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2년 09월 02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낯선 이름의 전쟁연습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철늦은 한파가 몰아치던 2012년 3월 12일 ‘한랭반응(Cold Response) 2012’라는 낯선 이름의 전쟁연습이 시작되었다. 미국이 나토(NATO) 동맹군을 노르웨이에 끌어들여 벌인 그 전쟁연습은 3월 21일까지 열흘 동안 계속되었다. 미국은 자국군을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캐나다 등 15개 나토 동맹국 군병력 16,300명을 그 전쟁연습에 끌어들였다. 2006년에 처음 시작된 ‘한랭반응’이라는 나토 동맹군 전쟁연습은 2007년에도 실시되었고, 2010년에는 14개국 군병력 9,000명을 동원하여 실시되었는데, 올해 네 번째로 실시된 전쟁연습에서는 동원규모의 급증세를 보이며 15개국 군병력 16,300명을 동원하였다.
나토 동맹군이 올해 실시한 북유럽 전쟁연습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특수전 병력을 동원하였다는 점이다.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나토 동맹군 전쟁연습에 왜 특수전 병력이 동원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한랭반응’이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된 나토 동맹군의 북유럽 전쟁연습 시나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나토 동맹군이 노르웨이에서 실시한 전쟁연습 시나리오는 ‘어싼도(Asando)’라는 이름의 가상적국에서 어느 날 초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한 직후 반정부 테러조직이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그런 돌발상황에서 미국군이 주도하는 나토 동맹군이 특수전 병력을 출병시켜 급변사태를 진압한다는 줄거리로 짜여 있다.
그런 전쟁연습 시나리오는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와 중동에서만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써먹는 줄 알았더니, 뜻밖에 저 멀리 북유럽에서도 그와 같은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써먹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에서 대북테러로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측 정권을 전복하려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9’는,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이 세계의 중요한 전략지역들마다 똑같이 벌여놓은 무력침공계획이 분명하다.
북유럽에서 미국군 총사령관이 지휘하는 나토 동맹군이 특수전을 기본으로 하는 이른바 ‘맞춤형 정권전복 시나리오’를 2006년부터 계속 연습하면서 지속적으로 동원무력을 증강시키는 군사동향을 보고 긴장한 쪽은, 노르웨이에서 지리적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러시아다. 나토 동맹군의 ‘맞춤형 정권전복 시나리오’에 나오는 ‘어싼도’라는 가상적국은 누가 보더라도 러시아로 보이기 때문이다.
옛 소련의 계승국인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이 집권한 이후 자위적 무력증강에 힘을 기울이면서 미국군 총사령관이 지휘하는 나토 동맹군의 무분별한 무력증강에 맞서고 있다. 세상이 아는 것처럼, 러시아는 미국에 필적할 만한 핵무장력을 갖춘 군사강국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동맹군의 무력증강에 러시아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미국이 막무가내로 유럽미사일방어망(EMD)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8일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은 유럽을 겨눈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가 아무리 반대해도 유럽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노라고 못을 박았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V. Lavrov)를 일부러 초청해놓은 회담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꺼내놓은 그 말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공공연한 협박으로 들린다. 미국이 유럽에 강력한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으면, 미국 본토와 나토 동맹국들에 맞선 러시아의 핵억지력이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므로, 힐러리 클린턴의 그런 협박발언을 들은 러시아가 심각한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패 뚫을 비책을 가졌을까?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지 못하게 하려고 이제껏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대미협상에서 이미 수세에 처한 러시아의 주장을 오만방자한 미국이 들어줄 리 만무하다. 유럽 미사일방패 구축문제에 관한 대미협상에 점점 기대를 걸 수 없게 된 러시아는, 대미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최신형 미사일 ‘아이스캔더(Iskander)-M’을 서유럽을 향해 전진배치하고, 미사일방어망 레이더 교란장치를 구축하고, 전략미사일을 해체해오던 작업을 중단하고, 자기들도 강력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맞섰다. ‘아이스캔더-M’은 탄두부에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 EMP) 폭탄을 장착하고 400km를 날아가는 타격정확도가 매우 높은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그런 군사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미국에게 경고한 것과 더불어, 러시아군은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기 위한 전투장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2012년)에 전략미사일 기동훈련과 시험발사를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리겠다”고 2012년 1월 7일에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2012년 5월 23일 러시아 전략로켓군은 명칭과 성능을 공개하지 않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작전배치되면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망을 뚫어버릴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러시아군이 나토 동맹군의 통신망을 마비시킬 전자기파 폭탄을 초음속 순항미사일에 장착하여 전진배치하고,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패를 뚫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세계 각국의 사회주의정권과 반미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무력침공위협에 맞서는 유일한 길은, 그들의 침공무력을 격파할 반타격력으로 무장하고 강하게 맞서는 것이다. 많은 역사적 경험들이 말해주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고약한 버릇은, 상대가 뒤로 한 걸음 양보하면 그만큼 만만하게 얕잡아보고 상대를 굴복시키려 덤벼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을 상대할 때는 처음부터 한 치도 물러서면 안 되며, 결전을 각오한 반제투쟁정신으로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점차 깊어지는 푸틴의 고민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대미회담을 중단하고 러시아군과 러시아인민을 반제투쟁노선으로 이끌어가며 미국과의 최후 결전을 결심할 담대한 국가지도자가 러시아에 없다는 데 러시아의 국가적 불운이 있다. 물론 러시아의 현 대통령 푸틴은 이전 역대 러시아 대통령들과 달리 자위적 무력증강에 크게 힘쓰면서 미국을 상대하고는 있지만, 러시아군과 러시아인민을 반제투쟁노선으로 이끌며 대미관계에서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패 구축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러시아의 대미협상에서 러시아가 자꾸 밀리는 원인이 바로 거기에 있다.
푸틴이 대미관계에서 일전을 불사하는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의 개인성향이 온건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가지도자의 개인성향에 관한 문제라기보다 국가체제에 관한 문제다. 담력이 있는 국가지도자라도, 미국과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을 만큼 국가체제가 불리하게 구축되었다면 그런 취약성에 발목이 잡히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푸틴의 고민이 거기에 있다.
이를테면, 러시아군은 막강한 핵억지력을 갖추었지만, 전국적 핵방어체계를 갖추지는 못하였으며, 미국이 동맹국과 추종국들을 동원하여 경제제재를 단행하는 경우 그것을 뚫고 나갈 자립경제의 돌파력도 갖추지 못하였다. 비유로 말한다면, 러시아군은 길이가 긴 창만 비껴들고 적병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적진 앞에서 창만 비껴들고 대치하면 뭐하나? 적병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진지도 구축해야 하고, 아군 병사들이 그 진지에 장기전을 벌이며 버틸 수 있는 물과 식량도 마련해야 적의 침공을 물리치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예컨대, 2012년 2월 초 러시아군은 장거리 전략폭격기 TU-95 2대, SU-27 전투기 2대, A-50 조기경보기 1대로 편성된 폭격비행대를 동해에 출동시켜 남하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러시아군 폭격비행대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대응출격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뿐, 러시아군의 그런 무력시위에는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이 출격시킨 전투기들이 접근하면 러시아군 폭격비행대가 항로를 바꿔 피해 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날 러시아군 폭격비행대는 미국의 예상대로 항로를 바꿔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을 슬그머니 피하고 말았다. 러시아군 폭격비행대가 동해와 서태평양에서 그런 식으로 담력 없는 기동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항공유나 소모할 뿐 실제 작전효과는 없어 보인다.
미국군은 러시아군을 능가하는 핵무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전국적 핵방어체계가 구축되지 못한 처지는 러시아와 꼭 마찬가지다. 그런데 미국이 러시아보다 한 가지 우세한 점은 러시아로부터 봉쇄를 당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과 추종국들을 동원해 러시아를 봉쇄할 수 있지만, 거꾸로 러시아가 미국을 봉쇄할 가능성은 없다.
바로 그런 불균형한 조건에서, 미국은 유럽 미사일방어망 구축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 동안에 미사일방어망 구축준비를 완료하려는 것이다. 그 구축준비가 완료되는 날, 미국은 러시아와 해오던 ‘시간 벌기 협상’을 중지하고 미사일방어망을 전격 가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할 것이고, 러미관계는 미증유의 갈등으로 파열음을 낼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과 그처럼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 해도, 미국의 보복적 봉쇄가 두려워 미국과 관계를 끊고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노리는 러시아의 허점이 바로 그거다.
미국의 미사일방패 구축책동을 저지하지 못한 러시아에 특수전 병력을 침투시키고, 비밀공작으로 반정부세력들을 사주하여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친미정권을 세우려는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미국의 전쟁광들이 들고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사태가 그 지경에까지 이르면, 러시아가 미국의 정권전복책동을 막아내기에는 때가 너무 늦은 것이다.
미국이 무서워하는 것은 핵전쟁이다
유럽에 미사일방패를 구축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러시아에서 정권전복을 노리는 미국의 장기전략을 파탄시키려면, 러시아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대미협상에 더 이상 미련을 둘 게 아니라, 미국과 맞서고 있는 다른 군사강국들과 손잡고 강력한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미국에게 정치군사적으로 맞서기 위해 손을 잡을 군사강국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북측과 중국이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과 제대로 맞서려면 북측과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나선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결전준비를 완료한 유일한 나라가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대미결전에서 미국을 꺾을 총결사전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최고사령관의 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군대가 바로 조선인민군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 러시아는 중국의 대미전략에서 한 수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대미관계에서 느끼는 갈등요인이 차츰 심각해질수록 대북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까닭은, 동아시아에서 점증하는 미국의 무력침공위협을 막기 위해 힘을 합할 나라가 북측이라는 사실을 중국 지도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중국이 항구적인 평화와 지속적인 번영으로 나아가는 전략노선은 대북관계 강화이므로, 중국이 대미관계와 대일관계에서 갈등을 겪을수록 대북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므로 러시아도 중국처럼 대북관계를 더욱 비상히 강화하여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해야 미국이 유럽에서 조여오는 전략적 포위망을 배후에서 무력화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유럽, 중동, 동아시아에 각각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으려는 책동을 벌이는 까닭이 북측 같은 적국이나 중국과 러시아 같은 잠재적국들의 핵공격력에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패 구축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러시아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큰 공포심을 느끼는 쪽은 미국이다.
그런데 전후맥락을 잘 못 짚은 일부 군사전문가들과 평화주의자들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에게 자꾸 군사적으로 대응하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미국의 강경파를 자극하여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더욱 재촉하게 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의 부당한 위협에 군사대응행동으로 맞서는 것과 무관하게, 핵전쟁 공포를 느끼는 미국은 세계적 범위에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궁색한 처지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의 군사대응행동에 상관없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할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문제의 핵심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의 부당한 위협에 군사대응행동으로 맞서느냐 아니면 자제하느냐 하는 데 있지 않고,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어떻게 서로 힘을 합하여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축책동을 파탄시킬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이른바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미국이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총동원하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준비를 밀고 나간 미사일방어망을 무슨 수로 뚫어버릴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미국이 느끼는 핵전쟁 공포에 있다.
미국은 전국적 핵방어체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핵전쟁을 매우 무서워한다. 미국에서 핵방호력을 갖춘 특수시설은 백악관과 몇몇 군사전략거점들 뿐이고, 미국 전역은 완전한 무방비상태에 있다. 특히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와 세계 금융자본 본거지 뉴욕시가 자리잡은 미국 동부지역은 높다란 산은커녕 야산도 찾아볼 수 없는, 바다에 인접한 개활지여서 핵공격에 결정적으로 취약하다. 미국 본토 중앙부 400km 상공에서 핵탄두를 한 발만 터뜨려도 미국의 모든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이 파괴되고, 그것을 복구하려면 막대한 재정을 들여 몇 달이 걸린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 나와 미국에게 더 큰 공포를 안겨준 적이 있다.
핵폭발로 발생한 강력한 전자기파(EMP)가 미국 본토의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을 파괴하는 경우, 2조 달러를 긴급투입하여 몇 달 뒤에 복구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하는 분석가도 있지만, 그런 복구예상은 어디까지나 물질적 피해를 복구하는 단순계산에만 의존하면서 정작 물질적 피해보다 더 중요한 정신적 피해를 계산에 넣지 못한 오산이다. 실제로는 대도시들에 전기공급, 식수공급, 식량공급이 끊어진 대재앙으로 미국은 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대재앙은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만 파괴하는 게 아니라, 미국인들의 정신까지 파괴하여 사회 전체를 아비규환 속으로 몰아넣기 때문에 그렇다. 대재앙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도 사회구성원들의 상호협력이 필요한데, 상호협력은커녕 극도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미국의 도시주민들을 기다리는 것은 약탈과 방화, 굶주림과 죽음의 생지옥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느끼는 핵전쟁 공포의 실체다.
러시아는 ‘평양선언’을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핵전쟁 공포를 느끼는 미국에게 핵공격으로 맞서려는 북측을 중심으로 하여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강력한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할 때, 진보적 인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테러공격과 정권전복을 제압하고 미국의 미사일방패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할 수 있다. 오직 연대와 단결만이 승리의 길이라는 진리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4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 22일은 1992년 평양에서 세계 각국 70개 정당이 서명한 ‘평양선언 - 사회주의위업을 옹호하고 전진시키자’가 발표된 때로부터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0년 전 세계 각국 70개 정당이 서명한 ‘평양선언’에 그 동안 서명한 정당들이 더욱 많아져 지금은 280여 개 정당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시간이 늦기 전에, 러시아는 ‘평양선언’을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연합전선 구축이 승리의 길이라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평양선언’은 이렇게 설파하였다.
“국제적으로 제국주의자들과 반동들이 련합하여 사회주의와 인민들을 공격하고 있는 조건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당들과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당들은 국제적 판도에서 사회주의를 옹호하고 전진시키며 또한 제국주의적 지배와 자본의 예속, 신식민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적 정의와 민주주의, 생존권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호상 지지와 련대성을 강화해나가야 한다.”(2012년 8월 31일)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철늦은 한파가 몰아치던 2012년 3월 12일 ‘한랭반응(Cold Response) 2012’라는 낯선 이름의 전쟁연습이 시작되었다. 미국이 나토(NATO) 동맹군을 노르웨이에 끌어들여 벌인 그 전쟁연습은 3월 21일까지 열흘 동안 계속되었다. 미국은 자국군을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캐나다 등 15개 나토 동맹국 군병력 16,300명을 그 전쟁연습에 끌어들였다. 2006년에 처음 시작된 ‘한랭반응’이라는 나토 동맹군 전쟁연습은 2007년에도 실시되었고, 2010년에는 14개국 군병력 9,000명을 동원하여 실시되었는데, 올해 네 번째로 실시된 전쟁연습에서는 동원규모의 급증세를 보이며 15개국 군병력 16,300명을 동원하였다.
나토 동맹군이 올해 실시한 북유럽 전쟁연습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특수전 병력을 동원하였다는 점이다.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나토 동맹군 전쟁연습에 왜 특수전 병력이 동원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한랭반응’이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된 나토 동맹군의 북유럽 전쟁연습 시나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나토 동맹군이 노르웨이에서 실시한 전쟁연습 시나리오는 ‘어싼도(Asando)’라는 이름의 가상적국에서 어느 날 초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한 직후 반정부 테러조직이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그런 돌발상황에서 미국군이 주도하는 나토 동맹군이 특수전 병력을 출병시켜 급변사태를 진압한다는 줄거리로 짜여 있다.
그런 전쟁연습 시나리오는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와 중동에서만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써먹는 줄 알았더니, 뜻밖에 저 멀리 북유럽에서도 그와 같은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써먹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에서 대북테러로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측 정권을 전복하려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9’는,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이 세계의 중요한 전략지역들마다 똑같이 벌여놓은 무력침공계획이 분명하다.
북유럽에서 미국군 총사령관이 지휘하는 나토 동맹군이 특수전을 기본으로 하는 이른바 ‘맞춤형 정권전복 시나리오’를 2006년부터 계속 연습하면서 지속적으로 동원무력을 증강시키는 군사동향을 보고 긴장한 쪽은, 노르웨이에서 지리적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러시아다. 나토 동맹군의 ‘맞춤형 정권전복 시나리오’에 나오는 ‘어싼도’라는 가상적국은 누가 보더라도 러시아로 보이기 때문이다.
옛 소련의 계승국인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이 집권한 이후 자위적 무력증강에 힘을 기울이면서 미국군 총사령관이 지휘하는 나토 동맹군의 무분별한 무력증강에 맞서고 있다. 세상이 아는 것처럼, 러시아는 미국에 필적할 만한 핵무장력을 갖춘 군사강국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동맹군의 무력증강에 러시아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미국이 막무가내로 유럽미사일방어망(EMD)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8일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은 유럽을 겨눈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가 아무리 반대해도 유럽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노라고 못을 박았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V. Lavrov)를 일부러 초청해놓은 회담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꺼내놓은 그 말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공공연한 협박으로 들린다. 미국이 유럽에 강력한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으면, 미국 본토와 나토 동맹국들에 맞선 러시아의 핵억지력이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므로, 힐러리 클린턴의 그런 협박발언을 들은 러시아가 심각한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패 뚫을 비책을 가졌을까?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지 못하게 하려고 이제껏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대미협상에서 이미 수세에 처한 러시아의 주장을 오만방자한 미국이 들어줄 리 만무하다. 유럽 미사일방패 구축문제에 관한 대미협상에 점점 기대를 걸 수 없게 된 러시아는, 대미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최신형 미사일 ‘아이스캔더(Iskander)-M’을 서유럽을 향해 전진배치하고, 미사일방어망 레이더 교란장치를 구축하고, 전략미사일을 해체해오던 작업을 중단하고, 자기들도 강력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맞섰다. ‘아이스캔더-M’은 탄두부에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 EMP) 폭탄을 장착하고 400km를 날아가는 타격정확도가 매우 높은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그런 군사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미국에게 경고한 것과 더불어, 러시아군은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기 위한 전투장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2012년)에 전략미사일 기동훈련과 시험발사를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리겠다”고 2012년 1월 7일에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2012년 5월 23일 러시아 전략로켓군은 명칭과 성능을 공개하지 않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작전배치되면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망을 뚫어버릴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러시아군이 나토 동맹군의 통신망을 마비시킬 전자기파 폭탄을 초음속 순항미사일에 장착하여 전진배치하고,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패를 뚫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세계 각국의 사회주의정권과 반미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무력침공위협에 맞서는 유일한 길은, 그들의 침공무력을 격파할 반타격력으로 무장하고 강하게 맞서는 것이다. 많은 역사적 경험들이 말해주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고약한 버릇은, 상대가 뒤로 한 걸음 양보하면 그만큼 만만하게 얕잡아보고 상대를 굴복시키려 덤벼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을 두목으로 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을 상대할 때는 처음부터 한 치도 물러서면 안 되며, 결전을 각오한 반제투쟁정신으로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점차 깊어지는 푸틴의 고민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대미회담을 중단하고 러시아군과 러시아인민을 반제투쟁노선으로 이끌어가며 미국과의 최후 결전을 결심할 담대한 국가지도자가 러시아에 없다는 데 러시아의 국가적 불운이 있다. 물론 러시아의 현 대통령 푸틴은 이전 역대 러시아 대통령들과 달리 자위적 무력증강에 크게 힘쓰면서 미국을 상대하고는 있지만, 러시아군과 러시아인민을 반제투쟁노선으로 이끌며 대미관계에서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패 구축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러시아의 대미협상에서 러시아가 자꾸 밀리는 원인이 바로 거기에 있다.
푸틴이 대미관계에서 일전을 불사하는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의 개인성향이 온건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가지도자의 개인성향에 관한 문제라기보다 국가체제에 관한 문제다. 담력이 있는 국가지도자라도, 미국과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을 만큼 국가체제가 불리하게 구축되었다면 그런 취약성에 발목이 잡히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푸틴의 고민이 거기에 있다.
이를테면, 러시아군은 막강한 핵억지력을 갖추었지만, 전국적 핵방어체계를 갖추지는 못하였으며, 미국이 동맹국과 추종국들을 동원하여 경제제재를 단행하는 경우 그것을 뚫고 나갈 자립경제의 돌파력도 갖추지 못하였다. 비유로 말한다면, 러시아군은 길이가 긴 창만 비껴들고 적병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적진 앞에서 창만 비껴들고 대치하면 뭐하나? 적병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진지도 구축해야 하고, 아군 병사들이 그 진지에 장기전을 벌이며 버틸 수 있는 물과 식량도 마련해야 적의 침공을 물리치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예컨대, 2012년 2월 초 러시아군은 장거리 전략폭격기 TU-95 2대, SU-27 전투기 2대, A-50 조기경보기 1대로 편성된 폭격비행대를 동해에 출동시켜 남하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러시아군 폭격비행대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대응출격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뿐, 러시아군의 그런 무력시위에는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이 출격시킨 전투기들이 접근하면 러시아군 폭격비행대가 항로를 바꿔 피해 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날 러시아군 폭격비행대는 미국의 예상대로 항로를 바꿔 일본 항공자위대와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을 슬그머니 피하고 말았다. 러시아군 폭격비행대가 동해와 서태평양에서 그런 식으로 담력 없는 기동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항공유나 소모할 뿐 실제 작전효과는 없어 보인다.
미국군은 러시아군을 능가하는 핵무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전국적 핵방어체계가 구축되지 못한 처지는 러시아와 꼭 마찬가지다. 그런데 미국이 러시아보다 한 가지 우세한 점은 러시아로부터 봉쇄를 당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과 추종국들을 동원해 러시아를 봉쇄할 수 있지만, 거꾸로 러시아가 미국을 봉쇄할 가능성은 없다.
바로 그런 불균형한 조건에서, 미국은 유럽 미사일방어망 구축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 동안에 미사일방어망 구축준비를 완료하려는 것이다. 그 구축준비가 완료되는 날, 미국은 러시아와 해오던 ‘시간 벌기 협상’을 중지하고 미사일방어망을 전격 가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할 것이고, 러미관계는 미증유의 갈등으로 파열음을 낼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과 그처럼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 해도, 미국의 보복적 봉쇄가 두려워 미국과 관계를 끊고 단호한 반격공세를 취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이 노리는 러시아의 허점이 바로 그거다.
미국의 미사일방패 구축책동을 저지하지 못한 러시아에 특수전 병력을 침투시키고, 비밀공작으로 반정부세력들을 사주하여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친미정권을 세우려는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미국의 전쟁광들이 들고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사태가 그 지경에까지 이르면, 러시아가 미국의 정권전복책동을 막아내기에는 때가 너무 늦은 것이다.
미국이 무서워하는 것은 핵전쟁이다
유럽에 미사일방패를 구축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러시아에서 정권전복을 노리는 미국의 장기전략을 파탄시키려면, 러시아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대미협상에 더 이상 미련을 둘 게 아니라, 미국과 맞서고 있는 다른 군사강국들과 손잡고 강력한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미국에게 정치군사적으로 맞서기 위해 손을 잡을 군사강국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북측과 중국이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과 제대로 맞서려면 북측과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나선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결전준비를 완료한 유일한 나라가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대미결전에서 미국을 꺾을 총결사전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최고사령관의 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군대가 바로 조선인민군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 러시아는 중국의 대미전략에서 한 수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대미관계에서 느끼는 갈등요인이 차츰 심각해질수록 대북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까닭은, 동아시아에서 점증하는 미국의 무력침공위협을 막기 위해 힘을 합할 나라가 북측이라는 사실을 중국 지도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중국이 항구적인 평화와 지속적인 번영으로 나아가는 전략노선은 대북관계 강화이므로, 중국이 대미관계와 대일관계에서 갈등을 겪을수록 대북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므로 러시아도 중국처럼 대북관계를 더욱 비상히 강화하여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해야 미국이 유럽에서 조여오는 전략적 포위망을 배후에서 무력화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유럽, 중동, 동아시아에 각각 미사일방패를 세워놓으려는 책동을 벌이는 까닭이 북측 같은 적국이나 중국과 러시아 같은 잠재적국들의 핵공격력에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방패 구축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러시아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큰 공포심을 느끼는 쪽은 미국이다.
그런데 전후맥락을 잘 못 짚은 일부 군사전문가들과 평화주의자들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에게 자꾸 군사적으로 대응하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미국의 강경파를 자극하여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더욱 재촉하게 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의 부당한 위협에 군사대응행동으로 맞서는 것과 무관하게, 핵전쟁 공포를 느끼는 미국은 세계적 범위에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궁색한 처지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의 군사대응행동에 상관없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할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문제의 핵심은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미국의 부당한 위협에 군사대응행동으로 맞서느냐 아니면 자제하느냐 하는 데 있지 않고,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어떻게 서로 힘을 합하여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축책동을 파탄시킬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이른바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미국이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총동원하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준비를 밀고 나간 미사일방어망을 무슨 수로 뚫어버릴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미국이 느끼는 핵전쟁 공포에 있다.
미국은 전국적 핵방어체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핵전쟁을 매우 무서워한다. 미국에서 핵방호력을 갖춘 특수시설은 백악관과 몇몇 군사전략거점들 뿐이고, 미국 전역은 완전한 무방비상태에 있다. 특히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와 세계 금융자본 본거지 뉴욕시가 자리잡은 미국 동부지역은 높다란 산은커녕 야산도 찾아볼 수 없는, 바다에 인접한 개활지여서 핵공격에 결정적으로 취약하다. 미국 본토 중앙부 400km 상공에서 핵탄두를 한 발만 터뜨려도 미국의 모든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이 파괴되고, 그것을 복구하려면 막대한 재정을 들여 몇 달이 걸린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 나와 미국에게 더 큰 공포를 안겨준 적이 있다.
핵폭발로 발생한 강력한 전자기파(EMP)가 미국 본토의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을 파괴하는 경우, 2조 달러를 긴급투입하여 몇 달 뒤에 복구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하는 분석가도 있지만, 그런 복구예상은 어디까지나 물질적 피해를 복구하는 단순계산에만 의존하면서 정작 물질적 피해보다 더 중요한 정신적 피해를 계산에 넣지 못한 오산이다. 실제로는 대도시들에 전기공급, 식수공급, 식량공급이 끊어진 대재앙으로 미국은 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대재앙은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수송망, 전산망만 파괴하는 게 아니라, 미국인들의 정신까지 파괴하여 사회 전체를 아비규환 속으로 몰아넣기 때문에 그렇다. 대재앙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도 사회구성원들의 상호협력이 필요한데, 상호협력은커녕 극도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미국의 도시주민들을 기다리는 것은 약탈과 방화, 굶주림과 죽음의 생지옥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느끼는 핵전쟁 공포의 실체다.
러시아는 ‘평양선언’을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핵전쟁 공포를 느끼는 미국에게 핵공격으로 맞서려는 북측을 중심으로 하여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국가들이 강력한 반미연합전선을 구축할 때, 진보적 인류는 제국주의깡패국가들의 테러공격과 정권전복을 제압하고 미국의 미사일방패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할 수 있다. 오직 연대와 단결만이 승리의 길이라는 진리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4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 22일은 1992년 평양에서 세계 각국 70개 정당이 서명한 ‘평양선언 - 사회주의위업을 옹호하고 전진시키자’가 발표된 때로부터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0년 전 세계 각국 70개 정당이 서명한 ‘평양선언’에 그 동안 서명한 정당들이 더욱 많아져 지금은 280여 개 정당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시간이 늦기 전에, 러시아는 ‘평양선언’을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연합전선 구축이 승리의 길이라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평양선언’은 이렇게 설파하였다.
“국제적으로 제국주의자들과 반동들이 련합하여 사회주의와 인민들을 공격하고 있는 조건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당들과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당들은 국제적 판도에서 사회주의를 옹호하고 전진시키며 또한 제국주의적 지배와 자본의 예속, 신식민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적 정의와 민주주의, 생존권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호상 지지와 련대성을 강화해나가야 한다.”(2012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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