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6

전운 몰고 오는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

[한호석의 개벽예감](144)
자주민보 2015년 01월 0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2월 19일 소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고 발표하였고, 2015년 1월 2일에는 그에 따른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하였다. 그러나 소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그의 발표내용은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지 않은 자의적 가설을 진실로 규정해버린 날조였고, 그런 날조에 의거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빚어낸 불행한 산물이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줄 것이다.     © 자주민보


오바마는 왜 하필 1월 2일에 대북추가제재조치를 발동하였을까?
 
미국은 새해 벽두부터 위험천만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북을 쏘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Sony Pictures Entertainment)라는 영화제작보급사에 대한 해킹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 것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를 발동한다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이 지난 1월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동되었다. <사진 1> 그 행정명령에서 지정된 미국의 제재대상들은 북의 정찰총국,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조선단군무역회사, 그리고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소속 개별인사 8명, 조선단군무역회사 소속 개별인사 1명, 그리고 관리인 1명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미국연방수사국(FBI)이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중앙정보국(CIA)과 미국국방정보국(DIA)에서 정보기술담당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2013년 6월에 폭로한 내용이 전 세계에 경악과 충격을 안겨준 바 있는데, 그 폭로내용에 따르면 미국국가안보국(NSA)은 2009년 이후 전 세계에서 61,000개 이상의 대상들을 해킹해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 최악의 해킹범죄국이 미국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연방수사국은 증거도 없이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해버린 것이다. 세계 최악의 해킹범죄국이 해킹대상국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증거가 없는데도 제멋대로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하였으니,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라는 북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북이 미국의 그런 파렴치한 행위를 전면 부정,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4년 12월 21일 북측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미국은 함부로 남을 걸고들기 전에 저지른 악행을 놓고 인류 앞에 심각히 사죄하여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미련방수사국이 발표한 모든 근거라는 것이 분명치 못한 과학기술적 자료와 꾸며낸 요설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며, 따라서 미련방수사국의 성명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새로운 날조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북을 걸고든 “미국의 날강도적 처사”를 비난하였다. 북측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014년 12월 27일에도 ‘고의적인 악행에 매달릴수록 상상 밖의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에서 “<쏘니 픽쳐스>에 대한 해킹공격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줄임) 미국이 <쏘니 픽쳐스> 해킹공격자가 우리라고 계속 강변하려면 지금이라도 반드시 그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만약 미련방수사국의 표현대로 <민감한 정보원천보호> 때문에 증거를 공개할 수 없다면 우리와 비공개리에 공동조사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미성향에 젖은 남측 언론계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의 싸이버보안업체들과 정보기술보안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을 부인하는 견해들이 속속 제기되었다. 그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은 미국 내부에서 강한 의혹과 비판을 받기 시작한 것인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14년 연말 미국의 싸이버보안업계에서는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입증할 수 없다는 입증불가론이 제기되었다. 입증불가론을 제기한 수많은 미국인 전문가들 가운데 미국 언론보도에 등장한 주요인사들을 열거하면, 싸이버보안업체 ‘트러스팃쎅(TrustedSec)’ 최고경영자(CEO) 데이빗 케네디(David Kennedy), 싸이버보안업체 ‘태아이어 글로벌(Taia Global)’  최고경영자 제프리 카아(Jeffrey Carr), 싸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 최고경영자 케빈 맨디아(Kevin Mandia), 싸이버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정보기술보안전문가 마크 로저스(Marc Rogers), 국제적으로 소문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 출신 헥터 먼시거(Hector Monsegur), 정보기술보안전문가 스캇 보그(Scott Borg) 등이다.

둘째, 쏘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쏘니 해킹은 그 영화제작보급사에서 해고당한 정보기술담당직원 6명이 자기들을 해고한 회사측에 불만을 품고 저질렀다는 내부범행설이 제기되었다. 싸이버보안업체 노스(Norse)의 선임부회장 커트 스탬버거(Kurt Stammberger)가 그런 내부범행설을 제기한 바 있다. 2014년 12월 29일 이 싸이버보안업체는 내부범행설에 관한 자기들의 독자적인 조사결과를 쏘니해킹사건수사를 담당한 미국연방수사국에 설명하였다.

2014년 연말에 위와 같은 입증불가론과 내부범행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자, 쏘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미국연방수사국의 수사결과가 허위날조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 그런 수사결과에 근거하여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도 중상모략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미국 여론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만일 미국연방수사국이 발표한 수사결과가 허위날조로 판명되는 경우, 미국은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북을 중상모략하였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상황이 그처럼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오바마 대통령은 자기들이 꺼내놓은 ‘북의 쏘니 해킹설’을 움직일 수 없는 기정사실로 만들어줄 긴급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의 싸이버보안업계에서 제기된 입증불가론과 내부범행설이 더 이상 파급되지 않도록 여론을 돌려세워야 하였다. 워싱턴 디씨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의 골프장 잔디밭에서 골프채를 연신 휘두르며 연말연시 망중한을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이례적으로 휴가지에서 서둘러 대북제재행정명령에 서명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 않았을 뿐더러 그 영화제작보급사에서 쫓겨난 해고자들의 소행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제시되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쏘니 해킹이 북측 정찰총국의 소행이라고 발표하였다는 사실이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오바마의 그런 행동은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중상모략한 것이다.

지난 시기 남측 언론들에 보도된 관련내용을 종합하면, 2009년 2월에 통합, 신설된 북의 정찰총국은 국방위원회 직속기관이라고 한다. 북의 헌법 제100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명시하였고, 북의 헌법 제106조는 국방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으로 명시하였다. 이런 헌법규정을 이해하면, 북의 정찰총국은 북의 최고영도자에게 직접 보고하고 직접 지시를 받는 핵심기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 북에서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정찰총국을 증거도 없이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하였으니,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국의 그런 행위는 정찰총국에 대한 중상모략이고, 더 나아가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에 대한 도발로 보일 것이다.

▲ <사진 2> 2015년 1월 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징벌을 가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따르면, 북은 자기를 증거도 없이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미국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징벌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으로 지금 북미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고, 전쟁위기는 전례없이 심화되었다.     © 자주민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에 미국이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한 것도 모자라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한 것은 북을 극도로 자극하여 격노와 징벌의지를 불러일으킨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이 미국으로부터 그런 중상모략과 도발을 받고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조용히 넘어가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징벌을 가할 것입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2>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제재행정명령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5년 신년사를 발표한 다음날 발동되었으므로, 2015년 신년사에는 대북제재행정명령을 발동한 미국의 도발에 대한 언급이 들어있지 않다. 백악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바로 다음날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제재행정명령이 나오도록 발표시점을 조절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함으로써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극도로 자극한 미국의 도발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전운을 몰아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으로 벌어진 현 사태는 너무 심각하다.
 
 
‘우뚜바’와 ‘날치’로 강화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력
 
미국이 이번에 쏘니 해킹을 빌미로 하여 대북적대행위를 추가하기 훨씬 전부터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행위가 2015년에 더욱 험악해져 전쟁위험이 다가올 것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완료하였고, 2015년에 접어든 지금 조선인민군 전군은 최후결전에 돌입할 시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4년 한 해 동안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몇몇 글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는데, 이 글에서는 북의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와 관련하여 최근에 나온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몇 가지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서술한다. 

첫째, 조선인민군은 최근 기습공격력을 급속히 강화하였다. 2014년 12월 25일 남측 국방부가 펴낸 ‘북한 및 주변국 군사력 현황’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을 기준으로 북의 군용기가 230여 대 증가하였는데,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4년 12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에서는 군용기 중에서도 특히 북에서 ‘우뚜바’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자국산 저고도침투기 AN-2와 북이 자체로 생산하는 무장헬기의 지속적인 증강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저고도작전기들인 AN-2와 무장헬기는 모두 기습공격전에 동원되는 공중이동수단들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의 자료에 따르면, 북이 보유한 AN-2는 모두 500대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이 최근 2년 동안 AN-2 증산에 힘을 집중하였으므로, 그 보유대수는 2015년 초를 기준으로 약 700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5월 1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4’에 참가한 AN-2는 “30m의 초저공비행”을 하면서 지상표적물을 향해 로켓포를 연속발사한 바 있다. 이것은 북이 AN-2를 저도고기습침투기로만 사용하지 않고 저고도로켓포공격기로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N-2에 장착된 로켓포발사기에는 사거리 5km의 로켓포탄이 16발씩 장전된다.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4년 1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2014년 11월 중순부터 AN-2를 동원한 항공륙전대 공수강하훈련을 연속적으로 실시하였는데, 훈련빈도가 예년에 비해 무려 20여 배나 급증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미국군 공수특전단에 대비되는 공중침투부대다. 위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4년 11월 중순에서 12월 초까지 실시된, AN-2를 저고도기습침투기로 이용한 공수강하훈련에는 항공륙전병 10,000~15,000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가 저고도기습침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수강하훈련을 지난 연말에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4년 말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AN-2를 이용하여 최장 300km에 이르는 장거리기습공격훈련을 “이례적으로” 실시하였다고 한다. 그는 왜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시기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백두산에서 가까운 량강도 삼지연비행장에서 AN-2를 타고 비교적 짧은 거리를 비행하면서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곤 하였는데, 2014년 초 동계훈련에서는 함경북도 어랑비행장에서 AN-2를 타고 함경남도 함흥비행장까지 200km를 비행하는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더니, 2014년 말 동계훈련에서는 어랑비행장에서 강원도 원산비행장까지 300km에 이르는 장거리를 남하비행하는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였다는 것이다.

▲ <사진 3> 2014년 11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527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구분대들의 연합협동훈련이 실시되었다. 서해 해안에서 진행된 이 훈련에서는 공기부양정 20여 척에 분승한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병 1,000여 명이 평안북도 선천군 해안을 출발하여 서해 멀리 나가 우회하더니 평안남도 온천군 해안까지 100km가 넘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남하항해한 뒤에 갯벌에 상륙하여 대상물을 습격하는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해상륙전대가 충청남도까지 순식간에 점령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 자주민보

최근 조선인민군의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은 그처럼 공중에서만 실시된 것이 아니다. 2014년 11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572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부대들의 연합협동훈련이 진행되었다. 서해 해안에서 진행된 연합협동훈련에서는 공기부양정(hovercraft) 20여 척에 분승하고 평안북도 선천군 해안을 출발한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병 1,000여 명이 서해 멀리 우회하여 평안남도 온천군 해안까지 100km가 넘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남하항해한 뒤에 갯벌에 상륙하여 대상물을 습격, 점령하는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이 실시되었다.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는 미국군 해병대에 대비되는 해안상륙부대다.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가 탑승하는 기존 공기부양정은 시속 90km로 항해하는데, 완전무장한 해상륙전병 50명을 태울 수 있다. 북이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2011년 8월부터 실전배치하고 있는, 북에서 ‘날치’라고 부르는 최신형 공기부양정은 해상륙전병 60명을 태우고 시속 110km로 고속항해하는 매우 위력적인 해안상륙수단이다. 남측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현재 북은 공기부양정 150여 척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조선인민군이 2014년 하반기에 실시한 “동계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200km 이상 작전반경범위의 침투강하훈련”이라고 지적한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AN-2들에 분승하여 충청남도까지 남하비행하는 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한 것이고,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는 황해남도 해안에서 공기부양정을 타고 고속으로 충청남도 해안까지 남하항해하는 기습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것은 전시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와 해상륙전대가 충청남도까지 순식간에 점령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둘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12월 29일 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방사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끊임없이 이어온 자신의 조선인민군 전투태세검열을 마감하였다. 제851군부대는 강원도 원산 인근에 주둔하는 전투부대다. 조선인민군 여성방사포병 6명이 12련장 107mm 방사포 한 문을 다루는데, 그 방사포는 해안상륙을 노리는 적의 해상무력을 상륙 전에 격파하는 무기다. 미국의 대북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ez, Jr.)가 2011년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이 보유한 12련장 107mm 방사포의 사거리는 8.5km이고, 전기장치로 약 8초 동안 12발을 연속발사하며, 재장전시간은 3분이다.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도 전투태세검열을 왜 여성방사포병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마감한 것일까?

17세에 입대하는 조선인민군 여성군인들의 군사복무기간은 9년이며, 최희숙군관학교에서는 여성군사지휘관들을 양성한다. 조선인민군의 여성군인 비율이 10%가 넘는다고 하니, 여성군인만 약 120,000명이나 된다. 현재 정규군 병력수가 120,000명대에 이르는 나라들이 스페인(123,000명), 필리핀(120,000명), 폴란드(125,000명)인 것을 생각하면, 북의 여성군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 <사진 4> 2014년 12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방사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이어진 조선인민군 전투태세검열을 마감하였다. 이 사진은 그 날 최고사령관이 검열현장에서 불시에 내린 사격명령을 받은 여성방사포병들이 107mm 방사포를 해안 모래밭에 끌고 나가 해상목표구역을 타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성방사포병들의 방사포사격훈련을 2014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검열한 것은, 조선인민군 전군이 최후결전에 총돌격할 준비가 이미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 여성군인들 가운데 신체적 훈련부담이 가장 큰 여성군인들은 육중한 포를 다루는 여성해안포병들이다. 그래서 북에는 여성해안포병에 관한 군가도 있는데, 여성해안포병 가운데서도 해안견인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보다 해안방사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이 더 고된 훈련을 하게 된다. 그들은 약 500kg에 이르는 107mm 방사포를 통행로가 나지 않은 해안지대 모래밭에서 맨손으로 밀고 끌면서 사격지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하여 해상목표구역에 대한 조준사격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해안방사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이 신체적 조건에 대비해 가장 고된 훈련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처럼 고된 훈련을 하는 여성방사포병들의 해안방사포 사격훈련을 2014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검열한 것은, 그들의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명령만 내리면 조선인민군 전군이 최후결전에 총돌격할 준비를 2014년에 완료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진 4>

셋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길게 언급한 반면 대미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짧게 언급하였다.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민족을 둘로 갈라놓고 장장 70년 간 민족분렬의 고통을 들씌워온 기본장본인인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과 무분별한 침략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전환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고 하였다. 이 언급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적대적 북미관계를 총결산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총결산하려는 북의 행동이 통일대전으로 전개되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 <사진 5>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 중에 진행한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속적인 불시검열은 조선인민군 전군이 이미 2012년에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해보면, 민족해방 70주년이자 민족분열 70년이 되는 올해 2015년에는 통일위업 실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단호한 결심임을 알 수 있다.     © 자주민보


전쟁우려관점에서 전망하는 2015년의 긴박한 정세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결국 전면전을 촉발하는 전운이 감돌게 되었다.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친미추종국들을 거느린 백악관은 마치 세계 전체가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것으로 착각하였고, 그런 착각이 백악관을 오만의 함정으로 떠밀었다. 날이 갈수록 오만할 대로 오만해진 백악관은 자기에게 적대적인 나라들을 모략하고 압박하고 위협해도 그 나라들이 감히 물리적으로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만이요, 현실을 거꾸로 뒤집어놓고 바라보는 심각한 오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백악관의 대북적대행위는 오만과 오판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백악관의 전략적 오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 시기 6.25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오판하였다. 그래서 미국은 그 전쟁들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수치스러운 패전의 연속이었건만, 백악관은 패전의 수치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오만에 도취되었다. 

그러나 북의 통일대전은 미국에게 패전의 수치를 안겨준 이전 전쟁들과는 전혀 다른 매우 특별한 전쟁으로 될 것이다. 이전 전쟁들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미국이 북의 그런 통일대전에서 이기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커다란 오산이다.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기상천외한 양상으로 전개될 북의 통일대전은 미국에게 패전의 수치를 안겨주는 게 아니라 사실상 멸망의 치명상을 안겨주는 미증유의 전쟁으로 될 것이다.

원래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 중에 진행한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통일전쟁이라는 말 대신에 통일대전이라는 새로운 말을 쓰기 시작하였을까? 통일대전이라는 말에 담긴 다음과 같은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진 5>

첫째, 북이 동아시아대륙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주한미국군을 태평양쪽으로 밀어내고, 한반도를 통일한다는 뜻에서 대전(great war)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필연적이며 절대적이고, 한반도의 영구분단은 반통일세력이 꾸며낸 허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신년사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세기를 이어오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도 허용할 수도 없습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통일방식이다. 한반도의 통일방식은 평화통일이 될 수도 있고, 무력통일이 될 수도 있다. 민족사의 관점에서 논할 때, 한반도의 통일과업이 절대적이고 확정적이라면, 그 과업을 실현하는 방식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가지 통일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되는가 하는 문제는 적대적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대화와 협상이 막히고 적대감과 전쟁위험이 높아진 정세 속에서는 무력통일이 실현될 것이고, 북미관계정상화와 남북관계개선이 크게 진전되는 정세 속에서는 평화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예컨대, 6.15 공동선언과 북미공동코뮈니케가 평양과 워싱턴 디씨에서 4개월 시차를 두고 각각 채택, 발표되었던 2000년에는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있는 정세가 조성되었다. 그와 정반대로 북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와 협상이 모두 막혀버리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상호적대감이 악화되고 전쟁위험이 매우 높아진 현 정세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회가 사라지고 무력통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2012년 8월 25일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통일대전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에 바로 그러한 정세변화가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이제껏 그 어느 나라도 공격하지 못한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북이 사상 처음으로 공격한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공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일대전전략이다. 북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60돐’을 맞이한 2014년 7월 27일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륙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결의대회’ 연설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타격의지를 명백히 밝혔는데, 이것은 그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일대전전략을 공식천명한 것이다. 

셋째, 북이 태평양작전구역의 수많은 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된 총 30만명에 이르는 미국군병력을 동시다발적 순간타격으로 진압하여 지구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방대한 공간에서 미국의 패권적 지배를 폐절시킨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이와 관련하여 2013년 3월 30일 북의 정부, 정당, 단체 특별성명은 “우리 혁명무력의 첫 (순간)타격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이 녹아나”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처럼 강력한 타격력을 준비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넷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으로 자처해온 미국을 패망시켜 미국이 지배하는 낡은 세계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한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첨단무기와 기축통화를 움켜쥐고 세계질서를 제멋대로 좌지우지해온 미국이 북미전쟁에서 패망하는 경우, 핵보유국들이 모두 참가하는 핵군축협상이 시작되는 등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견하기 힘든 새로운 세계질서가 등장할 것이고, 그 새로운 세계질서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인류는 북에서 말하는 ‘세계의 자주화’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될 것이다.

운명적인 2015년을 맞은 오늘 전쟁우려관점에서 올해 정세를 전망하면, 미국에게는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불러온 위험천만한 전면전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만, 북에게는 그들이 정전 이후 60여 년 동안 기다리며 준비해온 통일대전의 결정적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적대적 북미관계의 시각에서 이제 막 시작된 2015년의 긴박한 상황을 보면 그런 의미가 더욱 뚜렷이 드러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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