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20년 02월 1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며 꺼내놓은 거짓말
2.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의 출현
3. 핵전쟁전략을 수정, 보강한 핵광신자 트럼프
4. 핵무기 탈취하고, 전쟁지휘부 제거하는 습격훈련
1.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며 꺼내놓은 거짓말
김계관 조선 외무성 고문은 2020년 1월 11일에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했다. 김계관 고문의 담화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을 1년 반 넘게 속인 기만자다. 조선은 미국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였다.
그렇다면 조선이 미국에게 1년 반 넘게 속았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조선은 다른 나라의 속임수에 넘어갈 만큼 어리숙하지 않을 텐데, 미국이 어찌 조선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일까?
조선이 미국에게 속았다는 말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은 채 1년 반 넘게 조선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어왔다는 뜻이다. 조선은 1년 반 넘게 미국과 협상하면서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단계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기는커녕 되레 더 강화하였던 것이다. 만일 미국이 1년 반 넘게 조선과 협상하는 중에 대조선적대정책을 부분적으로 철회하였거나 또는 대조선적대정책을 더 강화하지 않고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기라도 했다면, 김계관 고문은 1월 11일 담화에서 조선이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미협상기간 중에 미국은 협상간판 뒤에서 자기의 대조선적대정책을 이전보다 더 강화해왔으니, 김계관 고문이 어찌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적대정책을 이전보다 더 강화하였다는 말은 대조선적대감을 협상간판으로 슬쩍 가려놓고, 협상간판 뒤에서 대조선적대행위를 은밀히, 더 많이 계속했다는 뜻이다. 그런 행동을 가리켜 음흉스럽다고 한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중지하라고 요구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래서 미국은 조미협상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맞춰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하였다고 줄곧 말해왔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도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협상취지에 맞게 축소하거나 자제해왔다고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정말로 축소했거나 자제했는 줄로 알았다. 미국의 거짓말과 언론매체들의 허위보도를 너무 쉽게 믿어버린 사람들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함으로써 대조선적대정책을 부분적으로나마 철회한 게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은 협상간판 뒤에서 대조선적대행위를 은밀히, 이전보다 더 많이 해온 미국의 음흉한 정체를 알지 못해서 생겨난 착오에 불과하다.
착오를 떨쳐버리고 진실을 만나려면, 언론보도의 갈피 속에 숨겨진 정보들을 검색해야 한다. 그런 정보검색은 조미협상기간 동안 미국이 어떤 대조선적대행위를 자행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미국이 은밀하게 자행한 대조선적대행위를 포착하려면, 범행을 추적하는 수사관들처럼 정밀한 검색과 분석적 고찰을 해야 한다. 이 글의 서술은 조미핵대결이 일촉즉발계선에 다가섰으나, 조미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언론보도자료를 검색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3월 15일, 3월 22일, 3월 28일, 3월 29일, 4월 25일, 5월 1일, 5월 29일, 6월 20일, 7월 8일, 7월 30일, 8월 8일 등 11차례에 걸쳐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시킨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실탄사격연습과 야간비행연습을 번갈아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B-1B 전략폭격기는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작은 고정표적은 물론 지상 또는 해상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이동표적도 레이더통합직격탄(LJDAM)으로 추적, 타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사진 1>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상공에 B-1B 전략폭격기를 11번째로 출동시킨 정밀폭격연습을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했던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7년 8월 10일 <뉴욕타임스>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미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 시기부터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예방타격방안들(preventive strike options)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하였는데, 오늘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보다 더 정교하게 완성한 예방타격방안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제타격은 전쟁이 임박하였을 때 적국의 공격력을 제거하기 위해 먼저 타격하는 적대행위이고, 예방타격은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는데도 적국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먼저 타격하는 적대행위다. 예컨대, 적국의 미사일발사징후를 포착하는 경우 먼저 기습하는 것은 선제타격이고, 적국의 미사일발사징후가 없는데도 적국의 미사일공격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먼저 기습하는 것은 예방타격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한반도 상공에 B-1B 전략폭격기를 11차례 출동시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한 것은 자기들이 작성해놓은 예방타격계획을 불시에 감행하려는 궁흉극악한 적대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2017년 8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군사적 해결책이 장전되었다”고 썼는데, 이것은 조선의 핵무기보관시설들과 미사일기지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하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8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 두 대가 조선의 미사일기지, 미사일시험장, 지원시설 등 공습목표 25개를 파괴하려는 예방타격연습을 2017년 3월부터 8월 7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연속적으로 감행했는데, 지난 16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실전경험을 쌓았으며, 성능이 두 배로 향상된 B-1B 전략폭격기 편대의 예방타격연습에는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정찰위성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전자전기를 앞세워 조선인민군 방공망을 교란하면서 불시에 조선 영공을 침범한 전략폭격기 편대가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준 공습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하는 즉시 레이더통합직격탄을 발사하여 공습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의 예방타격전술이다.
하지만 미국은 실전경험이 풍부하고 성능이 두 배로 향상되었다는 B-1B 전략폭격기의 예방타격능력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가장 강위력한 ‘철갑지붕’이 덮여있는 조선의 영공을 과연 예방타격전술로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B-1B 전략폭격기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면서 폭탄을 떨구었던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는 ‘철갑지붕’은 고사하고 변변한 ‘기와지붕’도 없었기에 전략폭격기가 전자전기를 앞세울 필요도 없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의 공습목표들은 지상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서, B-1B 전략폭격기는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주는 공습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재래식 폭탄으로도 손쉽게 공습목표들을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게 조선은 매우 위험한 적수다.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가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정찰위성을 모조리 동원하더라도 과연 조선의 ‘철갑지붕’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고, 설령 ‘철갑지붕’을 뚫고 들어간다고 해도 레이더통합직격탄으로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전략폭격기와 레이더통합직격탄을 능가하는 새로운 예방타격전술을 고안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 자기의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고 있었던 2018년 6월 12일 싱가폴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였고, 미국 국방부도 협상취지에 맞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조선을 속이고, 세상을 속인 거짓말이었다.
2.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의 출현
트럼프 대통령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이후에도 미국은 기존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기 위한 무력증강책동을 멈추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무력증강책동을 멈추지 않은 게 아니라, 무력증강을 더욱 맹렬하게 다그쳤다. 그렇게 되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에 한층 더 보강된 미국의 새로운 예방타격전술에는 전략폭격기에 비할 바 없이 더 강력한 스텔스전략폭격기가 등장하였고, 레이더통합직격탄에 비할 바 없이 더 강력한 전술핵폭탄이 등장하였다.
2018년 8월 23일 미국 군사전문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해 여름 네바다주 넬리스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2 스텔스전략폭격기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2017년에 F-16 전투기와 F-15E 전투기에서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던 미국 공군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여름에 B-2 스텔스전략폭격기에서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또 진행했던 것이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올해 2020년부터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에 개발된 B61 계렬의 핵폭탄은 폭발위력이 0.3킬로톤급 전술핵폭탄으로부터 340킬로톤급 전략핵폭탄까지 다종다양하다. 그런데 땅속 100m에 있는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지하관통핵폭탄의 폭발위력은 50킬로톤이므로, 미국은 예방타격전술에 50킬로톤급 B61-12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올해 2020년까지 대량생산하게 되는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는 약 400발에 이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모든 전투기들과 전략폭격기들이 올해 안에 신형 전술핵폭탄 B61-12을 탑재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하였다는 사실이다. 핵문제는 국가안보문제이므로, 미국 국방부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하는 문제를 단독으로 결정하지 못한다. 핵문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중대한 국가안보문제다. 그런데 미국은 그처럼 중대한 핵문제를 조미협상기간 중에 검토하고 결정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협상간판을 내걸었지만, 그 간판 뒤에서는 신형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스텔스전략폭격기를 동원하여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할 치밀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어찌 음흉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2>
미국의 음흉한 정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위에 인용된 <뉴욕타임스> 2017년 8월 11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대조선예방타격씨나리오에는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정밀유도폭탄으로 파괴하는 방도만 있는 게 아니라, 한반도 동해와 서해로 수 십 척의 구축함을 출동시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고, 그와 동시에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주일미공군기지, 한반도 인근수역에 전진배치한 항공모함에서 스텔스폭격기와 스텔스전폭기를 대거 발진시켜 공습하는 방도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그런 대조선공습방도를 준비해놓았을 뿐 아니라, 그런 공습방도를 연습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4월 13일 보도에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 두 척이 함경북도 길주군 핵시험장에서 480km 떨어진 해상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1,300km이고, 비행속도가 시속 890km이므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480km 떨어진 해상에서 그 미사일을 쏘면 33분 뒤에 조선의 핵시험장을 타격할 수 있다.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주는 타격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하는 즉시, 조선의 핵시험장만이 아니라 조선의 다른 군사전략거점들도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 방공레이더 전파방사각보다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구축함 여러 척에서 한꺼번에 여러 발 집중발사하면, 조선인민군 방공망을 뚫을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 국방부의 예방타격전술이다.
하지만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되는 레이더통합직격탄처럼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순항미사일도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 원래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는 무게가 450kg인 고폭탄두 또는 산포탄두가 탑재되었는데, 고폭탄두나 산포탄두로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 장착하기로 결정하였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는 사실은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2018년 2월 2일에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만이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도 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였다. 2019년 6월 18일 폴 셀바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취재기자들에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3에 장착하는 전술핵탄두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토마호크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각각 장착되는 신형 전술핵탄두를 대량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2019년 1월 28일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텍사스주 팬텍스공장에서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대량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신형 전술핵탄두는 1970년대에 개발된 전략핵탄두 W76-1의 폭발위력을 아주 낮게 줄인 개량종이다. W76-1의 폭발위력은 100킬로톤인데, W76-2의 폭발위력은 5~7킬로톤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2019년 10월부터 미국 해군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해군은 2019년 10월 이후 토마호크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각각 장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미국과학자동맹 소속 핵안보전문가인 윌리엄 아킨과 핸스 크리스텐슨은 2020년 1월 29일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해군이 18,000톤급 핵추진전략잠수함 테네시함에 탑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장착하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략잠수함 테네시함에는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4발 탑재되었는데, 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논문에 따르면, 전략잠수함에 탑재된 24발 가운데 2발에는 신형 전술핵탄두 W76-2가 장착되었고, 나머지 22발에는 이전처럼 기존 전략핵탄두들인 W76-1 또는 W88이 그대로 장착되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2020년 1월 현재 미국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약 50발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2020년 2월 현재 미국 해군은 오하이오급 전략잠수함 18척,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잠수함 32척,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19척을 포함하여 69척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해군이 앞으로 전략잠수함 및 공격잠수함 69척에 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순항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각각 2발씩 탑재하려면, 신형 전술핵탄두 138발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가 장착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2발씩 탑재한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가장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 한반도 수역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핵추진잠수함의 동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이 일촉즉발계선에 다가섰던 2017년에는 진해해군기지과 부산해군기지에 자주 입항한 사실을 버젓이 공개하였다. 진해해군기지나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하지 않고 동해 깊은 물속에서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불시에 타격하는 수중작전을 연습하는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진해해군기지, 부산해군기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사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2017년 3월 19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콜럼버스함 진해해군기지 입항
2017년 4월 29일 미국 해군 전략잠수함 미시건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2017년 6월 6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샤이엔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2017년 10월 7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투싼함 진해해군기지 입항
2017년 11월 22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미시시피함 제주해군기지 입항
2019년 7월 6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오클라호마씨티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3. 핵전쟁전략을 수정, 보강한 핵광신자 트럼프
미국이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할 신형 전술핵폭탄 B61-12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개발하여 실전배치하려면, 신형 핵탄을 개발하기 위한 핵시험을 해야 한다. 그들의 핵시험은 2017년 12월에 진행되었다. <교도통신> 2018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2017년 12월 네바다주 핵시험장에 있는 지하 190m 갱도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플루토늄핵탄을 사용한 임계전 핵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임계전 핵시험은 핵분렬을 일으키는 임계질량에 이르기 직전에 폭발을 중지시키는 핵시험이다. 조선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은 핵기폭시험을 하지 않고, 임계전 핵시험을 한다. 외부에서는 임계전 핵시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 없다. 2017년 12월에 진행한 임계전 핵시험에서 신형 전술핵탄을 시험한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대량생산하여 미국 공군에 공급하고,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대량생산하여 미국 해군에 공급하는 중이다.
이처럼 미국 공군이 신형 전술핵폭탄을 실전배치하고, 미국 해군이 신형 전술핵탄두를 실전배치하여 예방타격전술을 비상히 강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핵전쟁전략을 대폭 수정, 보강하였음을 말해주는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정책변화는 재래식 무력을 증강하는 것보다 핵무력를 더 많이 증강하려는 핵광신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가 핵광신자라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4>
미국에서 대통령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치닫고 있었던 2016년 8월 3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MSNBC>가 대담진행자 마이클 하이든의 대담을 방영하였다. 당시 미국 대통령선거기간 중에 외교정책전문가 한 사람이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를 1시간 동안 만나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한 조언을 주었는데,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는 외교정책전문가에게 “우리가 핵무기를 가졌다면, 왜 그것을 사용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을 세 차례나 하였다고 한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6개월이 되던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10배 증가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발언들은 핵광신자가 아니면 꺼내놓을 수 없는 엄청난 발언이다.
핵광신자 트럼프를 직속상관으로 모신 미국 국방부가 기존 핵전쟁전략을 더욱 보강하는 작업에 매달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 2019년 6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9년 6월 11일 ‘핵작전(Nuclear Operations)’이라는 제목의 핵전쟁교리서를 발간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가 핵전쟁교리서를 발간한 것은 부쉬 행정부 시기인 2005년 이래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부쉬 행정부가 2005년에 발간한 핵전쟁교리서는 선제핵타격의 필요성에 대해 서술하였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에 발간한 핵전쟁교리서는 선제핵타격의 필요성에 더하여 예방핵타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서술하였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라는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은 협상간판 뒤에서 핵전쟁전략을 보강하고, 조선을 불시에 타격할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를 개발하고,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었으니, 김계관 고문이 1월 11일 담화에서 어찌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4. 핵무기 탈취하고, 전쟁지휘부 제거하는 습격훈련
미국의 음흉한 정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은 협상간판을 내걸어놓고, 그 간판 뒤에서는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고 조선의 핵무기보관시설을 습격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려는 특수작전을 준비하고 훈련하기를 반복해왔다. 미국 육군 소속 제75레인저연대, 제1공수특전단, 제19공수특전단, 미국 공군 소속 제353특수작전단, 미국 해군 소속 제1특전단을 비롯한 특수전부대 소속 전투원 1,000여 명이 해마다 한미합동북침연습에 참가하여 한국군 공수특전단과 함께 훈련해왔다.
<워싱턴포스트> 2016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2005년 부쉬 행정부 시기에는 적국의 대량파괴무기를 파괴하는 특수작전임무를 전략사령부에게 주었으나,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 8월에는 그런 특수작전임무를 특수작전사령부로 이전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하였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에는 그 문제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이전에 미국 전략사령부가 수행했던 작전임무는 전략폭격기를 출동시켜 적국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를 공습하는 것이었다면, 오늘 미국 특수작전사령부가 수행하는 새로운 작전임무는 특수부대 전투원들을 침투시켜 적국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의 위치정보를 파악하여 전략폭격기의 공습을 유도할 뿐 아니라,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고 지하기지를 폭파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7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한미연합특수전사령부가 편성되면 한미합동특수전부대들은 스텔스헬기를 타고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작전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 <워싱턴자유횃불> 2017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수작전사령부는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는 경우 조선의 핵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들을 습격하는 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한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7년 10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대량파괴무기를 반격하는 통합무기들’이라는 제목의 ‘육군 기술 간행물 3-90.40’을 2017년 10월 초에 발간하였는데, 그 간행물에는 미국 육군이 조선의 대량파괴무기 생산시설, 보관시설, 발사시설들을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거나 또는 그런 시설들을 점거하는 전투행동이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국군 2019년 전략편람’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은 50여 개의 첨단무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지하시설에 보관되어 있는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는 첨단무기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과제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미국이 전투행동조법을 정해놓고 첨단무기까지 개발하고 있으므로, 그에 따른 실전연습훈련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7년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훈련장에서 미국 제1공수특전단과 제75레인저연대가 한국군 공수특전단과 함께 ‘아이언 레인저 특공대’라는 연합부대를 편성하여 특수전훈련을 진행하였다. 그들이 진행한 특수전훈련은 스텔스헬기를 타고 조선에 깊숙이 침투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는 습격훈련이었는데, 습격훈련에 참가한 병력은 400명이었다. ‘아이언 레인저 특공대’는 2017년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훈련장에서 조선에 침투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는 습격훈련을 또 다시 진행하였다. <사진 5>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은 조선의 지하기지들을 습격하기 위한 갱도전훈련에 수 천 명 병력을 참가시킨다고 한다. 그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갱도습격전에 사용할 무전기, 야시경, 아세틸린 횃불, 자물쇠 절단기 같은 특수장비들을 대량 구입하였으며, 미국 각지에 있는 폐갱들에서 갱도습격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2019년 12월 23일 미국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사진 12장을 보면, 2019년 12월 16일 주한미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과 한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이 강원도 훈련장에서 수송헬기를 타고 조선의 후방에 파고드는 침투훈련을 진행하였고, 군산미공군기지로 이동하여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고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기습훈련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2월 3일 주한미국군 제23화학대대 제501중대는 2019년 12월 18일 경기도 최전방에서 한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함께 조선의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는 훈련을 진행한 사진 31장을 공개하였다. 당시 그들이 7일 동안 진행한 특수전훈련은 조선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고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습격훈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였을 때,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핵무기를 탈취하고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한미합동습격전을 연습하고 있었다. 한미합동습격전연습은 올해도 계속된다. 2020년 2월 3일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취재기자들에게 올해 한국군 특수전부대는 미국 국립훈련쎈터에서 초급간부 위주로 한미합동특수전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있는 국립훈련쎈터에 실전상황과 유사하게 조성된 ‘결정적 행동 훈련환경(DATE)’에서 특수전부대와 지원부대의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군 특수전부대가 거기에 합류하여 한미합동특수전훈련을 진행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간판을 내걸고, 종전선언을 검토하고 있었을 때, 미국 국방부는 조선을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한미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었다. 2020년 1월 28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한미합동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이후에도 미국군은 307개에 이르는 한미합동전쟁연습의 규모, 범위, 시점을 변형시켜 273차례의 한미합동전쟁연습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0년 2월 3일부에 실린 한국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군의 전쟁연습예산은 지난해보다 58.7% 늘어난 298억9,400만원인데, 특히 그 가운데서 한미합동북침연습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48억원이 늘어났고, 한미합동상륙훈련을 위한 예산은 15억원이 늘어났다고 한다.
2020년 1월 29일 서울에 함께 나타난 미국 육군장관과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은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협력증진방안을 논의하였고, 2020년 2월 4일 서울에 나타난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도 한국 해군참모총장을 만나 협력증진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협력증진방안은 한미합동북침방안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2020년 2월 5일 미국 해군 7함대 지휘함인 블루릿지함이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블루릿지함에는 전술기함지휘본부, 합동작전본부, 합동정보본부, 상륙작전지휘본부가 설치되어 있다. 한미해군연합전투참모단이 구성되어 블루릿지함에서 한미합동북침연습을 지휘한다.
조선은 협상간판을 내걸어놓고 북침야욕을 품은 미국의 궁흉극악한 정체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대조선전쟁연습이 연습으로 끝나지 않는 것처럼, 조선의 고강도 전투정치훈련도 훈련으로 끝나지 않는다. 조선이 미국의 예방타격에는 불우박타격으로 대응하고, 미국의 핵공격에는 보복핵공격으로 대응하고, 미국의 침략전쟁에는 최후결전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