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1

매티스를 서울에 파견하는 백악관의 긴급결정, 무슨 뜻일까?

[한호석의 개벽예감](236)
자주시보 2017년  01월 3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식 고립주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
2.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청와대로 전화를 건 까닭
3. 트럼프 취임연설문에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4. 신임 국방장관을 서울에 파견하는 백악관의 긴급결정

▲ <사진 1> 위의 사진은 지난 1월 20일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재진 앞을 지나며 손을 흔드는 장면이다. 그는 취임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인 1월 20일 이른 아침,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날 하룻밤 묵은, 백악관 인근 블레어 하우스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군사요원들로부터 속칭 '핵축구공'이라고 불리는, 무게가 20kg 나가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넘겨받고, 유사시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위의 사진 속에 나타난 검은색 가죽가방이 바로 그 '핵축구공'이다. 만일 미국이 핵공격을 받았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핵암호카드로 그 가방에 들어있는 기기를 작동하여 미국 국방부에 핵공격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는 자신이 핵암호카드를 받았을 때, 정신이 번쩍들었고 매우 두려웠다고 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트럼프식 고립주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

2017년 1월 20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재벌총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인 1월 20일 이른 아침,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날 하룻밤 묵은, 백악관 인근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핵통제권을 넘겨받게 된다고 하였다. 핵통제권 인수란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군사요원들로부터 속칭 ‘핵축구공(nuclear football)’이라고 불리는, 무게가 20kg 나가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넘겨받고, 유사시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백악관 군사요원은 그 가방을 들고 대통령을 24시간 따라다니는데, 만일 미국이 적국의 핵공격을 받는 경우, 대통령은 자기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핵암호카드로 그 가방에 들어있는 기기를 작동시켜 미국 국방부에 핵공격명령을 내리게 된다.

핵통제권을 인수한 트럼프 대통령은 적국의 핵공격위험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함께 넘겨받았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가 방영한 대담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핵암호카드를 받았을 때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어떤 의미에서 매우, 매우 두려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 트위터에 “모든 것이 오늘 시작된다!(It all begins today!)”고 썼다. 격변의 돌풍을 일으켜보려는 생각을 그런 말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격변의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이 흥미로운 물음에 몇 마디로 답하기는 어렵지만,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에서 격변의 돌풍이 일어날 조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의 연구기관인 전략 및 재정평가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가 2017년 1월 19일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한 <워싱턴자유횃불(Washington Free Beacon)>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그 어떤 “공식적인 국가안보전략”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집권 8년 동안 국가안보전략의 실패만 거듭해온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남겨줄 만한 것이 뭐가 있었겠는가.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국가안보전략을 전혀 인수받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적지 않은 부담을 걸머지게 되었다.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고위급 관리들을 잠정적으로 유임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AP통신>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50여 명 고위급 관리들을 미국 연방상원이 그들의 후임자를 인준할 때까지 현재 직책에 유임시키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 조치에 따라 잠정적으로 유임되는 고위급 관리들 가운데는 로벗 워크(Robert O. Work) 국방부 부장관, 토머스 섀넌(Thomas A. Shannon) 국무부 정치담당 부장관 등이 있다.

둘째, <AP통신>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활동하였던 트럼프 정권인수단은 국가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국가안보보좌관과 재럿 쿠쉬너(Jared C. Kushner)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였다고 한다.

▲ <사진 2> 얼마 전까지 활동했던 트럼프 정권인수단은 국가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재럿 쿠쉬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그런 사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달라지 않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취임 직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서를 결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 (오른쪽), 제럿 쿠쉬너 선임고문 (가운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왼쪽)이 지켜보는 장면이다. 특히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자기 사람들로 채웠으므로,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정책을 사실상 이끌어갈 것으로 예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쉬너는 정통파 유대교(Orthodox Judaism) 신봉자이다. 그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되었으니,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이스라엘을 옹호, 두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 뻔하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부문을 지휘할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케빈 스위니(Kevin M. Sweeney) 합참의장 내정자, 크레익 폴러(Craig S. Faller) 선임군사고문 내정자 등이 모두 미국의 중동침략전쟁을 주도해온 중부사령부에서 야전지휘관으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보다 중동지역에 대한 군사개입과 대테러작전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예고해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 이란, 팔레스타인, 헤즈볼라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인물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폴리티코> 2017년 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취임식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떨리는 손으로 핵통제권을 인수하던 비공개석상에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만 참석했다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은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에 취임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감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플린은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다가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정보장교로 참전하여 자기 밑에서 일한 맷 포팅어(Matt Pottinger)를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추천하여 그를 그 직책에 임명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그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운영할 4대 방침을 언급했는데, 그것은 “대통령에게 국가안보문제를 조언하는 일, 국가안보정책을 수립하는 일, 국가안보정책 집행상황을 점검하는 일, 대통령이 미래의 위협에 대처하도록 준비하는 일” 등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위와 같은 행동은 그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이 그의 구상에 따라 수립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플린의 거동을 주시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청와대로 전화를 건 까닭

그런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2017년 1월 22일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였다. 청와대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화통화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언론에 밝히며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지만, 그는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었던 것뿐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한 둘째 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만이 아니라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책사인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미일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똑같은 어조로 언급하였다. 그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야찌 쇼따로 국가안보국장에게 각각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었던 상황에서 정작 주목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사실이다.

첫째, <뉴스1> 2017년 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임인사차 걸었던 전화통화 중에 야찌 국가안보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신조 총리와 만나 의견을 나누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일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대선기간 중인 2016년 10월 11일 도꾜를 방문하여 일본 정부 고위관리와 정계인사들을 두루 만났는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비공개회동을 하였고, 일본 자민당 본부를 방문하였다. 플린의 도꾜방문계획이 일본 언론에 처음 보도된 때는 2016년 9월 29일이었으므로, 플린은 미국의 국가안보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아주 일찌감치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각별한 관심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정책이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수립될 것임을 예고한다.

둘째, <뉴스1> 2017년 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서울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이었다. 이것은 그가 야찌 쇼따로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먼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3> 이 사진은 최근에 촬영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모습이다. 그는 2017년 1월 22일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였다. 취임인사차 전화를 건 것이다. 그런데 전화를 거는 순서가 역대 국가안보보좌관들과 달랐다.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던 관례를 깨고,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고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런 비관례적인 행동은 그가 취임인사차 전화를 걸기 직전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처럼 평양 북쪽에 배치하여 심각하게 위협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태세는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급 관리들을 불안과 긴장과 고심 속에 빠드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일보> 2016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단이 아시아 나라들 가운데 대사를 우선적으로 지명하려는 나라들은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네 나라이고, 한국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도가 중국, 일본, 한국 순이 아니라,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순이므로, 한국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우선순위와 다르게,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전화를 걸기에 앞서 먼저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인사전화를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르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 국가안보국장에게 먼저 전화를 건 뒤에 한국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어야 자연스러운데, 순서가 왜 바뀐 것일까?

그 까닭은 지난 1월 20일 오전 (미국 동부 시간)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남하시켜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처럼 매우 심각하게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1월 8일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그 자행발사대 2대가 평안북도 어느 지역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미국 정찰위성의 영상자료를 보고 깜짝 놀란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비하기 위해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를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하였고,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미국 해군 미사일구축함, 일본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을 출동시켜 미사일경보태세를 갖추었다. 

그처럼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연히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정황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태세가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을 불안과 긴장과 고심 속으로 깊이 빠뜨렸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2016년 12월 19일 또는 20일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에게 특별히 요청하여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신중하게 들었고, 그에 따라 12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레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대통령 비서실장을 자신의 휴양소로 불러 조선문제에 대한 비상대책을 숙의한 바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열흘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고하였고, 그로부터 1주일 뒤 실제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이 언제든지 쏠 수 있는 발사대기상태에 진입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극도로 긴장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취임식에 맞춰 갑자기 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취임식장에 나타났던 것이고, 그의 곁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도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3. 트럼프 취임연설문에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CNN> 2017년 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사를 연설문작성보좌관에게 맡기지 않고 2016년 12월 말 자신의 휴양소에 머물면서 몸소 “100% 썼다”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대중지 <페이스트(Paste)>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연설의 문장구성을 분석한 2017년 1월 20일부 기사에서 그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연설에서 사용한 적이 없는 낯선 어휘 27개를 사용하였다고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취임연설문을 직접 작성하였다는 위의 보도내용을 뒷받침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17분 17초 동안 읽어내려간 취임연설문은 그가 직접 작성한 것이므로, 거기에 그의 생각이 뚜렷이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어떤 생각이 반영되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지난 수 십 년 동안 우리는 우리 군대가 매우 슬프게 고갈되는 것을 허용하면서 다른 나라 군대들에게 재정을 지원해주었고, 우리 국경을 지키는 것을 외면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들을 지켜주었다”고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국가안보전략구상이 아니라 역대 행정부들의 실패한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깊은 반성이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이 약화되는 것을 방치하면서까지 동맹국들에게 군사지원을 해준 과거를 반성하였고, 미국 본토 방어를 외면하면서까지 동맹국 방어에 치중해온 과거를 반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그런 반성적 심경을 토로한 것은, 동맹유지와 본토안보가 상충되는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유지를 포기하고 본토안보를 택하는 거센 고립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을 예보한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 있는 연방의회 동쪽 계단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의 한 장면이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불끈 쥔 주먹을 쳐들고 군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버락 오바마가 손뼉도 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서 있고, 그의 왼쪽에는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된 멜라니아 트럼프가 손뼉을 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미국제일주의이다. 취임연설에서 그는 미국보다 동맹국들을 우선시해왔던 역대 행정부들의 국가안보전략을 깊이 반성하였다. 이것은 동맹유지와 본토안보가 상충되는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유지를 포기하고 본토안보를 택하는 거센 고립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을 예보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우리는 기존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을 것(we will reinforce old alliances and form new ones)”이라고 지적한 짤막한 문장밖에 없다. 하지만 이 아홉 글자로 된 문장은 대통령 취임연설을 그럴듯하게 꾸며주는 수사적 표현으로 들어간 것이지, 어떤 전략구상을 내포한 의미 있는 문장은 아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동맹강화가 아니라 본토안보에 쏠려있기 때문이고, 또한 미국이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을 나라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의 안보를 포기할 경우, 일차적인 포기대상은 한국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상이다. 한국의 친미정권과 친미세력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말이 언제쯤 나올까 하고 조바심을 느끼겠지만, 그런 조바심은 그냥 접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의 기치를 든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강화가 아니라 본토안보를 무엇보다 중시하기 때문에, 미국 본토의 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전락해버린 한미동맹을 결국 포기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유지할수록 미국 본토는 조선으로부터 견디기 힘든 핵공격위협을 더 심하게 받게 될 것이고, 결국 미국의 국가안보파탄을 재촉하는 전쟁위험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갈 것이므로, 한미동맹은 미국 본토의 안보를 해치는 치명적인 위해요소로 되었다. 안보손익계산에 누구보다 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본토가 조선의 심각한 핵공격위협을 받아 미국의 국가안보가 근본적으로 파탄되는 최악의 비상사태를 감수하면서까지 주한미국군을 유지할 리 만무하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연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위협’, ‘위기’, ‘안보’라는 익숙한 어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 중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취임연설 중에 안보위협에 단호히 대처하고 안보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식으로 강경한 발언을 늘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뜻밖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뜻밖의 현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였음을 말해준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이라크에서의 철군, 아프가니스탄전쟁 종식, 핵위협 감소, 기후온난화 대처, 국제테러 대처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언급했는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야심찬 구호를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실수로 빠뜨린 게 아니라 의도적인 언급회피라고 보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왜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을까? 그 까닭은 자신의 국가안보전략구상을 밝힐 때가 아직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구상을 취임연설에서 언급하려 했다면, 아시아에서 조선이, 그리고 유럽에서 러시아가 각각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인정하고, 그 해결방향까지 언급해야 하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존심을 한껏 강조해야 할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지난 70년 동안 유일초대국으로 군림해온 아메리카제국이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사회주의조선으로부터 심각한 핵공격위협을 받아 자존심이 짓밟히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차마 언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대선유세기간 중에 친러시아 발언을 쏟아낸 그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적대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을 회피했다고 해서 현실이 지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미핵대결이 최종국면에 들어선 오늘, 제국주의핵위협에는 사회주의핵위협으로 대응한다는 조선의 원칙적 입장은 이전보다 더욱 굳어진 듯하다. 이를테면, <로동신문> 2017년 1월 20일부에 실린 논평기사는 “미국의 핵공갈에 대처하여 우리가 대륙간탄도로케트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만들어 시험해도 미국은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다”고 하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와의 단독회견에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시험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거듭 밝혔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 시험발사 중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화성-10 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흰색으로 도색된 재진입체와 모의탄두가 전투부 맨 앞에 장착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사진에 나타난 화성-10의 동체길이는 12m인데, 지금 조선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에 진입시켜놓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의 동체길이도 역시 12m이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과의 단독회견에서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조선이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을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시험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해졌는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정세를 오판하여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예년처럼 감행하면, 조선은 그에 맞서 미국의 핵전쟁위협을 끝장낼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정이 이처럼 심각해졌는데도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정세를 오판하여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예년처럼 감행하면, 조선은 그에 맞서 미국의 핵전쟁위협을 끝장낼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예견되는 최후의 전략적 보복공세는 화성-14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북극성-3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핵탄두기폭시험, 수소탄기폭시험 등을 연속적으로 단행하는 것이다. 조선이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을 올해 끝낼 결심을 세운 것은 명백해 보인다. 

만일 조선이 위에 열거한 극강의 전략무기들을 총동원하여 미국에게 전대미문의 전략적 보복공세를 연속 퍼부으면, 조선의 전략공세 앞에서 미국 본토를 방어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이 거덜나는 미증유의 파탄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이미 최종국면에 진입한 조미핵대결이 급속히 격화되면서 아메리카제국을 파멸적 재앙에 빠뜨릴 최후결전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시상황에 대비하여 조선인민군은 지난 1월 20일 정오부터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하였으며, 언제든지 전면전에 돌입할 준비를 갖추고 결전의 시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 까닭에 2017년 1월 25일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 로벗 브라운(Robert B. Brown)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략 및 국제안보센터가 주최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하여 “내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조선이다. 내 생각에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가공할 핵공격위협 앞에서 밤잠을 설치는 미국인이 어찌 태평양육군사령관 한 사람 뿐이겠는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진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국방장관과 고위급 군사지휘관들은 지금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살얼음판을 딛는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4. 신임 국방장관을 서울에 파견하는 백악관의 긴급결정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게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시키는 것은 가장 절박하고 중대한 국가안보문제로 되었으며, 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작동되는 것 같은 위기상황에 있다.

그런데 그런 위기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2017년 1월 25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Jeff A. Davis)가 오는 2월 2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신임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고 이튿날 도꾜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그가 국방장관에 취임한 날은 지난 1월 20일이었는데, 닷새 만에 서울과 도꾜를 연속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이건 무슨 뜻일까?

첫째,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한 직후 취임인사차 전화를 건 상대를 열거하면, 1월 23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영국 국방장관, 캐나다 국방장관, 1월 24일 오스트레일리아 국방장관, 뉴질랜드 국방장관, 1월 26일 독일 국방장관, 프랑스 국방장관 등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들이 취임 이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부터 가장 먼저 방문해온 관례를 상기시킨다. 그런데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동맹국들을 중시해오던 기존 관례를 깨고, 가장 먼저 서울을 방문하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들은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도꾜를 먼저 방문한 뒤에 서울을 방문하였는데, 이번에 매티스 국방장관은 서울을 먼저 방문하고 도꾜를 방문하게 된다. 이런 이례적인 행동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월 22일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국방부에 처음 출근한 날,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정책을 담당할 '최고 4인방'의 첫번째 회의를 국방부 청사에서 주재하는 장면이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사람이 매티스 국방장관이고, 그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로벗 워크 국방부 부장관이고, 등이 보이는 사람이 조섭 던포드 합참의장이고, 매티스 국방장관 왼쪽에 앉은 사람이 폴 셀바 합참부의장이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국방부에 처음 출근한 날로부터 사흘 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오는 2월 2일부터 2월 4일까지 서울과 도꾜를 연속 방문한다는 순방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런 갑작스러운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을 취임 직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긴급결정을 내렸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급파하는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를 갖추고,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한 것으로 하여 미국이 사상 최고 수준의 혹독한 압박을 받고 있는 지금,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가 모조리 초긴장상태에 빠져 있으므로 신임 국방장관의 다급한 발길이 브뤼셀이 아니라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도꾜에 앞서 서울부터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역대 국방장관 26명 가운데 취임 닷새 만에 해외순방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사람은 이번에 국방장관에 취임한 제임스 매티스밖에 없다. 이런 비상행동은 그가 국방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서울과 도꾜에 가려는 순방계획을 서둘러 세운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긴급결정을 내렸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결정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에 대한 백악관의 다급한 첫 반응인 것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파견하는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오는 2월 1일 워싱턴 디씨를 출발하여 2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과 도꾜를 연속하여 방문하게 된다. 해마다 2월 초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 연습을 3월 초에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공식 발표해왔는데, 바로 그 시점에 미국 국방장관이 현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올해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미국 국방장관 앞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발표하려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즉응적인 시험발사태세를 갖추었고,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함으로써 미국에게 사상 최고 수준의 혹독한 압박이 가해지는 현재 상황에서 만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매티스 국방장관 앞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표하면, 그것이야말로 전쟁으로 한 판 붙어보자는 식의 대조선 선전포고가 될 것이고, 조선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에 머무는 중에 즉각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매티스 국방장관을 서울과 도꾜에 급파하는 것일까?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는 목적이 ‘북핵공조’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주한미국군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에게 전담시키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느니 하는 추측보도를 내보냈지만, 그건 모두 엉터리 추측이다. ‘북핵공조’는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인데, 미국 국무장관 인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전담문제는 한미국방장관회담에 정식의제로 상정되어 간단치 않은 협상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양측에서 모두 사전준비가 필요한데, 이번에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런 사전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취임 직후 대통령의 긴급결정에 따라 서울에 파견되는 것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7> 위의 두 사진은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이 2017년 1월 25일 평양을 취재차 방문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방송인 빌 닐리와 단독회견을 진행하는 장면들이다. 화면자막에 나타난 것처럼, 빌 닐리가 "미국이 남한과의 군사연습을 취소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을 때, 최광일 부국장은 "바로 그것이 새로운 관계를 위한 유일한 출발점으로 된다"고 명백히 답변하였다. 이 의미심장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조선과 미국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명백하다. 핵전쟁연습 취소냐 조미핵대결 격화냐를 마지막으로 택하라는 것이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 요구에 답할 차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매티스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하는 진짜 목적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들에 직접 설명해주려는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백악관이 국방장관을 파견하지 않고 그런 충격적인 결정을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들에게 설명할 길은 없다. 

예년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관계자가 2015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한국 언론에 처음 밝힌 날은 1월 12일이었고, 2016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한국 언론에 처음 밝힌 날도 역시 1월 12일이었다. 특히 2016년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개시일을 예보한 1월 12일부 보도기사에는 조선의 핵에 대응한다는 ‘4D작전개념’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에서 처음 시행될 것이라는 자극적인 내용도 밝혀진 바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1월이 다 지나갔는데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에 관한 언론보도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예년 경험을 보면, 미국은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2016년 3월의 첫 월요일인 3월 7일에 시작하였고, 2015년에는 3월의 첫 월요일인 3월 2일에 시작하였다. 올해 3월의 첫 월요일은 3월 6일이므로, 만일 미국이 올해도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감행하려 한다면, 1월 중순에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예보했어야 하고, 2월 초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공식발표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과 관련하여 예년과 아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미국 본토를 정조준한 조선의 직접적인 핵공격위협 앞에서 멸망이냐 생존이냐를 택해야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런데 이 글을 탈고하기 직전,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취소되었음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 명시한 충격보도가 나왔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오는 3월 초에 진행될 전쟁연습은 한국군이 단독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한국군 합참본부가 지휘하게 될 것이고, ‘키 리졸브-독수리’나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기존 전쟁연습작전명칭도 바꿔질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을 참가시킨 기존 합동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고, 앞으로는 한국군이 단독으로 하는 전쟁연습만 진행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우리의 문전 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조선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것은 미국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해야 미국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위협이 중단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 외무성 북미주국 최광일 부국장은 2017년 1월 2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와의 단독회견에서 “조선반도의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우리 코앞에서 벌이는 핵전쟁연습, 합동군사연습을 그만두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그것은 조선의 강력한 핵위협을 견디지 못한 미국의 정치적 굴복으로 될 것이다.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오다가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선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첫 번째 승패가 갈린 가운데 종착점을 향해 차츰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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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4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한호석의 개벽예감](235)
자주시보 2017년 01월 2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의 공포지수를 포화상태로 끌어올리는 미증유의 핵무력시위
2. 공포감 가중시킨 조선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
3. 북극성-1에서 북극성-2로 질적 비약 이룩한 2016년
4. 북극성-1은 3,000km 날아가고, 북극성-2는 더 멀리 날아간다
5. 3,000톤급 잠수함, 9,600톤급 잠수함, 10,000톤급 잠수함
6.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 <사진 1> 미국의 공포지수가 최근 급상승하였다. 2017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1,1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러시아를 제치고 86%까지 치솟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였다. 2015년 3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34%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려 86%로 수직상승하였다. 미국의 공포지수가 86%에서 100%로 더 상승하여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조선은 미국에 대한 핵무력시위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조미핵대결은 최종국면에 진입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미국의 공포지수를 포화상태로 끌어올리는 미증유의 핵무력시위

2017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1,1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결과가 2017년 1월 13일 <로이터통신>에 보도되었다. 그 여론조사결과는 미국의 공포지수가 최근 급상승한 전례 없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그 여론조사에서 러시아를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82%를 기록하였다. 2015년 3월에 실시된 똑같은 설문내용의 여론조사결과에서 러시아를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76%이었는데, 지금은 82%로 급상승한 것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조선에 대한 미국인들의 급격한 인식변화다. 그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러시아를 제치고 86%까지 치솟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였다. 미국인들은 러시아보다 조선에게 더 큰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5년 3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선을 위협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34%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려 86%로 수직상승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이 조선에게 느끼는 위협감이 약 9개월 만에 34%에서 86%로 수직상승한 여론조사결과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을 받은 미국이 핵공포에 떨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엇을 예견할 수 있는가? 미국의 공포지수가 86%에서 100%로 더 상승하여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조선은 미국을 옥죄는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미국에게 보낸 것은,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을 올해 안에 끝내버릴 결심을 세우고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물리적으로 입증, 과시할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를 전개하고 있음을 뜻한다.

나는 지난 1월 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23년 간의 조미핵대결,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서다’에서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태세에 진입시켜놓고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지금, 조선은 화성-14보다 더 강력한 미사일을 언제든지 곧바로 시험발사할 상태로 자행발사대에 실어놓고 미국을 옥죄는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계속하는 중이다. 미국은 겉으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행동하려고 애쓰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그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까 하고 그야말로 노심초사하였다. 하지만 조선은 그 미사일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발사하지 않고,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조선이 화성-14보다 더 강력한 미사일의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미국의 공포지수를 100% 포화상태로 끌어올리고 있는 전례 없는 핵무력시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 것일까?   


2. 공포감 가중시킨 조선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하와이 진주항(Pearl Harbor)에 배치되어 있던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sea-based X-band radar)를 “조선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하였다(dispatched)”고 한다. 9억 달러짜리 50,000톤급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2,000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당시 그 보도기사만 읽었을 때는 미국 국방부가 왜 지난 1월 9일에 갑자기 그 거대한 레이더를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1월 19일 미국 국방부가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를 급파한 내막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미국 국방부가 그 레이더를 북태평양 해상으로 급파한 까닭은, 미국 정찰위성이 조선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이 이동하는 현장을 포착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의 언론매체들이 여러 날에 걸쳐 산만하게 보도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지난 1월 8일 미국 정찰위성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이 자행발사대에 각각 1발씩 실려 평안북도 어느 지역을 이동하고 있는 현장을 촬영하였다. 
(2)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탄도미사일 2발은 남포시 천리마구역 잠진리에 있는, 조선에서 가장 현대적인 미사일생산시설을 갖춘 잠진군수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3)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신형 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약 12m이다. 
(4) 미국군 정보당국은 처음에 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 2발이 화성-14 같은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립될 1단 추진체라고 보았다가, 나중에는 말을 바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사거리가 조금 짧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하였다.
(5) 지난 1월 21일 새벽 그 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시각에 맞춰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남하하였고, 거기서 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 미사일부대들은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차단하기 위해 위장과 은폐를 기본전술로 펼치고 있는데, 그런 그들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활동을 집중하는 민감한 시기에 위장도 하지 않은 채 보란 듯이 이동시킨 것은 미국 정찰위성에 자기 모습을 일부러 노출한 무력시위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이런 정황은 트럼프 행정부를 정조준한 조선의 핵무력시위가 이미 지난 1월 8일부터 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은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강력한 핵무력시위를 벌이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박도수를 최고로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갔다. 미국 정찰위성이 지난 1월 8일부터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그 탄도미사일은 동체길이가 약 12m밖에 되지 않으므로, 동체길이가 15.9m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7보다 훨씬 짧은데도, 미국군 정보당국은 그 탄도미사일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2> 위쪽 사진은 러시아가 2013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불라바(Bulava) 발사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프랑스가 2010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M51 발사장면이다. 이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8,300km 이상이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데, 동체길이는 불과 12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 중이라는, 동체길이가 약 12m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은 조선이 아주 최근에 개발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20m가 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신형 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왜 그렇게 짧은 것일까? 준중거리탄도미사일보다 동체길이가 약 4m나 짧은 초소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있을까?

협소하고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동체길이가 그처럼 짧은 법이다. 예컨대, 러시아가 2013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불라바(Bulava)의 동체길이는 12.1m이고, 프랑스가 2010년에 실전배치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M51의 동체길이는 12m이다. 이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8,300km 이상이므로 당연히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데, 동체길이는 불과 12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을 인지하면, 미국 정찰위성이 감시하고 있는, 동체길이가 약 12m인 그 정체불명의 탄도미사일은 조선이 아주 최근에 개발한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최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정찰위성이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민감한 지역에 출동시켜 즉응발사대기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정조준한 핵무력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해수면 아래서 잠항하는 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하는 전략무기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전략잠수함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대기상태에 들어가더라도 미국 정찰위성은 수중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력시위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은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이례적으로 자행발사대에 실어놓고 이리저리 이동시키며 발사조짐을 드러냄으로써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3. 북극성-1에서 북극성-2로 질적 비약 이룩한 2016년

미국의 공포지수를 100% 포화상태로 끌어올리고 있는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어떤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지난해 조선이 진행한 지상분출시험을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조선은 2016년에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세 차례 진행하였다. 이를테면, 2016년 3월 23일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였고, 2016년 4월 8일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였으며, 2016년 9월 19일 “새 형의 정지위성운반로케트용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위에 열거한 지상분출시험들에서 각각 사용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들의 쓰임새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뚜렷이 구분된 것처럼, 4월 8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엔진이고, 9월 19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신형 정지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되는 엔진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3> 위의 사진들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의 장면들이다. 위쪽 사진은 대출력 고체로켓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기 직전에 촬영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그날 조선이 시험한,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신형 엔진이다. 바로 그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 수중발사시험에서 각각 발사되었다.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북극성-2다. 북극성-1에는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고, 북극성-2에는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 조선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북극성-1과 북극성-2를 잇달아 개발한 것이다. 요즈음 조선에서 '만리마속도로 폭풍쳐 내달린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기세가 느껴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3월 23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밝히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것은 3월 23일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아니고 위성운반로켓도 아닌 제3발사체에 장착되는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정지위성운반로켓 이외에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될 제3발사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밖에 없다. 그러므로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될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한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016년에 새로 개발된 신형 전략무기라는 사실이다.

조선이 2015년 5월 8일에 진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시험현장 보도사진을 보면, 해수면을 뚫고 출수하는 순간 공중에서 점화되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퍼져나가지 않고 한 곳으로 모아지는 비파형으로 나타났으므로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1’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런데 조선이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 각각 진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시험현장 보도사진들을 보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모아지지 않고 넓게 퍼져나가는 확산형으로 나타났으므로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에는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사용되는 법인데,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한다는 말은 추진제 연소시간이 매우 길어져 사거리가 매우 길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런 정황은 조선이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1을 개발한 데 이어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2를 잇달아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동체에는 ‘북극성’이라고만 쓰여 있었으나, 개발순서에 따른 숫자로 표기하면 그것은 북극성-2였던 것이다. 놀랍게도, 조선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그처럼 두 종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잇달아 개발한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선이 새로 개발한 강력한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된 북극성-2를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체표면에 약간 돌출된 형태로 부착된 전선로가 길게 이어지다가 검은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에서 끊겼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그 끊어진 부분이 1단과 2단이 분리되는 부분이다. 이것은 북극성-2가 2단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북극성-2에 장착될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였고,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는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를 잠수함에서 각각 수중시험발사하는 시험비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기술이 2016년에 질적으로 비약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2016년 3월 23일에 진행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하였다고 서술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계단분리시험이란 대출력 고체로켓이 2단형으로 설계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극성-2를 촬영한 보도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체 표면에 약간 돌출된 형태로 부착된 전선로(cable duct)가 길게 이어지다가 중간에 끊어진 부분이 보이는데, 바로 거기가 1단과 2단이 분리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북극성-2에 장착될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지상에서 분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였고,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에는 2단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를 잠수함에서 각각 수중발사하는 시험비행에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이것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기술이 2016년에 질적으로 비약하였음을 말해준다.


4. 북극성-1은 3,000km 날아가고, 북극성-2는 더 멀리 날아간다

일반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성능을 거론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거리가 얼마나 긴가 하는 문제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조선보다 먼저 개발한 5대 핵강국들은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비밀에 부치고 있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은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사거리뿐이다. 신흥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도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비밀에 부치고 있으므로,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이 언급한 북극성-1의 사거리도 역시 추정값이다. 북극성-1의 사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말해주는 자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2007년 1월 초 연방의회에 제출한 ‘북조선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은 1990년대에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을 수입해 성능개량사업을 추진한 끝에 사거리가 2,500km가 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R-27은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었으므로, 조선이 R-27의 성능을 개량하여 오래 전에 만들어낸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북극성-1처럼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었다. R-27의 사거리는 2,500km이므로, 조선이 그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여 사거리를 늘였다면 3,000km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이미 오래 전에 사거리가 3,000km 되는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는 사실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5년 5월 8일에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1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북극성-1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은 비파형으로 모아지는데,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된 것이 분명하다. 북극성-1은 무게가 650kg 나가는 핵탄두를 탑재하고 3,000km를 날아간다. 조선은 1990년대 초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을 수입하여 성능개량을 거듭한 끝에 사거리가 3,000km 정도인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오래 전에 개발하였다. 그렇게 경험을 축적해온 조선이 얼마 전에 북극성-1을 만들었으니 그 사거리는 최소 3,000km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분석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1에 무게가 650kg 나가는 탄두가 탑재되는 경우 사거리가 2,800km로 추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추정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게가 650kg 나가는 핵탄두를 장착한 R-27의 사거리가 2,500km인데, 그런 R-27의 성능을 개량하여 사거리를 3,000km로 늘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오래 전에 만든 조선이 최근에 북극성-1을 만들면서 사거리를 되레 2,800km로 줄였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치에 맞게 다시 생각하면, 무게가 650kg인 핵탄두를 장착한 북극성-1의 사거리가 3,000km에 이른다고 보아야 옳다.

북극성-1의 사거리가 3,000km라면, 2016년에 개발된 신형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2의 사거리는 얼마나 더 긴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중국이 자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성능개량사업을 참조할 수 있다. 중국이 생산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이름은 쥐랑(巨浪)인데, 길이가 10.7m이고, 지름이 1.4m인 쥐랑-1A의 사거리는 2,500km이고, 길이가 13m이고, 지름이 2m인 쥐랑-2의 사거리는 8,000km다. 쥐랑-2의 사거리가 그처럼 3.2배나 길어진 까닭은 2단형 로켓인 쥐랑-1A와 달리 쥐랑-2는 3단형 로켓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극성-1과 북극성-2의 설계상 차이는 무엇일까? 북극성-1에 비해, 북극성-2의 지름과 길이가 얼마나 더 길어졌는지는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판단하기 힘들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6> 위쪽 사진은 북극성-2가 발사된 직후 해수면을 뚫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북극성-2에서 분사되는 화염의 끝부분이 모아지지 않고 퍼지는 것은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음을 말해준다. 아래쪽 사진은 고각으로 발사된 북극성-2가 최고정점에 도달한 순간,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표시된 비행궤도를 보여준다. 북극성-1의 사거리는 3,000km로 추정되고, 북극성-2의 사거리는 5,500-6,000km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km를 넘는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므로, 북극성-2는 전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물론 조선이 2016년에 개발한 북극성-2는 그 이전에 개발된 북극성-1에 비해 사거리가 길게 늘어났으나, 2단형 로켓이므로 그 사거리는 3단형 로켓만큼 길지 않다. 북극성-1의 사거리는 3,000km로 추정되고, 북극성-2의 사거리는 5,500~6,000km로 추정된다. 나는 2016년 9월 5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의 거대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에서 러시아과학원 동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바실리 카쉰(Vasily Kashin)의 추정자료를 인용하여 북극성-2의 사거리가 3,000km라고 서술한 바 있는데, 그것은 북극성-2의 사거리가 북극성-1의 사거리 3,000km보다 훨씬 더 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카쉰의 추정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었으므로 대폭 수정되어야 한다.

2016년 8월 24일 조선이 북극성-2 수중발사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500km를 날아가 동해 한복판에 있는 일본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는데, 이것은 5,500~6,000km에 이르는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고체추진제를 아주 조금 넣고, 비행고도를 500km 이상으로 높여 고각발사를 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km를 넘는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되므로, 사거리가 5,500~6,000km인 북극성-2는 전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보다 더 위력적인 극강의 전략무기인 북극성-3이다.  


5. 3,000톤급 잠수함, 9,600톤급 잠수함, 10,000톤급 잠수함

조선이 ‘북극성’ 수중발사시험에서 사용한 고래급 잠수함(신포급 잠수함이라고도 부름)은 크기가 작아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을 1문만 장착하였고, 수중작전능력도 제한되어 있어서 태평양 한복판까지 멀리 항해하여 작전하기 힘들다.

‘북극성’을 싣고 태평양 한복판까지 멀리 항해하여 작전하려면, 3,000톤급 잠수함을 가져야 하는데, 조선은 이미 오래 전부터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운용해오고 있다. 조선의 막강한 잠수함전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미국이 관련정보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이 보유한 3,000톤급 잠수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다.

조선이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데일리안> 2014년 9월 16일 보도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조선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잠수함 여러 척 가운데 미사일수직발사관을 장착한 3,000톤급 잠수함도 있었는데, 조선은 당시 러시아에서 수입한 3,000톤급 잠수함 2~3척을 실전배치하여 운용해왔다고 한다.

▲ <사진 7> 위의 사진은 지난날 프랑스가 운용하였던 3,250톤급 짐넛(Gymnote) 잠수함을 촬영한 것이다. 프랑스 해군은 이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1966년부터 1986년까지 20년 동안 운용하였다. 이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4문이 있는데, 그 수직발사관에서 사거리가 3,000km인 M-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조선이 운용하고 있는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 5-6척에도 사거리가 3,000km인 북극성-1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 4문이 장착되었다. 하지만 조선은 이제껏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동아일보> 2016년 4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소련에서 독립한 공화국들로부터 3,000톤급 잠수함 2척을 2004년과 2012년에 각각 1척씩 수입하여 신포선박수리공장에서 개조를 이미 끝냈는데, 그 잠수함들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4문씩 장착되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16년 8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8년 러시아에서 수입한 3,000톤급 잠수함을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2016년 말까지 개조를 끝낼 것이고, 그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4문씩 장착된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신포시 어항동 언덕에 오르면, 신포선박수리공장에서 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을 멀리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정리하면, 조선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은 1993년 초에 수입, 개조한 2~3척, 2004년에 수입, 개조한 1척, 2008년에 수입, 개조한 1척, 2012년에 수입, 개조한 1척을 합해 모두 5~6척이다.

조선의 ‘북극성’은 미국 본토를 불시에 수중에서 타격할 극강의 핵공격수단인데, 전시에 조선이 그런 ‘북극성’을 수중에서 발사하여 미국 본토를 타격하려면, ‘북극성’을 싣고 멀리 이동할 전략잠수함을 가져야 한다.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고 멀리 이동하여 장거리작전을 벌이는 전략잠수함은 10,000톤급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극성’을 10발 이상 실을 위력적인 신형 전략잠수함이 조선에서 자체 기술로 건조되고 있다는 사실은 <로동신문> 2016년 9월 1일 보도기사에서 밝혀졌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건조와 탄도탄제작을 위해 10여 차례나 위험천만한 시험발사장에 나오시여 의논도 해주시며 희생적인 헌신과 눈물겨운 로고를 깡그리 바쳐오셨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극성’을 개발하는 사업과 함께 “우리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을 건조하는 사업도 정력적으로 지도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북극성’을 4발 탑재하고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하려면 3,000톤급 디젤전동식 잠수함으로 충분하지만, 미국 본토를 타격할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고 태평양과 대서양까지 멀리 항해하여 장거리작전을 전개하려면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가져야 한다.

나는 2016년 8월 1일 <자주시보>에 실린 ‘완공 앞둔 북의 만톤급 전략핵잠기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러시아에서 1993년에 수입한 9,600톤급 전략핵잠 2척을 개조하여 운용해왔고, 1995년부터 전략핵잠을 자력으로 건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여 20년이 지난 오늘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을 보유하였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조선은 이미 보유한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 이외에 ‘북극성’을 10발 이상 싣는 10,000톤급 신형 전략핵잠을 추가로 건조하는 중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하라는 지시를 2014년에 내렸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지금 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건조하고 있는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은 독자적인 기술로 건조하는 10,000톤급 최신형 전략핵잠이라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정력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국책사업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사업이다. 위에 인용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사업에 “희생적인 헌신과 눈물겨운 로고를 깡그리 바쳐오셨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에 역량을 집중하여 최대로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8> 위의 사진은 함경남도 신포시에 있는 신포조선소 인근에서 지난 7년 동안 진행되어온, 10,000톤급 전략핵잠이 들어가는 두 개의 유개형 정박시설이 나란히 건설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 정박시설은 길이 150m, 폭 10m이다. 신포조선소에는 위의 정박시설 이외에 길이가 160m, 폭이 30m인 대형정박시설이 있고, 신포선박수리공장에도 길이가 180m, 폭 25m인 대형정박시설이 있다. 이 정박시설은 2014년에 규모를 크게 확장한 것이다. 지금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 밑에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략핵잠이 건조되고 있는 곳은 신포에서 바다 건너 마주보이는 마양도해군기지이다. 그 해군기지는 지하화되었으므로 미국 정찰위성이 10,000톤급 전략핵잠이 건조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청진조선소에서 선발된 잠수함건조기술자들과 우수한 제관공들이 가족과 함께 신포선박수리공장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새로운 잠수함이란 10,000톤급 전략핵잠을 뜻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다른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건조하던 기술자들과 기능공들을 신포선박수리공장으로 이주시켜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함경남도 신포에 있는 신포조선소 도크(dock)는 길이 160m, 폭 30m이고, 신포선박수리공장 도크는 길이 180m, 폭 25m인데, 2014년에 시설규모를 대폭 확장한 신포선박수리공장 도크에서 10,000톤급 전략핵잠을 건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에서는 건선거(dry dock)와 계선거(impounded dock)를 구분하지 못했는데, 건선거는 선박 또는 잠수함을 건조하는 곳이고, 계선거는 선박 또는 잠수함이 정박하는 곳이다. 위의 보도기사에 나오는 신포조선소와 신포선박수리공장에 있는 대형 도크들은 전략핵잠을 건조하는 건선거가 아니라 전략핵잠이 정박하는 계선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포조선소 인근에서 지난 7년 동안 건설되어온 10,000톤급 전략핵잠이 들어가는 두 개의 유개형 도크(roofed dock)도 건선거가 아니라 철제구조물을 지붕처럼 덮은 계선거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6년 8월 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완공 앞둔 북의 만톤급 전략핵잠기지’에서 상세히 서술한 바 있다.

<뉴데일리> 2015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전략핵잠은 신포에서 바다 건너 마주보이는 마양도해군기지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한다. 마양도해군기지는 거대한 지하기지이므로, 미국 정찰위성은 그 지하에서 전략핵잠이 건조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다.


6. 운명의 갈림길에 끌려나간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

위에서 논한 조선의 잠수함전력에 관한 요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조선은 사거리가 5,500~6,000km에 이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2를 개발하였다는 사실.
(2) 조선은 북극성-2보다 더 최근에 개발한 북극성-3을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켜놓고 이리저리 이동시키는 핵무력시위를 전개하면서 미국의 공포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
(3) 조선은 3,000톤급 전략잠수함 5~6척, 9,600톤급 전략핵잠 2척, 10,000톤급 전략핵잠 3척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
(4) 조선은 10,000톤급 전략핵잠건조와 전략핵잠정박시설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여러 발씩 실은 조선의 전략잠수함부대가 출동하는 경우 태평양지역의 모든 미국군기지들을 초토화할 엄청난 핵공격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해수면 아래 깊은 바닷속을 잠항하여 태평양 또는 대서양 한복판에 나간 조선의 전략핵잠들이 불시에 수중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 미국 본토를 지켜준다는 미사일방어망은 무용지물로 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전략잠수함부대만 출동해도 미국과의 최후결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발사시험을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이다.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화성-14도 무서운 전략무기인데, 그보다 훨씬 더 무서운 극강의 전략무기 북극성-3이 출현한 것이다. 

조선이 한 손에 화성-14를, 다른 한 손에 북극성-3을 쥐고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동방의 핵강국이 미증유의 핵무력시위로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켰음을 말해주는 놀라운 사변이다. 지난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전략적 균형이 깨져나가는 최종국면에 들어섰으므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17년 1월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취임연설을 하는 장면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이 그를 운명의 갈림길로 끌어낸 것이다. 동방의 핵강국을 상대로 미국이 멸망하는 전쟁의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동방의 핵강국에게 굴복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함으로써 미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길을 택하든지 그가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대통령 취임식 직전 트위터에 “모든 게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쓰고 나서 백악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시험을 예고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후통첩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침내 운명의 갈림길로 끌어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아메리카합중국 제45대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 동방의 핵강국을 상대로 미국이 멸망하는 전쟁의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동방의 핵강국에게 굴복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함으로써 미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길을 택하든지 그가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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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트럼프는 왜 조선문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234)
자주시보 2017년 01월 1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오바마 행정부가 네 차례나 거듭한 밀사파견과 협상구걸
2. 무지몽매의 끝은 참담한 패배였다
3. 세 사람만 아는 비밀, 트럼프는 말하지 않는다
4. 동방의 핵강국이 유일초대국에게 굴복을 요구하다
5. 요격설 들먹일 때가 아니라 전략적 결정 내릴 때

▲ <사진 1> 위의 사진에 나온 여성은 2013년 8월 오바마 대통령의 밀사로 평양에 파견되었던 에이브릴 헤인즈이다. 평양에 파견되었던 당시 그녀는 미국 중앙정보국 부국장이었다. 그녀는 2013년 8월 8일 중앙정보국 부국장에 임명되었으므로, 그 직위에 임명되자마자 밀사로 평양에 파견된 것이다. 그녀의 선임자였던 마이클 모렐 중앙정보국 부국장은 2012년 4월과 8월 오바마 대통령의 밀사로 평양에 두 차례 파견되었다. 헤인즈는 2015년 1월 11일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임명되었는데, 며칠 뒤 그 직위에서 임기를 마치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중에 밀사파견과 협상구걸을 네 차례나 거듭하였지만, 조선은 그들의 협상구걸을 물리쳤다. 유일초대국으로 자처하던 미국의 위신은 조선의 단호한 거절 앞에서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말았다. 조선의 전략적 지위는 완전히 달라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오바마 행정부가 네 차례나 거듭한 밀사파견과 협상구걸

<아사히신붕> 2016년 12월 25일부에 흥미로운 보도기사가 실렸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4월과 8월에 마이클 모렐(Michael J. Morell)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평양에 밀사로 보냈고, 2013년 8월에는 에이브릴 헤인즈(Avril D. Haines) 신임 중앙정보국 부국장을 평양에 밀사로 보냈고, 2015년 9월 추석 직전에도 평양에 밀사를 보냈다고 한다.

위의 보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뒤에서는 그처럼 밀사파견과 협상구걸을 거듭해왔으면서도 앞에서는 ‘전략적 인내’라는 간판을 내걸고 조선을 압박하고 고립시켰다는 식의 선전을 늘어놓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오바마 행정부가 말한 ‘전략적 인내’라는 것은 무슨 정책이 아니라 세상을 기만해온 음험한 적대감 선동 이외에 다른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조선에게 공개적으로 협상을 요청하지 않고 은밀하게 밀사파견와 협상구걸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조미핵대결에서 패색이 짙어져 어쩔 수 없이 조선에게 협상을 구걸해야 하는 초라한 행색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조선이 미국의 협상구걸을 물리치는 바람에 미국이 네 차례나 개망신을 당해왔어도 그런 수치스런 일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평양에 밀사를 보낸 목적은 무엇이었던가?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가 밀사를 보낸 목적은 “북조선의 핵무기 개발을 단념시키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밀사파견과 협상구걸로 조선의 핵무기 개발을 단념시켜보려던 오바마 행정부의 시도는 조선을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헛발질이었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밀사들이 평양에 가서 협상을 구걸할 때마다 조선은 밀사들에게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매번 강조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제안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놀라게 된다. 이제껏 유일초대국(sole superpower)으로 군림해오던 미국은 조선에 밀사를 보내 협상을 구걸하고,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은 미국의 제안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협상구걸을 물리치는 장면에서 조선의 전략적 지위가 변화되었음을 직감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오늘 조선의 전략적 지위가 새로운 경지에 올라섰다”는 조선의 주장을 진지하게 귀담아 들었어야 했고, 평양에 밀사를 보내 협상을 구걸하기 전에 아래에 서술한 사실부터 알았어야 했다.


2. 무지몽매의 끝은 참담한 패배였다

녕변핵시설단지 기동예술선전대에서 작가로 근무하였다는 어느 탈북자가 조선에서 살았던 1990년대 초 기동예술선전대에서 작품을 창작할 때 인용하기 위해 비공개문서를 열람하였던 자기 기억을 이야기한 대담기사가 <미래한국> 2004년 2월 28일부에 실렸다. 당시 그가 비공개문서를 열람한 기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수령님 대에 핵개발을 완성하려고 한다. 이것은 나의 단호한 결심이다. 강대국에 맞서는 핵무기 개발이 중요하다. 우리는 핵개발에서 조국통일을 시작하고 핵으로 조국통일을 총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서 세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조선은 이미 1990년대 초에 핵무기를 개발하였다는 사실.
둘째, 조선은 미국을 상대하는 협상수단이 아니라, 미국에 맞서는 대결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였다는 사실.
셋째, 조선은 한반도 통일의 성취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였다는 사실.

위에 인용한 대담기사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호한 결심에 따라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핵무기 개발에 전력하여 이미 1989년 초에 히로시마 핵탄 수준의 폭발위력(15킬로톤)을 가진 무기급 핵물질을 개발하였고, 1993년 여름에는 섭씨 30,000도 이하의 온도에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핵분열장치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은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93년에 이미 첫 핵탄을 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평안북도 녕변군에 있는 녕변핵시설단지 모습이다. (영변이라고 쓰지 말고, 현지표기법에 따라 반드시 녕변이라고 써야 한다) 녕변핵시설단지 왼쪽에는 드넓은 논밭이 펼쳐졌고, 오른쪽에는 구룡강이 푸른 물결과 흰 모래밭을 품에 안고 굽이쳐 흐른다. 예로부터 명승지 약산동대와 명품 녕변비단으로 유명한 그 땅에서는 서정시인 김소월이 노래했던 진달래가 올봄에도 피어나 산천을 곱게 물들일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호한 결심에 따라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외침위협으로부터 진달래 산천을 지켜줄 첫 핵탄을 만들어낸 때는 1993년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오늘 조선은 핵무기프로그램의 최고봉인 수소탄시험을 정복한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 핵탄을 개발한 때로부터 5년이 지난 1998년 5월 30일 조선은 파키스탄 사막의 수직갱에서 비공식 핵시험을 진행하여 핵폭발위력이 약 15킬로톤인 핵탄을 기폭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2006년 10월 8일에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2kg밖에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약 10킬로톤의 핵폭발위력을 발생시킨 핵시험에 성공하였다.

핵탄에 무기급 플루토늄이 2kg밖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고폭장약도 그만큼 적은 량이 들어간 것이므로, 조선은 사거리가 짧은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매우 가벼운 전술핵탄을 만들어낸 것이다. 조선의 제1차 핵시험은 이미 2000년대 중반에 핵탄경량화기술을 개발하였음을 물리적으로 입증한 것이었다. 핵탄경량화기술이란 핵폭발위력 대 핵탄무게의 최적비율을 찾아내는 기술, 다시 말해서, 킬로그램(kg) 당 킬로톤(kt)의 비율을 최적화하는 고도의 핵탄제조기술이다. 

그로부터 또 다시 10년이 지난 오늘, 조선은 증폭핵분열탄을 만드는 고난도 기술을 넘어서서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 씩프릿 헥커(Siegfried S. Hecker)가 2017년 1월 12일 <뉴욕타임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조선은 약 45일마다 핵탄을 1발씩 만들어내는 강력한 핵탄계열생산체제를 가동하는 중이다. 그러므로 헥커 박사의 축소된 계산법에 따르더라도, 조선의 연간 핵탄생산량은 8.5발에 이르고, 조선의 핵탄보유량은 2020년에 200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의 핵억제력은 이미 미국이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질량적으로 장성강화되였다”는 <로동신문> 2015년 3월 28일부 논평기사의 지적을 결코 가볍게 들을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의 밀사파견과 협상구걸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그들이 위에 열거한 조선의 핵탄개발목적, 핵탄제조기술수준, 핵탄생산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몽매 속에서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핵무기는 처음부터 협상수단이 아니라 미국에 맞서는 대결수단이었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성취수단으로 개발되었으므로, 조선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도, 오바마 행정부는 조선의 핵무기를 협상수단으로 오판하였고, 조선과 협상을 벌여 조선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오판과 착각이 아니라, 조미핵대결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연속패배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치명적인 패인으로 되었다.

그런데 그런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나서 다음 주에 8년 임기를 마치게 될 오바마 행정부는 2017년 1월 11일 조선에 대한 모략선전, 인권공세, 경제제재를 또 다시 감행하였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행정권을 넘겨주기 불과 8일 전에 감행한 대조선적대행위이다. 임기가 끝나가면 조용히 물러나는 게 좋은데, 퇴임 직전까지도 조선에 대한 모략선전, 인권공세, 경제제재를 또 다시 감행하며 심술을 부린 오바마 행정부야말로 조선으로부터 치졸하고 비열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3. 세 사람만 아는 비밀, 트럼프는 말하지 않는다

요즈음 미국의 정세분석가들이 한결같이 우려하는 것처럼, 올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급박한 최대안보문제로 떠오른 것은 조선문제이다. 이처럼 심각하고 급박한 국가안보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2016년 12월 19일 또는 20일에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들었으며, 2016년 12월 21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레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를 자신의 휴양소 ‘마러라고(Mar-a-Lago)’로 불러 조선문제에 관한 대책을 숙의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2017년 1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23년 간의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 들어서다’에서 논한 바 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심각하고 급박한 최대안보현안으로 떠오른 조선문제에 대해 발언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1월 2일 트위터에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예고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한 마디 말만 꺼내놓았을 뿐이다. 러시아문제에 대해서는 친화적으로 발언하고, 중국문제에 대해서는 공세적으로 발언하여 하루가 멀다 하고 파문을 일으키는 트럼프 당선인의 평소 행태를 생각하면, 조선문제에 대해서도 자기 견해를 말해야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는 유별나게 조선문제에 대해서만은 발언을 극히 자제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런 자제행동에서 두 가지 사실을 읽을 수 있다.

▲ <사진 3>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게 가장 심각하고, 급박한 최대안보현안으로 떠오른 조선문제에 대해 발언을 극히 자제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러시아문제에 대해서는 친화적으로 발언하고, 중국문제에 대해서는 공세적으로 발언하여 파문을 일으키는 그의 평소언행을 생각하면, 조선문제에 대해서도 자기 견해를 말해야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는 유별나게 조선문제에 대해서만은 발언을 극히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그가 조선문제의 중대성, 심각성을 간파하고 매우 신중하게 처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둘째, 그가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한 대조선정책과는 전혀 다른,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한 대조선정책을 뛰어넘는 자기의 독자적인 대조선정책을 구상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 본토를 조선의 핵공격위험에 전면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전략적 패배를 당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철을 답습할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현재는 새로운 대조선정책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자기의 대조선정책구상을 끝마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일 트럼프 당선인이 대조선정책을 구상하지 않았다면, 또한 만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조선정책구상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조선정책과 같거나 비슷한 내용이라면, 그가 조선문제에 대한 발언을 극히 자제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지금 트럼프 당선인의 대조선정책구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지난 12월 21일 ‘마러라고 3인회동’에 참석했던 그의 최측근들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레인스 프리버스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에게 자신의 대조선정책구상을 알려줄 것이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대조선정책을 수립하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조선정책구상을 아직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은 며칠 전 연방상원 인준청문회에 각각 출석하여 평소에 자기들이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들어온 대조선강경발언을 닮은 상투적인 답변을 꺼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서 “나의 내각 후보자들은 모두 좋아 보이고, 잘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내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바란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러라고 3인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틸러슨이나 매티스가 인준청문회에서 조선문제와 관련하여 꺼내놓은 상투적인 답변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조선정책구상을 알지 못하는 개인의 견해를 표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4. 동방의 핵강국이 유일초대국에게 굴복을 요구하다

2016년 1월 15일 조선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에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우리가 내놓은 미국의 합동군사연습중지 대 우리의 핵시험중지제안과 평화협정체결제안을 포함한 모든 제안들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조선은 미국이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면, 그에 상응하여 조선도 핵시험을 중지하겠다는 제안과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제안을 오바마 행정부에게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월스트릿저널> 2016년 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을 진행하기 며칠 전인 2016년 새해벽두에 오바마 행정부에게 위와 같은 두 가지 제안을 보냈다고 한다.

2016년 2월 21일 존 커비(John F. Kirby)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국무부 출입기자단에게 밝힌 내용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2016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조미평화회담을 개최하자는 조선의 제안에 동의하였고, 평화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조선이 핵무기를 감축하는 사전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종래의 선결조건을 취소하는 대신,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을 평화회담 의제에 포함시키자고 하였으나, 조선은 그 문제를 평화회담에 의제로 포함시키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였다고 한다.

위에서 확인한 것처럼, 조선의 핵무기는 애초부터 협상수단이 아니었으므로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평화회담을 개최해도, 조선은 자기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문제를 회담의제로 삼을 수 없다. 그래서 2016년 4월 30일 평양에서 채택, 발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련합성명”은 “극단에 이른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핵전쟁위협에 대응하여 나라의 핵공격능력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비해놓은 오늘 우리의 자주이고 존엄이며 생명인 핵을 두고 그 누구도 더는 딴꿈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였던 것이다.

쟁점은 명확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조미평화회담에서 평화협정체결문제와 함께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문제도 논의하자고 주장하였으나, 조선은 조미평화회담에서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고 명백히 선을 그은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2016년 7월 6일에 발표된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북 비핵화> 궤변은 조선반도 비핵화의 전도를 더욱 험난하게 만들 뿐이다’라는 제목의 조선정부 대변인 성명에서 찾을 수 있다. 성명에서 조선정부 대변인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조선반도 비핵화에 일말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다음과 같은 우리의 원칙적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에게 다섯 가지 요구를 들이대었다.

▲ <사진 4> 2016년 7월 6일 조선은 미국에게 주한미국군 핵무기배치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였을 뿐 아니라, 주한미국군 핵무기를 완전히 철거하고 철거상황을 공개적으로 검증받으며,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였다. 명백하게도, 이것은 미국에게 굴복을 요구한 것이다. 2016년 7월에는 조선이 성명발표를 통해 미국에게 굴복을 요구하였다면, 지금 2017년 1월에는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핵공격능력을 지닌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준비태세에 진입시켜놓고 미국에게 굴복이냐 전쟁이냐를 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위의 사진은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핵공격능력을 지닌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과 화성-14가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군사행진대오 속에 등장한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남조선에 끌어들여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할 것.”
“둘째, 남조선에서 모든 핵무기와 그 기지들을 철폐하고 세계 앞에 검증받을 것.”
“셋째,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수시로 전개하는 핵타격수단들을 다시는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할 것.”
“넷째, 그 어떤 경우에도 핵으로,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우리를 위협공갈하거나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여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할 것.”
“다섯째, 남조선에서 핵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할 것.”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핵무기배치정보는 국가최고기밀이므로 절대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법이다. 다만 어떤 핵보유국이 전쟁에서 패하여 항복하였을 때 전후처리과정에서 패전국의 핵무기배치상황이 세상에 공개될 수 있다. 그런데 조선은 위의 성명에서 미국에게 주한미국군 핵무기배치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였을 뿐 아니라, 주한미국군 핵무기를 완전히 철거하고 철거상황을 공개적으로 검증받으며,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였다. 명백하게도, 이것은 미국에게 굴복을 요구한 것이다.

아메리카합중국은 1776년 건국 이래 그 어떤 적국으로부터도 굴복요구를 받아본 적이 없으며, 그런 굴욕적인 상황을 예상한 적도 없다. 그런데 이 행성 위에 현존하는 194개 나라들 가운데서 오직 조선만이 미국에게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굴복을 요구한 것이다. 먼 옛날 고구려는 중국의 무력침공을 격퇴하고 동방의 천년강국으로 위용을 떨쳤지만 중국에게 굴복을 요구하지는 못하였는데, 오늘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사회주의조선은 미국 본토를 핵공포로 몰아넣더니 마침내 자기의 백년숙적 아메리카제국에게 굴복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2016년 7월에는 조선이 성명발표를 통해 미국에게 굴복을 요구하였다면, 지금 2017년 1월에는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핵공격능력을 지닌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준비태세에 진입시켜놓고 미국에게 굴복이냐 전쟁이냐를 택하라는 최후통첩(ultimatum)을 보냈으니, 전쟁소설에서 나오는 최후통첩이 마침내 현실 속에 나타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미국의 전방위 공세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가 얼마나 허황된 왜곡보도인지 알 수 있다. 현실은 정반대다. 
  
며칠 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준비태세에 진입시켜놓고 미국에게 굴복이냐 전쟁이냐를 택하라는 조선의 최후통첩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정이 이처럼 급박하고 위태롭게 되었으므로 트럼프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무슨 문제에 대해서건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터놓고 말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독 조선문제에 대해서는 발언을 극히 자제하는 것은 그가 조선문제를 두고 얼마나 고심참담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5. 요격설 들먹일 때가 아니라 전략적 결정 내릴 때

2017년 1월 9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가 흥미로운 사실을 보도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단은 2014년 5월부터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부 부장관으로 일해온 로벗 워크(Robert O. Work)에게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국방부 부장관직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하였다고 하면서, 조선과 그 밖의 다른 외부세력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test)하려”들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요청하였다고 하였다.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전례 없는 요청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참모들이 조선이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는지 말해준다.

미국의 우려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CNN> 2017년 1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에 대비하기 위해 해상배치 X-밴드(Band) 레이더를 하와이에서 이동시켜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에 전진배치하였다고 한다.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괴물처럼 생긴 이 초대형 레이더는 조선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북태평양 해상에서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가 취한 이런 긴급조치는 그들이 조선이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는지 말해준다.

▲ <사진 5> 이 사진은 전 세계에서 미국만 가졌다는 해상배치 엑스밴드 레이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에 대비하기 위해 그 초대형 레이더를 하와이에서 이동시켜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해상에 전진배치하였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거대한 괴물처럼 생긴 이 레이더는 조선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북태평양 해상에서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탐지하는 것 뿐이지, 요격하지는 못한다. 얼마 전 미국 국방부 산하 무기시험실이 발표한 연례보고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준비태세에 진입시켜놓고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긴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최후통첩을 심사숙고하고, 전략적인 방향전환을 결정해야 할 다급한 처지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이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느끼는 심각한 우려는 퇴임을 며칠 앞둔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 국방장관의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2017년 1월 8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의 방송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하여 대담하는 중에 조선이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와 관련하여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카터 - “오늘 북조선에 대해 말하자면...그들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방어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우리는 그보다 앞서려고 하고 있다...우리는 그보다 앞서 있다. 우리 미사일방어(체계)의 수량과 형식을 향상시켰고, 그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한국, 일본, 괌에 미사일방어(체계)를 전개하였다. 물론 우리는 지금 거기(한국)에 28,500명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중략)
대담자 - “만일 북조선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준중거리탄도미사일로 착오함 - 옮긴이)을 시험(발사)하면, 미국이 그것을 격추하는 것이 현재 정책인가?”
카터 - “만일 그것이 우리를 위협하거나 또는 우리의 우방이나 동맹국을 위협하는 경우, 그렇다, 우리는 그것을 격추할 것이다.”

카터 국방장관이 이처럼 요격설을 들먹이자 파문이 일었다. 왜냐하면 조선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이 요격하는 경우, 조선은 즉각 보복공격에 나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후결전이 폭발할 것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터 국방장관이 요격설을 들먹인 것은 실제와 다른 허풍이었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무기시험실이 최근에 작성한 연례보고서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보고서를 인용한 <블룸벅 뉴스>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360억 달러짜리 지상배치미사일요격체계는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며, “단순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제한적인 능력”만을 가졌을 뿐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란 재진입체를 한개만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뜻하는데, 그런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서도 제한된 능력밖에 없다는 것이므로, 재진입체를 5~6개나 장착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요격할 생각조차 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므로 카터 국방장관은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요격설을 들먹이며 허풍을 치는 경거망동으로 조선을 자극한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이틀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 2017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카터 국방장관은 퇴임을 앞두고 진행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말을 바꿨다.

“만일 (조선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이라면, 그것은 격추될 것이다. 만일 그것이 위협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첫째로는 우리의 요격미사일 재고(inventory)를 아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그것이 위협적이지 않을 때 그것을 격추하는 것보다 그것의 비행정보를 수집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요격미사일 재고를 아낄 수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비행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므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냥 둘러댄 말에 지나지 않는다. 위의 인용문에서 방점이 찍혀있는 중요한 내용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이지 않으면 요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는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막강한 핵공격능력을 물리적으로 입증하는 행동이므로 그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게 위협적이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하려는 목적은 미국을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험 속으로 떠밀어 굴복시키려는 데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카터 국방장관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가 미국에게 위협적이지 않으면 요격할 필요가 없다는 모순된 말을 꺼내놓았다. 그런 모순발언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여 미국 본토를 심각하게 위협하더라도 그것을 요격하지 못하는 미국의 궁색한 처지를 그렇게 모순되게 표현한 것이다.

요격설을 들먹이며 허풍을 쳤던 카터 국방장관이 이틀 만에 갑자기 태도를 바꿔 요격설을 철회한 까닭은 무엇일까?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섭 던포드(Joseph D. Dunford) 합참의장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가 위협적이지 않으면 그것을 요격하지 않겠다는 카터 국방장관의 뒤바뀐 견해와 같은 견해를 가졌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며칠 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애쉬튼 카터는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나 민간인으로 돌아가지만, 조섭 던포드는 합참의장에서 대통령 선임군사고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12월 초 던포드 합참의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그를 대통령 선임군사고문으로 지명하였다. 이것은 던포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등장하게 될 것임을 말해준다. 대통령 선임군사고문으로 지명된 던포드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조선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 청사에서 던포드 합참의장과 같이 근무하는 카터 국방장관이 퇴임을 며칠 앞두고 조선을 자극하는 요격설을 들먹이며 허풍을 침으로써 조선문제에 대한 발언을 극히 자제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엇박자를 냈으니, 던포드 합참의장이 불편한 심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은 던포드 합참의장이 카터 국방장관에게 요격설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카터는 어쩔 수 없이 이틀 만에 요격설을 철회한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준비태세에 진입시켜놓고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오늘의 긴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요격능력도 없으면서 허무맹랑한 요격설을 들먹이며 허풍을 칠 처지가 결코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굴복이냐 전쟁이냐를 택하라는 조선의 최후통첩을 심사숙고하고, 전략적인 방향전환을 결정해야 할 다급한 처지에 있다.

조선은 2016년 6월 10일 평양에서 정부, 정당, 단체 련석회의 참가자 일동의 명의로 채택, 발표된 ‘미합중국에 보내는 공개서한 - 미국은 우리 인민의 지향과 대세의 요구를 똑바로 보고 중대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제목으로 된 장문의 서한에서 미국에게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남조선에 대한 무력증강책동과 북침전쟁연습을 당장 중지하고 조선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려정에 들어서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려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가는 조미평화회담이 아니라 딱 한 차례만 진행하여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조미강화담판이다. 조선과 미국의 강화담판은 조미정상회담으로 될 수밖에 없다. 강화담판의 형식은 정상회담이고, 정상회담의 내용은 강화담판이며 철군담판이다.

지난날 녕변핵시설단지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핵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는 미국의 핵과학자 씩프릿 헥커 박사는 2017년 1월 12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자신의 기고문 ‘미국은 북조선과 대화해야 한다’에서 “(조미관계에 제기된) 이러한 민감한 핵문제는 작고 닫힌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논의를 요구한다. 6자회담 같은 다자협상에서는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조미)대화는 핵재앙을 피하기 위한 중요한 소통의 고리를 다시 연결하는데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북조선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하였다.

비록 그는 특사파견에 대해서만 말했으나, 미국 대통령 특사를 평양에 파견하는 것이야말로 강화담판형식으로 한 차례만 진행될 조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준비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2017년 1월 20일에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참담한 실패전철을 밟지 않고, 미국 본토의 핵재앙 위험을 피하려면, 조선의 최후통첩을 심사숙고하고 합리적으로 처신해야 할 것이다.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략적 결정의 시각이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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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0

23년간의 조미핵대결,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서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33)
자주시보 2017년 01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시험발사는 ‘결정적 시기’에 진행될 것이다
2. 남대양 상공으로 정조준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3. 조선이 화성-14를 시험발사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4. 시험발사예고에 대한 트럼프의 즉각적인 반응
5. 트럼프의 특별기밀정보보고 요청과 트럼프-플린-프리버스 긴급회동
6. 조미핵대결 끝낼 대격변 향해 흐르기 시작한 2017년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월 1일 0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당, 국가, 군대의 핵심지도성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하였던 예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조선의 최고영도자와 핵심지도성원들은 1993년부터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끝나게 될 2017년을 그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시험발사는 ‘결정적 시기’에 진행될 것이다

2017년 1월 1일 0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하였는데, 그 자리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당과 국가와 군대의 핵심지도성원들이 함께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하였던 예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처럼 달라진 분위기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조선의 최고영도자와 핵심지도성원들은 1993년부터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끝나게 될 2017년을 그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 분위기를 감지해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7년 신년사를 심층적으로 읽을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과 국가와 군대의 핵심지도성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한 때로부터 12시간 뒤인 2017년 1월 1일 정오에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었을 때, 조선은 격정으로 들끓었고, 세계는 시선을 집중하였다.

1,996개의 낱말로 이루어진 2017년 신년사 중에서 특히 국제사회가 주목한 것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그 대목은 이런 문장으로 되어 있다.

“지난해에 주체조선의 국방력강화에서 획기적 전환이 이룩되여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동방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올랐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였으며 첨단무장장비연구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른 것을 비롯하여 국방력강화를 위한 경이적인 사변들이 다계단으로, 련발적으로 이룩됨으로써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수호하고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을 승리적으로 전진시켜나갈 수 있는 위력한 군사적 담보가 마련되였습니다.”
▲ <사진 2>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국가, 군대의 핵심지도성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한 때로부터 12시간 뒤인 2017년 1월 1일 정오에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었을 때, 조선은 격정으로 들끓었고, 세계는 시선을 집중하였다. 신년사 중에서 특히 국제사회가 주목한 것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사업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사업이 이미 완료되었으므로, 이제는 시험발사만 남았다는 뜻이고, 올해 2017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완료되었다고 하지 않고,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완료되었다는 표현과 마감단계에 이르렀다는 표현 사이에는 의미차이가 있다. 전자는 얼마 뒤 시험발사가 곧 진행될 것이라는 뜻이고, 후자는 시험발사를 진행하기까지 얼마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얼마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미사일시험발사라는 것은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미사일성능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뒤에 그 성능을 판정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인데, 조선의 경우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성능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뒤에 그 성능을 판정하기 위해 시험발사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조선이 외부에 공개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3과 화성-14인데, 그 가운데서 화성-14가 지금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올해 ‘결정적 시기’에 화성-14 시험발사를 진행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2. 남대양 상공으로 정조준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의소리> 2017년 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1월 5일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앤토니 블링큰(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조선이 2016년 한 해 동안 핵시험을 두 차례, 미사일시험발사를 24차례 진행하면서 핵무력을 “질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올해 조선의 핵무력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여러 조치들 가운데는 화성-14의 성능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조치도 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가 자기 모습을 세상에 처음 드러낸 것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군사행진에서였고,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공장 현지지도 보도사진에서 두 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난 2016년 상반기에 아래와 같이 네 차례 성능시험을 통해 기존 성능이 질적으로 향상되었음을 검증하였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화성-14 곁을 지나는 장면이다. 조선은 2016년 상반기에 네 차례 성능시험을 통해 화성-14의 성능을 질적으로 향상시켰고, 지금은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성능이 질적으로 향상된 화성-14의 사거리는 11,000km이고, 뭉툭하게 생긴 탄두부에는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5-6개가 들어가는데, 재진입체 1개마다 열핵탄두 1발씩 들어간다. 만일 화성-14가 4발만 떨어지면, 미국 본토 전역은 완전히 초토화되어 석기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선은 2016년 1월 6일 수소탄기폭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화성-14 재진입체에 들어가는 열핵탄두(thermonuclear warhead=수소탄)의 작동상태 및 폭발위력을 검증하였다. 화성-13 재진입체에는 핵탄두가 들어가는데 비해, 화성-14 재진입체에는 열핵탄두가 들어간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2)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재진입체환경모의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화성-14 재진입체의 작동성능을 검증하였다.

(3) 조선은 2016년 3월 23일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지상분출시험과 계단분리시험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화성-14의 고체추진제성능과 로켓추진체 단분리성능을 각각 검증하였다.

(4) 조선은 2016년 4월 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대출력로켓엔진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화성-14 로켓엔진성능을 검증하였다.

위에 열거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화성-14의 성능이 질적으로 향상되었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나는 2015년 10월 23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 ‘열병식에 나타난 핵무력 종결자’에서 화성-14가 촬영된 영상자료를 정밀분석하면서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요점을 거론한 바 있다. 

(1) 화성-14의 사거리는 11,000km로 추정된다. 조선에서 워싱턴 디씨까지 거리가 10,500km이므로, 전시에 화성-14를 발사하면 워싱턴 디씨를 포함한 미국 본토 어느 곳이든 타격할 수 있다.

(2) 화성-14는 뭉툭하게 생긴 탄두부에 각개발사식 재진입체(MITRV) 5~6개를 장착한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인데,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1개마다 열핵탄두 1발씩 들어간다. 이것은 화성-14를 4발만 쏴도, 미국 본토 전역을 완전히 초토화하여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3) 타격목표를 향해 비행하는 화성-14 탄두부에서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5~6개가 분리, 사출되면, 그 재진입체들은 위성항법으로 유도되는 극초음속 하강비행을 계속하면서 제각기 지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개돌진하여 동시다발로 타격하게 된다. 이것은 화성-14가 전 세계에 현존하는 모든 미사일방어체계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 <사진 4> 이 사진에 보이는 것은 미국의 피스키퍼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부에 들어가는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W87이다. 열핵탄두 6개가 들어간다. 화성-14 탄두부에도 그런 각개발사식 재진입체가 들어간다. 타격목표를 향해 비행하는 화성-14 탄두부에서 각개발사식 재진입체들이 분리, 사출되면, 그 재진입체들은 위성항법으로 유도되는 극초음속 하강비행을 계속하면서 제각기 지정된 타격목표들을 향해 각개돌진하여 동시다발로 타격하게 된다. 이것은 화성-14가 전 세계에 현존하는 모든 미사일방어체계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열핵탄두가 1발씩 들어간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5~6개가 화성-14 탄두부에 장착된다는 나의 지적을 긴가민가하게 여기는 독자들도 있겠는데, 조선의 미사일개발기술을 전수받아 미사일개발을 추진해온 이란도 다발식 재진입체(MRV)를 탄두부에 장착한 장거리탄도미사일 졸파가르(Zolfaghar, 또는 줄피카르[Zulfiqar]라고도 부름)를 개발하여 2016년 9월부터 대량생산하기 시작하였으므로, 이란에게 미사일개발기술을 전수해준 미사일선진국인 조선이 아직까지 각개발사식 다탄두기술을 개발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은 이치에 맞지 않는 억측이다.

조선이 화성-14를 시험발사하는 경우, 탄두부에는 실전용이 아닌 시험용 재진입체가 장착될 것이다. 시험용 재진입체에는 모의탄두가 들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화성-14 모의탄두들이 떨어질 착탄구역이 조선에서 8,000km 이상 아주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화성-14를 북쪽으로 쏘면 모의탄두가 북극해에 떨어질 것이지만, 미사일추진체가 러시아 영공을 지나가야 하므로 그렇게 하기가 곤란하다. 화성-14를 동쪽으로 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쪽 태평양에 모의탄두가 떨어질 것이지만, 미사일추진체가 일본 영공을 지나가야 하고, 미국 본토에 접근할 것이므로 그렇게 하기가 곤란하다. 화성-14를 서쪽으로 쏘면 포르투갈 서쪽 대서양에 모의탄두가 떨어질 것이지만, 미사일추진체가 중국 영공을 지나가야 하므로 그렇게 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므로 조선은 화성-14를 남쪽으로 쏘아야 하며, 남극해라고 불리는 남대양에 모의탄두를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다. 조선 중부지역에서부터 오스트레일리아와 남극대륙 사이에 있는 남대양 한복판까지 거리가 약 11,000km이므로, 남대양은 화성-14 착탄구역으로 안성맞춤이다.

조선에게는 위성운반로켓을 남대양 상공으로 쏘아올린 두 차례 경험이 있다. 2012년 12월 11일 광명성-3호 2호기를 탑재한 위성운반로켓 은하-3호를 남대양 상공으로 쏘아올려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에 진입시켰고, 2016년 2월 7일에도 광명성-4호를 탑재한 위성운반로켓 광명성을 남대양 상공으로 쏘아올려 저지구궤도에 진입시켰다. 그런 경험이 있으므로 화성-14 시험발사에서 비행궤도 및 비행거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3. 조선이 화성-14를 시험발사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2017년 1월 8일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정한 시각과 장소에서 화성-14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조선이 해마다 미국의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중단시키려고 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2017년 3월 초 미국이 ‘키 리졸브(Key Resolve)’라는 작전명을 내건 조선침공전쟁연습을 감행하는 경우, 그에 대응하여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견된다.

명백하게도, 화성-14 시험발사는 워싱턴 디씨를 포함한 미국 본토 전역을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5~6개로 초토화할 막강한 핵공격능력이 완성되었음을 현실로 입증할 것이다. 그런 사실이 입증되면, 조선의 핵탄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지 못하므로 미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되지 않는다는 거짓선전을 늘어놓았던 미국 역대 행정부들의 안보사기극이 들통나고, 미국 사회에 핵공포가 엄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그처럼 고도화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한 안보무능력자, 그리고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고의적으로 과소평가해오면서 세상을 속여온 안보사기극 연출자인 미국 역대 행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 비난, 항의가 폭발하게 될 것이 뻔하다. 또한 간신히 체면이나 유지해온 대조선정책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미국의 정치권은 혼란과 실의에 빠져들 것이다. 만일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버티기에는 너무 무거운 압박으로, 너무 혹심한 시련으로 될 것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1월 1일 0시를 몇 초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그 가족이 플로리다주 팜비취에 있는 그의 호화휴양소 마러라고에서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뉴스>를 통해 새해 첫 시각을 알리는 생방송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그들은 웃고 있지만, 만일 조선이 화성-14 시험발사를 단행하면,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버티기에는 너무 무거운 압박으로, 너무 혹심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견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은, 지난 23년 동안 불안정한 정전상태에서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섰음을 뜻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그런 안보파탄을 겪으면서 정세를 오판한 나머지, 전략무기를 동원하는 강력한 핵위협을 조선에게 집중시키며 격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그런 행동은 조미적대관계를 발화점으로 끌어가는 극도로 위험천만한 자해적 모험으로 될 것이며, 최후결전준비를 완료한 조선을 결전의 시각으로 떠밀어주는 결정적인 계기로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이제껏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간신히 유지되어오던 정전상태는 삽시에 최후결전으로 폭발하고 말 것이다.  

화성-14 시험발사로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입증된 조건에서 최후결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조선은 그 동안 끊임없이 준비해온 ‘48시간 통일대전씨나리오’를 즉각 실행에 옮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미연합군이 구축한 방어선은 초전자기파공격, 싸이버공격, 특수전공격, 집중포화공격을 4중으로 배합한 ‘주체전법’을 쓰는 조선인민군의 총공격으로 순식간에 붕괴되어 서울과 부산이 동시에 점령당할 것이며, 한반도 해상작전구역으로 허겁지겁 출동하였다가 조선인민군의 초전자기파공격으로 전신마비상태에 빠진 미해군 제7함대는 조선인민군의 입체적인 기습포위공격을 받고 바다에서 궤멸될 것이다. 

백악관은 한미연합군과 미해군 제7함대가 그처럼 무너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자국 본토가 초토화되는 더 큰 재앙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감히 조선에게 핵공격을 가하지 못하고 주저앉게 될 것이다. 백악관이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아버릴 때, 조선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해온 아메리카제국의 광란적 폭주는 영구히 종식될 것이다. 그래서 <조선중앙통신>은 2016년 12월 28일에 발표한 상보에서 “폭제의 핵시대를 끝장낸 조선의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4. 시험발사예고에 대한 트럼프의 즉각적인 반응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격적인 행동들 가운데는 트위터(Twitter)를 사용하여 자기의 견해와 주장을 대중에게 직접, 신속히 알리는 정치활동도 있다. 19세기 중반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당시 전기문명시대의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출현한 전보(telegram)를 사용하여 남북전쟁을 성과적으로 지휘하였다면, 오늘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21세기 전자문명시대의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출현한 트위터를 사용하여 독자적인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요즈음 미국에서 트위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30~40대 중산층에 속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사회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이므로, 미국 언론을 불신하는 트럼프는 트위터를 사용하여 자기의 견해와 주장을 그 계층에게 직접 전함으로써 사회여론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2017년 1월 2일 오후 6시 5분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려놓아 또 한 차례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월 2일 오후 6시 5분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에 올려놓은 글이다. 이 짤막한 글은 또 한 차례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 트위터 문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예고하였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서 그런 시험발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그런 단정적인 표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북조선은 그들이 미국의 일부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최종단계에 있다고 금방 발표하였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North Korea just stated that it is in the final stages of developing a nuclear weapon capable of reaching parts of the U.S. It won't happen!)”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위에 인용된 트위터 문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의 즉각적인 반응을 짤막한 문장에 급히 담으려 하다 보니, 부정확한 표현을 피하지 못했다. 이를테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핵무기개발사업이 최종단계에 있다”고 부정확하게 표현했다.

또한 화성-14는 워싱턴 디씨를 포함한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인데,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일부에 도달할 핵무기”라고 부정확하게 표현했다. 이런 부정확한 표현들은 그가 당시까지만 해도 신년사의 해당부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정보자료를 아직 받아보지 못하고, 최측근이 전해준 말만 듣고 트위터에 급히 글을 올리면서 나타난 현상이었음을 말해준다.

비록 트위터를 사용한 즉흥적인 반응이어서 부정확한 표현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는 정확한 정보보고를 나중에 정식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쓴 것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인들은 어떤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때, ‘잇 원트 해픈(It won't happen)’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그 문장 끄트머리에 느낌표(!)까지 달아놓았으니, 매우 단정적인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예고하였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서 그런 시험발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단정적인 의사표시가 파문을 일으키자,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제각기 그 문장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늘어놓으면서 독자들의 혼동을 부채질하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문장에 들어있는 본심은 무엇일까?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정치활동에 눈을 흘기는 비판자들은 그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즉흥적으로 단정적인 언사를 남발한다고 질책하기도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7년 1월 4일 션 스펜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가 시카고대학 정치연구소가 주최한 간담회에 발언자로 출연하여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가운데 있는 사람이 션 스펜서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즉흥적으로 트위터를 한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지적하면서,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때, 그는 매우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펜서의 평가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정치활동에는 그의 전략적 사고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월스트릿저널> 2017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으로 내정된 션 스펜서(Sean Spencer)는 보도당일 시카고대학 정치연구소가 주최한 간담회에 발언자로 출연하여 트럼프 당선인이 즉흥적으로 트위터를 한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지적하면서,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때, 그는 매우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사람(very strategic thinker)”이라고 말했다. 스펜서의 평가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정치활동에는 그의 전략적 사고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중대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경우, 그 문제와 관련된 심층정보를 파악하여야 전략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데, 위에 인용한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문장에도 그런 전략적 사고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5. 트럼프의 특별기밀정보보고 요청과 트럼프-플린-프리버스 긴급회동

이 흥미로운 물음에 해답을 주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가 나왔다. 미국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2017년 1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정보기관에게 가장 먼저, 당시에는 유일하게 듣고 싶다고 요청한 “특별기밀정보보고(special classified intelligence briefing)”는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였는데, 트럼프의 최측근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도 그 특별기밀정보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내용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1)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에게 매일 오전 8시에 정례적으로 전달되기로 되어 있는 ‘매일정보보고(Daily Briefing)’을 거의 받지 않고 외면해왔다. 그런 그가 뜻밖에도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문제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가장 먼저 받아보고 싶다고 국가정보기관에 직접 요청하였다. 평소에 정보보고를 심드렁하게 대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독 조선문제에 관한 특별정보보고를 요청한 것은 그의 최측근으로 등장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의 조언에 따른 것이 확실하다.

(2) 2016년 11월 22일 조쉬 어니스트(Josh Earnest)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정권인수단 국가안보부문 담당자들에게 조선의 핵문제와 미사일위협,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조선제재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할 계획이라고 백악관 출입기자단에게 말했다. 이것은 트럼프 정권인수단 국가안보부문 담당자들이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관리들로부터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2016년 11월 하순에 이미 들었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정권인수단 국가안보부문 책임자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이므로, 플린은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관리들로부터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이미 들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관리들의 상황설명에 나오지 않은 극비정보를 더 듣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조언하여,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직접 특별기밀정보를 듣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마이클 플린이 2016년 11월 18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걸어가는 장면이다. 플린은 2016년 11월 하순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관리들로부터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었지만, 그 설명에 나오지 않은 극비정보를 더 듣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조언하여,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직접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듣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마이클 플린은 국방정보국장(DIA)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2013년 3월 자신의 명의로 작성되어 연방의회에 제출된 국방정보국 정보보고서에서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이 미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계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2016년 11월 21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나의 글 ‘오바마가 해임한 플린, 트럼프의 실세로 등장하다’에서 논한 바 있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보면, 지금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박하고, 중대한 외교문제는 러시아문제, 중국문제, 중동문제가 아니라 조선문제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직접 들었다는 사실을 <로이터통신> 취재기자에게 전해준 미국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는 그런 정보보고가 언제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CNN> 2016년 12월 21일부 보도기사에서 그 날짜를 알아낼 수 있다. 그 보도기사는 ‘매일정보보고’를 거의 받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조선문제와 같은 특정한 문제에 관한 정보보고”를 국가정보기관에 요청하였고, 그 요청에 따라 특정한 문제에 관한 정보보고를 받았다고 하면서, 12월 21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트럼프 당선인이 성탄절 휴가로 머무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Mar-a-Lago) 휴양소로 갔다고 하였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16년 12월 21일 플로리다주 팜비취에 있는 마러라고 휴양소 안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맨 앞에 있는 사람이 트럼프 당선인이고, 가운데 보이는 사람이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사람이 레인스 프리버스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이다. 그 날 저 호화로운 휴양소에서 만난 이 세 사람은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들었던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에 관한 대책을 숙의하였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움직임을 살펴보면, 2016년 12월 19일 또는 20일에 트럼프 당선인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국가정보기관 고위관리로부터 조선에 관한 특별기밀정보와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특별기밀정보를 함께 들었고, 12월 21일 마러라고에서 특별기밀정보와 관련된 대책을 논의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에프페(AFP)통신> 2016년 1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그 자리에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레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도 참석하였다. 트럼프-플린-프리버스 3인 회동이었던 것이다.

그처럼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12월 21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프리버스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와 함께 특별기밀정보에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였으므로, 2017년 1월 2일 트위터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논의한 대책은 무엇일까?


6. 조미핵대결 끝낼 대격변 향해 흐르기 시작한 2017년

지금 트럼프 당선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다. 왜냐하면, ‘키 리졸브’ 전쟁연습이 2017년 3월 초에 시작되기 전인 2월 하순에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쟁연습일정을 미리 발표할 것이기 때문이고, 더욱이 전쟁연습일정을 발표하기 훨씬 전에 전쟁연습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년 경험을 대비해본다면, 미국 국방부는 2017년 1월 중에 ‘키 리졸브’ 전쟁연습준비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질 선택의 여지는 두 가지 방향으로 좁혀진다.

첫째, 이미 시작된 ‘키 리졸브’ 전쟁연습준비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이미 예고한 대로 화성-14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고, 더 나아가 조선과 미국이 무력격돌을 벌이는 미증유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여기서 재론할 필요가 없다. ‘키 리졸브’ 전쟁연습준비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야말로 트럼프 행정부에게 죽음의 선택으로 될 것이다.
▲ <사진 10> 이 사진은 2016년 3월 15일 키 리졸브 조선침공전쟁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 해상작전구역으로 출동한 미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가 함재기들을 잔뜩 싣고 부산해군작전기지 부두에 접안하는 장면이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키 리졸브' 전쟁연습준비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조선은 이미 예고한 대로 화성-14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선과 미국이 무력격돌을 벌이는 미증유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키 리졸브' 전쟁연습준비를 중단시키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갓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에게 죽음의 선택으로 될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1월 20일 출범한 직후 ‘키 리졸브’ 전쟁연습을 취소하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키 리졸브’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화성-14 시험발사를 유예할 것으로 예견된다. 2015년 1월 9일 조선은 미국이 ‘키 리졸브’ 전쟁연습을 중단하면, 그에 상응하여 핵시험을 유예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키 리졸브’ 전쟁연습을 취소하면, 트럼프 반대파들로부터 조선에게 굴복하였다는 드센 공격을 받게 될 것이지만, ‘키 리졸브’ 전쟁연습취소는 당면한 조미전쟁위험을 감소시킬 유일한 비상대책이다. 1992년 1월 당시 부쉬 행정부가 ‘팀 스피릿’ 전쟁연습을 취소한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2017년 8월에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연습이 또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키 리졸브’ 전쟁연습을 취소해도 조미핵대결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전히 폐기해야 조미핵대결이 끝나게 될 것이다.

대조선적대정책을 완전히 폐기한다는 말은,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영구히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하고, 조선과 국교를 수립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행정부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조미정상회담을 통해서 가능하다. 명백하게도, 조미정상회담은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을 끝낼 유일무이한 방도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5월 18일 <로이터통신>과 대담할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겠다고 하면서 대화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는데, 대담자가 정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려느냐고 다시 묻자 “정말이야(Absolutely)”라고 단정적으로 답변하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선기간 중 5월 18일, 6월 3일, 6월 15일 세 차례에 걸쳐 조미정상회담에 대한 자신의 강한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한 트럼프 당선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밀사외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밀사를 평양에 급파하여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런 밀사외교는 이전에 언젠가 경험한 것 같은 기시감(déjà vu)을 느끼게 한다. 1971년 7월 9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헨리 키신저(Henry A. Kissinger)가 대통령 밀사로 베이징에 급파되어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를 만났고, 1972년 2월 21일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공식 방문하여 마오쩌둥(毛澤東)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 <사진 11> 이 사진은 1972년 2월 21일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여 마오쩌둥 당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장면이다. 닉슨 대통령은 마오 국가주석을 만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할 때, 윌리엄 로저스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가지 않고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과 키신저의 특별보좌관 윈스턴 로드만 대동하였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을 자신의 밀사로 베이징에 급파하여 미중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것처럼, 며칠 뒤 공식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을 자신의 밀사로 평양에 급파하여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할 것이다.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이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6.25전쟁 중에 한반도에서 무력격돌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이 그처럼 대통령 밀사 파견과 미중정상회담 개최로 적대관계를 급속히 해소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중국의 핵무력 고도화에서 찾을 수 있다. 1964년 10월 16일 자국의 첫 핵시험을 진행한 중국은 핵무력을 더욱 강화발전시켜, 1969년 9월 29일에는 3메가톤급 핵중력탄(nuclear gravity bomb)을 공중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고, 1970년 10월 14일에는 3.4메가톤급 핵중력탄을 공중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다.

미국에서 340킬로톤급 공중투하 핵중력탄이 생산되기 시작한 때가 1965년이었는데, 당시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었던 중국이 1968년에 메가톤급 핵중력탄을 공중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으니, 미국이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1969년 1월 20일에 출범한 닉슨 행정부는 1971년 7월에 대통령 밀사를 중국에 급파하였고, 그로부터 다섯 달 뒤 전격적으로 베이징에서 미중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대만주둔미국군 완전철수를 공약하였던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1960년대 후반 메가톤급 핵중력탄을 개발하여 공중투하시험에 성공하기는 하였지만, 당시 중국은 그 핵중력탄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갖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닉슨 행정부는 중국이 메가톤급 핵중력탄 공중투하시험에 성공하자 중국을 상대로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게 된 처지를 깨닫고, 미중정상회담을 진행하려는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오늘 조선은 1960년대 후반 중국이 보유했던 핵공격능력과는 대비할 수 없을 만큼 고도로 발전된 핵공격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 4발로 미국 본토 전역을 초토화할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준비를 갖춘 조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기다리며 화성-14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12> 1993년부터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막강한 핵공격능력이 완성된 올해에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전략전 선택에 직면하였다. 2017년은 23년 간의 조미핵대결을 끝낼 대격변을 향해 도도히 흐르기 시작하였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화성-14 시험발사준비사업은 지난 60여 년 동안 전쟁위험수위를 핵공갈과 핵위협으로 고조시켜온 것도 성차지 않아 이제는 온갖 경제제재와 인권공세, 모략선전과 압살음모를 총집중시키면서 조선을 붕괴시키려는 아메리카제국의 광란적 폭주를 영원히 끝장낼 전략적 선택으로 보일 것이다.

위에 서술한 1970년대 초 미중정상회담의 역사적 경험과 오늘날 트럼프 행정부의 다급한 처지를 결부해서 생각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동방의 핵강국’으로 자처하는 조선을 상대로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대통령 밀사를 평양에 급파하고 조미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략적 선택만이 조선과의 최후결전에서 참패를 피할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유일무이한 선택이며 최후의 출로이다.

23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2017년에 이르러 마침내 최종국면에 들어섰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전략적 선택에 직면하였다. 2017년은 23년간의 조미핵대결을 끝낼 대격변을 향해 도도히 흐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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