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4년 07월 2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군사행진에 참가한 4축8륜 자행발사대 행진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북에서 4축8륜 자행발사대에 탑재하는 세 종류의 미사일은 화성-5호, 화성-6호, 화성-9호다. 2014년 7월 9일 새벽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미사일발사연습은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를 무력화시킨 가운데 미사일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화성-6호 두 발을 동해로 쏜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이었다. 발사지점은 청와대로부터 104km 떨어진 린산비행장 인근이었다. © 자주민보,한호석소장제공 |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은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는다
군사분계선 가까운 최전방에서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폭음이 들려오고 있다. 그 폭음은 날이 갈수록 군사분계선을 향해 차츰 남하하고 있다. 군사분계선 가까운 곳에 전진배치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귀에 폭음이 차츰 가까이 들려오는데도 그들은 짐짓 못 들은 척 어물쩍 넘어갔지만, 그들의 그런 무반응이야말로 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말해주는 반증으로 보인다.
그처럼 엄청난 폭음을 듣고서도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지와 오판을 뿌리치고, 최근 북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례 없는 군사동향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엄청난 폭음을 군사분계선으로 차츰 남하시키는 조선인민군의 최근 군사동향은 누가 보더라도 통상적인 군사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 한반도와 그 주변의 정세가 격동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한 격동기에 어떤 목적과 계획에 따라 전개되는 특수군사활동인 것이다. 특수군사활동의 목적은 무엇이며, 특수군사활동의 계획은 또 어떤 것인가?
지난 7월 9일 오전 4시와 4시 20분께 황해북도 평산 인근에서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폭음이 두 차례 들렸다. <사진 1>에서 보이는 것처럼, 4축8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탄도미사일 두 발이 발사된 것이다. 이튿날인 7월 10일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사정이 알려졌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새벽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전술로케트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전술로케트 발사명령을 하달”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현지에서 직접 지도한 7월 9일 미사일발사연습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논할 수 있다.
첫째, 북측 언론매체는 7월 9일 새벽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이 어디였는지 밝히지 않고 서부전선이라고만 언급하였는데,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을 인용한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이 황해북도 평산 인근에서 발사되었다고 밝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발사지점은 평산군과 린산군 경계에 있는 해발고 816m의 멸악산 뒤쪽에 있는 린산비행장(공군기지) 인근이다.
미사일발사지점 인근의 린산비행장에서 군사분계선까지 직선거리는 60km이고, 청와대까지 직선거리는 104km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청와대로부터 104km 떨어진 지점에서 미사일자행발사대의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직접 명령한 것이다.
둘째, 남측 언론보도에서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황해도 평산 일대에 있는 기지에서 나온 차량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가 숲과 터널 등에 숨어 있다가 새벽에 기습적으로 쐈다”고 하였다. 그는 차량이동식 미사일발사대라 하였는데, 북측에서는 로케트자행발사대라 한다.
위의 인용구에서 북이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쐈다”고 언급한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의 말은,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가 북의 미사일발사징후를 전혀 포착하지 못하였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군 소식통은 2014년 7월 13일 <연합뉴스> 보도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미연합군 통신감청부대가) 예전에는 통신감청을 통해서도 (북의 미사일)발사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북은 미사일)시험발사 전에 일절 통신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북은) 정찰기와 위성 등 한국과 미국의 감시장비가 (자기들을) 지켜보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벽 등 가장 취약한 시간대에 (미사일)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시험발사라는 용어는 발사훈련 또는 발사연습으로 바로잡아야 하는데,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미사일을 쏘기 직전에 무선교신을 전혀 하지 않는 바람에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가 무력화되었고, 그런 사이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사일자행발사대를 긴급출동시킨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지휘부는 지난해만 해도 최고사령관의 미사일발사명령을 무선교신을 통해 자행발사대에 전하였지만, 올해부터는 무선교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특유의 방식으로 최고사령관의 미사일발사명령을 자행발사대에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식의 명령전달은 실전상황에서 시행되는 특별한 것이므로, 지금 북은 실전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북측 언론매체가 7월 9일에 있었던 미사일발사연습을 보도하면서 “실전을 방불케” 하였다고 묘사한 것은 긴장된 실전분위기가 조성되었음을 말해준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실전을 방불케 한 미사일발사연습을 통해 “긴급정황발생시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전투행동질서와 화력임무가 정확히 규정되고 각이한 적목표에 따르는 사격방법이 완성되게 되였다”고 한다.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가 북의 미사일발사징후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는데도,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의 자행발사대 두 대가 기지에서 나와 숲과 터널에 숨어 있다가 발사하였다는 식으로 말한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의 발언은 순전히 상상에 의존한 것이다. 그 날 새벽 자행발사대 두 대가 지하기지에서 나와 숲속과 터널 안에서 일정시간 대기하였다가 발사명령을 받고 미사일을 쏘았는지 아니면 지하기지에서 발사지점으로 신속히 기동하여 순식간에 미사일을 쏘았는지 미국군과 한국군은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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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경성 앞바다에 떨어진 화성-6호
지난 7월 9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실제상황은 어떠했을까?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미사일발사연습은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의 실전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하여 불의적인 기동과 화력타격을 배합하여 진행”되었다고 하였는데, 이 인용구에서 두 군데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당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술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두 대를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에 동원하였는데, 위의 보도기사에서는 발사연습에 동원된 부대가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라고 복수로 표기되었다. 이러한 복수표기는 황해북도 평산 일대에 주둔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자행발사대를 각각 한 대씩 출동시켜 서로 다른 발사지점으로 기동시킨 뒤에 20분 간격으로 미사일 한 발씩 쏘았음을 말해준다.
둘째, 위의 보도기사에서는 “불의적인 기동과 화력타격을 배합하여 진행되었다”고 기술되었다. 이것은 자행발사대 두 대가 서로 다른 지하기지에서 각각 출동하여 숲속과 터널 안에 대기하였다가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하기지에서 불시에 긴급출동한 자행발사대 두 대가 서로 다른 발사지점으로 신속히 기동하여 전술미사일을 20분 간격으로 기습발사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미국군 지휘부와 한국군 지휘부가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며 긴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자행발사대 두 대를 지하기지에서 출동시켜 지정된 발사지점으로 기동하고 발사준비를 갖춘 뒤에 쏘기까지 순식간에 진행된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과정을 미국군과 한국군이 파악하지 못한 채 캄캄한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쏜 첫 번째 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새벽하늘로 날아올라 동북쪽으로 비행하며 일정한 고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미사일감시레이더에 나타난 미사일비행궤적을 볼 수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청와대로부터 104km 떨어진 곳에서 자행발사대의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직접 명령하였는데도, 북의 미사일발사를 24시간 감시한다는 미국군과 한국군은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만일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런 식의 불시기동-기습타격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한다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미국군과 한국군은 미사일비행궤적을 미사일감시레이더에서 포착하였어도, 그 비행궤적을 바라보기만 할 뿐 요격하지 못한다. 한국군은 이른바 ‘킬 체인(Kill Chain)’이라는 미사일요격체계를 설치하여 북이 쏜 미사일을 막아보겠다고 하지만, 무선교신을 하지 않고 불시기동-기습타격으로 쏜 미사일을 막아낼 그 어떤 수단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7월 9일 새벽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에서 쏜 미사일 두 발은,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측 지역을 동북쪽으로 가로지르며 500여 km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이 동해에 떨어졌다는 사실만 언급했는데, 린산비행장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해상은 함경북도 경성 앞바다이므로, 그 미사일은 경성 앞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 미사일을 남동쪽으로 쏘면 일본 쓰시마에 떨어지게 되고, 남쪽으로 쏘면 제주해협에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에서 쏜 미사일 두 발은 어떤 미사일이었을까?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이 스커드-C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북에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 남측 언론매체들은 소련이 1960년대 중반에 만든 스커드-C의 사거리가 500km이고, 이번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쏜 미사일이 500여 km 날아갔으므로, 스커드-C를 쏜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북에는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이 없다.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작전배치한 각종 탄도미사일의 명칭은 화성이다. 북은 태양 주위를 도는 네 번째 붉은 행성의 이름을 자국산 탄도미사일에 붙였다. 그러므로 지난 7월 9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쏜 전술미사일 두 발은 화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분명한데, 좀 이상한 것은 화성 계열의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사거리가 500km인 미사일이 없다는 점이다. 화성-5호는 사거리가 320km이고, <사진 2>에서 보이는 화성-6호는 사거리가 700km다.
만일 그 날 화성-6호를 동북쪽으로 쏘았다면, 700km를 날아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에 떨어졌을 것이다. 영토가 좁은 북에서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쏘는 발사연습을 실시할 때는 발사각을 조절하여 사거리를 줄여야 하는데, 그 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500여 km밖에 날아가지 않도록 발사각을 조절하여 화성-6호를 쏜 것이 확실해 보인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살펴본 화성-6호는 실물이 아니라 축소모형이었는데, 4축8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그 미사일은 위장무니로 도색된 것이었고, “1988년 발사시험 성공, 1990년대 독자생산”이라고 쓰인 해설판이 그 앞에 있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가서 보니, 화성-1호와 화성-3호를 ‘지상대지상전술로케트’로 분류해놓았고, 화성-5호, 화성-6호, 화성-7호, 화성-9호, 화성-10호를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로 분류해놓았고, 화성-11호를 ‘작전로케트’라고 분류해놓았다. 화성-13호의 분류명칭은 표기되지 않았는데 ‘대륙간전략로케트’라는 분류명칭이 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분류법에 따르면, 지난 7월 9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이 발사한 미사일 두 발은 ‘전략로케트’인데, 이번에 북측 언론보도에서는 그 미사일을 ‘전술로케트’라고 하였다. 왜 그런 엇갈림이 생겼는지 알기 힘들다.
북측 언론매체는 7월 9일의 미사일발사연습을 보도한 기사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즉각적인 발사태세를 항시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를 무력화시킨 가운데 전술미사일을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순식간에 쏘는 불시기동-기습타격태세를 24시간 갖추고 발사명령을 대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로부터 64km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화성-6호 두 발
한국군 합참본부 발표를 인용한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은 지난 7월 13일 오전 1시 20분과 1시 30분에 개성 북쪽에서 탄도미사일 두 발을 또 발사하였는데, 이 미사일들도 지난 7월 9일에 발사한 미사일들처럼 북측 지역을 가로지르며 동북쪽으로 500여 km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정황은 북이 지난 7월 9일에 이어 7월 13일에도 발사각을 조절하여 사거리를 500km로 줄인 화성-6호 두 발을 쏘았음을 말해준다. 만일 발사각을 조절하지 않고 개성 북쪽에서 화성-6호를 쏘면, 제주도 서귀포 상공을 넘어 170km를 더 날아가게 된다. 미국 해군 7함대 해군기지가 있는 일본 사세보는 화성-6호의 타격권 안에 있다.
7월 9일에 이어 7월 13일 새벽에도 화성-6호 두 발을 동해로 발사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의 제2차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에 대해 아래와 같이 논할 수 있다.
첫째,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화성-6호 두 발을 7월 9일 오전 4시와 4시 20분에 각각 쏘았는데, 7월 13일에는 오전 1시 20분과 1시 30분에 각각 쏘았다. 20분 발사간격을 10분으로 더 줄여 쏜 것이다. 이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탄도미사일을 10분 만에 쏠 수 있는데, 그에 대응하는 한국군 탄도탄작전통제소가 레이더탐지, 궤도추적, 요격명령, 요격체발사 순으로 진행하는 데는 30분이나 걸린다. 뒤늦게 요격미사일을 쏜다고 해도 탄도미사일 요격은 불가능하다. 2013년 10월 17일 <M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격추하는 저고도미사일요격체계의 명중률이 50% 이하인데, 항공기나 순항미사일과 비교할 수 없이 빠른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한국군 탄도탄작전통제소부터 타격할 것이므로 탄도미사일 요격이라는 말을 꺼내기 힘들다.
둘째, 지난 7월 13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가 화성-6호 두 발을 쏜 발사지점은 개성에서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져 있는, 해발고가 764m인 국사봉 인근이다.
셋째,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는 지난 7월 9일 화성-6호 두 발을 청와대로부터 104km 떨어진 곳에서 쏘았는데, 7월 13일에는 판문점으로부터 불과 1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청와대로부터는 64km 떨어진 곳에서 쏘았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가 나흘 만에 청와대 쪽으로 40km 더 남하하여 화성-6호를 쏘았음을 말해준다. 음속보다 일곱 배나 더 빠른 속도(마하 7)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이 64km를 순식간에 날아가 타격목표를 맞추기까지 약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한미연합군 미사일감시체계를 무력화시킨 가운데 전술미사일을 임의의 시각에 개성 북쪽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하면, 약 30초 뒤에 청와대에 떨어지게 되고, 약 3분 35초 뒤에 부산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7월 9일 미사일발사연습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참모부가 작성한 발사계획, 설정된 비행궤도와 목표수역 봉쇄정형 등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였다고 한다.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그 날 북이 동해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고 미사일 두 발을 쏘았다고 하였는데, 북측 언론보도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목표수역 봉쇄정형을 요해하였다고 하였다. 북은 항행금지구역을 바다에 설정하지 않지만, 탄착예상구역과 그 상공으로 자국의 선박이나 항공기가 지나가지 않도록 사전에 봉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에 사전에 통보하는 항행금지구역은 넓지만, 북이 자체로 설정하는 봉쇄수역은 좁다. 이런 사정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쏘는 미사일의 명중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말해준다.
화성-6호의 명중률은 어느 정도일까? 군사전문 웹사이트 ‘디펜스 업데이트(Defense Update)’에 따르면, 그 미사일은 타격목표에 접근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탄두의 비행고도와 비행방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TV감지기(sensor)’를 탄두 앞부분에 장착하고 있어서 원형공산오차(CEP)가 약 50m라고 한다. 이런 정보를 살펴보면, 화성-6호가 정밀타격미사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북측 언론매체는 7월 9일의 미사일발사연습에서 “(화성-6호) 전술로케트들의 명중성과 전투적 위력이 남김없이 과시”되었다고 지적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7월 9일과 7월 13일에 화성-6호를 각각 두 발씩 쏘았다. 왜 두 발씩 쏜 것일까? 지난 6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술로케트발사연습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술로케트발사연습은 “적의 개별목표와 집단목표 소멸을 위한 정밀유도 및 산포사격방법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개별목표를 소멸하기 위해 정밀유도탄두를 쏘았고, 집단목표를 소멸하기 위해 산포탄두를 쏘았던 것이다. 화성-6호에 정밀유도탄두만이 아니라 산포탄두도 장착된다는 말은, 전시에 그 미사일로 정밀타격과 산포타격을 모두 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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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6호의 정밀타격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하였으니, 이번에는 그 미사일의 산포타격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화성-6호의 산포타격에 대해 군사전문 웹사이트 ‘디펜스 업데이트’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그 미사일에 장착된 산포탄두는 길이가 약 3m, 지름이 약 65cm인데, 탄도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탄두가 여러 개의 자탄들로 분리되는 것이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여러 개로 분리된 자탄들은 적의 미사일요격망을 뚫고 들어가 타격목표 바로 위에서 폭발하면서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그 일대를 축구장 네 개 면적만큼 초토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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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압박강도 차츰 높이며 ‘마지막 선’을 향해 남하하는 발사폭음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지난 7월 1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동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는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의 포실탄사격연습을 지도하였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내용을 인용한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는 오전 11시 43분부터 오후 12시 15분까지 32분 동안 방사포와 해안포 120여 발을 동해로 쏘았다고 한다. 그 포탄들은 동해 해상경계선에서 북쪽으로 1~8km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발사지점은 “동부전선 최전방의 영웅고지 351고지” 인근이고,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발사지점은 군사분계선에서 3.5km 떨어진 강원도 고성군 구선봉 일대라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351고지 정상에 있는 감시소에서 포실탄사격연습을 지도하는 가운데,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351고지와 구선봉 사이의 계곡 일대에서 방사포와 해안포를 사격한 것으로 보인다.
351고지는 6.25전쟁 시기 조선인민군 제7사단이 한국군 제15사단의 연속적인 집중공격을 막아내고 대승을 거둔 격전지다. 북에서 편찬된 전사에 따르면, 6.25전쟁 시기 조선인민군이 대승을 거둔 5대 전투는 주문진해전, 대전해방작전, 월미도방어전, 1211고지전투, 그리고 351고지전투다. 해발고가 351m밖에 되지 않는 그 작은 고지 하나를 두고 조선인민군이 격전을 벌인 까닭은, 351고지를 빼앗기면 월비산고지를 빼앗기게 되고, 월비산고지를 빼앗기면 금강산과 원산을 내주게 되기 때문이다.
351고지에서 남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군사분계선 일대를 지키는 한국군 부대는 지난 6월 21일 총기난사-무장탈영사건이 일어난 제22사단 55연대다. 총기난사-무장탈영사건이 남측 국민들에게 매우 심각한 우려를 안겨준 까닭은, 이른바 ‘관심병사’ 한 사람이 총격과 수류탄투척으로 동료병사 5명을 죽이고 다른 7명에게 부상을 입힌 뒤 탈영한 사건이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 산하 민경초소와 대치한 일반전초(GOP)에서 일어났다는 것, 사건발생 뒤 51분이나 지나서야 한국군 합참본부에 늑장보고가 올라갔다는 것, 소초장이 총기난사 와중에 무기고 열쇠를 갖고 다른 일반전초로 달아나는 바람에 남은 병사들은 우왕좌왕하다가 무기고 자물쇠를 부수고 겨우 무장을 했다는 것, 무장탈영병을 체포하기 위해 동원된 군병력에게 실탄 없는 빈총을 주고 긴급수색작전에 나서게 하는 바람에 무장탈영병과 조우한 수색조가 도망치고 말았다는 것, 43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수색작전에서 수색조들끼리 서로 오인하고 교전하는 바람에 총상자가 발생하였다는 것 등이다.
당시 총기난사-무장탈영사건 자체도 남측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지만, 한국군이 무장탈영병 한 명을 잡지 못하고 오합지졸 같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본 남측 국민들은 더욱 경악하였다. 한국군의 대응모습이 오죽 한심했으면, 합참본부 관계자마저도 지난 6월 24일 <CBS 노컷뉴스> 보도기사에서 “과거와 달리 심약한 병사들이 많아지면서 상당수 지휘관들의 부대운영원칙이 전투부대육성보다는 사건사고방지에 맞춰져 있다. 당연히 부대의 전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탄식조로 말하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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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는 것은, 6.25전쟁 시기 대승을 거둔 351고지 일대에 전개된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가 한국군 제22사단 55연대 코앞에서 기습적인 포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하였다는 점이다. 사격지점은 비무장지대 북측 경계선에서 불과 1.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그처럼 가까운 거리는 기관총 사거리에 해당한다.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가 포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할 때,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고성 통일전망대에 찾아간 관광객들이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관측하였고 전망대 직원은 휴대전화로 포실탄사격을 촬영하였다. 남측 주민들이 망원경으로 관측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근접거리에서 조선인민군이 포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한 것이야말로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위에서 언급한 조선인민군의 전술미사일발사연습과 포실탄사격연습은 결코 통상적인 연습이 아니고 어떤 정치적 의도에 따라 실시되는 특수한 군사활동이다.
지난 7월 9일 북은 화성-6호 두 발을 청와대로부터 104km 떨어진 곳에서 쏘는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하였고, 7월 13일에는 그 미사일을 청와대로부터 64km 떨어진 곳에서 쏘는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하였고, 7월 14일에는 비무장지대 북측 경계선에서 1.5km 떨어진 곳까지 내려와 방사포와 해안포 120여 발을 쏘는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하였다. 북은 평시군사활동이 허용되는 마지막 선인 군사분계선으로 차츰 남하하면서 사전징후를 전혀 노출하지 않은 불시기동-기습타격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불시기동-기습타격을 연습하는 포성이 ‘마지막 선’을 향해 차츰 남하하는 것은, 남측 정부에게 가해지는 엄청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북의 군사활동이 그처럼 대남압박강도를 차츰 높이며 ‘마지막 선’을 향해 남하하는 것은, 지난 6월 30일 북측 국방위원회가 남측 정부에 보낸 ‘특별제안’에서 언급한 것처럼 ‘운명적인 7월’을 맞은 오늘 남측 정부는 외세와 공조하여 북을 적대하지 말고 남북관계개선 제안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가 만들어놓은 ‘5.24조치’를 해제하는 것마저도 거부한 현 정부가 북을 적대하는 외세와의 공조를 중지하고 북의 ‘특별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지난 7월 16일 한국군은 전술핵탄을 탑재하는 미국 해군 제7함대 항모타격단의 뒤를 따라 대북공격을 상정한 한미연합 해상타격연습을 시작하였고, 오는 7월 21일에는 일본해상자위대까지 끌어들인 가운데 대북공격을 상정한 한미일연합 해상타격연습도 감행할 것이다.
‘운명적인 7월’은 숨이 막힐 듯한 극도의 긴장과 위험 속에서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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