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6년 03월 2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이 보유한 300mm 방사포는 두 종류다
2. 세계 최고 수준의 사거리를 자랑하는 방사포
3. 유도방사탄이 아니라 조종방사탄이다
4. 200km 밖에 있는 1m 크기의 표적을 맞춘 명중률
|
1. 조선이 보유한 300mm 방사포는 두 종류
우리나라 지도를 펼치면 동해안의 명소인 원산만을 찾을 수 있다. 원산만 남쪽 끝은 강원도 원산시 인근 갈마반도에 있고, 북쪽 끝은 함경남도 금야군 동남쪽 호도반도에 있다. 2016년 3월 3일 오전 10시, 호도반도에서 커다란 폭음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지축을 흔들었다. 그것은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현지지도로 진행된 신형 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에서 울려나온 사격폭음이었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2016년 3월 3일 신형 대구경방사포가 시험사격에 등장하였는데, 그 방사포는 대구경 방사탄 8발을 한꺼번에 연속사격하는 매우 위력적인 무기다.
조선의 대구경방사포에 관한 기사가 한국 언론에 처음 나온 때는 2012년 2월 하순이었다.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2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사거리가 200km인 300mm 방사포가 조선에서 개발되었는데, 그 방사포는 포탄길이가 3m를 넘고,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되며, 발사관 12개를 탑재한 차량에서 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300mm 방사포에 대한 위와 같은 추측보도는 실제모습과 다소 차이가 났다. 조선이 300mm 방사포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던 4년 전, 그 실물을 보지 못한 한국군 당국은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언론매체들은 부정확한 추측보도를 내보냈던 것이다.
그로로부터 3년이 지난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행진 중에 300mm 방사포가 처음 자태를 드러냈다. 3축6륜 차량에 탑재된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2012년 2월 22일 <중앙일보>가 보도하였던 300mm 방사포는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바로 그 방사포다.
|
그런데 이번에 시험사격에 등장한 300mm 방사포는 2015년 10월 10일 열병행진에 등장한 300mm 방사포와 다른 모습이다.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해 열병행진에 등장한 300mm 방사포는 원통형 발사관 8개를 4개씩 두 다발로 묶어 탑재한 모습이었는데, 이번 시험사격에 등장한 300mm 방사포는 원통형 발사관이 각각 4개씩 들어간 상자형 발사함 2개를 탑재한 모습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조선이 보유한 300mm 방사포가 두 종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2년 이전에 개발된 300mm 방사포도 있고, 2012년 이후에 개발된 300mm 방사포도 있는 것이다. 2015년 10월 10일 열병행진에 등장한, 원통형 발사관 8개로 구성된 300mm 방사포는 2012년 이전에 개발된 것이고, 2016년 3월 3일 시험사격에 등장한, 상자형 발사함 2개로 구성된 300mm 방사포는 2012년 이후에 개발된 것이다.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기존 300mm 방사포가 2012년에 개발되었다는 추측보도를 내보냈지만, 그것은 오보다. 조선에서 240mm 12관 방사포가 개발된 때는 1984년이고, 그보다 성능이 향상된 240mm 22관 방사포가 개발된 때는 1990년인데, 1990년부터 2012년까지 장장 22년 동안 조선이 신형 방사포를 개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다. 조선이 기존 300mm 방사포를 개발한 시점은 2012년이 아니라 2000년대 중반인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2년에 현대전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 식의 강위력한 타격수단인 신형 대구경장거리방사포 개발을 직접 발기하시였으며 지난 3년 간 개발단계의 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무려 13차례나 화선에서 직접 지도하시며...온갖 심혈과 로고를 다 바쳐오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2000년대 중반에 실전배치된 기존 300mm 방사포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신형 300mm 방사포를 개발하도록 해당부문에 지시하였을 뿐 아니라, 신형 방사포를 개발하는 전 과정을 정력적으로 이끌어왔던 것이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호도반도에서 대구경방사포 6발을 쏘는 시험사격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그런 시험사격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나가 현지지도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신형 300mm 방사포가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와 가르치심을 받으며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연구개발완성”되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지난 3년 동안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정력적인 지도로 개발된 신형 300mm 방사포는 기존 300mm 방사포보다 더 우수한 첨단성능을 지닌 방사포다. <사진 3>
|
그런데 2016년 3월 4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신형 300mm 방사포 시험사격 소식을 전한 보도기사에서 난해한 문장이 한 군데 눈에 띈다. 신형 300mm 방사포를 “조선인민군 예비포병부대들에 실전배비하게 된다”는 문장인데,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기존 무장장비는 예비부대에 실전배비하고, 신형 무장장비는 정규부대에 실전배비하는 법인데, 위의 문장에서는 신형 대구경방사포가 예비포병부대들에 실전배비된다고 했으니, 이것은 무슨 뜻일까?
그 문장을 곱씹어보면, 정규포병부대들에 실전배비된 기존 300mm 방사포를 신형 300mm 방사포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방사포를 배비하지 않은 예비포병부대들에 신형 300mm 방사포를 배비함으로써 그 부대들을 정규포병부대들로 격상, 완비시킨다는 뜻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신형 300mm 방사포로 무장한 최정예 포병부대들이 그만큼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신형 300mm 방사포로 무장할 예비포병부대들이 미리 편성되어 훈련을 받아왔음을 의미한다. 기존 300mm 방사포와 다른 최신형 방사포를 능숙하게 다룰 포병부대를 새로 편성하고 그들을 미리 훈련시킨 것으로 보인다.
|
2. 세계 최고 수준의 사거리를 자랑하는 방사포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지난 3년 동안 “온갖 심혈과 로고를 다 바쳐” 개발사업을 직접 이끌어왔고, 개발기간 중에 현지지도한 시험사격만 해도 무려 13회나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신형 300mm 방사포가 최신군사과학기술로 제작된 방사포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신형 300mm 방사포가 말해주는 사연은 아래와 같다.
첫째, 한국군 합참본부는 처음에 신형 300mm 방사포의 시험사격회수가 8~9발이라고 하더니 나중에 5발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들은 시험사격회수가 몇 발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사진 4> 한국군 합참본부가 그처럼 기초적인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까닭은 신형 300mm 방사포가 시험사격한 방사탄들이 낮은 고도로 비행하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00mm 방사탄이 날아가는 최고비행고도는 지표면으로부터 30km 정도에 이르는데, 이번에 시험사격한 300mm 방사탄은 그보다 훨씬 더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것이다. 한국군이 운용하는 감시레이더는 자기 지역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상공에서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포착하기는 쉽지만, 거기서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포착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시험사격회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포물선 궤적을 따라 높은 고도로 솟구쳤다가 초고속으로 낙하하지만, 방사탄은 사이가 벌어진 디귿자를 엎어놓은 형태의 궤적을 따라 낮은 고도로 고속비행을 한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방사탄을 요격할 수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고, 미국군과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방사포를 두려워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중국이 생산한 302mm 8관 방사포 웨이시(衛士)-1B의 사거리는 180km다. 러시아가 2014년부터 실전배치하고 있는 최신형 300mm 토네이도(Tornado) 8관 방사포의 사거리는 90km를 넘지 못한다. 중국은 방사포 사거리를 180km에서 200km로 늘이기 위해 지름이 400mm나 되는 초대형 방사포를 만들어야 했다. 400mm 6관 방사포 웨이시-2의 사거리가 200km다.
그에 비해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300mm 8관 방사포의 사거리는 230km다. 조선의 신형 300mm 방사포 사거리를 200km로 추정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가 나오는 바람에, 그 방사포의 사거리가 200km인 것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문화일보> 2015년 4월 7일 보도기사에 나온 한국군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그 방사포의 사거리는 정확히 230km다. 조선의 신형 300mm 방사포는 방사포개발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러시아와 중국을 앞지른 세계 최고 수준의 사거리를 자랑한다. <사진 5>
|
셋째,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존 300mm 방사포는 원통형 발사관에서 쏘는 것이고, 신형 300mm 방사포는 상자형 발사함에서 쏘는 것인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원통형 발사관에서는 300mm 방사탄만 쏠 수 있지만, 상자형 발사함에서는 300mm 방사탄과 240mm 방사탄을 모두 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원통형 발사관에서는 사거리가 230km인 300mm 방사탄만 쏘게 되므로 60~230km에 이르는 구역을 타격할 수 있는데, 상자형 발사함에서는 사거리가 230km인 300mm 방사탄과 사거리가 90km인 240mm 방사탄을 선택적으로 쏠 수 있으므로 20~230km에 이르는 더 넓은 구역을 타격할 수 있다.
3. 유도방사탄이 아니라 조종방사탄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형 300mm 방사포를 개발해온 3년 과정에서 “조종방사탄의 비행조종안정성을 최신 군사과학기술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시키”는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한다. 조종방사탄의 비행조종안정성을 최신 군사과학기술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시켰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유도장치가 없는 240mm 방사탄의 비행안정성은 전적으로 관성력에 의존한다. 240mm 방사탄은 유도방사탄이 아니라 비유도방사탄(unguided rocket)이다. 그런데 사거리가 100km 이상으로 늘어난 장거리방사탄에 유도장치가 없으면, 명중률이 크게 떨어져 사용하지 못한다. 따라서 사거리가 230km나 되는 300mm 방사탄에는 반드시 유도장치를 내장해야 한다.
|
300mm 방사탄에는 어떤 유도장치가 들어있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300mm 방사탄에 어떤 유도장치가 들어있는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사례를 보면 300mm 방사탄에는 위성항법장치가 들어있다. 위성항법장치가 들어있는 300mm 방사탄은 위성지도에서 파악한 정밀좌표를 추적하는 유도비행으로 날아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표적을 정확히 격파할 수 있다. <사진 6>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2012년 이전에 개발한 기존 300mm 방사탄에도 위성항법장치가 들어있고, 이번에 개발한 신형 300mm 방사탄에도 위성항법장치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기존 방사탄이나 신형 방사탄이나 성능면에서 서로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은 왜 지난 3년 동안 신형 방사탄을 개발해온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줄 단서는 신형 방사탄의 명칭에 들어있다. 기존 방사탄이나 신형 방사탄이 모두 위성항법장치를 내장한 것이므로 유도방사탄(guided rocket)이라고 불러야 마땅한데, 조선에서는 이번에 새로 개발된 신형 방사탄을 조종방사탄(control rocket)이라고 부른다.
유도방사탄과 조종방사탄은 어떻게 다를까? 유도방사탄은 위성항법장치를 가동하여 유도비행을 하는 방사탄이고, 조종방사탄은 위성항법장치를 가동하여 유도비행을 할 뿐 아니라 사람이 직접 조종하여 조종비행도 하는 새로운 개념의 방사탄이다.
유도체계(guidance system)와 조종체계(control system)는 구별되는 개념인데, 기존 300mm 방사탄은 유도체계만 갖춘 방사탄이고, 신형 300mm 방사탄은 유도체계와 조종체계를 모두 갖춘 방사탄인 것이다.
위성항법장치로 유도비행을 하는 방사탄은 위성지도에 나타난 정밀좌표를 추적하는 유도비행으로 날아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표적을 정확히 격파할 수 있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표적의 좌표는 위성지도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동표적을 격파하기는 힘들다. 200여 km 밖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어떻게 하면 300mm 방사탄으로 격파할 수 있을까? 이것이 3년 전 신형 300mm 방사포 개발사업에 착수한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제기된 고심어린 연구과제였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이동표적의 좌표는 위성지도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동표적 부근에 은밀히 침투한 정찰병이 파악한 이동표적의 좌표를 자기 포병부대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시에 정찰병이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더욱이 해상이동표적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바다는 은폐물이 전혀 없어서 정찰병이 배를 타고 접근할 수도 없다.
지상에서도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고, 해상에서도 이동표적에 접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정찰수단이 있으니, 그게 바로 무인정찰기다.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신형 300mm 방사탄은 무인정찰기로 조종되는 조종방사탄인 것이다. 신형 300mm 조종방사탄은 이동표적 상공에 침투한 무인정찰기가 발신하는 신호전파에 따라 조종되어 표적에 정확히 명중하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
<사진 7>은 300mm 조종방사탄이 동해의 작은 무인도에 설치된 표적에 명중하는 순간장면이다. 이 사진은 300mm 조종방사탄이 200여 km 밖에 있는, 지름이 약 10m 되는 표적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로써 300mm 조종방사탄은 자기의 정밀타격능력을 입증하였는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 조종방사탄의 명중성이 “신기할 정도로 정확”하다고 보도하였다.
2016년 3월 4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300mm 조종방사탄이 무인도에 설치된 고정표적에 명중하는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여러 장이지만, 촬영각도와 촬영거리가 다를 뿐 똑같은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시험사격에서 방사탄 6발이 발사되었다고 하는데,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온 표적명중사진은 똑같은 장면을 찍은 사진들 뿐이다. 나머지 방사탄 5발이 다른 표적들에 각각 명중하는 사진들은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조선 언론매체들의 2016년 3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신형 300mm 방사포 시험사격에서 “적대상물로 가상하여 견고하게 설비한 인원, 땅크, 포, 전투차 은폐부들을 콩가루 같이 부서뜨”렸다고 하는데, 그 보도기사에서 지적한 병력, 전차, 포, 전투차량은 이동표적들이다. 고정표적이라면 견고하게 설치하였다고 표현하는데, 이동표적이므로 견고하게 설비하였다고 표현한 것이다. 비록 표적명중사진들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날 시험사격에 등장한 신형 300mm 방사포는 이동하는 병력을 가상한 이동표적들, 기동하는 전차, 자주포, 전투차량 등을 가상한 이동표적들을 조종방사탄으로 정확하게 타격한 것이다. 이동표적의 정밀좌표를 포병부대에 실시간 전송해주는 무인정찰기 한 대가 이동표적들이 움직이는 타격목표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200km 밖에 있는 1m 크기의 표적을 맞춘 명중률
2016년 3월 3일 300mm 조종방사탄을 발사하여 200여 km 밖에 있는 고정표적과 이동표적들을 정확히 맞춘 시험사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소식이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시험사격이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두 번째 시험사격이 지난 3월 21일에 다시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두 번째 시험사격을 최종시험사격이라고 하였다. 한국군 합참본부 발표에 따르면, 2016년 3월 21일 오후 3시 19분부터 4시 5분 사이에 함경남도 함흥 남방 20여 km 지점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발사체 5발이 발사되었는데, 그 발사체들은 약 200km를 날아갔다고 한다. 함흥 남방 20여 km 지점은 호도반도의 남단이다.
|
<사진 8>은 동해의 어느 암초에 설치된 아주 작은 표적에 300mm 조종방사탄이 명중하는 순간장면이다. 1차 시험사격에서 쓰인 고정표적의 크기는 약 10m였는데, 최종시험사격에서 쓰인 고정표적은 길이가 1m 정도로 보이는 십자형 표적이다. 그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300mm 조종방사탄은 200여 km 떨어진 암초에 설치된, 크기가 1m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고정표적에 명중한 것이다. 그 날 최종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명중성이 바늘귀를 꿰듯 대단히 정확한데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표적명중사진을 찍은 촬영각도를 보면, 그 사진은 표적이 설치된 암초 인근 상공에서 찍은 것이다. 300mm 방사탄이 날아오는 상공에 항공기를 띄워 공중촬영을 할 수 없으므로, 무인정찰기가 현장 상공에 선회비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지난 3월 3일 시험사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왜 3월 21일에 최종시험사격을 또 다시 진행한 것일까? 1차 시험사격이 병력, 전차, 자주포, 장갑차 같은 지상이동표적들을 격파하는 정밀타격시험이었다면, 최종시험사격은 크기가 지상이동표적들보다 더 작은 해상이동표적을 맞추는 초정밀타격시험이었다.
한국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종시험사격에서 신형 300mm 방사탄 5발이 발사되었는데, 조선 언론매체들은 촬영각도와 촬영거리만 다를 뿐 똑같은 장면을 찍은 표적명중사진들만 실었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4장의 사진은 신형 300mm 방사탄이 크기가 아주 작은 해상이동표적들에 명중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에서는 1~2 ㎢ 넓이의 구역을 집중사격으로 초토화하는 것을 면타격이라 하고, 크기가 1m 정도 되는 아주 작은 표적을 맞추는 초정밀타격을 점타격이라 한다. 원래 방사포는 넓은 구역을 초토화하는 면타격수단인데, 이번에 조선은 점타격에 쓰이는 초정밀 조종방사탄을 개발한 것이다. 조선이 개발한 300mm 조종방사탄은 음속보다 4배나 빠른 속도로 날아가 230km 밖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1m 크기의 아주 작은 이동표적을 격파하는 초정밀타격수단이다.
전시에 신형 300mm 조종방사탄이 초정밀타격성능을 발휘하려면, 이동표적 인근 상공에 무인정찰기를 침투시켜야 한다. 무인정찰기가
|
교전상대의 방공감시망을 뚫고 들어가 적진에 은밀히 침투하려면 감시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도록 비행체가 아주 작아야 하고, 지상에서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높은 고도로 비행해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진행된 신형 300mm 방사포 시험사격에 등장한 조선의 무인정찰기는 고고도 소형무인정찰기인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 서술한 사건을 보면, 이번에 진행된 신형 300mm 방사포 시험사격에 고고도 소형무인정찰기가 등장했다고 보는 것이 막연한 상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진 9>
2016년 3월 18일 한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오전 경상북도 대구에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부대 안팎에서 대남전단 400여 장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전단이 공군기지 밖에만 뿌려졌다면 사람이 기지주변에 접근하여 뿌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공군기지 안에까지 전단이 뿌려진 것은 공중에서 살포되었음을 의미한다. 전단뭉치를 매단 큰 풍선이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대구 상공까지 300여 km를 비행할 수 없으므로, 조선의 무인항공기가 대구 상공에 나타나 조용히 전단을 뿌리고 돌아간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조선인민군이 왕복항속거리가 600km나 되는 고성능 무인정찰기를 운용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그 무인정찰기가 한국군 방공감시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갈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지금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한국군 방공감시망을 대구 상공까지 뚫어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조선인민군 정찰부대가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3군통합기지 상공으로 무인정찰기를 침투시키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신형 300mm 방사포를 기습발사하면, 3군통합기지를 격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기지 안에서 이동하는 차량이나 걸어다니는 사람까지 족집게식으로 타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군사분계선에서 200km 떨어진 3군통합기지가 그처럼 위험에 노출되었으니,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서울의 청와대, 주한미국대사관, 주한미국군사령부 등이 선제기습타격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무인정찰기와 신형 300mm 방사포를 동원하는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은 한국군이 가장 경계해야 할 치명적인 위험이다.
하지만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자기의 방공감시망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은 줄도 모르고, 조선인민군 신형 300mm 방사포가 자기의 대공방어망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게 되는 줄도 모르고 있다. 그 커다란 구멍으로 조선인민군의 무인정찰기와 300mm 조종방사탄이 금시라도 날아올 기세다. 이른바 ‘참수작전’이니 ‘평양진격’이니 하는 선동공세를 남발한 미국군과 한국군의 대조선전쟁합동연습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불러왔고, 조선을 격분시키는 자극발언을 계속 쏟아낸 청와대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알림]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와 모바일 뷰
위의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QR Code )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보세요.
스마트폰 사용자는 웹버전과 같은 주소 www.changesk.blogspot.com 에서 자동으로 모바일 뷰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