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0

트럼프 행정부, 한국방어 포기하고 대만방어 전력하려나?

[한호석의 개벽예감](231)
자주시보 2016년 12월 1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는 대만관계법이 예고한 돌출행동
2.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의 본질은 ‘미국해’를 방어하는 것
3. 대만을 귀속시킬 통일전쟁준비 다그치는 중국
4. 미국이 한국방어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할 수밖에 없는 까닭
5. 조선이 격동상태에 진입하였으니 미국에게 다른 출로는 없다

▲ <사진 1> 2016년 12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이잉원 대만총통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그 전화통화로 워싱턴과 베이징이 심하게 출렁거렸다. 중국은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하나의 중국 정책'을 훼손하지 말라고 엄중히 항의하였다. 2016년 5월 대만총통으로 선출된 차이잉원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하면서 대만의 분리독립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위험인물'인데, 트럼프가 그런 차이잉원과 전화통화를 하였으니 미중관계가 뒤틀리지 않을 수 없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는 대만관계법이 예고한 돌출행동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예측할 수 없는 파격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그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단행함으로써 미국이 지난 37년 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흔들어버렸고, 곧이어 관료출신자, 학계 인사, 군출신자들 가운데서 국무장관을 선발해오던 오랜 전통을 깨고 거대석유재벌기업 엑슨 모빌(Exxon Mobil)의 총수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하여 세상을 또 한 번 놀라게 하였다. 트럼프-차이잉원의 전화통화나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은 미국에서 불변의 공식처럼 인정되어온 전통과 관행을 뒤집어엎은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이 2017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격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세간의 소문이 시나브로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는 2016년 12월 2일에 있었다. 그 전화통화로 워싱턴과 베이징이 심하게 출렁거렸다. 예상치 못한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하나의 중국 정책’을 훼손하지 말라고 엄중히 항의하였다.

중국이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에 크게 반발한 까닭은, 미중국교수립 이후 생각할 수도 없었던 미국 대통령과 대만 총통의 전화통화가 갑작스럽게 돌출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공산당과 중국국민당이 1992년에 합의한 ‘92공식(共識)’을 부정하면서 대만을 독립국이라고 주장하는 ‘위험인물’ 차이잉원의 분리독립의지에 트럼프가 불을 붙여준 꼴이기 때문이다. ‘92공식’이란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공약한 것인데, 2016년 7월 21일 <워싱턴포스트>와 진행한 대담에서 차이잉원은 “여기 대만의 우리는 대만이 국가, 민주적인 국가(democratic country)라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분리독립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것이다.

그런데 미중관계를 뒤틀리게 만든 사태는 트럼프-차이잉원의 국제전화로 끝난 게 아니었다. 그 두 사람이 전화통화를 한 직후인 12월 6일 트럼프 정권인수단 외교참모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진 스티븐 예이츠(Stephen Yates)가 타이베이(臺北)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튿날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 만찬을 나누며 밀담을 주고받았다. 거기에 더하여, 2016년 12월 12일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을 방문 중인 매튜 매튜스(Matthew J. Matthews)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를 만나 대만이 미국과 양자투자협정(BIT),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고 하니, 미국 국무부가 이를 적극 지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차이잉원이 대만총통으로 선출된 것 자체가 중국-대만관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데, 반중정서를 가진 트럼프가 분리독립주의자 차이잉원과 전화통화를 하더니, 차이잉원이 트럼프 정권인수단 외교참모를 만났고, 대만과 미국이 양자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까지 체결하려 하고 있으니, 미중관계가 완전히 뒤틀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6년 12월 2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노회한 정객 헨리 키씬저를 만나 환담하는 장면이다. 그 날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고 뉴욕으로 돌아온 키씬저는 2016년 12월 6일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반중정서를 가진 트럼프와 분리독립의사를 가진 차이잉원의 등장으로 미중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하였음을 감지한 키씬저가 우려하는 것처럼, 최근 미중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한 것은 그 두 나라가 지난 37년 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훼손되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뉴욕과 타이베이의 시차를 계산하면 차이잉원-예이츠 회동이 진행된 것과 때를 같이하여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12월 6일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를 만났다. 키씬저는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였던 지난 12월 2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있었다. 트럼프와 차이잉원의 등장으로 미중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하였음을 감지한 노회한 정객 키씬저는 미중관계가 파탄으로 밀려가는 것을 막아보려고 뉴욕과 베이징을 그처럼 드바쁘게 오간 것이다. 키씬저가 우려하는 것처럼, 미중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한 것은 그 두 나라가 지난 37년 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훼손되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트럼프-차이잉원의 전화통화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뒤흔든 충격의 시발점이라고 보도하였지만, 그런 분석은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거죽만 훑어본 착오다.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는 트럼프가 미국 정치권에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추진해온 중국정책의 필연적 돌출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 1979년 1월 1일 이후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추진해온 중국정책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말해주는 것이 바로 미국의 국내법인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이다. 1979년 4월 10일 당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E. Carter, Jr.)의 서명으로 발효된 그 법은, 미국이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하지 못하고 ‘대만당국’이라는 격하된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실제로는 대만과 외교관계를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만방어공약을 법제화함으로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뒤집어엎은 반중노선의 집약체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대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처럼 위장한 것이고, 그에 따라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과 경제지원을 끊임없이 계속해왔다. 이것은 미국이 애초부터 ‘하나의 중국 정책’을 말로만 외우면서 실제로는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는 교활한 술책에 매달려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의 본질은 ‘미국해’를 방어하는 것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해군력을 강화하고 서태평양 진출을 본격화하자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더욱 노골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2005년 9월 18일 미국-대만기업협의회(US-Taiwan Business Council)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쌘 디에고(San Diego)에서 미국-대만 국방공업회의(US-Taiwan Defense Industry Conference)를 성대히 개최하였다. 2005년부터 해마다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그 회의에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현직 고위관리들, 대만 국방부의 현직 고위관리들, 그리고 양측 군사전문가들과 군수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대만의 군사력 증강문제를 협의한다.

▲ 사진 3> 이 사진은 대만 해군 소속 567t급 신형 미사일호위함이 항해하는 장면이다. 대만은 이 미사일호위함을 1척 가졌는데, 앞으로 11척을 더 생산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대만의 군사력 증강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은 미국의 대만정책이다. 미국-대만기업협의회는 해마다 9월 미국에서 미국-대만 국방공업회의를 개최하는데, 그 회의에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현직 고위관리들, 대만 국방부의 현직 고위관리들, 그리고 양측 군사전문가들과 군수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대만의 군사력 증강문제를 협의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해군력을 강화하여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집요한 차단의지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오는 아시아중시전략(Pivot-to-Asia Strategy) 또는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Asia-Pacific Rebalance Policy)에서 크게 강화되었다. 여러 각도에서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을 설명할 수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태평양의 패권을 틀어쥔 미국이 중국 주변국들과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을 약화시키고 분열시켜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은 지난 냉전기에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추진해왔던 중국봉쇄정책의 개정증보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래 미국 국무장관은 자기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해설하여 그 정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곤 하는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을 해설한 바 있다. 2011년 11월 그녀는 미국의 유력한 외교전문지 <대외정책(Foreign Policy)>에 발표한 장문의 논문 ‘미국의 태평양 세기(America's Pacific Century)’에서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을 해설하였는데, “미국은 앞으로 60년 이상 아시아태평양에 관여하는 단계를 설정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이른바 “전진배치외교(forward-deployed diplomacy)”를 거론하였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서술하겠지만,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의 전진배치외교를 밀고 나가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번에 차이잉원과의 전화통화로 미중관계를 뒤틀리게 만든 트럼프의 행동은 이미 5년 전에 힐러리 클린턴이 자기 논문에서 해설한 오바마의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을 실행에 옮긴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었고, 다만 트럼프식 돌출행동으로 나타나는 바람에 세상을 놀라게 한 것뿐이다.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오바마가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트럼프가 막춤을 춘 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은 미국이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본격적으로 가로막기 시작했음을 말해주는 것인데, 미국이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가로막기 위해 그어놓은 것이 이른바 태평양방어선(Pacific Defensive Perimeter)이다. 미국이 해상방어선을 자국 본토 앞바다에 그어놓았다면 용인되지만, 캘리포니아주 해안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무려 10,000여 km나 멀리 떨어진 바다에 방어선을 그어놓은 것은 해상방어선이 아니라 제국주의지배흉계와 반중국대결의지가 뒤엉킨 해양점령선인 것이 분명하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방어선이라는 말을 편의상 그대로 쓴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4월 15일 필리핀 케손 씨티의 아퀴날도 군사기지에서 진행된 '2016년도 발리카탄 합동군사연습'의 폐막식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안경을 쓰고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 미국 국방장관 애쉬튼 카터이다. 발리카탄 합동군사연습은 미국군과 필리핀군이 진행하는 연례합동군사연습이다. 발리카탄 미국-필리핀 합동군사연습도 한미합동군사연습, 미일합동군사연습과 더불어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오는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재균형정책은 태평양의 패권을 틀어쥔 미국이 중국 주변국들과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을 약화시키고 분열시켜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이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가로막으려면 일본 사세보(佐世保)에서 싱가포르(Singapore)에 이르는 광대한 바다 위에 약 4,500km의 해상방어선을 구축해야 하는데, 미국의 해군력만으로는 그처럼 긴 해상방어선을 지킬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동중국해, 필리핀해, 남중국해에 있는 중국의 주변나라들을 자기의 태평양방어선으로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미국의 태평양방어선은 일본 규슈(九州), 오끼나와(沖繩), 필리핀, 팔라완(Palawan), 싱가포르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방어선으로 구축된 것이다.

만일 중국이 미국의 태평양방어선을 돌파하고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면, 미국은 하와이까지 후퇴해야 하는데, 이것은 미국이 차지하였던 태평양을 거의 절반이나 잃어버리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은 2013년 10월 뉴욕의 어느 거대금융기관의 초청으로 마련된 회합에서 연설하면서 “우리가 태평양을 해방하였다. 우리가 태평양을 방어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태평양을 미국해(American Sea)라고 부를 수 있으며, 거기에는 캘리포니아 서부해안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모든 항로가 포함된다”고 목청을 높였는데, 만일 미국이 태평양방어선을 지키지 못해 ‘미국해’의 절반을 잃어버리면, 그것은 미국의 급속한 쇠락을 재촉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에게 있어서 ‘미국해’를 방어하는 것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활적인 국가안보문제로 되는 것이다.


 3. 대만을 귀속시킬 통일전쟁준비 다그치는 중국

동아시아지도를 펼치면, 중국이 날로 강해지는 자기 국력을 국외로 발산시킬 통로는 서태평양뿐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다른 지역은 주변나라들의 국경으로 막혀있고, 오직 서태평양만 열려있다. 중국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동중국해, 필리핀해, 남중국해부터 차지해야 하는데, 묘하게도 그 세 바다가 만나는 접점에 대만이 위치하고 있다. 이런 자연지리적 조건은 중국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대만부터 귀속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중국이 대만을 미국의 패권에 내맡긴 채로 서태평양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인 것이다. 미국의 방해를 물리치고 남중국해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한 중국이 그 여세를 몰아 대만을 귀속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1949년 말 패잔병과 피난민 200만명을 이끌고 대만으로 퇴각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귀속시키기 위한 무력공격을 세 차례 시도하였다. 이른바 ‘대만해협위기’로 알려진 전쟁위기가 그것이다. 이를테면, 제1차 대만해협위기는 1954년 9월 3일부터 1955년 5월 1일까지 지속되었고, 제2차 대만해협위기는 1958년 8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지속되었고, 제3차 대만해협위기는 1995년 7월 21일부터 1996년 3월 23일까지 지속되었다. 하지만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으로 급속히 몰려든 미국 항모타격단이 중국인민해방군의 해상진격을 번번이 가로막는 바람에 그 해협을 건널 수 없었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 항모타격단을 제압하고 대만에 상륙하여 대만을 점령, 귀속하기 위한 통일전쟁에 대비하면서 전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해왔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귀속시킬 통일전쟁을 준비하면서 기습타격, 상륙강습, 해상포위공격을 중심으로 전투력을 증강하는 최근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일본 언론매체 <산께이신붕(産經新聞)> 2015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1,500여 발로 무장한 미사일여단 12개를 중국 남부지역에 집중배치함으로써 대만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할 기습타격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대만 언론매체 <왕바오(旺報)> 2016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06년에 퇴역한 구식 전투기를 무인폭격기로 개조하여, 중국 남부지역에 2,000여 대를 집중배치함으로써 대만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할 기습타격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준바오(解放軍報)>를 인용한 홍콩 언론매체 <밍바오(明報)> 2016년 8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공격 주력부대들로 알려진 제1집단군 방공여단과 제31집단군 방공여단에 러시아산 또르(Tor) 지대공미사일체계 개량형을 우선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항공방어능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 <사진 5> 이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 상륙전연습의 한 장면이다. 고속공기부양정에 실려 이동한 전차가 해안에 상륙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귀속하기 위한 통일전쟁준비를 다그치고 있다. 중국의 통일전쟁은 대만해협을 건너려는 중국인민해방군 상륙부대를 가로막는 미국 항모타격단을 제압하고 대만에 상륙하여 대만을 점령하는 것이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력은 기습타격, 상륙강습, 해상포위공격을 중심으로 증강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3년 9월 9일 <왕바오>는 중국이 차세대 081형 상륙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는데, 이 차세대 상륙함은 배수량 25,000t, 길이 210m, 폭 30m이며, 수직이착륙공격헬기와 병력수송헬기 12대를 탑재할 수 있고, 헬기 4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은 081형 상륙함을 6~8척 건조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또한 홍콩의 언론매체 <밍바오> 2016년 1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신형 전차상륙함 4척을 실전배치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기습상륙능력을 증강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국의 온라인(online) 언론매체 <런민왕(人民網)> 2016년 12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10월 말 다롄(大連)에서 50,000t급 첫 국산 항공모함의 선체조립을 완료하였고, 2017년 초에 진수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2012년 9월 25일에 취역한 러시아산 항공모함 랴오닝(遼寧)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이 국산 항공모함을 진수하면, 중국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운용하게 되고, 그에 따라 대만을 해상에서 포위공격하는 작전능력이 배가되는 것이다.

그것만 아니다. 2016년 8월 31일 대만 국방부가 입법원에 제출한 ‘2016년 중국군 군사력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인민해방군에게 대만을 귀속시킬 통일전쟁을 2020년 안에 완료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12월 10일 중국 전략핵폭격기 2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접근하였고, 닷새 뒤에는 중국 항모타격단이 서해에서 실탄을 사용한 대규모 실전연습을 진행하였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이 무역불균형과 환율조작의혹을 놓고 경제전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위에 열거한 정보들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경제전쟁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 불과 철이 격돌하는 전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대만문제가 중국의 핵심이익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핵심이익이라는 점이다. 만일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여 귀속시키면, 미국의 태평양방어선이 무너지게 되므로, 대만은 태평양방어선의 전략적 지탱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전쟁을 준비하는 중국과 태평양방어선을 구축한 미국이 대만을 놓고 무력충돌을 벌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미중전쟁을 가상한 전쟁소설 ‘유령함대(Ghost Fleet)’가 2015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자, 그 소설이 미국군의 군사훈련교재로 되고, 미국 정보기관들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필독서로 읽힌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또한 2016년 12월 15일 중국 해군은 필리핀 수빅만 인근 해상에서 미국 해군이 운용하던 무인잠수정 2척 중 1척을 압류하였는데, 이 사건으로 미중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4. 미국이 한국방어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할 수밖에 없는 까닭

한국과 대만은 우발적인 충돌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특수지역들이며, 두 지역 가운데서 어느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다른 한 지역에서도 전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되는 특수지역들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한국과 대만을 태평양방어선과 구분하여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일 미국이 조선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한국을 잃어버리더라도 일본이 미국의 강력한 동맹으로 남아있을 것이므로 태평양방어선을 지탱할 수 있지만, 만일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대만을 잃어버리면 태평양방어선은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미국이 태평양방어선을 지탱하는 데서 한국보다 대만이 훨씬 더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동방의 핵강국들인 조선과 중국이 임의의 시각에 각각 통일전쟁에 돌입할 결전태세를 갖추고 결전의 시각을 기다리며 실전연습을 벌이고 있다. 그러므로 마침내 결전의 시각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방어선을 돌파하고,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방어선을 돌파하여 한국과 대만을 각각 점령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 두 나라의 군대들은 그런 전투능력과 작전계획을 가졌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 또는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상륙을 저지할 유일한 방도는 교전상대에게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밖에 없지만, 조선과 중국이 핵무력을 고도화하였기 때문에 미국은 그 두 나라 군대의 진격을 전술핵공격으로 저지하지 못한다. 만일 미국이 전술핵공격을 감행하는 경우, 조선과 중국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전략핵공격을 단행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그렇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6년 12월 1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강원도 원산 인근 해안에서 진행된 전선포병부대들의 포병대집중화력타격연습의 한 장면이다. 포사격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자행포의 강철포신들이 숲을 이루었다. 결전의 시각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방어선을 돌파하고,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방어선을 돌파하여 한국과 대만을 각각 점령할 전투능력과 작전계획을 가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이 아직 핵공격능력을 고도화하지 못하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없었던 지난 시기에는 미국이 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패권은 차츰 쇠퇴하는 중이다. 이를테면, 미국의 유력한 안보문제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은 ‘2015년 미국 군사력 지표(2015 Index of U.S. Military Strength)’의 결론부에서 미국이 두 개의 지역전쟁을 동시에 벌일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만일 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 거의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아시아 군사정세가 이처럼 변하였는데도, 정세를 오판한 미국이 두 개의 전쟁에 뛰어들면, 한국과 대만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사상 최악의 참패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은 한국과 대만 중에서 어느 한 지역을 포기해야 하는 아주 곤혹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1975년에 베트남을 포기하면서도 한국과 대만은 포기하지 않았는데, 동아시아 군사전략균형이 깨진 오늘에는 그 두 지역 중에서 어느 한 지역을 포기해야 하니 어찌 곤혹스럽지 않겠는가.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후퇴하면 태평양방어선을 지탱할 수 있지만,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고 필리핀으로 후퇴하면 태평양방어선을 지탱하지 못하고 하와이까지 후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이 한국방어를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누구보다 이해타산에 밝다는 거대재벌총수들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가 한국방어를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해야 할 국가안보 이해관계를 타산하지 못할 리 만무하다. 트럼프 정권인수단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훼손하면서 대만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한 까닭을 알 수 있다.


5. 조선이 격동상태에 진입하였으니 미국에게 다른 출로는 없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대외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미국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주는 민간외교연구기관이다. 대외관계협의회는 해마다 12월이 오면, 다음해에 미국이 직면하게 될 국가안보위험을 위험강도순위에 따라 정리하여 발표해왔는데, 그 협의회 산하 예방행동쎈터(Center for Preventive Action)가 미국의 외교정책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작성한 올해의 조사결과를 며칠 전에 발표하였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2017년에 일곱 가지 국가안보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인데, 제1순위에 오른 것은 러시아군과 나토군의 우발적인 무력충돌위험이고, 제2순위에 오른 것은 조선의 핵시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과 군사공격위험이다. 1년 전에는 씨리아의 내전격화위험이 제1순위에 올랐었고, 미국 본토나 동맹국들에 대한 테러공격위험이 제2순위에 올랐었고, 조선문제는 제4순위에 올랐었으며, 러시아문제는 아예 순위에 오르지도 않았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런데 미국의 외교전문가들은 군사정세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자기들의 두뇌 속에 주입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오판하는 경우가 흔하다. 위에서 언급한 위험강도순위 발표도 예외로 되지 않는다.러시아군과 나토군 사이에서 군사긴장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군사긴장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친러성향을 지닌 트럼프 당선인과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국가안보좌관 내정자가 등장한데다가, 그 두 사람보다 더 강한 친러성향을 가진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 내정자로 등장하였으니, 러시아군과 나토군의 전쟁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명백하다.

그와 달리, 최근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2020년 안에 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통일전쟁준비를 다그치고 있지만, 조선인민군은 앞으로 3년 안에 무력통일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2013년에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임의의 시각에 통일대전에 돌입할 격동상태에 있다. 최근 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래와 같은 격동적인 움직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6년 12월 1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강원도 원산 인근 해안에서 진행된 전선포병부대들의 포병대집중화력타격연습을 현장감시소에서 지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조선의 통일대전 가능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2020년 안에 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하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통일전쟁준비를 다그치고 있지만, 조선인민군은 앞으로 3년 안에 무력통일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2013년에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임의의 시각에 통일대전에 돌입할 격동상태에 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군을 확정하는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함으로써 한국방어를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하는 길밖에 다른 출로가 없어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도꾜신붕(東京新聞)> 2016년 1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지난 9월 중국산 휘발유, 항공유, 디젤유를 22,800t이나 대량 수입했는데, 이런 유류수입량은 전년에 대비하여 6.3배나 급증한 것이라고 한다. 9월 유류수입양이 그처럼 급증하였다면, 10월부터 12월까지 기간에 유류수입양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휘발유, 항공유, 디젤유는 가장 중요한 전시물자들인데, 조선이 그런 주요전시물자를 대량으로 수입, 비축하였으니 통일대전을 앞둔 격동상태에 들어간 것이 아닐까?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지난 12월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일반여객의 열차이용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고 한다. 조선인민군이 전투정치훈련을 시작한 12월 1일에 일반여객의 열차이용이 중단된 것은, 통일대전에 필요한 전시물자를 열차로 수송하는 격동상태에 들어간 것이 아닐까?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12월 1일부터 8일까지 진행하기로 예정된 정치사상학습과 군사이론학습을 12월 5일에 내린 특별지시로 갑자기 중단하였고, 최전방 야전부대들에게 “적들의 도발에 절대로 걸려들지 말라”는 긴급명령이 내려졌고, 전군에 윤활유가 추가로 공급되었다고 한다. 정례적으로 진행하던 조선인민군에게 정치사상학습과 군사이론학습을 갑자기 중단하라는 특별지시가 내려졌고, “적들의 도발에 걸려들지 말라”는 긴급명령이 내려졌고, 전군에 윤활유가 추가로 공급된 것은 통일대전을 앞둔 격동상태에 들어선 것이 아닐까?

미국의 보도전문 텔레비전방송 <CNN> 2016년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합참본부는 지난 몇 달 동안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의 지휘에 따라 합참본부 사령관들과 야전사령관들이 총동원되어 군사전략을 수립하였는데, 그에 관한 비밀보고서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군 지휘부가 수립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담은 그 비밀보고서의 부록에 미국이 직면한 군사적 위험이 서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거기에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미국군 지휘부가 총동원되어 몇 달 동안 작성한 비밀군사보고서에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내용이 들어갔다고 하니, 트럼프 당선인은 그 비밀군사보고서에서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왜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을 거두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CNN>은 2016년 12월 9일 보도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하였는데, 2016년 12월 13일 미국 위스콘신주 웨스트 앨리스(West Allis)에서 진행된 마지막 당선사례순회연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가 국무장관에 내정한 렉스 틸러슨이 미국에게 적대적이거나 미국과 가깝지 않은 외국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높이 평가함으로써 조미대화의 가능성을 암시하였다. 하지만, 위에 서술한 정세분석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군을 확정하는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함으로써 한국방어를 포기하고 대만방어에 전력하는 길밖에 다른 출로가 없어 보인다. 외국의 정상들이나 외국의 재벌총수들과 만나 협상경험을 쌓아온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조미정상회담이라는 마지막 출로만 남아있는 미국의 긴박한 사정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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