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7년 09월 1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된 회백색 열핵탄두 2. 열핵탄두기폭시험까지 자력갱생 간고분투 30년 3. 핵융합탄의 일반적인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 4. 조선의 열핵탄두에 대한 공학기술적 고찰 5. 만탑산 통째로 뒤흔든 1Mt급 폭발진동 6.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정
1.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된 회백색 열핵탄두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 실물사진을 세상에 공개하고, 그로부터 약 6시간 뒤 열핵탄두기폭시험을 단행한 2017년 9월 3일. 전 세계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충격을 받았고, 전 세계 진보정치계는 찬탄을 금지 못했으며, 백악관과 연방의회는 경악실색하였다.
흔히 수소탄이라고 불리는 열핵무기(thermonuclear weapon)는 수학,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여러 가지 최첨단이론들을 습득하고, 핵공학, 컴퓨터공학, 금속공학, 기계공학, 열역학, 유체역학을 비롯한 응용과학분야, 기술공학분야에서 수많은 최첨단기술들을 확보해야 만들 수 있는, 현대과학기술이 응축된 최정상급 종합체다. <사진 1>
조선보다 먼저 열핵무기를 만든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프랑스가 열핵폭탄기폭시험을 진행한 1968년 8월 24일 이후 오늘까지 근 반세기 동안 열핵무기는 5대 핵강국들이 장악한 국제핵과두체제(international nuclear oligarchy)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5대 핵강국들로부터 유례없는 초강도 경제재재를 받고 있는 조선이, 인구는 미국에 비해 13분의 1밖에 되지 않고, 영토는 미국에 비해 7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조선이 5대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다던 열핵무기를 자력으로 만들어냈으니, 전 세계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으며, 전 세계 진보정치계가 어찌 찬탄하지 않을 수 있으며, 백악관과 연방의회가 어찌 경악실색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국제핵과두체제를 장악한 5대 핵강국들이 유엔안보리 권위를 내세워 자기들 마음대로 나눠먹고 주물러온 불온한 국제정치현실은, 국제핵과두체제의 전횡에 단독으로 맞서 싸우는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시킨 2017년 9월 3일을 기하여 마침내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이미 최종단계에 들어선 조미핵대결도 국제핵과두체제의 지각변동 속에서 종식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이 주는 정치적 의의가 거기에 있다.
나의 정세전망에 따르면,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은 마지막 격돌을 앞둔 조미핵대결을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시킬 결정적인 요인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 마지막 격돌이 머지않아 어떤 양상으로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숨 막히는 절체절명의 위기와 그것을 단숨에 뒤집어버릴 극적인 대반전을 예감할 수 있다. 이것이 2012년부터 오늘까지 5년 동안 <자주민보>, <자주시보>에 내가 매주 월요일마다 발표해온 220여 편의 글에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서술해오고 있는 ‘개벽예감’의 총주제다. 그러고 보면, ‘개벽’을 예감하기까지 꼬박 5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개벽’을 예감하지 못하는 미국의 핵과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들은 초강도 국제경제제재를 받을 뿐 아니라 핵기술이전도 철저히 봉쇄당한 동방의 작은 나라가 어떻게 열핵탄두를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느냐고 하면서 설레설레 도리질을 쳤다. 하지만, 그들은 볼멘소리나 하면서 도리질을 칠 게 아니라, 조선의 과학기술발전사를 무지와 편견으로 대해온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해야 할 것이다.
현대과학기술의 최고 정수가 응축된 열핵탄두를 만들려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과학이론난제들을 자력으로 풀어야 하고,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공학기술난관들을 자력으로 돌파해야 한다. 국제핵과두체제를 장악한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제조기술을 국가기밀로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열핵탄두의 간단한 내부구조와 작동원리만 세상에 알려졌을 뿐, 열핵탄두제조법은 여전히 비밀에 쌓여있다. 5대 핵강국들은 열핵탄두를 촬영한 사진마저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열핵공학기술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은 40여 년 전에 만든, 열핵탄두가 들어있는 재돌입체를 찍은 사진을 세상에 공개하였으나, 그 사진에 나타난 피사체는 재돌입체이지 열핵탄두는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미국이 만든 열핵탄두 재돌입체만 기억하고 있었을 뿐, 열핵탄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처음으로 알려준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언론매체 <쌘호제 머큐리 뉴스(San Jose Mercury News)> 1999년 6월 보도기사였다. 지금은 누구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열핵탄두구조를 보여주는 도해(diagram)는 그 보도기사에 간략하게 수록된 열핵탄두에 관한 서술내용에 바탕을 두고 형상한 상상도다. <사진 2>
그런데 놀랍게도, 열핵탄두 실물사진이 전 세계에서 사상 처음 공개되었다.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였는데, 그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조선핵무기연구소가 만든 열핵탄두 실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기존 5대 핵강국들이 지난 40여 년 동안 공개하지 못한 열핵탄두를 신흥 핵강국 조선이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은 열핵무기분야에서 5대 핵강국들과 겨루게 된 조선의 패기만만한 행동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를 만들어낸 것은, 기초과학성과들의 토대 위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열핵공학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그 분야의 정보와 기술을 축적, 개발해온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결실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9일 핵과학자, 기술자들을 위한 축하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이번에 울린 수소탄의 폭음은 간고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루어낸 조선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격찬하였던 것이다.
2. 열핵탄두기폭시험까지 자력갱생 간고분투 30년
열핵공학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하기 위한 조선핵무기연구소의 자력갱생 간고분투는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공개된 자료들에서 그 배경과 사연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첫째, 오늘날 5대 핵강국들이 개발하고 있는 핵융합기술은 관성집초융합(inertial confinement fusion)과 자기집초융합(magnetic confinement fusion)으로 구분된다. 관성집초융합이란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로 구성된 아주 작은 알갱이 모양의 혼합연료에 금(gold)을 씌운 다음, 레이저를 쏘아 그 혼합연료를 초고온, 초고압으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자기집초융합이란 자기장(magnetic field)을 사용하여 고온융합연료를 플라즈마 상태로 변환시켜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조선은 그 두 종류의 핵융합기술 중에서 관성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는 길을 선택하였다. <문화일보> 2017년 9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1980년대 중반 중국에서 레이저융합설비를 수입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둘째, 2013년 1월 2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기존 핵융합기술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수소-붕소 집초융합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은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관성집초융합기술개발에서 성과를 이룩한 뒤에 수소-붕소 집초융합기술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자력에너지와 핵무기를 연구, 개발하는 사업을 지휘하는 미국 연방정부 산하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2009년 3월 31일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을 완공하고, 그 시설에서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관성집초융합방식보다 훨씬 더 우월한 최신 핵융합기술인 수소-붕소 집초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의 핵융합기술과 열핵무기제작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진 3>
셋째, 2010년 5월 1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우리 식의 독특한 방법으로”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핵융합반응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논문들에서 입증되었다.
스웨덴 국방연구원 소속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는 2012년 2월 3일 과학전문지 <네이쳐(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0년 4월 15일경과 5월 11일경 한국, 일본, 러시아에서 포집된 대기표본들에서 평소보다 매우 높은 농도의 방사성핵종들이 검출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소규모 핵시험을 진행하였다고 결론하였다. 또한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질학연구진은 2014년 12월 20일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세지진을 검측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조선이 2010년 5월 12일에 진행한 소규모 핵시험에서 발생된 약한 인공지진파를 포착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이 2010년에 진행한 소규모 핵시험들은 열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핵시험들이었다. 레이저를 사용하는 관성집초융합기술을 습득한 조선은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 핵분렬로 열핵장약을 압축, 점화하여 핵융합을 일으키는 기술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넷째, 조선 정부는 2016년 1월 6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당일 오전 10시 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 수소탄은 “시험용 수소탄”이었다. 시험용 수소탄이란 아직 무기화되지 못한 핵융합탄을 말한다. 조선은 핵융합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융합기술을 개발하는 소규모 핵시험들을 연속 진행한 2010년으로부터 5년 뒤에 시험용 핵융합탄기폭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다섯째, 위에 열거한 것처럼 수많은 연구, 개발, 시험을 거쳐온 조선의 핵과학자, 기술자들은 시험용 핵융합탄 기폭시험을 진행한 때로부터 약 1년 6개월 뒤에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열핵탄두를 만들었고, 마침내 2017년 9월 3일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시켰다.
<사진 4>는 2017년 9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한 현장에 걸려있는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확대과정에서 영상이 흐려져 사진에 나타난 작은 글씨들은 식별할 수 없지만,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쓴 제목과 열핵탄두 구조는 식별할 수 있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열핵탄두 1발이 장착된다.
화성-14형 전투부는 길이가 3.2m이고, 지름이 1.3m로 추산되므로, 거기에 들어가는 열핵탄두는 격발기를 제외하고 길이가 1.4m,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이 65cm, 무게가 700kg인 것으로 추산된다. 격발기 무게까지 합하면 열핵탄두의 총중량은 850kg인 것으로 추산된다.
3. 핵융합탄의 일반적인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부닥친 수많은 공학기술난관들 가운데서 돌파하기 가장 힘들었던 난관은 방사능내폭설계기술과 열핵장약대칭압축기술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그 두 가지 열핵공학기술이 어떤 것인지 대략적으로 파악하려면, 핵융합탄의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핵융합탄의 기본구조는 다음과 같다. 핵융합탄은 1차계(primary stage), 주면체(cylinder), 2차계(secondary stage)로 이루어졌다. 1차계 외형과 2차계 외형은 구면체(sphere)처럼 생겼는데, 원통형으로 생긴 주면체가 1차계와 2차계를 연결한다. 조선의 열핵탄두 외형이 장구처럼 중간부분이 잘록하게 생긴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핵융합탄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1차계는 농구공처럼 생긴 구면체 핵분렬탄(핵폭탄)이다. 1차계와 2차계를 연결한 주면체의 내부표면은 방사선이 사방으로 흩어져 복사되지 않게 하는 반사재(reflector)로 만들어졌고, 주면체 안에는 방사선을 잘 통과시키는 무색투명한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이 채워졌다. 2차계에는 열핵장약이 이중구조로 채워졌는데, 안쪽에는 중수소화 리튬(lithium deuteride)이 들어있고, 바깥쪽에는 핵융합반응을 촉발시키는, 점화전(sparkplug)이라 불리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이 들어있다. 중수소화 리튬의 주입량에 따라 핵융합탄의 폭발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 5>
셋째, 핵융합탄의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다. 1차계에서 일어난 핵분렬(핵탄기폭)은 열핵방사능(thermoradiation)과 중성자(neutron)를 방출한다. 열핵방사능은 주면체의 방사능 반사재를 초고온으로 가열하면서 폴리스티렌을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다. 주면체의 방사능 반사재는 열핵방사능과 중성자를 2차계로 방사한다. 1차계에서 2차계로 방사된 열핵방사능이 2차계의 열핵장약을 압축하면 중수소와 헬륨(helium)이 융합되어 더 강력한 중성자가 방출된다. 강력한 중성자는 열핵장약 안에 있는 리튬과 반응하여 삼중수소를 생성시키고, 생성된 삼중수소는 중수소화 리튬 안에 내포된 중수소와 반응하여 핵융합을 일으킨다. 또한 중성자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에 충격을 주어 2차 핵분렬을 일으킨다. 핵융합탄은 이처럼 핵분렬 → 핵융합 → 핵분렬로 이어지는 순간연쇄반응으로 폭발위력을 엄청나게 증폭시킨다.
4. 조선의 열핵탄두에 대한 공학기술적 고찰
위에 서술한 핵융합탄의 기본구조, 구성요소, 작동원리를 파악하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만든 열핵탄두에 관해 설명한 그 연구소의 성명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사진 6>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홍섭 조선핵무기연구소 소장의 해설을 들으며 열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에 나타난 열핵탄두는 장구처럼 중간부분이 잘록하게 생긴 회백색 금속물체다. 핵분렬탄이 들어있는 1차계는 거의 완전한 구면체이고, 열핵장약이 들어있는 2차계는 1차계보다 조금 더 큰, 약간 일그러진 구면체다. 열핵탄두 옆에 놓여있는 것은 핵분렬탄을 기폭시키는 격발기다.
그 사진에서 첫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1차계에 들어있는 핵분렬탄의 크기가 조선에서 표준화, 규격화한 기존 핵분렬탄의 크기보다 조금 작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핵무기연구소가 열핵탄두에 들어가는 더 소형화된 핵분렬탄을 별도로 만들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열핵탄두에 들어간 핵분렬탄은 핵분렬로 열핵방사능과 중성자를 방출하는 일종의 기폭장치이므로, 적은 분량으로도 핵분렬이 잘 일어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사용한 핵분렬탄인 것으로 생각된다. 플루토늄은 고농축우라늄에 비해 중량 대 폭발위력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핵분렬탄에 적은 분량의 플루토늄을 장입해도 쉽게 기폭된다.
그 사진에서 두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2차계의 크기가 1차계의 크기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2차계에는 열핵장약인 중수소화 리튬과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이 들어있는데, 그 열핵장약의 주입량에 따라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조선의 2017년 9월 3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핵탄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이라고 하였는데, 열핵탄두설계에서 예정한 폭발위력에 맞춰 2차계의 열핵장약을 조절, 주입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사진에 나타난 열핵탄두의 크기와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의 크기를 비교하면,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은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보다 2배 정도 더 큰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시험을 통하여 수소탄 1차계의 압축기술과 분렬련쇄반응시발조종기술의 정밀성을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1차계의 압축기술이란 무기급 플루토늄을 장입한 핵분렬탄을 기폭, 압축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분렬련쇄반응시발조종기술의 정밀성”이라는 말은 1차계의 핵분렬탄을 기폭, 압축시킬 때 일어나는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기술을 뜻한다. 그 성명은 1차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체계를 가리켜 “밀집배치형 핵폭발조종체계”라고 하였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그 핵폭발조종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핵분렬반응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고도의 기술로 핵분렬 폭발위력을 임의로 조정한 것이 분명하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1차계와 2차계의 핵물질리용률이 설계에 반영된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1차계에 들어간 무기급 플루토늄의 이용률과 2차계에 들어간 열핵장약(무기급 고농축우라늄과 중수소화 리튬)의 이용률이 설계에서 예정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뜻이다. 핵물질이용률이 높을수록, 폭발위력이 강해진다. 핵물질이용률이 높다는 말은 열핵탄두를 정밀하게 설계하였다는 뜻이므로, 핵물질이용률은 열핵탄두설계의 정밀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열핵탄두설계의 정밀화를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7>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에 따르면, “수소탄 2차계의 핵융합위력을 높이는 데서 핵심기술인 핵장약에 대한 대칭압축과 분렬기폭 및 고온핵융합점화, 뒤이어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분렬-융합반응들 사이의 호상강화과정이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다는 것을 확증함으로써 우리가 수소탄제작에 리용한 1차계와 2차계의 지향성결합구조와 다층복사내폭구조설계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은 2차계의 열핵장약을 대칭적으로 압축하는 기술, 2차계의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을 기폭, 압축시키는 핵분렬기술, 2차 핵분렬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열핵장약점화기술, 그리고 핵분렬과 핵융합의 연쇄내폭으로 폭발위력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이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확증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은 “이번 시험을 통하여 우리는 1차계와 2차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물리적 과정들에 대한 우리식의 해석방법과 계산프로그람들이 높은 수준에 있으며 2차계의 핵장약구조 등 주체식으로 설계한 핵전투부로서의 수소탄의 공학구조가 믿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분렬 및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 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5. 만탑산 통째로 뒤흔든 1Mt급 폭발진동
조선은 2017년 9월 3일 평양시간으로 정오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에서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조선이 기폭시킨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수치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폭발과정에서 발생된 인공지진규모는 외부에서 측정되었다. 인공지진은 폭발위력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인공지진규모를 파악하면 폭발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진규모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첫째, 핵시험장의 지질 및 지층구조, 기폭심도, 갱도의 차폐능력에 따라 인공지진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에서는 다른 핵보유국들이 사용한 지하핵시험장들에 비해 인공지진규모가 실제보다 적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진 8>
(1)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이 자리 잡은 만탑산 해발고는 한라산 해발고보다 255m나 더 높은 2,205m다. 더욱이 만탑산은 암석 중에서도 강도가 가장 높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돌산이다. 조선은 한라산보다 더 높은 돌산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이다.
(2) 조선의 핵시험장 기폭실은 만탑산 정상 지표면에서 수직으로 약 2km 아래 깊은 땅속에 있다. 이것은 기폭실이 2km의 화강암층 안에 설치되었음을 의미한다.
(3) 조선의 핵시험장 갱도입구에서 기폭실까지 가려면, 수평갱도에 설치된 10개의 강철차폐문을 차례로 열고 들어가야 한다. 기폭실 가까운 곳의 지하갱도는 달팽이처럼 감겨있는 모양으로 굴설되었다. 조선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차폐시설을 건설한 것이다.
둘째, 인공지진파가 발생한 기폭점으로부터 지진관측소까지의 거리 및 지질상태에 따라 인공지진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조선에서 진행된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를 측정, 분석한 결과는 측정기관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왔다. 이를테면, 일본기상청과 포괄적핵시험금지기구는 각각 6.1이라고 발표하였고, 미국지질조사국과 중국지진국은 각각 6.3이라고 발표하였으며,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지질물리국 캄챠카지부는 6.4라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한국 기상청만 5.7이라고 축소발표하여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제망신을 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살펴보면,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는 가장 적게 추산해도 6.1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공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는 계산법이 측정기관들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폭발위력 추산값이 매우 큰 편차를 드러냈다. 이를테면, 미국 정보기관은 140kt(킬로톤)으로 추산했고, 중국과학기술대 연구진은 약 150kt으로 추산했고, 일본 방위성은 160kt으로 추산했고, 동아시아 영문매체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9월 6일 보도기사는 500kt 이상일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러시아는 1,000kt으로 추산했다. 1kt은 상용폭약(TNT) 1,000t이 폭발하는 위력이고, 1,000kt은 1Mt(메가톤)이다. 1Mt는 상용폭약 1백만t이 폭발하는 위력이다. 상용폭약 1백만t은 적재중량이 10t인 대형 화물차 10만대로 실어 나를 엄청난 분량이다. 10t급 화물차 10만대가 5m 간격을 두고 일렬종대로 운행하면, 그 행렬의 길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3.4배에 이른다.
나는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을 1Mt으로 추산한다. 그렇게 추산하는 네 가지 논거들은 아래와 같다.
(1)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이 2006년에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는 ‘켈리 킬로톤 지표(Kelly Kiloton Index)’를 만들었는데, 그 지표에 따르면 6.0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Mt이고, 6.1의 지진규모를 폭발위력으로 환산하면 1.4Mt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규모를 6.0~6.1으로 보면, 폭발위력은 1~1.4Mt이다. <사진 9>
(2) 현재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들 가운데 공학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되었다는 열핵탄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Trident)-2 전투부에 8~12발 들어가는 W88인데, 이 열핵탄두의 무게는 360kg이다. 그런데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무게는 700kg으로 추산된다. 무게가 2배 더 무거우면, 폭발위력이 2배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W88의 폭발위력은 475kt이므로,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의 폭발위력은 그보다 약 2배 강한 1Mt으로 추산된다.
(3)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 폭발시각으로부터 약 8분 30분초 지났을 때, 지하핵시험장 갱도에서 인공지진규모가 4.6에 이르는 함몰지진이 발생했다. 조선이 이전에 진행한 지하핵시험들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함몰지진이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하핵시험에서는 폭발위력에 상응하는 초고온과 초고압이 발생하는데, 기폭점 주변의 암반이 초고온과 초고압으로 30배 이상 팽창되고, 그에 따라 동굴 같은 팽창공간이 땅속에 생기고, 그 팽창공간이 무너지면서 함몰지진이 발생한다.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처음으로 강력한 함몰지진이 발생한 것은 폭발위력이 엄청나게 컸음을 의미한다. 만일 폭발위력이 1Mt 미만이라면, 인공지진규모가 4.6에 이르는 강력한 함몰지진이 일어날 수 없다.
(4) 미국 온라인매체 <38 노스(North)> 2017년 9월 5일 분석기사에 실린 상업위성사진은 조선이 열핵탄두기폭시험을 진행한 이튿날 만탑산을 촬영한 것인데, 그 위성사진을 보면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이 자리 잡은 만탑산 정상과 그 주변 골짜기들에서 열핵탄두기폭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진동으로 산사태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만탑산 전체가 거대한 폭발진동으로 덜덜 흔들리는 놀라운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만일 폭발위력이 1Mt 미만이라면, 한라산보다 더 높은 화강암산을 통째로 흔드는 폭발진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6.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정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지도하면서 “핵무기연구소가 국가핵무력완성을 위한 마감단계의 연구개발전투를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총돌격전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한다. 2017년 9월 4일에 발표된 조선핵무기연구소 성명도 이번 열핵탄두기폭시험은 “국가핵무력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는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로 된다”고 지적하였다.
조선핵무기연구소가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조선의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위의 인용문들은 조선의 핵무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 기폭시험에 성공한 열핵탄두 이외에 무엇을 더 만들어야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열핵탄두를 더 소형화, 경량화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안에 여러 발 장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조선은 자기의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들(MIRVs)에 들어가는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를 만들어내는 마지막 공정이 조선핵무기연구소 앞에 남아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실전배치한 열핵탄두들 가운데 공학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되었다는 W88 열핵탄두는 길이가 85cm이고,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은 40cm로 추산되는데, 조선이 이번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열핵탄두는 길이가 1.4m이고, 가장 긴 부위의 지름이 65cm로 추산된다. 지름이 65cm인 열핵탄두는 크기가 너무 커서 화성-14형 전투부에 1발밖에 넣을 수 없다.
조선의 열핵탄두를 각개발사식 재돌입체에 넣으려면, 열핵탄두 지름을 40cm 정도로 줄여 좀 더 소형화, 경량화해야 한다. 그렇게 소형화, 경량화된 열핵탄두 재돌입체들은 전투부 지름이 화성-14형보다 60cm 정도 더 긴 전투부를 얹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 지름을 40cm 정도로 줄여 소형화, 경량화된 신형 열핵탄두들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서 7축14륜 발사대차와 8축16륜 발사대차에 실려 등장한,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들에 장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열핵탄두를 그 정도로 소형화, 경량화하면, 폭발위력은 500kt으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500kt급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총폭발위력은 약 4배가 커진 4Mt으로 크게 증폭될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500kt급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열핵탄두 8발을 장착하는 과제, 다시 말해서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열핵탄두를 만들어내는 과제, 바로 이것이 조선핵무기연구소가 핵무력을 완성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마지막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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