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 천 발의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연습을 계속 벌이는데, 조선은 미국 본토 가까운 곳에서 핵전쟁연습을 하지 못하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심한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이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본토 가까운 곳에 접근하여 핵전쟁연습을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한반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다른 방도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도로 되는 까닭은, 미국의 일방적인 북침핵전쟁연습으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심한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려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주한미국군이 유지되는 한, 미국은 북침핵전쟁연습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명백하게도, 주한미국군을 유지하는 목적은 북침핵전쟁연습을 계속하려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 한미동맹체제도 자동적으로 해체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체제가 해체되는 경우 한반도 정세가 혼란에 빠지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는 조건에서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는 것이 조선에도 이익이고, 미국에도 이익이다.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게 되는 방도는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이 군비를 상호감축하여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른 방도는 있을 수 없다.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군비감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한미국군이 철수해야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조미평화협정체결과 남북군비감축이 당면과제로 제기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서방측 상업위성이 평안북도 녕변군에 있는 녕변핵시설의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추정자료에 의하면, 녕변핵시설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은 조선 전역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의 70~8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면, 핵물질생산량의 70~80%가 대폭 감축되는 것이며, 당연히핵무기생산량도 그만큼 감축되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말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녕변핵시설 폐기는 조선의 핵무기생산량을 70~80% 감축하는 파격적인 조치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녕변핵시설 폐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등가적 조치는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이다. 조선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수 없는 까닭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해도, 미일동맹군이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보다 훨씬 더 강한 무력을 가진 미일동맹군이 종전보다 더 위험한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판인데, 조선이 자기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한편,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여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는 경우, 조선도 그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선의 등가적 조치는 녕변핵시설을 영구히,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다. 다른 등가적 조치는 있을 수 없다. 조선의 녕변핵시설 폐기가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 및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한 등가적 조치로 되는 까닭은, 녕변핵시설이 폐기되면 조선의 핵물질생산이 대폭 축소되고, 그에 따라 조선의 핵무기생산도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씩프릿 헥커 박사는 2019년 3월 19일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전자우편으로 대담하면서, 녕변핵시설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이 조선 전역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의 70~8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런 추정에 따르면,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면 핵물질생산량의 70~80%가 대폭 감축되는 것이다. 조선이 핵물질생산량을 70~80% 감축하면, 당연히 핵무기생산량도 그만큼 감축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말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녕변핵시설 폐기는 조선의 핵무기생산량을 70~80% 감축하는 파격적인 조치인 것이다.  

그런데 몰지각한 사람들은 조선이 녕변핵시설만이 아니라 다른 핵시설들까지 모두 폐기하여 핵물질생산을 100% 중단할 뿐 아니라, 조선이 이미 생산한 핵무기들도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것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뭐가 뭔지 모르는 소리다. 조선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수 없는 까닭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해도, 미일동맹군이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보다 훨씬 더 강한 무력을 가진 미일동맹군이 종전보다 더 위험한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판인데, 조선이 자기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조선의 등가적 조치는 조선이 핵물질과 핵무기를 70~80% 감축하는 것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도덕적 평형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원래 도덕이라는 개념은 사회적 관계에서 양심적인 행동규범을 지킨다는 뜻이다. 조미관계를 논하면서 왜 도덕문제를 제기했는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핵협상은 국제법에 의거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평형에 의거하여 성사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핵협상을 규제하는 국제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핵협상을 벌여놓고, 협상상대를 속이는 비양심적인 행동은 협상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요인이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1년 반 동안 이어진 조미협상과정에서 미국은 비양심적인 행동을 거듭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조선과 핵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조선에 대한 외교압박과 경제제재를 사상 최대로 강화하였으며, 선제타격과 평양점령으로 조선의 국가지도력을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협상 중에 협상상대를 인정, 존중하지 않고, 적대행동을 계속 자행한 비양심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020년 1월 11일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개탄했었다. 그래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조선과 미국 “두 나라 사이에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여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했던 것이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두 나라의 관계가 두 수뇌들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좋아질 날을 소원해보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그 시간을 허무하게 잃거나 랑비하지 않을 것이며 그 시간 동안 두 해 전과도 또 다르게 변했듯 계속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강해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조미관계가 파탄상태에서 벗어나 개선될 것인지를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조미관계개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외교적 수사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므로, 조미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조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였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려는 어떤 의사도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날로부터 사흘이 지난 2020년 3월 25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국무부 출입기자들에게 미국의 주요 동맹국 7개국이 “북조선의 불법적인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데 계속 힘써야 하고, 7개국이 단합하여 북조선에게 협상복귀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외교고립과 경제제재로 최대압박을 가하면서, 그리고 조선의 국가지도력을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연습’을 계속 감행하면서, 조선의 일방적인 핵무력 포기를 요구하는 조미협상을 재개하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적대정책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조미관계개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 친서외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발표로 씁쓸한 종말을 맞았다. 친서외교의 종말은 마지막 의사소통마저 끊어졌음을 의미한다. 비적대관계에서 의사소통이 끊어지면 무관심으로 흐르지만, 적대관계에서 마지막 의사소통이 끊어지면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